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이나 원고는 선의의 거래당사자에 해당함
요지
공급자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나 거래당시에 동스크랩을 실제로 공급한 자가 이 사건 거래처가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유나 계기가 없었으므로 원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음
관련법령
사건
2013구합101882부가가치세등부과처분취소
원고
○○○○○전선 주식회사
피고
예산세무서장
변론종결
2014. 5. 22.
판결선고
2014. 6. 19.
주문
1. 피고가 2012. 8. 6. 원고에게 한 2009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800원(가산세 포함), 2010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720원(가산세 포함), 2010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030원(가산세 포함), 2011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550원(가산세 포함) 및 2010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640원(가산세 포함), 2011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020원(가산세 포함)의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의 동스크랩 매입과 세금신고 등
⑴ 원고는 전선의 제조 및 유통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일차가공된 동선(銅線)을 재료로 사용하여 절연전선을 제조・판매하여 왔는데, 그와 같은 동선 제조의 원재료격인 동스크랩(銅-Scrap)을 용해할 수 있는 설비는 갖추지 않고 별도의 가공업자인 조○○(○○금속)에게서 동선을 공급받는 형태로 거래를 하여왔다.
즉, 위 조○○가 원고에게 동스크랩 수집・판매업체를 소개하여 원고가 그 판매업체와 거래하기로 하면, 조○○는 원고를 대리하여 그 업체로부터 동스크랩을 매입하고 직접 조○○ 자신의 사업장으로 동스크랩을 공급받아 이를 가공하였으며, 그 매입대금은 원고가 직접 동스크랩 판매업체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⑵ 원고는 2009년 제2기 부가가치세 과세기간부터 2011년 제1기 부가가치세 과세기간까지 동안 위와 같은 거래 방식으로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금속'이라는 상호로 고철 도・소매업 사업자등록을 한 정AA 등(이하 '이 사건 거래처'라 한다)으로부터 세금계산서(이하 '이 사건 세금계산서'라 한다)를 교부받고, 위 세금계산서상 매입세액을 공제하여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였다.
나. 피고의 과세처분 등
⑴ 피고는 원고에 대한 법인세통합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사건 거래처는 실물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이른바 '자료상(資料商)'으로서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실물 거래 없이 교부된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⑵ 이에 따라 피고는 그 세금계산서상 매입세액을 불공제하여 2012. 8. 6.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각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각 경정 결정・고지(이하 위 각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경정 결정・고지 처분을 '이 사건 부과처분'으로 통칭한다)하였다.
① 2009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800원(가산세 포함)
② 2010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720원(가산세 포함)
③ 2010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030원(가산세 포함)
④ 2011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550원(가산세 포함)
⑤ 2010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640원(가산세 포함)
⑥ 2011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020원(가산세 포함)
⑶ 원고는 이 사건 부과처분에 불복하여 2012. 12. 28. 이의를 신청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13. 10. 2. 원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⑴ 원고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각 거래처로부터 실제로 동스크랩을 매수하여 이를 공급받았으므로,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지 않는다.
⑵ 설령 원고에게 실제 동스크랩을 공급한 업체가 이 사건 세금계산서상 공급자로 기재된 이 사건 거래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조○○(○○금속)를 통하여 거래를 개시하기 전에 각 거래처(공급자)의 사업자등록증 등을 확인하고 동스크랩을 공급받는 과정에서도 소정의 검수절차를 거치는 등 거래당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였는바, 원고는 이 사건 거래처가 실제 공급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데에 아무런 과실이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이 법원의 판단
⑴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 내지 25호증, 을 제2 내지 16, 21 내지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 이 사건 거래처별 실정
① 정AA(□□금속)
정AA는 2008. 5. 개업 후 2009년 제1기까지 매출이 18억 9,500만원에 불과하였는데, 2009년 제2기에 이르러 매출이 ○○○억 7,300만원에 달했으나 같은 기간 매입신고액이 ○○억 7,200만원에 불과했고, 2010. 1. 매출이 ○○억 9,200만원이었으나 같은 기간 매입신고를 전혀 하지 않았으며, 2009년 제2기 이후 세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0. 1. 27. 돌연 폐업신고를 하였다.
정AA는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자료상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동스크랩 매입처를 밝힐 것을 요구받았으나 단 1곳도 실제 매입처를 확인시켜주지 못했고, 2009년 제1기부터 2010년 제1기까지 매출액 중 ○억 5,000여만원 상당이 정AA의 계좌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되자 이 부분은 가공의 거래라고 시인하였다.
한편 정AA의 계좌로 입금된 나머지 매출액은 입금 당일 전액 현금으로 인출되었다.
