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서부지방법원 2007. 6. 27. 선고 2005가합8699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하나캐피탈 주식회사 외 5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손태호 외 3인)

피고

삼일회계법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정근 외 1인)

변론종결

2007. 5. 16.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금 21,605,129,865원 및 이에 대한 2004. 10. 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8, 10, 14 내지 24, 26, 46, 47, 53호증,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 하나캐피탈 주식회사는 할부금융업무, 시설대여업무, 신용대출 또는 담보대출업무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로서 1987. 2. 13. ‘코오롱신판 주식회사’라는 명칭으로 설립된 후, 1995. 12. 7. ‘코오롱할부금융 주식회사’, 2001. 7. 20. ‘코오롱캐피탈 주식회사’로 명칭을 변경하여 사용하여 오다가 2005. 4. 8.부터 그 명칭을 현재의 ‘하나캐피탈 주식회사’로 변경, 사용하고 있고(이하 명칭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원고 하나캐피탈이라 한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이라 한다) 제2조 에 정한 회계감사(이하 외부감사라 한다) 대상 회사이다.

2) 원고 주식회사 코오롱(이하 원고 코오롱이라 한다), 코오롱건설 주식회사(이하 코오롱건설이라 한다), 코오롱글로텍 주식회사(이하 코오롱글로텍이라 한다), 코오롱제약 주식회사(이하 코오롱제약이라 한다), 원고 6(이하 위 원고들을 통틀어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라 한다) 및 소외 주식회사 에이치비씨코오롱(이하 에이치비씨코오롱이라 한다)은 각 아래 라.항 기재 소외 주식회사 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이라 한다)과의 주식양도계약일인 2004. 8. 12. 당시 원고 하나캐피탈의 발행 주식 중 원고 코오롱이 9,259,919주, 원고 코오롱건설이 1,878,094주, 원고 코오롱글로텍이 1,481,053주, 원고 코오롱제약이 1,600,066주, 원고 6이 1,203,355주, 에이치비씨코오롱이 235,000주 합계 15,693,487주인 원고 하나캐피탈의 발행 주식 전부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에이치비씨코오롱은 2005. 6. 1. 원고 코오롱글로텍에 흡수 합병되어 해산되었다.

3) 피고는 회계감사업무 등을 영위하는 공인회계사법 제23조 의 규정에 의한 회계법인으로서 외감법 제3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감사인이다.

나. 소외 2의 횡령행위

1) 소외 2는 1997. 11.경 원고 하나캐피탈에 입사하여 1998. 6. 20.부터 원고 하나캐피탈의 자금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회사에 필요한 금융권 자금 차입(대출) 및 자금 운용 등 자금관리의 전반적인 업무에 종사하였다.

2) 소외 2는 원고 하나캐피탈의 사용인감을 보관·관리하였고, 원고 하나캐피탈 기획팀에서 관리하던 위 회사의 법인인감도 최종적으로는 소외 2가 관리하던 금고에 보관하고 있음을 기화로, 위 사용인감 및 법인인감을 임의로 사용하여 1998. 12. 11. 대우증권 테헤란 벨리 지점에 원고 하나캐피탈 명의로 증권계좌(계좌번호 : 생략, 이하 대우증권 계좌라 한다)를 개설한 후, 원고 하나캐피탈 명의로 영남종합금융 서울지점으로부터 금 20억 원을 대출받아서 위 대우증권 증권계좌에 이체시킨 뒤 위 금원으로 주식투자 등 자기의 용도로 임의로 소비하는 등 그 무렵부터 2004. 1. 8.까지 별지 범죄 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총 13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합계 금 82,896,953,973원을 임의로 소비하고, 1999. 4. 27. 과천시 별양동 (지번 1 생략) ○○○빌딩 2층 소재 현대증권 주식회사 과천지점(이하 현대증권 과천지점이라 한다)에서 원고 하나캐피탈의 명의로 MMF(Market Money Fund, 초단기금융상품) 계좌(계좌번호 : 생략, 이하 현대증권 계좌라 한다)를 개설한 후, 원고 하나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국공채 유가증권을 매입하여 위 계좌에 입금하여 두어 보관하다가, 2000. 1. 8.부터 위 계좌에서 금 50억 원을 인출하여 대우증권 계좌로 송금한 후 주식투자 등 자기의 용도로 임의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는 등 그 무렵부터 2004. 7. 7.까지 별지 범죄 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총 25회에 걸쳐 현대증권 계좌에 입금되어 있는 원고 하나캐피탈 소유의 합계 금 160,547,143,976원을 자기의 용도에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

3) 원고 하나캐피탈 내의 자체 감사팀은 각 금융사별 예금·차입금 현황이 기재되어 있는 잔액조견표에 기해 각 금융사별로 예금잔고증명서와 부채잔액증명서를 각 작성한 다음 위 감사팀 담당직원이 각 금융사를 직접 순회하면서 위와 같이 미리 작성해 간 예금잔고증명 및 부채잔액증명에 확인을 받은 다음 그 확인서에 의거해 예·결산보고서를 작성하여, 이를 원고 하나캐피탈의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였던 관계로 소외 2가 위 2)항 기재와 같이 현대증권 계좌에서 회사 자금을 인출하여 주식에 투자한 사실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소외 2는 평소 원고 하나캐피탈의 회계과나 감사팀 직원들에게 회사의 중요 자금 또는 고액의 자금에 대하여는 자금팀장으로서 자신이 직접 특별 관리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현대증권, 영남종합금융 등의 잔고증명을 직접 받아다 주겠다면서 2000. 2. 무렵 원고 하나캐피탈 감사팀의 직원 소외 3으로부터 그가 작성한 예금잔액증명서를 교부받은 다음, 이를 가지고 현대증권 과천지점에 방문하여 잔액증명의 확인을 받는 대신, 그 예금잔액증명서 하단에 미리 조각하여 가지고 있던 ‘현대증권 주식회사 과천지점 지점장 소외 4’라는 고무명판을 찍고, ‘ 소외 4’ 이름 옆에 미리 조각하여 가지고 있던 위 현대증권 과천지점의 법인인감을 날인하여 현대증권 과천지점장 명의의 예금잔액증명서를 위조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 일람표 3 기재와 같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현대증권 과천지점장 명의의 예금잔액증명서 2매, 예금증명의뢰서 36매를 각 위조, 행사하고, 2003. 7. 9. 컴퓨터로 ‘잔고증명서, 계좌번호 : 생략, 성명 : 코오롱 캐피탈 (주), 2003년 6월 30일 현재 잔고금액 32,309,516,327원’이라고 작성한 다음 그 하단에 미리 조각하여 가지고 있던 위 ‘현대증권 주식회사 과천지점 지점장 소외 4’의 고무명판을 찍고, ‘ 소외 4’ 이름 옆에 미리 조각하여 가지고 있던 위 현대증권 과천지점의 법인인감을 날인하여 현대증권 과천지점장 명의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04. 9. 7.까지 별지 범죄 일람표 4 기재와 같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현대증권 과천지점장 명의의 잔고증명서 15매를 각 위조, 행사하여 원고 하나캐피탈 내 감사팀의 현대증권 과천지점에 대한 실제 잔고 확인 작업을 저지하였다.

