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7도7134 판결
[영리유인·감금·의료법위반·정신보건법위반·사기·국민건강보험법위반][공2017하,1827]
판시사항

[1] 구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에서 정한 ‘영리의 목적’의 의미와 영리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사람이 반드시 경제적인 이익의 귀속자나 경영의 주체와 일치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및 ‘불특정’의 의미

[2]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자의(자의)로 입원 등을 한 환자로부터 퇴원 요구가 있는데도 구 정신보건법에 정해진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방치한 경우, 위법한 감금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3항 본문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현행법도 표현만 다를 뿐 동일하게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영리의 목적’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서 영리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사람이 반드시 경제적인 이익의 귀속자나 경영의 주체와 일치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불특정’은 행위 시에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방이 특수한 관계로 한정된 범위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2] 구 정신보건법(2015. 1. 28. 법률 제13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3조 제2항 은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자의(자의)로 입원 등을 한 환자로부터 퇴원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퇴원을 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2016. 5. 29. 법률 제14224호로 전부 개정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2항 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자의입원 등을 한 사람이 퇴원 등을 신청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퇴원 등을 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환자로부터 퇴원 요구가 있는데도 구 정신보건법에 정해진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방치한 경우에는 위법한 감금행위가 있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유중원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영리목적의 환자 유인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

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공소외 1 등과 공모하여 2013. 9.경부터 2014. 3.경까지 원심판결 별지 ‘유죄로 인정하는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34회에 걸쳐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한 의료법 위반 부분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이 ○○○병원장으로서 서울역, 영등포역 등에서 노숙인들을 데려오기 위해 원심공동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공소외 1 등을 고용하고 월 급여를 지급하였으며 이들이 사용할 신용카드도 지급하였다.

(2) 원심공동피고인 2가 피고인에게 위 직원들이 서울역, 영등포역 등에서 노숙인들을 유인하여 데려온다고 말하였고, 피고인도 이들이 매일 위 역 등에 나가는 것을 알고 있었다.

(3) 원심공동피고인 2가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공소외 1 등에게 서울역, 영등포역 등에서 노숙인들을 데려올 것을 지시하고 ○○○병원 픽업팀을 관리하였다.

(4) 원심공동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등이 담배, 생필품 등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거나 그가 운행하는 자동차로 노숙인을 실어 ○○○병원으로 데려와 노숙인과 ○○○병원이 치료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다.

나.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7조 제3항 본문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현행법도 표현만 다를 뿐 동일하게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영리의 목적’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서 영리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사람이 반드시 그 경제적인 이익의 귀속자나 경영의 주체와 일치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불특정’은 행위 시에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방이 특수한 관계로 한정된 범위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과 원심공동피고인 2, 원심공동피고인 4, 원심공동피고인 5, 공소외 1 등이 공모하여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의료법 제88조 , 제27조 제3항 에서 정한 영리목적 환자 유인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퇴원신청 불응으로 인한 정신보건법 위반과 감금

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공소외 2의 퇴원신청 불응으로 인한 정신보건법 위반과 감금 부분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1) 공소외 2가 2013. 12. 27.경 피고인에게 퇴원신청을 하였는데도 피고인은 공소외 2를 퇴원시키지 않고 계속 폐쇄병동에 입실시켰다.

(2) 공소외 2는 여러 차례 퇴원요청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4. 3. 19.경 경찰에 전화를 하여 자신이 벌금 수배자임을 밝히고 잡아가라는 신고를 하였고, 이에 따라 출동한 경찰과 함께 ○○○병원에서 나오게 되었다.

나. 구 정신보건법(2015. 1. 28. 법률 제13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3조 제2항 은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자의(자의)로 입원 등을 한 환자로부터 퇴원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퇴원을 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2016. 5. 29. 법률 제14224호로 전부 개정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2항 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자의입원 등을 한 사람이 퇴원 등을 신청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퇴원 등을 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환자로부터 퇴원 요구가 있는데도 구 정신보건법에 정해진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방치한 경우에는 위법한 감금행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정신보건법 제55조 제2호 , 제23조 제2항 에서 정한 퇴원신청 불응으로 인한 구 정신보건법 위반죄와 형법상 감금죄의 성립과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공판중심주의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검사가 공판정에서 구두변론을 통해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피고인도 그에 대한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검사의 항소이유가 실질적으로 구두변론을 거쳐 심리되지 않았다고 평가될 경우, 항소심 법원이 이러한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제1심판결을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1169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검사가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항소이유서를 진술하면서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다고 항소이유의 요지를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검사가 공판정에서 구두변론을 통해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다거나 피고인이 그에 대한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검사의 항소이유가 실질적으로 구두변론을 거쳐 심리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심판결에 공판중심주의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