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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전주지법 정주지원 1987. 5. 6. 선고 86고단221 판결 : 항소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피고사건][하집1987(2),549]
판시사항

가. 협박죄를 구성할 만한 해악을 고지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지 아니한 사례

나. 다른 사람의 폭언에 막연히 동조한 행위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소정의 "공동하여"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피해자의 딸에게 "피해자로부터 맞아 4주진단이 났는데 2주를 추가하여 6주진단을 받을 수 있으니 고소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한 말은 그와 같은 폭언을 한 동기, 피고인과 피해자측과의 관계 및 그 당시 주위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그속에 다소 위협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도 자신이 형사고소를 당할 것을 염려하여 이를 저지할 의도에서 취하여진 것으로서 협박죄를 구성할 만한 해악을 고지할 의사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나. 위와같은 폭언에 대하여 "그럴 수 있다"라고 막연히 동조한 행위를 두고 협박행위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공동으로 해악을 고지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피 고 인

피고인

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원에 처한다.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5,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동하여 1985.8월말 23:00경 전북 (상세지번 생략)에 있는 공소외 2의 집에서 피해자 공소외 3 등을 협박하였다는 점은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은 그의 처인 공소외 1과 공동하여, 1985.7.하순 일자불상경 09:00경 전북 (상세지번 생략) 마을회관 앞 마당에서 피해자 공소외 4가 공소외 1에게 이미 지급한 계불입정조 17가마 중 33근을 반환하여 달라고 하여 서로 시비를 벌이던 중 공소외 1은 두 손으로 위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넘어뜨리고 위 피해자가 이에 대항하여 두손으로 공소외 1의 머리채와 멱살을 맞잡고 당기어 서로 엉키게 되자 피고인이 공소외 1에 가세하여 손으로 위 피해자의 목을 밀어 넘어뜨리고 가슴 위에 앉아 목을 누르고 다시 발로 그녀의 목부위 등을 밟아 위 피해자에게 2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좌상 및 좌측측두부하악관절염좌 등을 가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판시사실 중 판시 상해의 부위 및 정도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은,

1.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2의,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5의,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6의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피고인, 공소외 1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공소외 2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사실에 전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공소외 6, 7, 8에 대한 각 진술조서와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2, 6, 7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판시 상해의 부위 및 정도의 점은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8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와 의사 공소외 8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상해진단서 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으므로 판시사실은 모두 그 증명이 있다.

법령의 적용

피고인의 판시 소위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 제1항 , 형법 제257조 제1항 에 해당하는 바 소정형 중 벌금형을 선택하여 벌금등 임시조치법 제4조 제1항 에 의하여 증액한 금액의 범위내에서 피고인을 벌금 150,000원에 처하고, 형법 제70조 , 제69조 제2항 에 의하여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금 5,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하고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에 의하여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동하여 1985.8월말 23:00경 전북 (상세지번 생략) 공소외 2의 집에서 그녀의 딸인 피해자 공소외 3 등에게 공소외 1은 공소외 2에게 맞아 4주 진단이 났는데 2주 추가하여 6주 진단을 받을 수 있으니 고소할 수 있다 맛 좀 보아라라고 말하고 피고인은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하여 공소외 3등 가족들에게 진실과 다르게 고소하여 공소외 2의 신상에 어떤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여 공소외 3 등을 협박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이 점에 관하여 경찰에서 피의자로서 신문을 받은 흔적을 기록상 발견할 수 없으나 검찰이래로 당 법정에 이르기까지는 위 유점례의 집에 찾아가서 협박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말다툼한 사실조차 없다고 극구 변소하고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공소사실에 그대로 부합하는 공소외 2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그녀가 경찰에서는 피고인이 공소외 1과 함께 자신의 집에 찾아와서 공소외 1이 공소사실과 같은 폭언을 하자 피고인은 이에 가세하여 "요것이 무엇이냐"라고 폭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다시 검찰에서는 공소외 1이 자신의 집에서 그의 친정 어머니와 시비를 벌일 때 함께 온 피고인은 자신의 딸인 공소외 3에게 "요년이 무엇이냐"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어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데다가, 공소외 4는 당초에 피해자 겸 공동피고인으로서 피고인과 함께 약식기소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위 증언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정도로 신빙성이 있다고는 여겨지지 않고, 한편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1은 이 법정에서 자신이 공소외 4의 집에 찾아가서 공소사실대로 "맛 좀 보아라"라는 말까지 하였지만 그 당시 피고인이 자신과 동행하지는 아니하였다고 증언하였으나 경찰에서는 피고인이 뒤늦게 공소외 4의 집에 찾아와 큰소리로 "맛 좀 보아라"라고 소리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검찰에서는 자신이 공소외 2의 집을 나오려고 할 때 피고인이 그 앞을 지나가다가 자신쪽으로 오기에 별말없이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어 이 진술 역시 일관성이 없고 그 신빙성 또한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나, 다만 공소외 1, 4의 각 일부 진술과 공소외 4의 딸로서 현장을 직접 목격한 공소외 3의 이 법정에서의 증언 및 검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내용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1985.8.25.23:00경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1과 함께 공소외 4의 집을 찾아가서 공소외 1이 당시 그 집 마루에서 외조모와 함께 잠을 자고 있던 공소외 3에게 자신이 공소외 2에게 맞아 4주 진단이 나왔는데 2주 진단을 추가하여 6주 진단을 받을 수 있으니 고소할 수 있다는 말을 할 때 피고인이 그 옆에 서서 "그렇게 할 수 있다"라고 맞장구를 쳤고 잠시 후 그집을 나가면서는 "너 이년 맛 좀 보아라"라고 혼잣말을 한 사실은 인정되는 바이다.

