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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누11292 판결
[도시계획시설결정취소][공1992.11.15.(932),3011]
판시사항

가. 행정권한의 위임이 행하여졌으면 위임관청은 사무처리권한을 잃는지 여부(적극)

나. 기존의 유원지설치에 관한 도시계획결정이 폐지되지 아니한 채 같은 지역에 공원을 설치하기로 한 결정의 효력

판결요지

가. 행정권한의 위임이 행하여진 때에는 위임관청은 그 사무를 처리할 권한을 잃는다.

나. 당초의 유원지설치에 관한 계획의 폐지가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행하여진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므로, 같은 대상지역에 대하여 기존의 유원지설치에 관한 도시계획결정이 폐지되지 아니한 채 그 위에 다시 공원을 설치하기로 한 결정은 위법하고, 그 하자는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원고, 상고인

한보개발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현

피고, 피상고인

건설부장관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1975.7.9. 건설부고시 제76호로 인천 동구 만석동에 있는 작약도와 그 일대의 공유수면을 유원지로 도시계획시설결정을 고시하였다가, 1986.9.24. 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도시계획시설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고 한다)을 하고 같은 해 9.29. 이를 고시하였다고 확정하고, 나아가 1975.7.9.자 도시계획시설결정 후 원고가 인천시장으로부터 유원지설치에 관한 도시계획사업 시행허가를 받고도 9년이 경과하도록 행락객이 이용할 위락, 편의, 휴게시설 등 유원지로서 필요한 제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사회적 물의가 일어나자, 인천시장은 같은 지역을 유원지로 개발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같은 지역에 대한 도시계획의 내용을 유원지에서 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도시계획변경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1986.9.24.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결정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결정을 함에 있어 이를 신설결정이 아닌 당초의 도시계획시설(유원지)결정에 대한 변경결정의 형식으로 한 것이고, 이와 같은 변경결정에는 기존의 도시계획시설(유원지)계획을 폐지한다는 내용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위 유원지 폐지고시에 대한 권한이 인천시장에게 있는지 여부는 피고가 한 이 사건 변경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것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결정은 기존의 도시계획시설결정과 중복되는 처분이라고 하여 그 효력을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 결정 당시 시행하던 구 도시계획법(1991.12.14. 법률제4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 같은법시행령(1988.2.16. 대통령령 제123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1호 나목의 (13) 에 의하면, 유원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의 설치, 정비, 개량에 관한 계획의 결정 및 변경결정에 관한 권한은 건설부장관으로부터 시, 도지사에게 위임된 것이고, 이와 같이 권한의 위임이 행하여진 때에는 위임관청은 그 사무를 처리할 권한을 잃는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 건설부장관은 이 사건 도시계획시설결정 당시 기존의 도시계획시설(유원지)결정을 취소, 폐지 또는 변경할 권한이 없었다 할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수임관청인 인천직할시장은 이 사건 결정 이후인 1986.10.14.에 이르러 위의 유원지사업시행허가를 취소하고 1987.1.8. 유원지 폐지고시를 하였다는 것이다)

3.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가 한 이 사건 결정이 기존의 결정을 놓아 두고 신설결정을 한 것인지 아니면 당초의 결정을 변경하는 결정을 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아니하나,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당초의 유원지설치에 관한 계획을 폐지하고 새로이 공원을 설치하기 위하여 이 사건 결정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중 당초의 유원지설치에 관한 계획의 폐지는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행하여진 것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사건 결정은 같은 대상지역에 대하여 기존의 유원지설치에 관한 도시계획결정이 폐지되지 아니한 채 그 위에 다시 공원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 되어 위법하고, 그 하자는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인천직할시장은 이 사건 결정 후에 당초의 결정을 폐지 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결정의 하자가 치유될 수 있는 것인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나, 이는 별도로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다.

4. 원심판결에는 도시계획시설에 관한 계획의 변경에 관한 권한유무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하였거나 권한위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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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9.26.선고 88구8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