4) 또한,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피고의 아래 다.항 기재와 같은 외부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소외 2는 위 2)항 기재 배임 및 횡령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소외 2가 현대증권 계좌에서 회사 자금을 인출하여 주식투자를 시작한 2000년경부터 피고에게 예금잔액조회의뢰서를 발송할 현대증권 과천지점의 소재지를 실제 주소인 ‘과천시 별양동 (지번 1 생략) ○○○빌딩 2층’과 달리 ‘과천시 중앙동 (지번 2 생략) □□빌딩 4층’ 또는 ‘같은 동 (지번 2 생략) △△빌딩 4층’ 등으로 허위로 알려주어 피고로 하여금 위 허위 주소에 예금잔액조회의뢰서를 발송케 하고, 소외 2는 우편물 배달시간에 맞추어 미리 위 허위 주소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신이 마치 현대증권 과천지점의 담당직원인 것처럼 위 의뢰서를 수령한 후, 사실은 현대증권 계좌에서 소외 2가 금원을 인출하여 잔고가 거의 없음에도 잔고가 많이 들어있는 것처럼 허위의 예금잔액증명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회신함으로써 피고의 외부감사에 의한 적발도 모면하였다.

5) 원고 하나캐피탈에는 아래 라.항 기재와 같은 주식양도계약 후 2004. 9.경 소외 5, 6이 원고 하나캐피탈의 주식을 인수한 하나은행에서 파견되어 새로 위 회사의 대표이사 및 부사장으로 각 선임되었고, 소외 5, 6은 2004. 9. 9.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조사 과정에서 통장 실물 확인 작업을 하였는데, 소외 2는 같은 달 현대증권 계좌 통장을 가지고 회사 밖으로 나갔고, 그 사이 소외 5, 6이 현대증권 과천지점에 현대증권 계좌의 실제 잔고를 문의하여 확인한 결과 회사 장부와 예금잔고증명서에 금 473억 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실제 잔액은 약 금 4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조사 결과 소외 2의 횡령행위는 모두 발각되었다.

6) 소외 2는 위 2) 내지 4)항 기재 범죄사실로 2005. 1. 31. 수원지방법원에서 징역 8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기각,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피고의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외부감사

1) 원고 하나캐피탈과 피고 사이의 외부감사계약

원고 하나캐피탈은 1999년 사업연도(제13기, 1999. 1. 1. ~ 1999. 12. 31.)부터 2004년 사업연도(제18기, 2004. 1. 1. ~ 2004. 12. 31.)의 재무제표에 관하여 피고와 사이에, 외감법 제2조 에 의한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 업무, 증권거래법 제186조의 3 에 의한 분기보고서 및 반기보고서의 제출을 위한 분기재무제표 및 반기재무제표에 대한 검토 업무에 관하여 외부감사계약(이하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계약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가)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에 의하여 피고가 행하는 감사는 외감법 제2조 의 규정에 의한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목적으로 한다. 이 경우 증권거래법 제186조의 3 의 규정에 의한 분기재무제표 및 반기재무제표 등의 검토를 포함한다. (제1조 제1항)

나)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에 기한 피고의 감사는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제표가 한국의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표시되고 있는가의 여부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데 있으며, 회계처리상 모든 부정이나 허위의 적발에 있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공시를 포함하여 재무제표 작성의 책임은 원고 하나캐피탈의 경영자에게 있으며, 여기에는 적절한 회계자료 유지, 내부통제, 회계정책의 선정과 적용, 회사자산의 보호에 대한 사항들이 포함된다. 또한 피고가 행하는 감사는 제반 법규에 대한 불이행사항의 방지 및 발견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이의 책임은 원고 하나캐피탈의 경영자에게 있다. 이러한 원고 하나캐피탈의 경영자가 부담하는 책임은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에 의해 수행되는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에 의해 경감되지 않는다. (제1조 제2항)

다) 피고가 실시할 감사의 기준은 외감법 제5조 의 규정에 의한 한국의 회계감사기준 및 동 기준 제34조의 규정에 의한 한국의 회계감사준칙에 의한다. (제2조 제1항)

라) 감사기준에 의한 감사결과는 시사의 성격, 회계제도와 내부통제제도 및 감사의 고유한계로 인하여 중요한 왜곡표시가 발견되지 않고 계속 상존할 수 있는 위험을 불가피하게 내포하고 있음을 상호 인정한다. (제2조 제3항)

마) 재무제표의 작성과 공시의 책임은 원고 하나캐피탈에게 있으므로, 원고 하나캐피탈이 고의적으로 허위 기타 부정한 자료를 피고에게 제공함으로써 피고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에는 원고 하나캐피탈은 그 손해에 대하여 피고에게 배상하여야 한다. (제12조 제1항)

바) 피고의 계약사항 위반 혹은 중대한 과실로 인해 원고 하나캐피탈에게 발생한 손실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에 의거 수령하는 감사보수 금액(제17기 2003년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수액은 금 53,000,000원)을 한도로 변상책임을 진다. (제12조 제2항)

사) 회계감사의 목적은 내부회계통제시스템의 모든 중대한 취약점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제19조 제1항)

2) 피고의 외부감사

피고는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에 따라 원고의 1999년 회계연도부터 2004년 회계연도까지의 재무제표(반기재무제표, 분기재무제표 포함)에 대한 외부감사를 수행하였다.

