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31624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5.3.15.(988),1306]
판시사항

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만을 인용한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한 경우, 주위적 청구부분이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는지 여부

나. 실효의 원칙의 의의

다. 17년여 동안 원인 없이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을 찾아 보기 어렵다 하여 실효의 원칙의 적용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가. 제1심 법원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병합 심리한 끝에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만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한 데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한 경우, 항소제기에 의한 이심의 효력은 당연히 사건 전체에 미쳐 주위적 청구에 관한 부분도 항소심에 이심되는 것이지만, 항소심의 심판범위는 이에 관계없이 피고의 불복신청의 범위에 한하는 것으로서 예비적 청구를 인용한 제1심 판결의 당부에 그치고 원고들의 부대항소가 없는 한 주위적 청구는 심판대상이 될 수 없다.

나. 원래 실효의 원칙이라 함은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 의무자인 상대방이 더이상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경우에 새삼스럽게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 피상속인이 사망할 때까지 비록 17년여 동안 장기간에 걸쳐 공동상속인 중 1인 명의로 원인 없이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청구권을 다른 상속인들이 행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의무자측의 입장에서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 특단의 사정을 찾아 보기 어렵다 하여 실효의 원칙의 적용을 부정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6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열래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수봉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및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기록에 의하면, 제1심 법원이 원고 1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병합심리한 끝에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만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한 데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하였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경우 항소제기에 의한 이심의 효력은 당연히 사건 전체에 미쳐 주위적 청구에 관한 부분도 항소심에 이심되는 것이지만, 항소심의 심판범위는 이에 관계없이 피고의 불복신청의 범위에 한하는 것으로서 예비적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의 당부에 그치고 위 원고들의 부대항소가 없는 한 주위적 청구는 심판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 대법원 1967.9.5. 선고 67다1323 판결 참조). 따라서 그 판결에 대한 상고심의 심판대상도 당연히 예비적 청구 부분에 한정되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이 사건 환송판결 후 원심이 위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부분에 대하여는 전혀 판단하지 않고 막바로 예비적 청구 부분에 대하여만 판단하였다고 하여, 거기에 소송절차상의 무슨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부동산 중 망 소외 1의 상속지분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그 등기소요서류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한 원인무효의 등기이고, 원고 1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각 상속지분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위와 같이 위조서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위 원고들의 명의신탁에 기하여 경료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또한 망 소외 1이 피고에 대하여 그가 자신의 상속지분에 관하여 아무런 원인없이 위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행위를 추인하였다거나, 위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에게 자신들의 각 상속지분을 증여함으로써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의 단독소유로 하는데 동의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위 추인 내지 증여사실을 추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하여 위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가 지적하는 채증법칙 위배 등의 잘못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의 등기경료에 따른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이 사건 부동산 중 망 소외 1의 상속지분에 관한 한 피고가 과실없이 위 부동산을 점유하였다고 볼 수 없고, 또 위 나머지 원고들의 상속지분에 관하여도 명의수탁자로서 이를 점유하는 것인 이상 소유의 의사에 기한 점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의 등기부취득시효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도 옳고 거기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역시 이유 없다.

3.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망 소외 2의 사망 직후 그 공동재산상속인들인 망 소외 1 및 원고 1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와의 사이에 상속재산의 하나인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의 단독소유로 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므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항변과, 망 소외 2의 재산상속인들이 피고의 위 소유권이전등기 경료행위에 대하여 장기간 아무런 이의 없이 지내오던 터에 망 소외 1이 1990.2.5. 사망한 후에야 뒤늦게 원고들이 그 소유권을 다투면서 이 사건 소제기를 통하여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청구권 내지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실효의 원칙 내지 신의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항변을 하였으나(기록 1048면, 1074면, 1076면 등 참조), 환송 후 원심이 이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선 전자의 주장의 점에 대하여는,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관계에 의하더라도 그 주장과 같은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합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를 찾아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이 주장을 판단하지 않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전혀 영향이 없는 것임이 분명하다. 또 후자의 주장의 점에 있어서도, 원래 실효의 원칙이라 함은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 의무자인 상대방이 더이상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경우에 새삼스럽게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 대법원 1994.6.28. 선고 93다26212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망 소외 1이 1990.2.5. 사망할 때까지 비록 17년여 동안 장기간에 걸쳐 피고 명의로 원인없이 경료된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의무자인 피고측의 입장에서 권리자인 망 소외 1이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 특단의 사정을 기록상 찾아 보기 어렵고, 또 위 나머지 원고들은 애당초 명의신탁자의 지위에 있는 자들로서 그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장기간 행사하지 않은 것이 결코 아니어서 여기에 위 실효의 원칙을 적용하여 이 사건 소제기에 의한 원고들의 위 각 등기청구권의 행사가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배척될 것임이 분명하므로 원심이 위 주장에 대한 판단을 빠뜨린 잘못 역시 판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한 부분도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arrow
심급 사건
-대법원 1993.7.13.선고 93다7242
-부산고등법원 1994.5.20.선고 93나8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