② 임BB(☆☆상사)
임BB 은 분식업에 종사한 경력 이외에 별다른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2009. 5. 13. '☆☆상사'를 개업하여 2009. 6. 30.까지 매출이 ○○억 2,700만원이었으나 2009. 11. 30. 세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장 부존재로 직권 폐업되었다.
임BB 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모두 입금 당일 임BB또는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900만원씩 분할하여 이체된 후 현금으로 전액 인출되었다. 임BB 의 사업자등록상 사업장 소재지는 사업자등록 신청서에 임대인으로 기재된 엄○○가 운영하는 매일공인중개사사무실 내로 세무조사 공무원이 2009. 10. 23.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사무실내부에 '☆☆상사'라고 적힌 A4 사이즈의 종이가 붙어 있을 뿐 별다른 시설이 없었다.
③ 김CC(△△금속)
김CC는 고철 관련 사업을 한 이력이 전혀 없이 2009. 9. 10. 개업을 한 후 전혀 매출이 없다가 2010년 제1기에만 매출이 ○○○억 800만원에 이르렀으나 같은 기간 전혀 매입신고나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2010. 6. 30. 돌연 폐업신고를 하였다.
김CC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전액 현금으로 인출되었다. 김CC의 사업자등록상 사업장 소재지는 공터로서, 세무조사 공무원이 2009. 9.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사업장으로 사용된 흔적이 전혀 없었다.
④ 원DD(◇◇)
원DD은 고철 관련 사업을 한 이력이 전혀 없이 2009. 9. 2. 개업을 한 후 2009년 제2기 및 2010년 제1기에 매출이 ○○○억 7,700만원이었으나 전혀 매입신고나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2010. 3. 10. 직권 폐업되었다. 원DD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현금으로 출금되거나 원DD 또는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이체된 후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원DD의 사업자등록상 사업장의 임대인은 원DD이 1년치 월세를 선납한 후 실제로 사업장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⑤ 박EE(▽▽메탈)
박EE은 고철 관련 사업을 한 이력은 전혀 없고 사기죄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33회에 이르는 사람이다. 그가 개설하였던 위 '▽▽메탈'은 2009. 12. 24. 개업을 한 후 2010년 제1기에 매출이 ○○○억 6,600만원이었으나 전혀 매입신고나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2010. 6. 30. 직권 폐업되었으며 박EE은 현재 소재불명인 상태이다. 박EE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⑥ 김FF(◍◍메탈)
김FF는 고철 관련 사업을 한 이력이 전혀 없고 사기죄, 도박죄, 대부업법 위반죄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 2010. 7. 6. 위 '◍◍메탈'을 개업한 후 2010년 제2기에 매출이 ○○○억 9,200만원이었으나 전혀 매입신고나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2010.12. 31. 직권 폐업되었으며 현재 소재불명이다. 김FF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⑦ 채GG(◪◪비철)
채GG은 고철 관련 사업을 한 이력이 전혀 없는데, 2010. 3. 25. 개업을 한 후 2010년 제2기 및 2011년 제1기에 매출이 ○○○억 5,700만원이었으나 전혀 매입신고나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2011. 4. 25. 폐업신고를 하였다. 채GG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채GG의 사업자등록상 사업장의 임대인은 2010. 7. 채GG에게 2달간만 임대를 해주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⑧ 김HH(▢▢▢▢금속)
김HH은 고철 관련 사업을 한 이력이 전혀 없는데, 2010. 6. 21. 개업을 한 후 2010년 제2기에 매출은 ○○○억 600만원에 달하였으나 매입신고액이 9억 300만원에 불과하였다. 김HH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김HH의 사업자등록상 사업장과 같은 장소에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사업을 한 정필규는 김HH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고 박씨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고물 사업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⑨ 박JJ(★★자원)
박JJ은 고철 관련 사업을 한 이력이 전혀 없고, 채무불이행으로 신용회복 절차가 진행중이며, 2002년 이후 현재까지 광주 인근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종사하여 왔는데, 그가 개업한 위 '★★자원'은 2010. 7. 1. 개업을 한 후 2010년 제2기에 매출이 ○○○억 8,700만원이었으나 전혀 매입신고나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2011. 4. 1. 직권 폐업되었다. 박JJ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박JJ의 다른 계좌로 반복 이체된 후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박JJ은 사업자등록상 사업장을 2차례 이전하였는데 그 사업장은 주택 단지 내부나 늪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⑩ 임KK(◉◉비철)
임KK는 고철 관련 사업을 한 이력이 전혀 없는데, 2009. 10. 19. 개업을 한 후 2010년 제2기에 매출이 ○○억 1,000만원이었으나 전혀 매입신고나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2010. 7. 31. 폐업하였다. 임KK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임KK는 자료상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고철 등을 매입처의 사업장에 보관하였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매입처의 인적사항이나 사업장 등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다.