3) 피고의 감사보고서 제출

피고는 2000. 2.경부터 소외 2의 횡령행위가 발각되기 직전인 2004. 6.경까지 매년 2, 3월경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외부감사를 마치고 “본 감사인의 의견으로는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제표는 원고 하나캐피탈의 감사 당시 현재의 재무상태와 감사 대상 기간이 되는 회계연도의 경영성과 그리고 이익양여금의 변동과 현금흐름의 내용을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적정하게 표시하고 있습니다”라는 감사의견을 표시한 감사보고서(이하 이 사건 감사보고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이를 원고 하나캐피탈에게 제출하였다.

라. 하나은행과의 주식양도계약

2004. 6.경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2004. 8. 12. 하나은행과 사이에 하나은행에게 원고 하나캐피탈의 발행 주식 중 원고 코오롱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의 일부인 2,338,329주를 대금 42억 7000만 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의 내용에는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하나은행에 대한,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제표가 기업회계기준에 의하여 정확히 작성되었으며 작성일 현재 해당 기간 동안의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상황, 영업결과 및 현금흐름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고, 원고 하나캐피탈의 대차대조표상에 기재된 자산이 존재하고 담보로 제공되었거나 법적인 제한이 없으며 대차대조표상에 명시되지 아니한 채무가 없다’는 점에 관한 진술 및 보장 약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마.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결과

증권선물위원회는 2005. 5. 11. 원고 하나캐피탈의 현금및현금등가물 등의 과대계상을 지적하면서 원고 하나캐피탈에게 유가증권 발행제한 6월 및 2006년, 2007년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인지정 등의 조치를, 피고에게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적립 25%, 원고 하나캐피탈의 2006년 및 2007년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업무제한, 벌점 30점의 조치를, 피고 소속 공인회계사들에게 주권상장법인 등에 대한 감사업무 참여제한, 원고 하나캐피탈의 2006년, 2007년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업무제한, 직무연수 등의 조치를 각 의결하였다.

바. 원고 하나캐피탈의 유상증자 및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소유의 원고 하나캐피탈 발행 주식 무상 소각

한편,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 후 소외 2의 횡령사실이 발각되어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제표상 현금및현금등가물 금액이 금 473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실제 금액은 약 금 4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위 라.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에서 정한 진술 및 보장 약정에 따라, 2004. 9. 20. 원고 하나캐피탈의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원고 하나캐피탈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946만주(액면금액 : 주당 금 5,000원)를 발행하여 원고 코오롱이 그 중 5,016,617주, 원고 코오롱건설이 1,354,158주, 원고 코오롱글로텍이 1,067,881주, 원고 코오롱제약이 1,153,692주, 원고 6이 867,652주 등 위 신주를 주당 금 5,000원 합계 금 473억 원에 인수하고,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기왕에 소유하고 있던 주식 중 원고 코오롱은 4,928,343주, 원고 코오롱건설은 1,330,330주, 원고 코오롱글로텍은 1,049,090주, 원고 코오롱제약은 1,133,392주, 에이치비씨코오롱은 166,460주, 원고 6은 852,385주 합계 946만주를 무상으로 소각하기로 결의하였다.

2. 원고들의 주장의 요지

가. 원고 하나캐피탈의 주장의 요지

1) 피고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원고 하나캐피탈과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의 1999년 회계연도부터 2004년 회계연도까지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실시하면서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상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 외감법 제3조 에 정한 감사인으로서 외감법, 회계감사기준 및 회계감사준칙(이하 준칙이라 한다)에 따라 그 임무를 수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입증감사절차 설계 및 수행에 있어서 아래와 같은 감사절차 위반 또는 주의의무 해태로 소외 2의 위 제1의 나.항 기재 횡령 사실을 밝혀내지 못한 채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그 다음해 2~3월경 원고들에게 적정의견을 표시한 이 사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가) 내부통제제도 평가 및 감사절차 설계 관련 주의의무 위반

피고는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에 기하여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외부감사를 수행하면서, 원고 하나캐피탈의 내부통제제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아니하여 피고가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원고 하나캐피탈의 내부통제제도의 취약성을 발견하였어야 함에도 감사인으로서의 임무를 게을리하여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를 발견하기 위한 내부통제제도 및 통제위험의 평가를 하지 아니하였다.

나) 현금및현금등가물에 대한 입증감사절차에 있어 예금통장 실사 절차 생략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의 현금및현금등가물에 대한 감사 당시 거래 상대방인 금융기관에 대한 외부 조회만을 수행하고, 예금통장 실물 확인절차를 실시하거나 현대증권 담당자에게 예금잔액을 확인하지 아니하여 원고 하나캐피탈의 현금및현금등가물 중 현대증권 계좌 잔액의 실재성을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다) 현금및현금등가물에 대한 입증감사절차에 있어 은행 조회와 관련된 감사절차 위반 및 주의의무 해태

피고는 2000년 회계연도부터 2004년 회계연도의 원고 하나캐피탈의 금융기관 예금잔액 확인을 위한 외부조회를 실시하면서 금융기관 조회처를 직접 선택하고, 조회서를 직접 작성, 발송한 후 직접 회수하여야 할 감사인으로서의 임무 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회처 선택 및 조회서 작성, 발송, 회수에 있어 피고의 직접 통제 없이 원고 하나캐피탈에 의존하여 소외 2가 제시하는 허위의 현대증권 과천지점 주소를 확인하여 보지 아니한 채 이를 만연히 믿고 위 주소로 금융기관 조회서를 발송하고, 소외 2가 위조한 허위의 예금잔액증명서를 회신받음으로써 현대증권 과천지점에 대한 직접 조회 확인절차를 실시하지 아니하여 소외 2의 횡령행위를 밝혀내지 못하였다.

