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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20.3.26. 선고 2018구합88531 판결
강등처분취소
사건

2018구합88531 강등처분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길상

담당변호사 오범석

피고

B장관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김재학

변론종결

2020. 3. 3.

판결선고

2020. 3. 2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8. 5. 11. 원고에 대하여 한 강등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3. 4. 19. 행정사무관으로 임용되어 2016. 3. 15.부터 2016. 7. 8.까지 B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 C(B 대변인), D(B 홍보담당관)은 2016. 7. 7. 19:30부터 22:00까지 E(F언론 정책사회부장), G(F언론 기자)와 함께 서울 종로구 H에 있는 I'이라는 식당에서 식사와 음주를 하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모임'라 한다).

다. 이 사건 모임에서 원고와 E, G 사이에 언쟁이 발생하게 되어 E, G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C, D의 만류로 다시 앉았고, E, G는 그때부터 사전 고지 하에 원고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이하 '이 사건 녹음'이라 한다)하였다.

라. G는 다음날인 2016. 7. 8. 20:25경 「」라는 제목으로 [별지 1] 기재 기사(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를 작성하여 F언론의 인터넷 사이트에 업로드하였다. 그 후 원고의 발언에 대한 수많은 비판적 언론 보도가 있었고, 원고를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되었으며 원고에 대한 파면 등 처벌을 요구하는 민원이 쇄도하였다.

다. 피고는 2016. 7. 22.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이유로 원고를 파면하였다(이하 '이 사건 선행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모임에서 E 부장에게 음주상태에서 공직자로서 해서는 안 될 “민중

은 개, 돼지다. 신분제 공고화해야 한다.”는 등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특히 언쟁과정에서 E 부장이 발언의 위험성 및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해명기회를 주

고 발언을 취소할 것과 대화 내용을 기사화하겠다고 함에 따라 추후 기사화에 따른 문

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과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임이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임에도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발언 내용이 2016. 7. 9. F언론에 보도됨으로써 국민적 공분을 불

러일으키고 B 위상을 떨어뜨리는 등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있다.

원고의 이와 같은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바. 원고는 2016. 12. 21.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84665호로 이 사건 선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서울행정법원은 2017. 9. 29. '이 사건 징계사유인 원고의 비위행위는 인정되나, 파면처분이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여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이하 '이 사건 선행판결'이라 한다)은 2018. 2. 22. 서울고등법원의 항소기각 판결(2017778744호)을 거쳐 2018. 3. 17. 확정되었다.

사. 피고는 2018. 5. 11.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이유로 다시 원고에게 강등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아.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8. 9. 11. 원고의 위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처분사유 부존재

이 사건 기사는 원고의 발언의 취지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고 있고, 기사 작성자의 주관적 의도에 따라 왜곡·편집된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기사가 당시 원고의 발언의 취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임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재량권의 일탈·남용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의 비위사실에 대하여 '강등, 정직, 감봉'이 가능함에도 '강등, 정직'만이 가능하다는 판단하였는바, 이는 징계양정을 선택함에 있어 잘못된 기준으로 판단하는 잘못을 범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은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4조 제1항 각 호의 징계감경 사유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원고와 유사한 사유로 강등을 받은 사례도 찾을 수 없어 징계형평성에도 반하며,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행정목적의 정당성도 확보하기 어렵다.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2]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이 사건 모임 당시 B의 주요업무계획 수립 · 총괄, 국정과제 점검·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기획조정실 소속 정책기획관이었다.

2) 이 사건 모임은 B 대변인인 C이 B 정책을 설명하고 E(2011년 3월경부터 B 출입기자)의 부장 승진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사건 모임 당시 참석자들은 맥주 8병, 소주 5병 정도를 나누어 마셨다(다만 G 기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3) 이 사건 녹음 중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한 대화 내용은 [별지 3]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16. 7. 8. 19:40경 C과 함께 이 사건 기사의 가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F언론 편집국에 찾아가 편집국장, E, G에게 "어제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하고 기사의 삭제를 요청하였으나, 결국 F언론의 보도를 막지는 못하였다.

4) 원고는 2016, 11. 23. F언론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사건 기사 보도와 관련한 정정보도, 손해배상 청구를 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 6. 21.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을 허위로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 패소판결을 선고하였다(2016가합32662호 등). 위 판결(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은 2017. 10. 27. 서울고등법원의 항소기각 판결(2017 나2036916호) 및 2019. 10. 17.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2017다. 282704호)을 거쳐 2019. 10. 17. 확정되었다.

5) 원고는 1993. 4. 19. 행정사무관으로 임용되어 이 사건 처분일까지 25년 이상을 공무원으로 근무하였다. 그 동안 이 사건 선행처분 외에는 징계처분을 받거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는 반면, 2002. 5. 30. 국무총리 표창, 2011. 12, 31. 장관급 표창을 받은 경력이 있다.

[인정 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3, 6, 20, 21,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처분사유의 존부

가) 행정소송의 수소법원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행정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소송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으며, 특히 전후 두 개의 행정소송이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이 같으나 다만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아니한 결과 새로운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92312, 92329 판결,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두292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두66869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선행처분과 이 사건 처분은 징계양정에만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이 사건 징계사유를 원인으로 한 것인데,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선행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왜곡 · 편집되어 원고의 발언의 취지를 그대로 반영하지 아니한 이 사건 기사에 근거한 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기사가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된 사실 역시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위와 같이 관련 확정판결들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원고가 주장·입증한 바 없으므로, 위 확정판결들에서 인정한 사실과 반대되는 원고의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다.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

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누14637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원고가 고위직 B공무원으로서 보다 높은 윤리적·도덕적 의무가 있음에도 기자들 앞에서 공무원으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 될 문제의 발언을 하였다. 원고의 발언이 기사화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초래하였고, B 공무원은 물론 전체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매우 크게 저해되었다.

② 원고의 비위행위는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 유지 의무를 크게 위반한 것으로서 그 행위 태양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심하다고 인정되고, 원고가 이 사건 녹음이 계속 중이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문제의 발언을 철회하지 아니하였던 점을 감안하면 원고의 비위행위가 '경과실'에 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1)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별표1] 제6호에 의하면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강등 내지 정직'의 징계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은 징계양정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원고와 유사한 사유로 징계를 받은 사례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가 형평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다른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사안에서 이 사건 처분보다 더 가벼운 징계가 내려졌다 할지라도, 구체적인 징계사유와 사건의 경위 등이 사안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징계양정의 결과만을 단순비교하여 이 사건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④ 징계권자는 비위 유형과 정도, 과실의 경중과 평소 행실, 근무성적, 공적, 뉘우치는 정도 또는 그 밖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감경 여부를 합리적 한계 내에서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의 반성과 상훈 등 원고에게 유리한 공적들이 있음에도 징계감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이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⑤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상당히 클 것임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원고의 불이익이 위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 등 공익보다 더 크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양준

판사김병주

판사추진석

주석

1) 이 사건 선행 판결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을 뿐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과실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한 바는 없으므로(갑 제3호증 11쪽 참조), 위와 같은 판단이 이 사건 선행판결의 사실 판단과 배치된다고 볼 수 없다.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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