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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6.9.9. 선고 2016노1376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변경된죄명특수상해)
사건

2016노1376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변

경된 죄명 특수상해)

피고인

A

항소인

검사

검사

이순옥(기소), 최형규(공판)

변호인

변호사 J(국선)

판결선고

2016. 9. 9.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9. 12. 03:10경 서울 관악구 C 지하1층 'D' 주점에서 피해자 E(49세, 여)과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나, 위험한 물건인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1회 내리치고, 맥주병을 벽과 바닥에 던져 깨뜨린 다음, 주먹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어깨 부위를 수회 때려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두피열창 등을 가하였다.

3. 판 단

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3416 판결 등 참조).

나. 1심은, 그 설시와 같은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때려 상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1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인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1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자는 정수리 뒤쪽에 약 2㎝ 길이로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피해자는 이에 관하여 피고인으로부터 맥주병으로 얻어맞아 상해를 입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1심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맥주병으로 머리를 얻어맞아 뒤쪽 침대 방향으로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다는 것으로, 대체적으로 피고인과 마주보고 있는 상황에서 맥주병으로 머리를 맞았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런데 피해자는 경찰에서 맥주병으로 머리 윗부분을 맞았다고 진술하는 등 실제 상해 부위와 맞지 않는 진술을 하였다가, 1심 법정에서는 다시 맥주병으로 머리 뒷부분을 맞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가 마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피고인이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 뒷부분을 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피해자는 다시 항소심에서 대기실 밖에서 맥주병을 던지던 피고인이 대기실 안으로 들어 오기에 무서워서 움츠리고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을 때 맥주병으로 맞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피고인과 마주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피해자가 일부러 고개를 숙여 뒷머리 부분을 내어 주지 않는 한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정수리 뒷부분을 때리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달리 피해자가 팔을 들어 막는 등 방어 자세를 취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으로부터 맥주병으로 맞을 당시의 자세나 위치에 관하여 수사기관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점차 상해 부위에 맞추어 그 진술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의심을 가지게 한다.

② 피해자가 맥주병으로 맞는 순간 맥주병이 깨졌는지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역시 일관되지 않다. 즉,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6일 후 경찰에서 맞는 순간 맥주병이 깨져 버렸다고 진술하였으나, 1심에서는 때리는 순간 맥주병이 튕겨나갔지만 깨지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가, 다시 피고인이 들고 있던 맥주병을 방 안으로 집어던졌다고 진술을 바꾸었다. 항소심에서 피해자는 맥주 파편이 없는 것으로 보아 맥주병이 깨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하였다. 맥주병으로 머리를 맞는 급박한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맥주병이 깨졌는지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③ 맥주병으로 머리 부위를 맞은 다음 피고인으로부터 주먹으로 어깨 부위를 얻어 맞았다는 피해자의 진술 역시 일관되지 못하다. 즉, 피해자는 경찰 조사 당시 처음에는 피고인으로부터 주먹으로 어깨 부위를 얻어맞았다고 진술하였다가 조사 말미에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오른쪽 어깨랑 상박부위가 많이 부었다. 무슨 이유로 부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바, 같은 조사에서도 서로 다른 진술을 하였다. 이후 피해자는 1심에서도 피고인으로부터 주먹으로 어깨 부위를 맞게 된 경위, 당시 피해자의 자세, 맞은 횟수 등에 관하여 선뜻 믿기 어려운 진술을 하였다.

④ 피해자의 진술 이외에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가 있었던 대기실 쪽으로 접근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당시 G(K)가 주점 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G는 1심에서 1번 룸 안에서 맥주병 깨지는 소리가 들려 나와 보니 피고인이 주방 근처벽 모서리에 맥주병을 깨다가 손을 다쳤고, 밴드를 붙여주었다고 진술하였을 뿐이다. 한편,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경찰서에서 작성한 진술서에 G가 자신이 맥주병으로 맞는 모습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하였으나 1심에서는 G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하였고, 다시 항소심에서는 맥주병으로 맞을 당시 G는 주점에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⑤ 술에 취한 피해자가 바닥에 넘어지거나 주저앉았다 일어서면서 테이블이나 카운터 대리석 등에 머리 뒷부분을 부딪쳐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즉, 피해자는 이 사건과 같은 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주점의 여자 사장(F), 남자 사장(L)이 있던 1번 룸에 들어가려 하다가 피고인에 의하여 여러 차례 끌려나오는 등 제지를 받은 바 있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피해자가 그 과정에서 저항하다가 여러 차례 넘어져 테이블 등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역시 1심에서 1번 룸에 들어가려는데 피고인이 이를 막아 몸싸움을 벌인 바 있고, 밀려서 부딪쳤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한편, 주점 여자 사장 F도 1심에서 이 사건 당일 피해자가 남자 사장(L)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주점 카운터 속으로 들어가 앉았다가 일어난 후 머리를 계속 만지고 다니는 모습을 주점 CCTV를 통하여 확인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⑥ 피고인이 대기실 통로에서 맥주병을 집어던진 후 주점 밖으로 나가자 피해자는 피고인을 따라 나와 피고인을 붙잡고 행인들을 상대로 경찰에 신고해달라며 소리를 질렀다. 피고인은 그 자리에서(2015. 9. 12. 05:07경) 112에 전화하여 '술 취한 여자가 신고를 해달라고 한다.'는 내용으로 신고하였는데,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치고 주먹으로 때린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⑦ 2015. 9. 12. 05:13경 피고인의 신고로 경찰관들이 현장에 왔고, 피해자는 06:09경 구급차를 타고 M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치료를 받던 중 06:18경 경찰에 '주점에서 폭행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신고하였다. 피해자는 같은 날 경찰 신고를 취소하였다가 (수사기록 23쪽), 다시 2015. 9. 18. 10:00경 환자복을 입고 경찰서에 나타났다(수사기록 42쪽). 이에 관하여 피해자는, 주점 여자 사장 F의 권유로 사건 당일 신고를 취소하였다가 피고인이 미안하다는 말도 없어 괘씸하여 다시 신고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맥주병으로 머리를 맞아 상해를 입었다는 피해자가 같은 날 그 신고를 취소한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피해자는 항소심에서 F에게 신고 취소 의사가 있다는 점을 밝혔을 뿐 경찰관에게 신고를 취소한다고 말한 바 없고, 이후 경찰관으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아 2015. 9. 18. 경찰서에 가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신고 취소 의사를 밝힌 데 관하여 경찰관이 피해자 본인이 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이해하였다거나 출석요구에 따라 경찰서에 다시 출석하였다는 피해자의 이 부분 항소심 진술은 객관적 사정에 배치되는 것이어서 믿기 어렵다.

4. 결 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장일혁

판사 조형우

판사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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