2) 피고가 소외 2의 횡령행위가 있었던 2000년 회계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실시하면서 감사인으로서의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더라면, 2001. 1. 31.경 소외 2의 횡령행위를 쉽게 적발할 수 있었고, 그렇다면 원고 하나캐피탈은 피고의 200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의 제출일에 가까운 2001. 1. 31.까지 발생하였던 회계장부상 현대증권 계좌의 잔액과 실제 잔액과의 차이인 금 25,654,408,060원의 손해를 입었음에 그쳤을 것인데도, 피고는 위와 같은 감사절차 위반 및 주의의무 해태로 인하여 소외 2의 횡령행위를 밝혀내지 못하여 원고 하나캐피탈의 손해는 소외 2의 횡령행위가 실제로 적발된 2004. 9. 14.경까지 금 47,259,537,925원으로 확대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하여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상 채무불이행, 외감법 제17조 제1항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위와 같은 확대 손해 금 21,605,129,865원(47,259,537,925원 - 25,654,408,0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의 요지

1)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가 위 가. 1)항 기재와 같은 감사절차 위반 및 주의의무 해태로 인하여 소외 2의 횡령행위를 발견하지 못한 채 제출한 이 사건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제1의 라.항 기재와 같이 하나은행과 사이에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 상황에 대한 진술 및 보장 약정을 하고, 소외 2의 횡령행위 발각 이후 제1의 바.항 기재와 같은 원고 하나캐피탈의 유상 증자, 발행 주식의 무상 소각을 결의하여 신주 인수 대금으로 금 473억 원을 납입하였다.

2) 피고가 소외 2의 횡령행위가 있었던 2000년 회계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실시하면서 감사인으로서의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더라면, 소외 2의 횡령행위를 쉽게 적발할 수 있었고, 그렇다면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200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의 제출일에 가까운 2001. 1. 31.까지 발생하였던 회계장부상 원고 하나캐피탈의 현대증권 계좌의 잔액과 실제 잔액과의 차액인 금 25,654,408,060원에 상당하는 주식 가치 감소의 손해를 입었음에 그쳤을 것인데도, 피고는 위와 같은 감사절차 위반 및 주의의무 해태로 인하여 소외 2의 횡령행위를 밝혀내지 못하여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손해는 위와 같이 납입하게 된 신주 인수 대금 473억 원 중 금액 조정을 위해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임의로 회계장부상 현대증권 계좌 잔액을 초과하여 납입한 금 40,462,075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 47,259,537,925원으로 확대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외감법 제17조 제2항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위와 같은 확대 손해 금 21,605,129,865원(47,259,537,925원 - 25,654,408,0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 단

가. 외부감사의 목적과 외부감사인의 주의의무 및 그 한계

1) 외감법은 주식회사로부터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이 그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하여 회계처리의 적정을 기하게 함으로써 이해관계인의 보호와 기업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직전 사업연도말의 자산총액이 일정 기준액 이상인 주식회사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외부감사를 받도록 하고 있고( 제1 , 2조 ), 한편 회사는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를 위해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갖추어야 하고 감사인은 위 제도의 운영실태를 검토하여 감사보고서에 의견을 표명하여야 하며( 제2조의 2 , 3 ), 감사인은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하여야 하고, 위에서 인정한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행하는 외부감사도 외감법 제2조 에 의한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를 목적으로 하고, 외감법 제5조 의 규정에 의한 회계감사기준 및 준칙을 감사의 기준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감사인으로서 원고 하나캐피탈의 각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실시함에 있어서 외감법과 감사인이 감사를 실시함에 있어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정하기 위하여 금융감독위원회가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정한 회계감사기준(1999. 12. 24. 개정된 것, 이하 같다) 및 회계감사기준 제34조에 의하여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회계감사기준의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 준칙(준칙은 2003. 7. 14. 개정되었는데, 개정 후의 준칙은 원고의 2003년, 2004년 회계연도의 각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에, 개정 전의 준칙은 1999년 내지 2002년 회계연도의 각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에 적용된다. 이하 적용시기나 개정 여부와 관련하여 구별이 필요할시 2003. 7. 14. 개정된 준칙은 신 준칙, 개정 전의 것은 구 준칙이라 한다)에 따라 감사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또한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과의 사이에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하나캐피탈이 작성한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사무의 처리를 수임한 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수임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위에서 본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의 목적과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 하나캐피탈과의 사이의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주의의무는 외감법의 규정에 따른 감사인으로서의 임무와 같다고 봄이 상당하다.

2) 다만, 외부감사는 감사대상 재무제표가 감사대상 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 성과 및 기타 재무정보를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표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기 위하여 필요한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절차로 구성된다는 점과 외감법이 규정한 감사인의 독립성 및 전문성을 감안할 때, 외부감사과정에서 회계감사기준 및 준칙에 정한 모든 절차를 반드시 실시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감사인은 외부감사 절차에서 필요한 감사증거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감사 방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상당한 재량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회계감사기준 및 준칙은 감사인이 그 임무 또는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판단하는 일응의 기준이 될 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또한, 준칙에 의하면 재무제표의 중요한 왜곡표시는 오류에 의한 경우보다 부정에 의한 경우 적발하지 못할 위험이 더 높은데, 그 이유는 부정이 일어날 때는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회계기록이나 문서의 위조, 거래 기록에 대한 조직적인 왜곡 및 감사인에 대한 허위자료나 허위정보의 제공 등 정교하고 면밀하게 설계된 수단이 이용되기 때문이다. 이때 관계기관의 공모가 개입된다면 감사인에 의한 부정적발은 더욱 곤란하고 그 증거가 허위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감사인이 부정을 적발할 가능성은 부정을 저지른 상대방의 조작 정도, 부정행위의 빈도와 범위, 부정의 금액적 크기, 회사의 내부 또는 외부와의 공모 정도 그리고 관련자들의 조직 내에서의 위치 등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준칙 240-15).

