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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9. 29. 선고 88다카10524 판결
[손해배상(기)][집37(3)민,143;공1989.11.15.(860),1572]
판시사항

가. 사전구상권을 행사하여 구상금을 수령한 수탁보증인의 의무

나. 신용보증기금이 수령한 사전구상금을 주채무자의 면책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할 시기

판결요지

가. 수탁보증인이 사전구상권을 행사하여 사전구상금을 수령하였다면 비록 그 사전구상의 사유가 구상금채무의 연대보증인 겸 물상보증인에 대하여 발생한 것이더라도 이는 결국 사전구상 당시 채권자에 대하여 보증인이 부담할 원본채무와 이미 발생한 이자, 피할 수 없는 비용 및 기타의 손해액을 선급받은 것이므로 주채무자로부터 구상금을 사전 상환받은 것과 다름없고, 이 금원은 주채무자에 대하여 수임인의 지위에 있는 수탁보증인이 위탁사무의 처리를 위하여 선급받은 비용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므로 보증인은 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서 위탁사무인 주채무자의 면책에 사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 신용보증기금법 제29조 제1항 , 동법시행령 제21조 제1호 의 규정은 주채무자인 기업이 채권자인 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채무의 이행을 지체하는 경우 그 금융기관이 신용보증기금에 대하여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시기를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로 제한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신용보증기금이 수령한 사전구상금을 위 법령 소정의 사유가 발생한 후에만 보증채무의 이행 기타 주채무자의 면책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수령 즉시 주채무자의 면책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골드모어 오이엠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건호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서 확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원고가 1981.6.5.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금 3천만원을, 이자 연 1할, 연체이자는 연 1할 8푼으로 정하여 대출받음에 있어서 피고가 1981.6.3. 보증기한을 1983.6.2.까지, 보증한도액을 금 2천 5백만원으로 한 신용보증서를 발급하여 원고의 대출금채무를 보증한 사실, 위 신용보증서를 발급함에 있어 구상금채무의 보증을 위하여 소외인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채권최고액을 금 3천만원, 채무자를 원고, 근저당권자를 피고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면서 만일 선순위 근저당권자 등으로부터 경매신청이 있게 되면 피고의 사전구상에 응하기로 약정한 사실, 1982.3. 위 부동산에 대하여 선순위 저당권자인 주식회사 서울신탁은행의 경매신청으로 말미암아 위 부동산이 경매되고 1982.10.22. 후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에게 금 11,270,284원이 배당 교부된 사실, 피고는 위 금원을 주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에 즉시 변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가지고 있다가 원고가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의 일부를 갚지 아니함으로써 피고는 1983.11.21. 위 은행에게 금 22,699,983원을 대위변제한 후 원고에게 위 대위변제금을 구상하면서 그 구상금채권과 소외인 소유의 부동산경매대금에서 배당받은 위 금원을 상계처리한다고 통지한 사실 등이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구상채권자인 피고가 구상채무의 연대보증인 겸 물상보증인인 소외인 소유의 부동산에 관한 경락대금 중 금 11,270,284원을 배당받음으로써 이 금원이 피고의 사전 구상권행사에 의하여 교부된 것이라면 비록 그 사전구상의 사유가 주채무자인 원고에 대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구상금채무의 연대보증인 겸 물상보증인에 대하여 발생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결국 사전구상 당시 주채무자에 대하여 보증인이 부담할 원본채무와 이미 발생한 이자, 피할 수 없는 비용 및 기타의 손해액을 선급받은 것이므로 주채무자인 원고로부터 구상금을 사전상환 받은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피고가 사전구상금을 수령한 이상, 이 금원은 주채무자에 대하여 수임인의 지위에 있는 수탁보증인인 피고가 위탁사무의 처리를 위하여 선급받은 비용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 하겠고 피고는 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서 위탁사무인 주채무자의 면책에 사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 당원 1977.7.26. 선고 77도1307 판결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위임인의 지위에 있는 원고로 하여금 손해를 입게 하였다면, 피고는 그 의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주채무는 변제기를 1개월 미만의 단기간으로 정하여 변제기에 이르러서는 다시 같은 금액의 새로운 대출을 받아 기존채무를 상계하는 이른바 신규대출형식에 의한 대환처리방식으로 그 변제기가 연장되어 왔으며, 원고는 위 은행이 위와 같이 대환처리를 할 때마다 연 1할의 비율에 의한 선이자를 지급하고, 대환처리가 일시 지연되는 경우에는 그 지연된 기간에 대하여 연 1할 8푼의 비율에 의한 연체이자를 지급하였는데, 피고가 이 사건 사전구상금을 수령한 1982.10.22. 이후에도 1983.10.13.까지 사이에 무려 10회에 걸쳐 연체이자를 지급하였고, 또 1983.9.1. 이후에는 원금까지도 일부씩 변제하여 왔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피고는 이 사건 사전구상금을 수령한 다음 이를 지체없이 주채무자의 일부면책에 사용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의 이 점에 관한 판시는 다소 미흡하지만 위와 같은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지므로 원심판단은 결국 정당하다고 하겠고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신용보증기금법 제29조 제1항 , 동 시행령 제21조 제1호 의 규정을 보면 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의 대출급부 등을 받음으로써 금융기관에 대하여 부담하는 금전채무에 대한 신용보증에 있어서는 보증받은 기업이 금융기관에 대하여 기한내에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경우를 포함한다) 3월이 경과한 때에는 채권자는 기금에 대하여 그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있는 바, 이는 주채무자인 기업이 채권자인 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채무의 이행을 지체하는 경우에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신용보증기금에 대하여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시기를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로 제한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며, 그 기간이 경과되기 전에는 보증채무자인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채무의 이행 기타 주채무자를 면책하게 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는 소외인으로부터 수령한 사전구상금을 위 법령소정의 사유가 발생한 이후에만 주채무자의 면책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수령즉시 수임인의 지위에서 위탁사무인 주채무자의 면책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할 것 이니 이와 반대의 견해에 서서 원심판결을 비난하는 논지는 채용할 수 없다.

이에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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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88.3.2.선고 87나2249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