⑪ 이LL(◎◎비철)
이LL은 2008. 1. 21. 개업을 한 후 2008년 제1기부터 2010년 제1기 사이에 매출이 ○억원 내지 ○억원이었는데 2010년 제2기에 매출이 ○○○억 7,900만원에 달하였으나 전혀 매입신고를 하지 않고 2010. 12. 31. 폐업하였다. 이LL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이LL의 사업자등록상 사업장과 같은 장소에서 사업을 한 SMP산업과 인근의 주식회사 세마철강은 ◎◎비철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고, 사업자등록신청서상 임대인인 곽○○은 이LL에게 사업장을 임대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⑫ 주식회사 ◈◈메탈(대표이사 배MM)
주식회사 ◈◈메탈은 2010. 12. 28. 설립된 후 2011년 제1기에 매출이 ○○○억 3,190만원이었으나 전혀 매입신고나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2011. 4. 폐업하였으며, 대표이사 배MM은 현재 소재불명이다. 주식회사 ◈◈메탈의 계좌로 입금된 매출금은 입금 당일 현금으로 출금되거나 다른 계좌로 이체된 후 전액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 원고의 동스크랩 매매 과정 등
① 이 사건 거래처에서 조○○(○○금속)에게 동스크랩의 매입을 제안하면, 조○○는 본인이 직접 또는 직원들을 통해 이 사건 거래처의 사업자등록증 사본, 사업자등록증명서, 거래처 명의의 통장, 대표자의 명함 또는 신분증 사본 등을 교부받아 확인한 후,원고에게 확인된 내용을 알려주며 이 사건 거래처와의 동스크랩 거래의사를 확인받았다.
② 이러한 과정을 거쳐 원고가 그 거래에 응하기로 결정을 하면, 조○○는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거래처로부터 동스크랩을 매수하였고, 자신의 사업장으로 동스크랩이 운송되면 직원들로 하여금 품목과 중량을 확인한 다음 거래일, 차량번호, 품명, 중량, 공급가액 등이 기재된 계량내역서를 작성하게 하고 운전기사의 신분증 사본, 운송확인서를 교부받아 차량 사진과 함께 보관하게 한 후, 거래처에서 준 세금계산서를 위 거래내용에 맞추어 작성하게 하였다.
③ 원고는 조○○로부터 공급받은 동스크랩의 품목과 중량 등을 확인받은 다음 이 사건 거래처 명의의 계좌로 동스크랩 대금을 입금하였다.
④ 원고와 원고의 사내이사 신NN은 피고의 고발로 검찰에서 조세범처벌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수사를 받았으나 2013. 3. 22.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⑵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는지 여부
㈎ 구 부가가치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2항 제2호는 세금계산서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세금계산서의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미는,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계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의 내용이 재화 또는 용역에 관한 당사자 사이에 작성된 거래계약서 등의 형식적인 기재 내용에 불구하고 그 재화 또는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주체와 가액 및 시기 등과 서로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누617 판결 등 참조).
또한, 일반적으로 세금부과처분 취소소송에 있어서 과세요건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권자에게 있으나, 구체적인 소송과정에서 경험칙에 비추어 과세요건사실이 추정되는 사실이 밝혀지면 상대방이 문제가 된 당해 사실이 경험칙 적용의 대상 적격이 되지 못하는 사정을 입증하지 않는 한, 당해 과세처분이 과세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두6568 판결 등 참조).
㈏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이 사건 거래처의 지위, 그 운영형태와 자금의 관리 방법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거래처가 실제로 원고에게 이 사건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동스크랩을 공급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는 실제로 이 사건거래처가 아닌 타인으로부터 동스크랩을 공급받으면서도 그 공급자가 이 사건 거래처로 기재된 이 사건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소위 "위장거래"에 의하여 발급된 세금계산서로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① 이 사건 거래처는 앞서 인용한 바와 같은 사회적 경력, 전과 등에 비추어볼 때, 모두 동스크랩 판매업을 운영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거래처의 사업자등록증에 등재된 사업장에서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였다고 볼 만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② 이 사건 거래처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당시 과세관청에 매입신고를 한 사실이 전혀 없거나 그 매출에 비하여 너무 적은 매입신고만을 하였음에 반하여, 그 매출은 수십억원 또는 수백억원에 이른다.
