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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3. 11. 선고 93누23411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공1994.5.1.(967),1219]
판시사항

주주명부 또는 주식이동상황명세서상에 주주로 등재되어 있음에 근거하여 과점주주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주주명부 또는 주식이동상황명세서상에 주주로 등재되어 있음에 근거하여 과점주주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본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원

피고, 피상고인

관악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소외 부원안전 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고 한다)가 1991사업년도 법인세과세표준신고와 관련하여 1992.3.30. 피고에게 제출한 주식이동상황명세서상 소외 회사의 총 발행주식 1만주 중 원고 1이 3,500주, 그와 동생, 사촌, 매부 등의 신분관계에 있는 소외 1이 2,500주, 원고 2가 500주, 원고 3이 500주를 각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등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터잡아 원고들과 위 소외 1의 주식을 모두 합칠 경우 7,000주로서 소외 회사의 총 발행주식 1만주의 70퍼센트가 되므로 원고들은 국세기본법 제39조 제2호, 같은법시행령 제20조 소정의 요건을 갖춘 과점주주에 해당한다고 보면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 1이 소외 회사에 대한 이 사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성립일인 1992.3.31.이전에 그 소유주식을 이미 전부 양도하여 주주가 아니였다거나 원고 2, 원고 3 등이 소외 회사의 실질적 주주가 아니라 형식상 주주에 불과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취지의 갑 제9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2의 증언은 을 제1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비추어 모두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원고들을 소외 회사의 과점주주로 보고 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 내지 부가가치세 납부고지 등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국세기본법 제39조 제2호에 의하여 법인의 주주에게 제2차 납세의무를 부과시키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성립일 현재 과점주주로서 그 법인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요하고, 단지 형식상으로 법인의 주주명부 등에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납세의무를 부과시킬 수 없다 할 것인바, 과세관청이 법인의 주주에게 위 규정에 따른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우기 위하여 같은법시행령 제20조 소정의 요건을 갖춘 과점주주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입증방법으로 주주명부나 주식이동상황명세서 또는 법인등기부등본 등에 의하여 과점주주라고 볼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면 이로써 일단 입증을 다하였다고 볼 것이지만, 이에 대하여 당해 주주가 특별히 주주명부 등에의 명의를 도용당하였거나 사실은 실질적 주주가 아닌 형식적 주주에 불과하다는 등 제2차 납세의무자가 될 수 없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주장, 입증한 경우에는 제2차 납세의무자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당원 1992.12.11.선고 92누10906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제2차 납세의무의 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위 법령 소정의 과점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근거사실로서 내세우는바, 원고 2, 원고 3 등이 소외 회사의 실질적 주주가 아닌 형식상 주주에 불과하고 또 원고 1이 납세의무성립일 이전에 이미 소유주식을 전부 양도처분하였다는 주장사실들을 모두 배척해 버린 조치는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가 매우 어렵다.

가. 우선 원고 1이 이 사건 납세의무성립일 이전인 1992.3.15. 그 소유의 소외 회사 주식을 전부 양도하였다는 주장을 배척한 부분에 대하여 본다.

원심이 그 근거로 들고 있는 을 제5호증(주식이동상황명세서)상에 소외 회사의 총 발행주식 1만주를 원고들과 소외 1등 4인이 판시와 같은 비율로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원래 주식이동상황명세서는 법인세법 등 관계법령에 의하여 납세의무있는 내국법인이 법인세의 과세표준신고시 그 신고서에 첨부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서류로서 당해 사업년도에 발생한 주식이동상황을 기재하는 것인바, 원심이 든 위 주식이동상황명세서는 소외 회사가 1991사업년도 법인세과세표준신고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것이어서 1991사업년도의 주식이동상황만을 나타내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는 원고 1이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1992.3.15.자 주식양도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아무런 증거가치가 없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오히려 위 원고가 위 주장사실에 대한 입증자료로 내세우고 있는 갑 제9호증의 1(회사양도계약서), 동 호증의 2, 3(각 주식양도증서 인증서) 등에는 원고 1이 1992.3.15. 사정에 의하여 소외 회사의 소유와 경영에 관한 권한 일체를 소외 3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하면서 위 회사의 발행주식 전부를 위 소외 3이 지정하는 소외 4, 소외 5 등에게 양도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한편 위에서 본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따르면 위 서증들은 모두 진정하게 작성되었다는 것이며, 그 뿐만 아니라 특히 위 소외 3은 위 약정에 따라 그 후로 위 회사를 완전 인수하여 독자적으로 경영하다가 그 해 4.17. 소외 6에게 위 회사의 주식과 경영권 일체를 다시 양도하기까지 하였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처분문서는 특별히 그 진정성립이 부인되지 않는 것이라면 달리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함부로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기재된 바에 따라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원고 2, 원고 3등이 소외 회사의 형식적 주주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배척한 부분에 대하여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소외 회사의 설립당시의 주주명부상에 위 원고들이 소외 회사 주식 각 500주의 주주로 등재되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기는 하나, 이에 대하여 소외 회사의 관리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소외 2는 원심증언을 통하여 원고 1이 소외 회사를 설립할 당시 법률상의 발기인 숫자를 채우기 위하여 형식상으로 그의 친동생 또는 사촌 동생인 원고 2, 원고 3 등을 발기인에 포함시키고 그들이 각기 일정 주식을 인수한 것처럼 꾸몄을 뿐이고, 위 원고들은 회사설립내용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그동안 주식인수에 따른 주금을 납입하거나 주주총회개최 기타 회사업무에 관한 통지 또는 주주로서의 이익배당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고 진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특별히 위 증인의 증언내용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기록상 찾아 보기 어렵다. 더우기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 제8호증의 1(재직증명서), 갑 제14호증의 1(퇴직증명서)의 각 기재에 따르더라도 원고 2는 그동안 택시운전사로, 원고 3은 재단법인 ○○○○○○○○○○○의 총무부 직원으로 각기 그 생업에 계속 종사하여 온 사실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또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1이 자기의 독자적인 계산으로 소외 회사의 발행주식 전부를 소외 3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정을 함께 고려하여 보면 위 증인의 증언은 한층 더 그 신빙력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원심은 이에 대하여 을 제1호증(법인등기부등본)상에 원고 3이 소외 회사의 감사직에 취임한 것으로 등기되어 있다는 점에 비추어 위 증인의 증언을 믿지 않고 위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것으로 보이나, 만일 위 증언내용이 사실 그대로라면 위 등기도 역시 원고 1에 의하여 임의로 경료된 것이라고 못 볼 바도 아니므로, 이 점을 들어 위 원고들이 실제로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등으로 소외 회사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이 원고들의 위 주장사실에 부합되는 취지의 위에서 본 처분문서나 증인의 증언 등을 분명하게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모조리 믿을 수 없다 하여 배척해 버린 조치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관계의 인정을 그릇친 잘못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김상원 윤영철(주심)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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