그러므로 감사대상 회사 관계자 등이 고의로 부정을 은폐하려고 한 경우 현실적으로 자금부정 등에 대해 심도있는 조사권한이 없는 회계 법인으로서는 주어진 자료와 당사자의 진술을 토대로 감사할 수밖에 없어 당사자의 부정을 발견하기가 불가능한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의 감사절차 위반 또는 주의의무 해태 여부

1) 내부통제제도 평가 및 감사절차 설계 관련 주의의무 위반 여부

감사인은 재무제표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감사의견을 형성하기 위하여 적격하고 충분한 감사증거를 수집하여 평가하여야 하고, 실시 가능하고 합리적인 경우에는 회계제도와 내부통제제도의 평가 절차를 생략해서는 아니되며(회계감사기준 제14, 15조), 감사인은 감사계획을 수립하여 효과적인 감사접근방법을 개발하기 위하여 회계제도와 내부통제제도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여야 하고, 감사조서에 그 이해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과 통제위험의 평가에 관하여 문서화하여야 한다(구 준칙 400-2, 25).

그러나 다른 한편, 감사인은 외부감사 절차에서 필요한 감사증거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감사 방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상당한 재량권을 가진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감사대상 회사의 회계제도와 내부통제제도에 대한 정보를 문서화하는 방법으로는 설명기술, 질문서, 체크리스트 및 업무흐름도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이용될 수 있고, 이 중 어떠한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는 감사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구 준칙 400-26).

그런데, 을 제11 내지 14, 41 내지 4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소외 7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소속의 공인회계사로서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2002년, 2003년 회계연도의 외부감사업무를 수행한 소외 7 등은 원고 하나캐피탈이 내부감사조직인 감사팀으로부터 월별로 자금 잔액 확인 등의 감사나 코오롱 그룹 계열사로서 그룹 구조조정본부 차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는 점과,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받는 등 회사의 자금관리에 관하여 다각적인 감사를 받고 있음을 확인한 사실, 소외 7 등은 원고 하나캐피탈의 임원들로부터 위 원고의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적절히 운용되고 있고 중요한 취약점이 없으며, 피고에게 모든 회계장부 및 관련서류, 이사회 의사록 등을 제시하였음을 확인하는 경영자 확인서를 받은 후, 원고 하나캐피탈의 내부회계관리규정을 검토하고 이사회 의사록 및 내부회계관리자가 이사회 및 감사에게 제출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실태 보고서’, 감사가 이사회에 제출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실태 평가보고서’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 및 평가실태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여 특이사항이 없음을 확인하고, 원고 하나캐피탈의 자금관리 담당 부서에서 통장의 보관, 거래 및 기록을 분리하여 시행하였고, 기획팀이 이를 다시 확인하였으며, 감사팀에서 매월 잔액증명서를 징구하여 자금의 실재성에 대해 독립적으로 확인하는 등 업무분장상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외부감사를 수행함에 있어 내부통제제도의 평가에 관하여 감사절차 위반 또는 주의의무 해태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또한 피고가 2003년 내지 2004년 회계연도의 중간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내부통제제도 및 통제위험의 평가절차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현금및현금등가물에 대한 입증감사절차에 있어 예금통장 실사 절차 생략이 주의의무 해태인지 여부

감사인은 외부감사 절차에서 필요한 감사증거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감사 방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준칙에 의하면 감사인은 감사의견을 형성하기 위하여 그 기초가 되는 합리적인 감사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여야 하되, 감사의견을 형성함에 있어서 통계적 혹은 비통계적 표본감사절차를 이용하여 계정잔액과 거래유형별 또는 내부통제의 유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조사하지는 않는다고 규정(500-2, 8)한 점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현대증권 계좌에 들어있는 잔액의 확인을 위하여 실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반드시 실시하여 그 실재성을 입증할 필요는 없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수집하였다고 판단될 경우 감사인으로서의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감사증거를 선택하여 수집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5 내지 17, 26 내지 35, 39, 4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외부감사를 함에 있어 원고 하나캐피탈이 보유하는 자산, 특히 현금및현금등가물 중 현대증권 계좌에 들어있는 잔액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인 현대증권 과천지점에 대한 외부 조회만을 시도하여 보고 현대증권 계좌의 통장 실물을 확인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①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의 내부통제제도를 평가하고 내부통제위험이 높지 않다고 평가하였고, ② 피고 소속의 공인회계사 소외 7이 원고 하나캐피탈이 다량의 현금및현금등가물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 의문을 갖고 그 경위에 대하여 질문하여 원고 하나캐피탈 측으로부터 고이율의 소액대출을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대출상품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2003. 1. 8. 원고 하나캐피탈의 자금계획에 의하면 2003. 3. 영업 및 차입금상환, 2003. 4. 말 추가 차입계획이 예정되어 있으며, 2003. 1. 중 회사 장부에 기재되지 않은 제휴금융 관련 차입금 140억 원에 관하여 만기 전에 갑자기 상환 요구를 받게 된 사정, 당시 외환위기 등으로 시중 자금의 유통이 경색되어 원고 하나캐피탈의 신규자금조달이 곤란할 것으로 예정되는 사정 등의 이유로 다량의 현금및현금등가물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은 사실, ③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의 현금및현금등가물의 실재성 확인을 위하여 현금및현금등가물을 예치하여 둔 모든 금융기관으로부터 잔고 증명서를 받아 원고 하나캐피탈 작성의 재무제표와 대조하여 잔액의 일치를 확인한 사실, ④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현대증권 계좌의 통장 사본의 일부가 소외 2에 의하여 위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그러하다면 피고로서는 보관자인 원고 하나캐피탈 측이 보관하고 있으며 조작이 용이한 통장 원본 내지는 사본을 제출받는 방법 대신, 신뢰도가 높은 금융기관인 현대증권 과천지점으로부터 예금 잔액 조회와 같은 절차를 통하여 현대증권 계좌에 들어있는 잔액의 실재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이고, 이로써 현금및현금등가물의 실재성에 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가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어 피고의 이러한 행위에 감사절차 위반 내지 주의의무 해태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현금및현금등가물에 대한 입증감사절차에 있어 은행 조회와 관련된 감사절차 위반 및 주의의무 해태

