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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도12973 판결
[정신보건법위반][공2021하,1211]
판시사항

정신질환자의 입원 등에 필요한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 수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위반죄가 진정부작위범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위 죄의 공동정범은 그 의무가 수인에게 공통으로 부여되어 있는데도 수인이 공모하여 전원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이 아니라 그곳에 근무하고 있을 뿐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도 위 규정에서 정한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의 수수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구 정신보건법(2016. 5. 29. 법률 제14224호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신보건법’이라 한다) 제24조 제1항 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보호의무자가 1인인 경우에는 1인의 동의로 한다)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 또는 입소(이하 ‘입원 등’이라 한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하여 당해 정신질환자를 입원 등을 시킬 수 있으며, 입원 등을 할 때 당해 보호의무자로부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입원 등의 동의서 및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57조 제2호 제24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입원동의서 또는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지 아니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 규정 형식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 수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정신보건법 위반죄는 구성요건이 부작위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진정부작위범에 해당한다.

진정부작위범인 위 수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정신보건법 위반죄의 공동정범은 그 의무가 수인에게 공통으로 부여되어 있는데도 수인이 공모하여 전원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성립할 수 있다. 그리고 위 규정에 따르면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의 수수 의무는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에게만 부여되어 있고,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이 아니라 그곳에 근무하고 있을 뿐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위 규정에서 정하는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의 수수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2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강을환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 요지와 쟁점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구 정신보건법(2016. 5. 29. 법률 제14224호「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신보건법’이라 한다) 위반에 관한 것으로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들은 정신의료기관인 ○○○○병원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로서, ① 병원장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또는 ② 양벌규정에 따라 단독으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할 때 해당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지 않은 채 입원을 시켰다.

쟁점은 위와 같은 선택적 공소사실 가운데 ①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병원장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범행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②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을 구 정신보건법상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피고인들이 병원장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구 정신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가. 구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보호의무자가 1인인 경우에는 1인의 동의로 한다)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 또는 입소(이하 ‘입원 등’이라 한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하여 당해 정신질환자를 입원 등을 시킬 수 있으며, 입원 등을 할 때 당해 보호의무자로부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입원 등의 동의서 및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57조 제2호 제24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입원동의서 또는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지 아니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 규정 형식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 수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정신보건법 위반죄는 구성요건이 부작위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진정부작위범에 해당한다 .

진정부작위범인 위 수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정신보건법 위반죄의 공동정범은 그 의무가 수인에게 공통으로 부여되어 있는데도 수인이 공모하여 전원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성립할 수 있다. 그리고 위 규정에 따르면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의 수수 의무는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에게만 부여되어 있고,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이 아니라 그곳에 근무하고 있을 뿐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위 규정에서 정하는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의 수수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이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구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은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경우 정신질환자가 입원 등을 할 때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아야 할 의무자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이라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병원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불과한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의무자가 아니고 병원장 공소외인과 공모하였다고 볼 수 없다.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르면, 이 사건 병원에 근무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피고인들은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 수수 의무의 귀속주체가 아니므로 피고인들에게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의 수수 의무가 공통으로 부여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은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의 수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 정신보건법 위반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없다.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정신보건법 제57조 제2호 위반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들을 구 정신보건법상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

원심은 선택적 공소사실 중 ② 부분에 관해서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구 정신보건법 제24조 의 규정 내용, 이 사건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과정, 정신의료기관 등의 실제 업무 관행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병원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 필요성 여부를 의학적으로 진단하는 역할을 할 뿐 실제로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는 업무를 수행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정신보건법 제58조 양벌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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