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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4. 25. 선고 88다카6815 판결
[구상금][공1989.6.15.(850),811]
판시사항

인영 및 문서의 진정성립의 추정과 그 번복

판결요지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29조 에 의하여 그 문서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나 이와 같은 추정은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어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제출자는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할 책임이 있다.

원고, 피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진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재호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그의 인영임을 인정하므로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갑 제2호증(신용보증약정서), 갑 제3호증(은행거래약정서), 갑 제6호증의3(채무연대보증서)의 각 기재와 그 밖의 채택증거에 의하여 제1심 공동피고 1이 1980.5.12. 원고의 신용보증에 기하여 중소기업은행 이태원지점으로부터 금 1,500만원을 신용대출 받음에 있어 피고가 장차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제1심 공동피고 1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위 서증들 가운데 피고 명의부분은 모두 그 인영이 도용되어 위조된 것이라고 하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원심은 을 제4호증의 3, 4(진술조서, 원심판결에는 을 제3호증 및 을 제4호증으로 오기되어 있다)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1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밖에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갑 제7호증의 12,13(진술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제1심 공동피고 1의 동생인 소외 2로부터 은행대출용 연대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승낙한 후 피고의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 및 재산세과세증명서를 소외 2에게 교부하면서 관계서류에의 서명날인은 소외인 등이 대행하도록 하여 소외 2와 같이 은행에 간 소외 3이 위 교부된 인감도장을 이용하여 관계서류에 서명날인을 대행하여 위 문서들이 작성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대출관계서류인 위 문서들에 피고 자신이 직접 서명날인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위조된 것이라거나 그 문서들에 기재된 의사표시의 효과가 피고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하여 항변을 배척하였다.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 작성명의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인영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29조 의 규정에 의하여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추정은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 아님이 밝혀진 경우에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어 이로서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제출자는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 당원 1986.9.23. 선고 86다카915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채용하거나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 즉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7호증의 5, 7, 12, 13(각 진술조서), 15(진술서), 을 제1호증(법인등기부등본), 을 제2호증(대출규정), 을 제3호증(주민등록표등본), 을 제4호증의 3,4 (진술조서)의 각 기재와 제1심증인 소외 1, 소외 4의 각 증언을 종합하여 앞에서 본 갑 제2호증, 제3호증, 제6호증의 3의 작성경위와 피고 명의부분의 진정성립 여부에 관하여 보면, 제1심 공동피고 1과 소외 3은 중소기업은행 이태원지점장인 소외 5의 권유에 따라 1980.3.24.경 중원산업주식회사를 인수하여 상호를 현대특수내화공업주식회사로 변경하고 제1심 공동피고 1이 대표이사, 그 아우 소외 2가 이사, 소외 3이 감사로 각 취임하여 위 회사의 실질적 대주주인 소외 5의 협력을 얻어 회사를 경영하게 되었는 바 소외 5는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지점장인 자신의 권한범위 내에서 제1심 공동피고 1 개인에 대한 신용대출형식으로 이 사건 자금대출을 하게 되었고 그 대출에 있어서는 연대보증인 1인이 필요하였으므로 소외 2가 친구인 피고에게 자기가 은행으로부터 소액의 신용대출을 받는데 연대보증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여 이를 승낙한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감도장을 교부받은 다음 소외 3과 함께 위 은행지점장실에 가서 지점장인 소외 5와 담당직원인 소외 1 면전에서 대출관계 서류인 앞에서 본 신용보증약정서 등의 연대보증란에 소외 3이 마치 피고 본인인 것처럼 피고의 이름을 쓰고 소외 2로부터 건네받은 피고의 인감도장을 날인하였으며 그 때 소외 5는 은행의 대출규정상 대출에 관계되는 기본계약서류에는 채무자 및 보증인으로 하여금 직접 서명날인케 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외 1이 소외 3에게 연대보증인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주민등록증의 제시를 요구하자 자신이 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이며 연대보증인 본인임에 틀림없으니 대출관계서류에 서명날인만 받으라고 지시하여 이 사건대출사무담당직원인 소외 1로 하여금 위 문서들 연대보증인란의 실제 서명날인자가 작성명의인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게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대출관계서류인 문서들의 피고 명의부분의 작성경위가 위와 같고 원고 스스로도 피고 명의부분이 피고 아닌 타인에 의하여 작성 날인된 것임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그 문서의 인영이 피고의 인장에 의한 것으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진정성립의 추정은 깨어졌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비록 피고가 소외 2로부터 은행대출용 연대보증인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승낙한 후 관계서류에의 서명날인을 대행하도록 허락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의 그 승낙 및 허락의 범위가 소외 2에 대한 소액의 신용대출에 한정된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소외 2 이외의 자에 대한 대출금액에 대하여서도 그 대리권수여나 위임범위가 미치는 것인지 여부와 소외 3이 과연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피고 명의의 위 문서들을 작성하였는지를 밝혀보고 비로소 위 서증들의 진정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증거항변을 배척하고 그 서증들을 증거로 채용하여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연대보증책임을 인정하였으니 사문서의 진정성립의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위배,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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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88.2.2.선고 87나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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