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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8. 11. 선고 94다26745, 26752(반소) 판결
[공사금,지체보상금][공1995.9.15.(1000),3119]
판시사항

가. 법률행위 해석의 의의

나. 수종이나 수령 등에 관한 구체적인 정함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조경공사가 도급공사에서 제외되었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을 법률행위의 해석을 그르쳤다는 등의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이다.

나. 수종이나 수령 등에 관한 구체적인 정함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조경공사가 도급공사에서 제외되었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을 법률행위의 해석을 그르쳤다는 등의 이유로 파기한 사례.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관표 외 1인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피고(반소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덕진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반소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 2, 4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갑 제1호증(공사도급계약서), 을 제8호증의1(건축허가서), 2(건축공사시방서), 3(배치도)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의하여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가 피고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건축허가서에 첨부된 설계도면과 시방서에 의하여 공사를 하기로 한 사실, 건축공사시방서에 의하면 옥외공사 중 조경공사의 수목은 도면 또는 특기시방서에서 지정하는 수종, 수령 및 크기로서 발육이 양호한 것을 사용하도록 하고, 배치도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의 조경공사는 교목 89주와 관목 267주 합계 356주를 식재하도록 수목의 수량만 지정한 사실, 그러나 원· 피고는 위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조경공사부분에 관하여 식재하여야 할 수목 중 교목과 관목의 구체적인 내용인 수종, 수령, 단가, 품종, 배치 등에 대하여는 아무런 약정을 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일반적으로 조경공사는 건축주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건물의 용도 및 주위환경과의 조화 등을 고려하여 식재하여야 할 수목의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어야 하고, 수목의 가격도 천차만별이므로 조경공사를 위해서는 적어도 위와 같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할 것인데, 위 시방서에 나타난 조경개요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지 아니한 점과 이 사건 공사명 및 공사면적, 규모, 공사대금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목적물은 건물에만 한정되는 것이고 시방서에 기재된 조경공사부분은 이 사건 건물의 완공 후 피고가 이를 시공할 수 있도록 원고로서는 기초공사만 해두면 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조경공사도 도급공사에 포함되는데 원고가 약정된 공사기간내에 이를 완료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사유를 내세운 피고의 위 도급계약해제 주장과 동시이행항변, 상계항변 및 지체상금에 관한 반소청구 등을 모두 배척하였다.

나. 살피건대,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 인바, 원심이 채용한 원·피고간의 위 공사도급계약서와 건축공사시방서 및 설계도면(배치도)의 각 기재에 의하더라도 조경공사가 이 사건 도급공사 중 옥외공사의 일부로 명시되어 있고, 건물 주변의 수목의 식재 위치와 교목과 관목으로 대별하여 그 종류별 식재 본수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으며, 그 수목의 양육이 양호한 것일 것 등의 조건까지 정하여 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건축허가서(을 제8호증의 1) 상으로도 위 조경공사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건축허가의 조건으로 명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제1심의 서산군수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위 조경공사는 준공검사를 필하기 위해 사전에 반드시 시공하여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고, 제1심 증인 소외 2의 증언 또한 주택공사에는 통상 조경공사가 포함된다고 하며, 더욱이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 제3호증(사진)의 영상에 의하면 원고가 약정된 공사기간 내에 몇 그루의 수목을 식재하는 등 일부 조경공사를 실제로 시공까지 하였음을 알 수 있는 점(피고도 위 조경공사 중 일부가 원고에 의하여 시공되었음을 인정한 바 있다. 기록 제245면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원· 피고 사이에 위 조경공사를 이 사건 도급공사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별도의 특약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조경공사도 이 사건 도급공사 중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설계도면에 나타난 교목과 관목의 종류별 식재본수 중에서 다시 구체적인 수종이나 수령 등을 정하는 것은 당사자 사이에 추후 협의하여 결정하면 족한 것이며, 그에 대한 별도의 약정이 없었다 하더라도 도급인으로서는 위 건축허가시방서 및 설계도면에서 정한 바에 따라 준공검사를 받는 데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수목을 식재하여 조경공사를 완료함으로써 위 공사도급계약상의 의무를 다하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니, 원심이 당사자 사이에 수종이나 수령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위 조경공사가 이 사건 도급공사에서 제외된 것으로 단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증거없이 당사자의 약정과 어긋나는 사실을 인정하였거나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위 도급계약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위법을 저지른 것 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 결국 원심으로서는 조경공사가 이 사건 도급공사에 포함된 것이라는 전제하에, 그 미시공 부분으로 인하여 공사가 미완성된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공사가 당초 예정된 최후 공정까지 일응 종료되고 하자가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것인지(당원 1994.9.30. 선고 94다32986 판결 참조) 여부를 가려 본 다음, 후자에 해당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피고의 도급계약해제 주장이나 지체상금에관한주장등을 배척하는 것은 모르되, 조경공사 미시공 부분으로 인한 손해액 상당의 공사잔대금에 관한 동시이행항변이나 상계항변에 대하여는 그 손해액을 심리, 확정하여 이를 받아들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경공사가 이 사건 도급공사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단정한 나머지 이를 모두 배척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위와 같은 위법은 이 사건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2. 제3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을 제3호증(건의서에 대한 회시), 을 제8호증의 1 내지 3(각 영수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3의 증언에 의하여 원고가 시공한 이 사건 건물의 지붕 부분은 미장공사를 하였으나 그 면이 고르지 못하였고 지붕슁글이 지붕바닥 콘크리트에 밀착되지 않아 들뜬 곳이 있었던 사실, 그러나 이 정도의 하자는 경미한 것으로 별도의 공사없이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였던 사실, 피고가 금 4,000,000원을 들여 위 슁글을 모두 걷어내고 새것으로 교체 시공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피고가 위 지붕슁글 부분의 하자로 위 금 4,000,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하여 제출한 상계항변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위 슁글의 하자는 경미하고 사용에 지장이 없는데도 피고가 기존의 슁글을 교체까지 한 것은 단순한 하자보수를 넘어선 공사라고 할 것이어서 위 손해액을 원고의 시공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상계항변을 모두 배척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이 이 사건 건물의 지붕부분은 미장공사를 하였으나 그 면이 고르지 못하였고 지붕슁글이 지붕바닥 콘크리트에 밀착되지 않아 들뜬 곳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의 위 상계항변을 전부 배척한 조치는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은 위 소외 3의 일부 증언에 의하여 위 지붕슁글의 하자가 경미하여 별도의 공사없이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나, 위 소외 3은 위 지붕슁글에 하자가 있다는 전제하에 그 정도의 하자라면 새로 공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진술하였을 뿐이어서(기록 제135면) 그와 같은 진술만으로 위와 같이 객관적으로 이미 드러난 하자에 대하여 보수를 전혀 요하지 않는다거나 그 하자에 상응한 보수금 상당의 손해 조차도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피고의 위 손해액이 피고의 과실이나 피고 스스로 설계도면과 달리 시공하는 등의 행위로 말미암아 확대된 것이라 하더라도 손해액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함은 모르되, 그로써 원고의 시공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액까지도 모두 배척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다. 결국 원심이 위 증인의 일부 증언만으로 위 지붕슁글부분의 하자로 인한 손해가 전혀 발생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단정하거나, 또는 피고가 주장하는 위 금 4,000,000원의 손해액이 단순한 하자보수비를 넘는 것이라 하여 피고의 위 상계항변을 모두 배척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하자보수비 상당의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용득 지창권(주심)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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