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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6075 판결
[손해배상(자)][공1989.7.1.(851),893]
판시사항

가. 관련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을 배척하는 경우 그 구체적 이유의 설시요부(소극)

나. 호의동승과 배상액의 감경

판결요지

가.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 있어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고, 이 경우 구체적인 이유를 일일이 설시할 필요는 없다.

나. 차량의 운행자가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오직 동승자의 편의와 이익을 위하여 동승을 허용하고 동승자로서도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서 동승한 때에는 그 운행의 목적, 동승자와 운행자와의 인적관계 및 동승의 경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일반의 교통사고와 같은 책임을 지우는 것이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상 매우 불합리하다고 인정될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액을 감경할 수 있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용환

피고, 상고인

성화택시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혁진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 있어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경우에 형사판결서는 처분문서가 아니라 보고문서에 불과한 증거이므로 배척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일일이 설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당일 소외 1이 피고 회사의 배차지시도 없이 무단으로 이 사건 택시를 운전하고 나갔다는 피고 주장에 부합하는 소론 을제9호증의12(판결)을 비롯한 각 증거를 신빙성이 없다 하여 배척하고 오히려 을제9호증의5(공판조서)를 비롯한 원심거시 증거에 의하면 위 소외 1은 피고 회사의 대기운전사로서 이 사건 사고당일 17:00경 피고 회사의 배차부장으로부터 이 사건 택시의 운행배차를 받고 나간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바, 원심이 취사한 위 각 증거내용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수긍이 가고 소론과 같은 증거판단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위반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차량의 운행자가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오직 동승자의 편의와 이익을 위하여 동승을 허용하고 동승자로서도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서 동승을 한때에는 그 운행의 목적, 동승자와 운행자와의 인적관계 및 동승의 경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일반의 교통사고와 같은 책임을 지우는 것이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상 매우 불합리하다고 인정될 경우에 그 배상액을 감경할 수 있으나 ( 당원 1987.12.22. 선고 86다카299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시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사건 사고당일 소외 1이 소외 2의 행방을 찾는 데에 동행해 달라고 간청하여 위 소외 1이 운전하는택시에 등승하게 된 것이고 오직 원고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하여 동승한 것은 아님이 명백하므로, 원심이 원고에 대한 배상액을 정함에 있어서 위와같은 동승관계를 참작하지 아니한 조치는 정당하다. 또 소론 을제10호증의11(진술조서)기재내용만으로는 소론과 같이 동승자인 원고가 위 소외 1의 운전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원심판결에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및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이유없다.

3. 같은 상고이유 제3점을 본다.

소론 을제4호증(취업규칙), 같은 제5호증(단체협약)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8조는 피고 회사 종업원의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되 계약갱신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또 단체협약 제15조는 종업원의 정년을 만60세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에 고용된 운전사들은 1년 후에도 계속하여 근무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심이 원고에 대하여도 정년까지 근무하였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을 퇴직금을 일실이익으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퇴직금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또 원심확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운전기사로서의 노동능력을 45%정도 상실하였다는 것인 바, 기록에 의하여 상해의 부위와 정도, 이로 인한 후유증의 내용 및 운전사의 업무내용등 제반사정을 살펴보면 원심은 원고가 운전사로서 더 이상 종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 원고의 퇴직금 상당손해액을 인정한 취지임을 알 수 있으므로 운전사로서의 종사가능여부를 분명하게 판시하지 아니한 흠이 있기는 하나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위반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며 소론 각 판례는 이 사건에 적절한 선례가 아니다. 논지는 이유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이회창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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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8.1.28.선고 87나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