구 준칙에는 감사인의 외부조회에 있어 준수하여야 할 기준에 관하여 구체적인 사항을 규정하지 않은 채, 개괄적으로 감사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절차의 일종인 “조회”란 회계기록에 대한 확인적 정보를 확보하기 위하여 질문하고 회신받는 절차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외부조회의 방법에 관하여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매출채권의 조회확인에 관하여 조회를 요청하는 편지는 감사인이 발송하며 채무자가 감사인에게 직접 응답하도록 요구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였고(500-23, 501-23), 신 준칙에는 외부조회의 구체적인 절차로 감사인은 조회절차를 실시할 경우 조회처의 선택, 조회서의 작성과 발송 및 조회서 회수 과정을 통제해야 하고, 조회서의 발송이나 회수 중 조회서의 절취 · 변조로 인하여 조회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사인과 회신자와의 의사소통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유지되어야 하며, 감사인은 조회서를 직접 발송하였고, 조회처의 주소가 정확히 표시되었으며 조회서의 회신은 감사인에게 직접 수신되도록 요청했음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조회서는 감사인이 의도한 담당자로부터 회신되었는지 고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505-30). 한편, 준칙이 폐지되고 이를 대신하여 2005. 7. 20. 제정된 회계감사기준 적용지침에는 감사인은 조회서의 발송이나 회수 중 조회서의 절취 · 변조로 인하여 조회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신자와의 적절한 의사소통을 통하여 조회절차에 대하여 적절히 통제하여야 하고, 감사인은 조회서를 직접 발송하였고, 조회서의 수신처가 적절하게 표시되었으며 모든 회신은 감사인에게 직접 수신되도록 요청했는지 확신하도록 하며, 조회서는 감사인이 의도한 담당자로부터 회신되었는지 고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505-8).

이 사건에 돌이켜 살피건대, 먼저, 1999년 내지 2002년 회계연도의 회계감사에 관하여 보면, 1999년 내지 2002년 회계연도에 적용되는 구 준칙은 신 준칙과 달리 금융기관에 대한 외부조회의 절차나 방법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가사 신 준칙이 감사인에 대하여 외부조회서 발송시 조회기관의 주소가 객관적 사실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는 주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감사인에게 구 준칙이 적용되는 1999년 내지 2002년 회계연도의 회계감사에서는, 구 준칙과 달리 외부조회절차의 구체적인 방법을 규정한 신 준칙이 적용되는 2003년, 2004년 회계연도의 회계감사에서와 같은 정도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구 준칙이 금융기관에 대한 외부조회절차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아니한 이상, 1999년 내지 2002년 회계연도의 회계감사에 있어 감사인으로서는 외부감사의 목적 및 한계, 외부감사 당시의 감사대상 회사의 상태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부정 및 오류 개입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이는 신 준칙이 조회서의 발송·회수시 조회 절차를 통제하여 조회서의 절취 · 변조로 인한 조회결과의 왜곡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 것과 같다)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외부조회절차를 통제 가능한 지배 영역 내에 두면 족한 것이다. 그런데 을 제8 내지 10, 49, 55, 5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이 제시하는 거래 금융기관 목록과 원고 하나캐피탈의 직원으로 하여금 그 주소, 우편번호를 컨트롤 쉬트 양식에 작성케 한 자료를 제출받아 이를 검토한 후 피고 스스로 조회서를 작성하여 각 조회처에 등기우편으로 발송한 사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현대증권 과천지점에 대한 조회서 역시 같은 방법으로 피고 스스로 작성하여 발송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조회서 작성 및 조회처에 대한 조회서 발송, 회수의 절차를 피고의 지배 범위 내에 두어 필요한 통제를 다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1999년 내지 2002년 회계연도의 회계감사에 있어 피고에게 감사절차 위반 및 주의의무 해태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다음으로, 2003년, 2004년 회계연도의 회계감사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원고 하나캐피탈 측에서 소외 2가 허위의 주소를 기입하여 제시한 거래 금융기관 목록과 그 주소, 우편번호를 받아 그 목록에 기재된 주소를 믿고 각 금융기관에 조회서를 발송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을 제8 내지 10, 49, 55, 57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 7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소속의 공인회계사에 대한 내부 교육자료에서 금융기관 조회서의 발송 및 회수 절차는 반드시 감사인의 통제하에서 실시하여야 하나, 조회서 발송의 준비절차로서 금융기관 조회서의 내용 작성, 겉봉투의 주소 기재 등은 사전에 감사대상 회사에게 충분한 지침을 주어 컨트롤 쉬트를 작성케 하는 방법으로 의뢰할 수 있다고 설시하고 있는 사실, 피고는 위와 같은 내부지침에 따라 외부감사 수행시 감사대상 회사들로 하여금 컨트롤 쉬트를 작성케 한 후 은행 등 조회서 발송 대상이 빠짐없이 기재되어 있는지, 감사대상 회사가 피고의 지침에 따라 조회서의 내용을 작성하였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여 피고 고유의 메일 룸(우편물의 발송을 담당하는 곳)을 통해 위 조회서를 등기우편으로 직접 발송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과 함께 신 준칙에서 규정하는 ‘감사인은 조회서를 직접 발송하였고, 조회처의 주소가 정확히 표시되었으며 조회서의 회신은 감사인에게 직접 수신되도록 요청했음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언은 그 해석상 감사인의 외부조회절차 중 조회서 발송, 회신절차에 대한 통제를 부과하고는 있으나, 외부감사의 목적 및 그 한계에 비추어 감사인으로서는 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조회처의 주소 표시가 정확하며 회신시 감사인에게 직접 수신될 수 있도록 요청하는 문구를 삽입하였는지를 주관적으로 인지하고 확신하면 족하고, 위 규정이 감사인에게 반드시 모든 조회절차에서 조회처의 주소를 능동적으로 탐색하여 기재하거나 확인할 의무까지 지우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통상 공공기관이나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금융기관에 문서를 발송하는 경우 발송의 목적지는 주소보다는 그 문서를 수취할 기관의 명칭 자체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봄이 상당하고(위와 같은 기관의 주소를 기재하는 경우 동과 번지를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 비록 그 문서가 객관적인 사실과 다르게 표시된 허위의 주소로 발송되는 경우에는, 우편물이 반송되거나 우편집배원에 의하여 수취할 공공기관 또는 금융기관의 명칭에 알맞은 주소에 송달되는 것이 보통인 점, 피고로서는 위 컨트롤 쉬트상 금융기관의 주소가 허위로 기재되어 있거나, 그 허위 주소로 조회서를 발송할 시 소외 2가 그 장소에 대기하였다가 조회서를 수령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서 소외 2가 위 장소에 대기하여 조회서를 수령하리라는 점까지 예상하여 모든 금융기관의 주소가 정확하게 기재되었는지를 일일이 확인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직접 조회 확인절차를 실시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더욱이, 을 제23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와 같은 준칙의 개정은 준칙의 원문(원문)에 해당되는 국제감사기준(ISA, International Standards on Auditing)의 제정안이 외부조회에 관하여 구 준칙과 유사한 구조로 규정하고 있었다가, 2000. 6.경 신 준칙의 외부조회 규정과 유사한 구조의 규정이 신설되면서, 준칙을 국제감사기준에 일치시키기 위해 신 준칙의 외부조회 규정을 신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준칙의 개정 방향, 회계감사기준 적용지침의 제정 경위, 구 준칙과 신 준칙의 규정 형식, 준칙이 정한 외부조회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에도, 신 준칙이 감사인에게 조회처의 주소가 정확히 표시되었는지 ’확인’할 것을 규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외부감사를 실시함에 있어 감사절차를 위반하거나, 주의의무를 해태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증권선물위원회가 피고 및 피고 소속의 공인회계사에 대하여 위 제1의 마.항 기재와 같은 제재 조치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에게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원고들의 손해 및 피고의 주의의무 해태 또는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와의 상당인과관계 존부

