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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5. 27. 선고 93도3377 판결
[근로기준법위반][집42(2)형,473;공1994.7.1.(971),1875]
판시사항

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위반죄( 근로기준법 제107조 해당죄)의 성립에 고의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

나.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당해 징계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형법 제13조 단서에서 말하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라 함은 다른 형벌법규에 의하여 처벌하는 죄의 성립에 고의를 요하지 아니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거나 그 법률규정 중에 그러한 취지를 명백하게 알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하므로, 이와 같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근로기준법 제107조 에 의하여 처벌되는 같은 법 제27조 제1항 위반죄에 있어서는 일반형벌의 원칙에 따라 고의를 필요로 한다.

나. 어떤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당시 사정으로 보아 사용자가 당해 징계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설사 그 징계처분이 사후에 사법절차에서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어 무효로 되었다 하더라도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다는 인식 즉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윤일영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은, 광주 북구 연제동 181의 1 소재 공소외합자회사의 대표자로서 운전기사 95명, 일반사무직원 7,8명을 고용하고 여객운송사업을 하던 피고인이 1991.11.15. 위 장소에서 공소외합자회사노동조합장이던 공소외인이 비록 91년도 광주지역택시운송사업조합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광주지부와의 임금교섭시 노조측의 교섭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쟁의발생신고 없이 쟁의행위에 들어간 사실과 냉각기간을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있어 노동쟁의조정법위반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쟁의행위기간 중에 회사기물을 파손하였다고 하여도 위 노조광주지부와 운송사업조합사이에 파업기간 중 민형사 사건에 계류된 자 등에 대하여는 사업조합 산하 전 사업장의 해당 행위자에 대하여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불법행위자라도 형사처분 후 복직시키기로 면책약정까지 하였으므로 동인을 해고조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약정은 경영자의 고유권한인 인사권까지는 위임한 것이 아니므로 면책약정은 위임사항을 벗어난 월권행위라고 임의로 판단하여 공소외인을 정당한 사유없이 해고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근로기준법 제107조 , 제27조 제1항 을 적용하여 피고인을 벌금형으로 처단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의 위 사실인정과 이에 대한 판단은 다음과 같이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면책약정은 1991.6.18. 18:00부터 같은 해 7.2. 07:00까지의 쟁의행위(파업)기간 중의 공소외인의 행위에 대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분명하고(제1심이 채택한 증거인 민사판결 수사기록 4면 이하 참조), 한편 이 사건 징계해고사유는 공소외인이 위 쟁의행위기간 중의 불법파업행위와 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되어 형의 선고를 받았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소론이 지적하는 것처럼 공소외인이 위 쟁의행위기간 이전인 1989.6.경 피고인이 대표자로 있는 공소외합자회사 소유 차량의 시트센서를 손괴한 행위 및 1991.5.25. 위 회사택시의 미터기 등을 손괴한 행위도 각 포함되어 있고(징계문답서 기록 38,39면, 제1심 및 원심의 각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각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수사기록 25, 29면 각 참조) 이러한 비위행위는 위 쟁의행위기간 중에 발생한 것이 아님이 분명하고, 그것이 위 불법쟁의행위와 동일성을 갖는 행위라고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이러한 비위행위에 대하여까지 이 사건 면책약정이 미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나. 또한 형법 제13조 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단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는 형법 제8조 에 의하여 특별형벌법규에도 적용되는 것인데 여기서 형법 제13조 단서에서 말하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라 함은 다른 형벌법규에 의하여 처벌하는 죄의 성립에 고의를 요하지 아니한다는 일반적 명문이 있거나 그 법률규정 중에 그러한 취지를 명백하게 알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하므로( 당원 1965.7.6. 선고 65도347 판결 참조) 이와 같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근로기준법 제107조 에 의하여 처벌되는 같은 법 제27조 제1항 위반죄에 있어서는 일반형벌의 원칙에 따라 고의를 필요로 한다 할 것이고, 어떤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당시 사정으로 보아 사용자가 당해 징계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설사 그 징계처분이 사후에 사법절차에서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어 무효로 되었다 하더라도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다는 인식 즉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면책약정이 위 쟁의행위기간 이전인 1989.6.경의 손괴행위 및 1991.5.25.의 손괴행위에 대하여까지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할 수 없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한편 공소외인의 위 각 비위행위는 위 회사의 취업규칙 또는 징계규정상의 해고사유에 해당하고(취업규칙 제54조 기록 20-22면, 징계규정 제3조 기록 23면 참조), 더욱이 이 사건 면책약정은 위 회사가 광주지역택시운송사업조합에게 명시적으로 위임한 것이 아니어서(기록 35면 위임장 참조) 과연 이 사건 면책약정의 효력이 위 회사에 대하여 미치는가에 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위 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은 1991.8.23.경 광주지역택시운송사업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면책약정이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취지의 항의를 하였고(기록 36면 참조), 이에 대하여 위 사업조합에서도 같은 해 9.27. 이러한 면책약정을 한 점에 대하여 잘못이 있음을 시인하면서 문제된 쟁의행위기간 중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사규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회신하였을 뿐 아니라(기록 37면), 또한 위 사업조합 이사회에서는 이로 인하여 위 회사가 부담하는 제반 비용을 위 사업조합에서 부담한다는 결의까지 하였으며(기록 42면 이하 참조)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위원회의 해고결의에 따라 이루어진 점(제1심이 채택한 증거인 민사판결 수사기록 8면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회사의 취업규칙 또는 징계규정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위 각 비위행위를 한 공소외인에 대하여 징계해고를 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무리가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공소외인을 해고한다는 인식 즉 고의가 있었다고 보여지지는 아니한다.

그렇다면 공소외인의 회사기물파손행위가 쟁의행위기간 중에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하고 나아가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위반죄의 범의가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위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윤영철 박만호(주심) 박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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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지방법원 1993.11.12.선고 93노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