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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도3364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공갈,배임수재][공1992.4.15.(918),1218]
판시사항

가. 수뢰죄를 가중 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헌법 제10조 , 제11조 제1항 , 제12조 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뇌물죄에 있어서 뇌물성 및 직무관련성

다. 영득의 의사로 뇌물을 수수하였지만 그 액수가 너무 많아서 나중에 반환할 의사로 보관한 경우 뇌물죄의 성부(적극)

라. 수수한 뇌물 중 일부를 타인에게 교부한 경우의 수뢰액

마. 국회의원이 수수한 금원이 뇌물일 뿐 정치자금이 아니어서 별도로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의 입법목적은 같은 법 제1조 에 규정된 바와 같이 수뢰죄를 가중 처벌함으로써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데에 있는바, 수뢰죄가 우리나라의 사회질서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점에 비추어 볼 때 입법정책상 공무원의 수뢰행위를 근절하기 위하여 수뢰죄를 다른 범죄보다 더 엄벌할 필요가있고, 그 법정형이 적정한 입법정책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여 지나치게 가혹하게 규정됨으로써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보장 또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려우며, 수뢰액이 많을수록 뇌물죄의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위험의 정도 및 그 위법성도 높다고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이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 입법이라고 할 수 없어 헌법 제10조 , 제11조 제1항 , 제12조 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적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뇌물성은 의무위반행위의 유무와 청탁의 유무 및 금품 수수시기와 직무집행행위의 전후를 가리지 아니하고, 따라서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에는 법령에 정하여진 직무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있는 직무, 과거에 담당하였거나 또는 장래에 담당할 직무 이외에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 하여도 법령상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 등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도 포함된다.

다. 일단 영득의 의사로 뇌물을 수수하였지만 그 액수가 너무 많아서 나중에 반환할 의사로 보관하였다 하더라도 뇌물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라. 뇌물을 수수한 자가 그 후에 자신의 편의에 따라 그중 일부를 타인에게 교부하였어도 위 뇌물 전액을 수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마.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수수한 금원이 뇌물일 뿐 정치자금에관한법률소정의 정치자금이 아니어서 여기에 뇌물죄 외에 별도로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죄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A 외 6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B 외 17인

주문

피고인 A 같은 C, D, E, F, G의 각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H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5일을 같은 피고인에 대한 원심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피고인 A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헌법 제10조 , 제11조 제1항 , 제12조 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위 규정의 입법목적은 같은 법 제1조 에 규정된 바와 같이 수뢰죄를 가중처벌함으로써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데에 있는바, 수뢰죄가 우리나라의 사회질서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점에 비추어 볼 때 입법정책상 공무원의 수뢰행위를 근절하기 위하여 수뢰죄를 다른 범죄보다 더엄벌할 필요가 있고, 그 법정형이 적정한 입법정책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여지나치게 가혹하게 규정됨으로써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보장 또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려우며, 수뢰액이많을수록 뇌물죄의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위험의 정도 및 그 위법성도 높다고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이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입법이라고 할 수없다고 판단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음은 옳고 , 논지는 이유없다.

2. 피고인 C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 제7회 공판조서의 기재를 보면, 피고인 C는 재판장의 인정신문과 건강상태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정상인과 다름없이 답변하였고, 최후 진술로서 변호인의 변론을 원용하고 자신은 무죄라고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고, 달리 같은 피고인이 원심의 심리 당시 사물의 변별 또는 의사의 결정을 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3. 피고인 D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둘러싸고 그 진술의 임의성 유무를 다툴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그 조서의 형식과 내용, 진술자의 학력, 경력, 지능정도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이를 판단하는 것인바, 원심이 동일한 취지에서 피고인 D가 이 사건으로 조사받은 기간과 장소, 검사가 동인에 대하여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형태 및 내용 등과 함께 그의 나이, 학력, 경력, 사회적 지위, 지능정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동 피고인의 검찰 진술에 임의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옳고, 여기에 소론과 같이 자백의 임의성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은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4. 피고인 A의 상고이유 제2점, 그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1점, 피고인 C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2점과 제3점, 피고인 D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2점, 피고인 E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피고인 F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무릇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적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뇌물성은 의무위반행위의 유무와 청탁의 유무 및 금품 수수시기와 직무집행행위의 전후를가리지 아니하고, 따라서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에는 법령에 정하여진 직무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있는 직무, 과거에 담당하였거나 또는 장래에 담당할 직무 이외에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 하여도 법령상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등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도 포함된다 고 설시한 후,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들과 원심공동피고인 I와의 관계, 수수된금액, 수수행위의 시기, I의 피고인들에 대한 명시적 묵시적 청탁 내용등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은 각각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한 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은 없다.