가사 피고에게 외부감사인으로서의 임무 또는 수임인으로서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나아가 피고의 위와 같은 과실 또는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와 원고들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바, 피고의 주의의무 해태 또는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와 원고들의 손해 사이에 아래와 같은 이유로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원고들의 주장은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1) 피고의 주의의무 해태와 원고 하나캐피탈의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존부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 하나캐피탈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서 제1조는, 피고가 행하는 외부감사는 외감법 제2조 에 의한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로서 그 목적은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제표가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표시되어 있는가의 여부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데 있고, 회계처리상 모든 부정이나 허위의 적발에 있는 것이 아니며, 재무제표 작성 및 적절한 회계자료 유지, 내부통제, 회계정책의 선정과 적용, 회사 자산의 보호에 대한 사항 전반에 관하여 그 책임은 원고 하나캐피탈에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은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의 목적과 함께, ② 외부감사 제도는 주식회사로부터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이 그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하여 회계처리의 적정을 기하게 함으로써 이해관계인의 보호와 기업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외감법 제1조 ), 감사대상 회사의 내부적인 부정을 적발하기 위한 것이 아닌 점, ③ 외감법은 감사인에게 감사과정에서 발견된 부정을 묵비하거나 왜곡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소극적 의무만을 규정하고 있어서( 제10조 ), 감사인에게 감사대상 회사 내부의 부정행위를 적발하여야 할 적극적인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회사 내에 금전의 횡령 등 부정행위가 있을 경우에 그것을 밝혀내야 할 책임은 우선적으로 회사 내의 이사회와 감독기관인 감사에게 있는 점, ⑤ 회사 내의 경영자는 재무서류의 작성에 있어서 그 진실성과 정확성에 관하여 제1차적 책임을 지는데 비하여, 외감법에 의한 감사인은 회사가 제시한 재무서류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일반 공중 및 주주들에게 공개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은 자에 불과하여 감사대상 회사의 내부기관과는 그 역할과 지위가 다른 점, ⑥ 외부감사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전반적인 재무제표의 표시 뿐만 아니라 경영진에 의하여 채택된 회계원칙과 경영진에 의한 추정을 평가하는 것을 포함하고, 부정이나 오류로 인한 재무정보의 왜곡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기는 하나(회계감사기준 제13조), 회사 내부 직원의 횡령 등 고의적인 범죄행위가 개입되어 있는 경우 통상 서류의 위조, 변조 등을 수반하는 데 비하여 외부감사는 한정된 기간 동안 제한된 인력으로 수행되므로 이를 적발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감사인인 피고에게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임무 또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주의의무가 부과되는 것은 감사대상 회사가 제출한 재무제표의 진실성을 담보하고 감사보고서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도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이해관계 있는 제3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지 감사대상 회사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외부감사가 수행된다는 사실에 의하여 부정과 오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외부감사에 있어서 감사인에게 적극적인 부정발견의무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는 외부감사의 실시에 따라 감사대상 회사가 누리는 반사적 이익일 뿐이며, 이에 따라 구 준칙은 회계감사에서의 부정과 오류에 대한 감사인의 책임에 관하여, 감사인은 감사절차를 계획하고 수행할 때와 그에 따른 결과를 평가하고 보고할 때 부정과 오류에서 기인하여 재무제표가 중요하게 왜곡표시되는 위험을 고려하여야 하지만(240-2), 적절한 회계제도와 내부통제제도의 실행과 계속적인 운용을 통한 부정과 오류의 방지 및 발견의 책임은 회사의 경영자에게 있고(240-5), 감사인은 부정과 오류의 방지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책임을 질 수도 없고, 다만, 계속감사가 수행된다는 사실은 부정과 오류 발생의 억제책으로서의 역할이 될 수도 있다(240-6)고 규정하고 있고, 신 준칙은 부정과 오류의 예방 또는 적발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회사의 내부감시기구와 경영자에게 있고(240-1, 10) 감사가 수행된다는 사실이 부정과 오류의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수도 있지만 감사인이 부정과 오류의 예방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라고(240-13)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을 제1호증, 을 제1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 하나캐피탈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 하나캐피탈이 허위 기타 부정한 자료를 피고에게 제공함으로써 피고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에는 원고 하나캐피탈은 그 손해에 대하여 피고에게 배상하기로 약정한 사실, ② 원고 하나캐피탈은 매년 위 원고가 제시한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보증함과 아울러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영자나 종업원 관련 부정이 없었다거나 부정과 오류의 적발이 경영자의 책임임을 인정하는 내용의 경영자 확인서를 작성,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 하나캐피탈의 손해는 기본적으로 원고 하나캐피탈의 자금담당자인 소외 2의 횡령 범행에 기인한 것이고, 원고 하나캐피탈은 소외 2를 통하여 피고에게 허위의 예금잔액증명서 등 허위의 회계서류·장부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 소외 2의 횡령 범행이 4년간에 걸쳐 계속적으로 가능하였던 것은 직접적으로는 원고 하나캐피탈의 허술한 통장 및 인감관리와 원고 하나캐피탈의 이사, 감사, 소외 2의 상위 감독자의 총체적인 임무 해태 등 원고 하나캐피탈 측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 하나캐피탈의 2000년 내지 2004년 회계연도 각 재무제표에 대한 외감법에 정한 외부감사를 실시함에 있어서, 가사 피고에게 임무해태 또는 주의의무위반의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과실이 그 후 발생한 원고 하나캐피탈의 위 손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손해 및 피고의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와 위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존부