한편 공소외 1이 피고인과 함께 밤 늦게 공소외 4의 집을 찾아가 그와 같은 폭언을 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보건대,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와 공소외 3, 5, 9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기재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외 2가 피고인 공소외 1의 판시범행으로 인하여 자신이 상해를 입은 데 대하여 피고인의 아들을 찾아다니며 치료비를 요구할 뿐 아니라 상해를 입은 지 1개월 가량이 지난 뒤에 새삼스럽게 의료기관으로부터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아 수사기관에 형사고소 할 듯한 기세를 보이자 공소외 1은 공소외 2가 같은 마을에 사는 친척인데다가 자신과 남편인 피고인도 피해자인 공소외 2가 맞붙어 싸우다가 그녀로부터 머리채와 멱살을 잡히고 손톱으로 얼굴을 할키우는 등 폭행을 당하여 상박부좌상 등 적지않은 상처를 입은 터이므로 이러한 점을 강조함으로써 공소외 2로 하여금 자중하게 할 뜻에서 그녀의 집에 찾아가 사실은 4주간의 치료를 요한다는 내용의 진단서조차 발급받은 적이 없음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사실을 다소 과장되게 늘어 놓으면서 자신도 고소할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이고 공소외 1과 동행한 피고인도 다른 말은 하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있다라고 맞장구를 친 다음 그 당시 방 안에 있던 공소외 2를 향하여 "네가 그럴수가 있느냐, 와서 빌어야 할 것이 아니냐"라고 나무랐으며 공소외 3은 이에 좋게 만나서 합의를 보지 무슨 고소를 하느냐면서 화해를 권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일시장소에서 공소외 1이 공소외 2의 딸인 공소외 3등에게 공소외 2에게 맞아 4주 진단이 났는데 2주를 추가하여 6주 진단을 받을 수 있으니 고소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한 말은 그와 같이 폭언을 하게 된 동기, 피고인과 공소외 4측과의 관계 및 그 당시 주위사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그 속에 다소 위협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도 이는 근본적으로 공소외 1이 장차 공소외 4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할 것을 염려하여 이를 저지할 의도에서 취하여진 것으로서 협박죄를 구성할 만한 해악을 고지할 의사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고, 더구나 피고인으로서는 단지 공소외 1의 위와 같은 폭언에 대하여 그럴 수 있다고 막연히 동조하였던 것뿐인 바, 이러한 행위를 두고 공소외 1의 협박행위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그녀와 공동으로 공소외 3 등에게 해악을 고지하였다고는 도저히 보기 어렵고, 또한 "맛 좀 보아라"라고 한 말은 상대방을 의식하지 아니하고 혼잣말로 한 것이므로 그 역시 해악의 고지라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동하여 피해자 공소외 3 등을 협박하였다는 점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85조 후단 에 의하여 무죄의 선고를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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