그리고, 피고인 A가 일단 영득의 의사로 뇌물을 수수하였지만 그 액수가 너무 많아서 나중에 반환할 의사로 보관하였다 하더라도 뇌물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 , 또한 같은 피고인이 뇌물을 수수한 후 자신의 편의에 따라그중 일부를 타인에게 교부하였어도 위 뇌물전액을 수수하였다고 보아야 할것이므로 ,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도 옳다.

또한 원심이 적법히 인용한 제1심 거시의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위 I는 공소외 26개 주택조합에 이 사건 토지들을 그들 조합의 주택 부지로 매도하면서 그 주택신축공사를 수급하였으나, 위 토지들이 도시계획법상 자연녹지지역이어서 그 신축공사를 전혀 추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위 주택조합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있던 중, 마침 서울특별시가 건설부장관에게 위 토지들을 주택신축이 가능한 택지개발촉진법상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할 것을 요청하자, 당시 건설부 토지국장으로서 그 업무를 담당하던 피고인 F에게 그 지정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주고 아울러 토지소유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업무를 처리하여 달라는 청탁을 하면서 자기앞수표 10,000,000원을 교부하였는데, 그후 위 I의 의도대로 이 사건 토지들이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긴 했으나 그 사업시행자로 서울특별시가 지정됨으로써 위 I 및 직장주택조합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위 청탁당시 위 I로서는 건축이 불가능한 자연녹지지역이던 이 사건 토지들 위에 주택신축이 가능하게끔 이들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도록 함이 최소한의 의도였고 (오랜 기간 건설업에 종사해 온 동인이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가 택지개발촉진법상 국가등 공공단체로 한정되어 있음을 모를리는 없다), 논지와 같이 피고인 F가 주택정책심의위원회에 직접 관여한 바가 없고 단지 동 심의위원회의 의결내용을 소정의 절차를 밟아 이를 고시하는 일 이외에는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는 아무런 권한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 위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 업무가 피고인 F의 담당업무가 아니였다 할 수 없고 동 업무가 동 피고인과 관련있는 업무였던 이상, 가사 소론대로 같은 피고인의 업무처리결과와 위 I가 내심으로 바라던 바가 서로 어긋났다 하더라도, 뇌물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논지들은 모두 이유 없다.

5. 피고인 A의 상고이유 제1점, 그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2점, 피고인 C의 변호인 변호사 J의 상고이유 제4점, 피고인 D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3점과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A, C, D가 수수한 각 금원은 뇌물일 뿐이고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소정의 정치자금이 아니므로 여기에 뇌물죄 외에 별도로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죄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금원수수행위에 대하여 뇌물죄 이외에 공소도 제기되지 아니한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죄의 성립을 긍정하고 두 죄는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설시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한편 원심은 피고인 A, C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의 뇌물죄로 의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피고인 D를 같은 죄로 의율하였으므로, 원심의 이러한 허물은 판결결과에 전혀 영향이 없고, 따라서 이를 들어 원심판결을 파기할 사유로 삼을 수도 없으니, 원심판결에 정치자금에관한법률, 변호사법, 죄형법정주의나 상상적경합범에 관한 법리오해, 공소장변경요구권 행사의 해태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는 논지들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6. 피고인 G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 G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배임수재죄로 의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음은 옳고, 여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은 없으므로,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7. 피고인 A의 상고이유 제3점, 그 변호인들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자수를 하였다 하여도 이를 참작하여 반드시 형을 감경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징역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하므로, 논지 역시 이유 없다.

8.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소론의 증거들 및 사정들과 원심판결의 피고인 H에 대한 무죄 설시이유를 대비하여 보아도, 원심이 피고인 H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의 확신단계까지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여기고 이를 배척한 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은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9. 이에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5일을 동 피고인에 대한 원심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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