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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8. 9. 선고 91다9169 판결
[손해배상(자)][공1991.10.1.(905),2319]
판시사항

가. 중앙선이 설치된 차도에서 자기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사의 중앙선 침범차량에 대한 주의의무

나. 야간에 주차금지구역인 편도 1차선 도로 위에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주차한 청소차를 오토바이가 추돌하면서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차선을 과속운행하던 택시와 충돌한 사고에 대하여 청소차 및 택시운전사의 과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에 운전사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교행하는 차선을 구분하는 중앙선이 설치된 차도에서 자기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사로서는 반대차선을 따라오는 상대방 차량과 교행할 경우 상대방 차량도 정상적으로 자기차선을 따라 운행하리라고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상대방 차량이 비정상적으로 운행함을 예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자기차선에 돌입할 경우까지 예상하여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다.

나. 야간에 주차금지구역인 편도 1차선 도로 위에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주차한 청소차를 오토바이가 추돌하면서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차선을 과속운행하던 택시와 충돌한 사고에 대하여 청소차 및 택시 운전사의 과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에 운전사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4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종태

피고, 상고인

동양교통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화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 안양시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적시증거에 의하여 피고시 소유의 (차량등록번호 1 생략) 복사 청소차의 운전사 소외 1이 1989.3.5. 05:00경 안양시 박달동 111의2 앞 편도 1차선 도로 위에 위 청소차를 도로의 진행방향의 반대방향으로 정차하고 우측인도변에 있는 쓰레기적재작업을 하였던바, 소외 2가 그 소유의 50씨씨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위 사고지점을 안산시 방면에서 안양시 방면으로 주행하다가 위 청소차를 충돌하면서 반대차선으로 넘어가 소외 3이 운전하던 피고 동양교통 주식회사 소속의 (차량등록번호 2 생략) 택시와 충돌하여 사망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시는 자기를 위하여 위 청소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그 운행 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는 한편, 위 소외 1이 도로교통법상 주·정차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곳에 노폭의 절반 이상을 점거한 채 정상진행방향과 역방향으로 위 청소차를 주차하고 있었고, 그 전방에 수신호를 하는 사람을 두거나 작업표시 삼각대를 놓아두지 아니한 과실을 들어 피고시의 면책항변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지점의 도로는 중앙선이 황색1선으로 되어 있는 포장된 편도 1차선 직선구간으로 차도의 폭은 약 8미터 정도로서, 위 소외 1은 도로의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도로변에 바짝 붙여 폭 2.05미터의 위 청소차를 정차하여 그 차선의 절반 가량을 점거하고 있었으며, 전조등은 끄고 미등과 차폭등 및 위 차량의 옆에 달려 있는 작업등만을 켜 두고 있고, 사고 당시는 새벽이었으나 가로등불이 켜 있었고 작업장 앞의 경비실 불빛으로 인하여 비교적 밝은 상태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비록 위 소외 1이 위 청소차를 주차금지구역에 주차, 청소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안전표시등을 켜고 있었고, 위 오토바이가 통과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었으므로, 위 소외 2가 그 오토바이를 운전함에 있어 전방의 안전확인이라고 하는 운전자로서의 기본적인 주의의무를 다하였더라면 그 전방에 주차, 작업 중인 청소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그리하여 청소차가 점거하고 있는 나머지 도로 부분으로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운행하는 등 추돌사고의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여 이 사건 사고를 용이하게 방지할 수 있었던 터이라고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추돌사고는 위 소외 2의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그 사고 지점이 주차금지지역이라고 할지라도 이는 도로교통법 제28조 에 위반이 됨은 별론으로 하고 그 때문에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은 위 청소차의 전방에 수신호를 하는 사람을 배치하거나 작업표시삼각대를 설치하지 아니한 점을 위 소외 1의 과실의 하나로 들고 있으나 위 청소차의 운전사에게 야간에 청소차의 미등이나 차폭등을 밝히는 외에 그와 같은 내용의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운전한 위 소외 2에게 전방주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이 인정되는 이 사건의 경우 추돌사고와 위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아니한 위 소외 1의 과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원심판결은 채증법칙을 어기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거나 위 소외 1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있다.

2. 피고 동양교통 주식회사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적시증거에 의하여 소외 3이 피고 회사 소유의 (차량등록번호 2 생략) 택시를 운행하고 안양시 방면에서 안산시 방면으로 제한속도를 약 20킬로미터 초과한 시속 약 60킬로미터의 속력으로 이 사건 사고 지점을 통과하던 중, 반대차선에서 위 청소차를 추돌하고 진로 전방에 떨어지는 위 오토바이를 충격하여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회사에 대하여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반대편에서 진행하는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올지도 모른다는 점을 예견하여 서행하여야 함에도 그 법정제한속도를 초과한 속력으로 운행하였고, 충돌 직후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의 면책항변을 배척하였다.

교행하는 차선을 구분하는 중앙선이 설치된 차도에서 자기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사로서는 반대차선을 따라오는 상대방 차량과 교행할 경우 상대방 차량도 정상적으로 자기차선을 따라 운행하리라고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상대방 차량이 비정상적으로 운행함을 예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자기차선에 돌입할 경우까지 예상하여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다 는 것이 당원의 일관된 견해( 1987.3.24. 선고 86다카1073 판결 ; 1988.9.6. 선고 87다카2331 판결 ; 1990.6.22. 선고 90다카6733 판결 ; 1990.6.26. 선고 90다카2441 판결 참조)이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위 소외 3은 전방의 청소차에 가려서 이 사건 사고지점에 이르기까지 오토바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당시는 새벽이어서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위 소외 3으로서는 오토바이가 청소차를 추돌하고 갑자기 청소차의 앞으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들어오리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위 소외 3에게 그로 인한 사고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위 소외 3으로서는 오토바이가 반대차선에서 주행하여 오는 것을 목격하지 못하였고, 이 사건 사고지점인 청소차의 옆을 통과할 무렵 갑자기 오토바이가 청소차를 추돌하고 그 전면으로 넘어 들어온 이상 충돌 직후 그 제동장치의 작동 등 그 대응조치를 취할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인정된다. 또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소외 3이 그 법정제한속도를 20킬로미터 가량 초과하여 운행하였다 하더라도 그 속도초과와 위 오토바이가 중앙선을 넘어 들어가 발생하게 된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하여 위 소외 3으로서는 위 오토바이가 그 중앙선을 넘어 들어오리라고는 예상을 할 수 없었던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발생에 대하여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필경 원심판결은 반대차선을 운행하는 운전사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있다.

이상의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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