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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다34233 판결
[손해배상(산)][공1992.4.1.(917),998]
판시사항

가. 건물 신축공사장에서 비계공이 비계해체공사 중 고압선에 감전되어 추락한 사고에 있어 고압선의 건물과의 이격거리가 법정 이격거리를 초과한다 해도 한국전력주식회사에 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나. 위 “가”항의 경우 피해자인 비계공이 병원의 4층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고 이틀 뒤에 발작적으로 유리창을 깨고 12미터 아래 땅바닥으로 투신하여 사망한 것에 대하여 감전사고와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

다. 위 “가”항의 경우 공동불법행위자인 한국전력주식회사와 건설회사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할 피해자의 과실 비률을 공동불법행위자별로 다르게 본 원심의 조치를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가. 건물 신축공사장에서 비계공이 비계해체공사 중 고압선에 감전되어 추락한 사고에 있어 고압선의 건물과의 이격거리가 법정 이격거리를 초과한다 해도 전기 공작물을 독점적으로 소유 내지 점유하고 그 보존 관리의 의무를 지고 있는 한국전력주식회사로서는 그 이격거리가 1.2미터에 불과하고 건축공사장에서 사용되는 자재의 대부분이 전도체이기 때문에 공사의 진척 상황에 따라 감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능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더구나 공사 수급자로부터 감전사고에 대한 안전대책을 문의받기까지 하였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그 공사현장에 그 소속직원을 보내어 감전사고 발생의 가능성 유무를 파악하여 공사 수급자에게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조치의 이행을 요구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 그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한국전력주식회사에 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나. 위 “가”항의 경우 피해자인 비계공이 병원의 4층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고 이틀 뒤에 발작적으로 유리창을 깨고 12미터 아래 땅바닥으로 투신하여 사망한 것에 대하여 피해자가 감전으로 인하여 입은 화상의 심한 통증과 감전된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정신장애가 겹쳐 투신자살을 기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하여 감전사고와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

다. 위 “가”항의 경우 공동불법행위자인 한국전력주식회사와 건설회사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할 피해자의 과실 비률을 공동불법행위자별로 다르게 보아 건설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55%, 한국전력주식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80%로 하여 상계한 원심의 조치를 수긍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8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장락

