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발기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회사의 총자산가액에 산입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발기인인 갑, 을이 주식인수대금을 가장납입하는 방법으로 회사를 설립하기로 공모하고, 회사설립과 동시에 납입하였던 주식인수대금을 인출하였다면 갑과 을은 회사의 설립에 관하여 자본충실의무 등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발기인들로서 또는 회사의 소유재산인 주식인수납입금을 함부로 인출하여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입힌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없으므로 회사에게 그 손해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고, 따라서 연대채무자 중의 1인인 을이 무자력이더라도 다른 연대채무자인 갑에게 자력이 있어 위 손해배상채권의 회수가 가능하다면 위 채권을 구 상속세법시행령(1986.12.31. 대통령령 제12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5항 제1호 나목 에 의하여 주식가액을 산출하기 위한 회사의 순자산가액에 산입할 수 있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성환
피고, 상고인
관악세무서장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소외 1과 소외 2는 1983.8.경 대웅건설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건설업을 공동경영하기로 하고 위 소외 1이 위 회사설립에 필요한 경비를 부담하기로 함에 따라 사채업자로부터 3억원을 차용하여 금융기관에 판시 주식인수대금으로 가장 납입하였다가 1983.8.29. 그 회사설립등기를 마친 직후 위 돈을 인출하여 채권자에게 변제한 사실과 위와 같이 설립된 대웅건설주식회사가 판시와 같은 이유로 1985.7.25. 폐업신고를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실이 이와 같다면 위 대웅건설주식회사는 위 소외 1, 소외 2 등에 대하여 주식인수대금 상당의 채당금상환청구권을 회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므로 위 회사의 주식가액을 평가함에 있어서 위 소외 2에 대한 채권상당액은 위 회사의 순자산가액에 포함시킬 수 없게 되었고 그렇게 되면 이 사건 주식의 1주당가액이 금 5,000원에 훨씬 미달됨이 분명한데도 피고가 그 가액을 금 5,000원으로 평가하여 원고들에 대한 증여세액을 산출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우선 기록에 비추어 소외 2가 무자력이어서 그에 대한 판시 채권이 회수할 수 없게 되었다는 원심의 판단은 옳게 수긍이 가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은 없다.
그러나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위 대웅건설 주식회사는 이 사건 부과처분 당시에 폐업중이었고 또 사업개시후 3년이 경과되지 아니하였다면 구 상속세법시행령(1986.12.31. 대통령령 제12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5항 제1호 나목 에 의하여 이 사건 주식의 1주당 가액은 당해법인의 순자산가액/발행총주식의 산식에 의하여 산출되고, 회사의 회수가능한 채권은 당연히 위 순자산가액에 포함된다 할 것인데 원심이 확정한대로 위 소외 1, 소외 2가 처음부터 주식인수대금을 가장납입하는 방법으로 회사를 설립하기로 공모하였고, 회사설립과 동시에 납입하였던 주식인수대금을 인출하여 채권자에게 변제하여 버렸다면 위 소외 1, 소외 2는 회사의 설립에 관하여 자본충실의무 등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발기인들로서 또는 회사의 소유재산인 주식인수납입금을 함부로 인출하여 주식인수인의 채권자에게 변제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입힌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그들은 회사에게 위 3억원 상당의 손해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연대채무자 중의 1인인 위 소외 2가 무자력이라 하더라도 다른 연대채무자인 소외 1에게 있어 위 손해배상채권의 회수가 가능하다면 위 채권을 이 사건 주식가액을 산출하기 위한 회사의 순자산가액을 산입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점에 관하여 피고는 원심에서 상세히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1988.9.28.자 10.21.자 11.11.자 피고의 준비서면 참조).
그런데도 원심이 위 소외인들이 위 회사에 대하여 지게 될 배상책임과 그 연대성에 관하여, 또 위 소외 1의 자력 등으로 위 회사의 채권이 회수가능한가의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함이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곧 이 사건 과세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회사발기인의 책임 내지는 공동불법행위책임과 그에 따른 회사의 순자산 증가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유탈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