③ 이 사건 거래처는 원고로부터 동스크랩 대금이 입금되면 입금된 날 바로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이체하는 과정을 거쳐 전액 현금으로 인출하였는바, 정상적으로 영업을 영위하는 업체가 거래계좌에 입금된 수입금을 항상 전액 현금으로 인출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이는 원고와 거래한 실제 공급자가 별도로 존재한다고 사정을 뒷받침한다고 보인다.
④ 한편 원고가 이 사건 거래처와 실제 동스크랩의 거래가 있다는 증거로, 계량증명서 등을 제출하고 있으나, 이는 단지 일정 물량의 동스크랩 공급과 그 대금의 지급이 있었다는 과거의 사실을 나타내는 보고문서에 불과할 뿐이다. 또한, 원고와 그 대표자에 대한 피고의 조세범처벌법위반 고발사건에 대하여 검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은 그 고발사건의 범죄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에 불과할 뿐이므로, 이러한 자료나 사정의 존재를 근거로 이 사건 거래처가 실제로 원고에게 이 사건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동스크랩을 공급한 주체라는 사정까지도 증명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요컨대 이러한 자료들은 원고가 그 기재 물량의 동스크랩을 공급받았다는 사실을 넘어서는 증거가치(증명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려워서, 이 사건 거래처가 아닌 제3자가 원고에게 실제로 동스크랩을 공급한 사실이 추정된다는 점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⑶ 원고는 선의・무과실이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 실제 공급자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가 다른 세금계산서는 공급받는 자가 세금계산서의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입세액을 공제 내지 환급 받을 수 없으며, 공급받는 자가 위와 같은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점은 매입세액의 공제 내지 환급을 주장하는 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180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세금계산서의 발행 및 교부 경위, 공급받은 재화 또는 용역의 가격, 당해 재화 또는 용역이 공급된 구체적인 경로와 과정 및 그 수급자가 명의상 공급자의 사업장 소재지나 사업시설에 관한 확인 여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실제 공급자가 누구인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는 명의상의 공급자에 불과한지에 관하여 수급자가 의심을 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경우라면, 수급자에게 실제 공급자의 명의위장사실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이 사건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아 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비록 이 사건 거래처가 원고에게 실제로 동스크랩을 공급한 업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이 사건 거래처가 명의상 공급자에 불과하고 실제 공급자가 별도로 존재한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되므로, 원고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에 의한 거래가 "위장거래"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데에 원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기본적으로, 원고와 이 사건 거래처 사이의 동스크랩 거래는 조○○(○○금속)를 통하여 이루어졌는데, 원고는 조○○를 통하여 거래를 시작하기 이전에 이 사건 거래처의 사업자등록증 사본과 신분증 사본 내지 명함을 교부받는 등 정상적인 사업자등록이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동일인인지 여부를 확인하였고, 이 사건 거래처로부터 공급받은 동스크랩의 거래대금도 이 사건 거래처 명의의 계좌에 입금하였으며, 그 거래 당시에 동스크랩을 실제로 공급한 자가 이 사건 거래처가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유나 계기 등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자료상을 이용하는 목적은,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이용하여 부가가치세의 매입세액을 공제받는 방식으로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인데, 앞서 인용한 사실과 증거 등에 의하면, 원고는 동스크랩의 거래대금과 그에 대한 부가가치세 전액을 이 사건 거래처의 계좌를 통하여 지급하였던 것으로 인정되고, 달리 원고가 이 사건 거래처의 계좌를 통하여 지급한 거래대금과 그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되돌려 받았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
비록 원고가 제출한 거래장부, 계량증명서 등의 존재만으로 이 사건 거래처가 실제로 원고에게 동스크랩을 공급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위 거래장부 등에는 원고가 이 사건 거래처로부터 이 사건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거래일, 공급가액 등의 조건으로 동스크랩을 공급받은 내용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고, 그와 같은 내용이 나중에 조작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거래처가 실제로 원고에게 동스크랩을 공급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동스크랩의 거래는 운송비의 절감과 거래 편의상 중간도매상들이 각지에서 동스크랩을 수집하여 이를 자기의 사업장에 상ㆍ하차하지 않고, 직접 동스크랩을 싣고 가서 원고와 같은 납품처에서 계근과 대금 수령 및 세금계산서의 교부 등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아 보이고, 이러한 거래 관행 등을 고려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거래처와 거래를 할 당시에 이 사건 거래처가 자료상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설령 원고가 이 사건 거래처의 사업장 현황이나 거래대금의 현금 즉시 인출 여부 등에 관하여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을 이유로 원고에게 그 거래상 과실이 있다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⑷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가 아니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나, 원고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는 사정을 알지 못하였고, 그와 같이 알지 못한 것에 과실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국, 그와 다른 전제에 기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