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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3. 14. 선고 88다카9203 판결
[손해배상(자)][집37(1)민,140;공1989.5.1.(847),604]
판시사항

가. 중앙선이 설치된 도로에서 교행하는 자동차운전사의 주의의무

나. 반대차선에서 좌회전하려고 정지한 차를 보면서 직진하는 운전사의 대처방법

판결요지

가. 중앙선이 설치되어 있는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사가 반대방향에서 진행하여 오는 자동차와 서로 교행하는 경우 상대방 자동차가 정상적인 방법에 따라 그 차선을 지켜 운행하리라는 신뢰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동차가 중앙선을 넘어 자기 차선안으로 들어올 것까지도 예견하고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없다.

나. 반대방향에서 주행하여 오던 자동차가 좌회전하기 위하여 회전신호를 조작하면서 정차하고 있었다면 일반적으로 직진 자동차의 진행이 끝나고 나서 회전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직진자동차의 운전사로서는 정지한 자동차에 의하여 그 진로가 침범되지 아니하리라는 신뢰를 가지고 주행할 수 있고 이를 비정상적 대처라 할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남영숙 외 17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돈식

피고, 상고인

경일여객자동차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보영

주문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원심판결은 이 사건 사고경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피고소유의 직행버스 운전사인 정 성주는 1985.10.9. 위 버스에 승객을 태우고 포항시를 출발하여 강릉방면으로 향하던 중 그날 13:20쯤 경북 영일군 송라면 방석 1리 입구 소로와 직각으로 연결된 편도 1차선인 아스팔트 포장국도에 이르렀던바 그곳 반대차선에는 맞은편에서 배 동석이 운전하는 봉고버스가 진행해오고 그뒤로 소외 1이 운전하는 포터트럭이 빠른 속도로 뒤따라오고 있었는데 봉고버스가 위 연결소도로로 꺾어들려고 그 연결지점에 정지하면서 좌회전 신호를 넣고 있었음에도 정 성주는 자기의 차선을 그대로 진행한 나머지 위 트럭이 그 좌측앞 범퍼로써 급히 정차하는 봉고버스의 뒷파넬 부분을 충격한 때문에 정지되어 있던 봉고버스가 중앙선을 넘어 직행버스의 진로에 비스듬히 마주보면서 밀려들어오는 것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직행버스의 좌측앞부분과 봉고버스의 앞부분이 충돌하게 되어 봉고버스의 운전사인 배 동석과그 승객 두사람이 사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행버스에 구조상의 결함이나 기능상의 장애가 없었고 소외 1 운전의 트럭이 봉고버스를 추돌한 잘못을 저질러 위 사고의 시초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분명하나 정 성주가 사고지점 약 150미터전방에서 위 봉고버스를 발견하였고 곧이어 포터트럭이 봉고버스를 근접해 따라오는 것과 아울러 봉고버스가 좌회전 신호를 조작하면서 정차하는 것을 보았는데도 속도를 저감하거나 직행버스를 도로우측으로 붙여 운행함이 없이 도리어 봉고버스가 좌회전하기전에삼거리 교차점을 먼저 통과하려는 생각에서 좌회전 신호를 본후 직행버스의 전조등을 두어번 점멸하는 신호를 보내면서 더욱 가속하여 진행하다가 진행차선 앞으로 밀려들어오는 봉고버스를 약 20미터 전에서야 겨우 발견하고서 급제동하였으나 미치지 못하여 충돌하였음을 인정한 다음 좌회전신호를 보내고 있는 봉고버스가 어느틈에 좌회전진입을 해올지모르는 상황이었는데다가 그뒤로 포터트럭이 뒤따르고 있어 직행버스의 높은 차체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정성주로서는 그 상황을 잘 주시하였더라면 봉고버스의 좌회전이 트럭에 의한 재촉 또는 추돌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는것 마저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상황을 발견한 즉시 언제라도 급정거할 수 있는 정도로 감속서행하는 민활한 조치와 우측노견에로의 접근진행을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책임을 면치 못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중앙선이 설치되어 있는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운전사가 반대방향에서 진행하여오는 자동차와 서로교행하는 경우 상대방 자동차가 정상적인 방법에 따라 그 차선을 지켜 운행하리라는 신뢰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동차가 중앙선을 넘어 자기차선 안으로 들어올 것까지도 예견하고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없다. 더욱 반대방향에서 진행하여 오는 자동차가 좌회전하기 위하여 회전신호를 조작하면서 정차하고 있었다면 일반적으로 직진자동차의 진행이 끝나고 나서 회전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 할 것이고( 도로교통법 제23조 제1항 참조) 따라서 직진자동차의 운전사로서는 정지한 자동차에 의하여 그 진로가 침범되지 아니하리라는 신뢰를 가지고 주행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며 이를 결코 비정상적인 대처라 할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한 대로 하더라도 정 성주는 사고지점에 이르러 봉고버스가 좌회전 신호를 넣으면서 정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전조등을 두어번 점멸하는 신호까지 보내면서 진행하였다는 것이므로 그러한 상황이라면 정 성주는 정지하고 있는 봉고버스가 정성주의 운전버스 전방으로 달려들 조짐이 보이지 아니하는 것을 확인하고 진행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무렵 다소 과속으로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조성한 것이라고 할수 없다. 그 사고는 오로지 봉고버스가 미리부터 좌회전할 준비를 하지 않고 좌회전하려는 지점인 사고장소에 거의 다다라서야 좌측방향지시기를 조작하면서 정차하는 바람에 보다 빠른 속도로 뒤따라오던 포터트럭에 의하여 그 뒷부분이 추돌되고 그로 인하여 봉고버스는 중앙선을 넘어 반대방향에서 오는 직행버스의 진행선상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직행버스가 급정차 우회전조치를 취하였으나 미치지 못해서 봉고버스와 서로 충돌하게 된 사정을 알 수 있으므로 위 직행버스를 운전하는 정 성주로서는 이러한 돌발적인 사태까지 예견하여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자동차운전자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아니할 수 없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에 해당하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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