가)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의 부실감사로 인한 위 원고들의 손해는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감사보고서를 신뢰하고 하나은행과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하나캐피탈의 재무 상황에 대한 진술 및 보장 약정을 하였는데, 소외 2의 횡령행위가 발각된 후 위 제1의 바.항 기재와 같은 유상 증자, 무상 소각 결의로 납입한 신주 인수 대금 중 소외 2의 횡령 범행의 첫 해인 2000년도 회계연도 이후 2001년 회계연도부터 피고가 발견하지 못하여 확대된 횡령 금액 상당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주식양도계약에 있어서 주식을 매수하는 자는 외부인으로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일반투자자에게 공시되는 외부감사인 작성의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이미 형성된 주가 상당의 대금을 지불하기로 결심하여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달리, 주식을 매도하는 자에게는 주식 매매의 여러 가지 동기나 경위가 있을 수 있고, 대상 기업의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와 같은 공시자료는 주식 매도 가격을 정하는 일응의 기준으로 고려될 뿐이고, 직접적으로 양도계약 여부를 결정짓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갑 제61호증(실사보고서, 을 제52호증의 2와 같은 문서임)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아래 기재와 같은 원고 하나캐피탈과 사이의 용역계약에 기하여 원고 하나캐피탈의 자산가치를 산정하여 보고한 실사보고서상 원고 하나캐피탈의 순자산은 피고가 그 전 회계연도에 작성한 2003년 회계연도의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위 감사보고서에 나타난 수치에 그 기준일 이후의 자산 변동을 반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갑 제56 내지 6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3, 4, 7, 36 내지 38, 5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원고들은 모두 계열사로서 동일한 코오롱 그룹에 속하였던 점,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은 하나은행에게 원고 하나캐피탈의 경영권을 양도함으로써 자금조달 비용 하락, 은행 보유 영업자산 활용, 전문인력 수혈 등의 효과를 꾀함과 동시에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로 하여금 투자손실의 최소화 및 투자금 회수, 부실사업 구조조정 효과로 코오롱 그룹의 대외 신인도 제고의 목적으로 체결된 점, 원고 하나캐피탈과 피고는 2004. 8. 2.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의 체결을 위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하여 원고 하나캐피탈의 자산가치를 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별도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점,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할 것을 내부적으로 결의한 시점은 2004. 8. 4. 내지 같은 달 12.경으로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일 2004. 8. 12.과 같거나 그보다 이전인데, 위 별도의 용역계약에 기한 피고의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실사의 결과가 담긴 실사보고서는 원고들에게 같은 달 17.에야 보고된 점 등 원고들의 관계,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 체결의 동기 및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감사보고서를 검토하고 이를 신뢰하여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기보다는 위와 같은 자금조달 비용 하락, 은행 보유 영업자산 활용, 전문 인력 수혈 및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투자금 회수, 코오롱 그룹의 대외 신인도 제고 등의 목적으로 계약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 하나캐피탈의 자산가치가 얼마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외환위기의 여파, 구조조정 정책 등 외부의 사정으로 인해 그들이 보유한 원고 하나캐피탈 발행 주식을 매도하려는 의사가 있었으며, 설령 원고 하나캐피탈의 자산가치가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주식양도계약 체결 여부의 의사결정에 기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외부감사계약에 기해 원고 하나캐피탈에 대한 외부감사의 결과로 작성한 이 사건 감사보고서가 아닌 별도의 용역계약에 기한 실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것이고, 달리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가 허위 계상된 자산을 발견하지 못하고 작성한 이 사건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였거나,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 중 진술 및 보장 약정을 체결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또한, 외감법 제17조 제2항 본문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제3자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외감법상 외부감사인이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손해의 범위는 민법의 일반법리가 통상의 손해의 한도로 제한하고,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달리 볼 이유가 없고,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위 무상 소각, 유상 증자로 인하여 입었다는 신주 인수 대금 중 원고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구하는 금 21,605,129,865원 상당액의 손해는 스스로의 판단에 기인한 것일 뿐 피고의 이 사건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에 기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손해는 특별 손해로서 피고가 이 사건 외부감사 당시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는 이상 위 원고들의 위 손해는 피고가 배상해야 할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소결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피고에게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외에도 피고의 주의의무 해태 또는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와 원고들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점에 비추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정미(재판장) 허정룡 이연경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