피고, 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운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심 상피고 주식회사 중원건설 (이하, 원심 상피고 중원이라고 한다)은 1988.12.경 소외 박영원으로부터 부산 동구 초량동 1157의 8 소재 세진빌딩(6층)의 신축공사를 도급받고 위 건물을 신축하기 위하여 분야별로 타업체에 부분 하도급을 주고 그들로 하여금 위 건물신축공사장에서 작업토록 하였는데 소외 협성건설주식회사도 원심 상피고 중원으로부터 미장, 방수 및 타일공사를 하도급 받아 공사를 한 사실, 그런데 위 소외 협성건설주식회사에 고용된 일용비계공인 소외 망 인이 1989. 5. 20. 11:10경 위 건물신축공사장에서 위 건물 4층 외부에 설치되었던 비계해체공사를 하면서 해체된 비계용 강관을 아래로 내려주기 위하여 어깨에 메고 옮기다가 발이 각목 사이에 걸려 몸의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어깨에 메고 있던 위 강관이 반대방향으로 넘어가면서 위 건물 앞을 통과하는 22,900볼트의 고압전선에 부딪쳐 위 고압전선이 절단됨과 동시에 위 소외 망인이 감전되어 3미터 아래인 2층으로 떨어져 왼쪽 손바닥 및 양측흉복부 등 체표면적의 25퍼센트에 달하는 범위에 1, 2도 전기화상을 입은 사실, 위 비계용강관은 길이가 6미터, 지름이 5센티미터, 무게가 20킬로그램이나 되는 것에 비하여 위 건물 앞의 고압선과 위 건물에 설치된 비계가장자리와의 이격거리는 1.2미터밖에 되지 않아 비계해체작업을 하는 작업자가 비계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자칫 잘못하여 몸의 중심을 잃게 되면 위 고압선에 위 비계가 닿아 감전되어 다칠 위험이 상존하고 있었는데도 위 공사현장에는 그 위험으로부터 작업자들을 보호할 보호막 등의 안전설비가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아니하였던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 고압선과 불과 1.2미터 떨어진 곳에서 위 건물 신축공사가 진행중임을 알고 있었고 위 소외 협성건설주식회사로부터 감전사고에 대한 안전대책을 문의받기까지 하였음에도 법정 이격거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소속직원인 소외 변희목을 통하여 위 소외 협성건설주식회사측에 안전에 관한 계몽만을 세차례 실시한 데 그친 사실, 위 소외 망 인은 이 사건 사고 후 부산 서구 암남동 34 소재 고신의과대학 부속 복음병원에 입원하여 4층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이 사건 사고 이틀 뒤인 같은 달 22. 16:30경 발작적으로 위 중환자실의 유리창문을 깨고 12미터 아래 땅바닥으로 투신하여 좌측 다발성 늑골골절에 의한 혈흉 등의 상해를 입고 위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결국 같은 날 17:40경 사망한 사실, 일반적으로 감전 등과 같은 충격적 경험을 겪은 사람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나 외상 후 신경증 혹은 외상 후 정신장애가 올 수 있고 이러한 정신장애증상으로 자살기도를 할 수도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달리 위 소외 망인이 돌연 투신자살할 만한 아무런 사정을 찾아 볼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위 소외 망인은 위 감전으로 인하여 입은 화상의 심한 통증과 감전된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정신장애가 겹쳐 투신자살을 기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이 사건 감전사고와 위 소외인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 이고,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분야별로 여러 업체에 공사를 부분하도급하여 그들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장에서 동시 또는 이시에 작업을 시행토록 한 원심 상피고 중원으로서는 그 공사 수급자들이 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조성되는 작업환경의 변화를 수시로 점검하여 위험요소가 조성되었을 경우에는 지체 없이 수급자로 하여금 이를 제거하거나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설비를 갖추도록 촉구하여야 함은 물론 그 자신이 나서서라도 그러한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전기공작물을 독점적으로 소유 내지 점유하고 그 보존관리의 의무를 지고 있는 피고로서는 고압선과 위 건물에 설치된 비계의 가장자리와의 이격거리가 법정 이격거리를 초과한다 하더라도 그 이격거리가 1.2미터에 불과하고 건축공사장에서 사용되는 자재의 대부분이 전도체이기 때문에 공사의 진척상황에 따라 감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능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더구나 위 소외 협성건설주식회사로부터 감전사고에 대한 안전대책을 문의받기까지 하였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그 공사현장에 그 소속직원을 보내어 감전사고 발생의 가능성 유무를 파악하여 공사 수급자에게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조치의 이행을 요구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 이 사건 사고는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공사수행과정에서 조성된 위험한 작업환경을 그대로 방치한 원심 상피고 중원 소속 성명불상 작업감독자의 사무집행상의 과실과 피고 자신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판시하고, 한편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위 망인에게도 안전조치의 이행을 요구하거나 작업을 거부함이 없이 조심성 없이 작업에 임함으로써 자신의 안전도모에 만전을 기하지 못한 점에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고 또한 위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데에는 그의 선천적인 기질도 기여한바 있다고 보여 이 점도 그의 과실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함이 사회통념상 합당하다 할 것이어서 위와 같은 사정도 위 망인의 과실로 인정하기로 하는바 이러한 위 망인의 과실은 피고들의 책임을 면제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결코 경시할 수 없는 것이므로 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하되, 위 망인의 과실 내용과 피고들의 과실 내용을 검토하여 보면 위 망인의 피고들에 대한 과실 비율을 달리 정함이 정의의 관념이나 공평의 관념에 부합된다고 판단되어 위 망인의 과실 비율을 피고별로 따로 정하기로 하여 각 그 과실 비율을 정하여 보면 위 망인의 과실 비율은 원심 상피고 중원에 대한 관계에서는 55퍼센트,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80퍼센트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그대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전기사업법 및 공작물설치보존, 손해배상, 인과관계,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소론이 들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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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1.8.23.선고 90나1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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