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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10. 13. 선고 86도1912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인정된죄명:사기)][공1987.12.1.(813),1739]
판시사항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의 의미

판결요지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져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인바,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영수(피고인들 모두를 위하여)【원심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 사건 대지의 싯가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을 전부 그대로 인정하면서도(원심은 위 대지가 사도로 사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위 소유권이전등기당시를 기준으로 위 대지가 공공용지로 수용되는 경우에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상금을 금 19,950,000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들이 위 대지를 취득함에 있어 피해자에게 위 대지 일대에 재개발사업이 진행중에 있다는 점을 비롯하여 공소사실기재와 같은 보상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점등을 고지해 줄 신의칙상 의무는 없고 달리 피고인들에게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져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 할 것인바,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위 대지일대에 불량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중에 있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용하여 재개발사업이 진행중에 있는 위 대지에 대하여 그 현상인 사도로서의 대가만을 지급하고 그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재개발사업시행의 결과 위의 대가와는 현격한 차이가 나는 아파트분양 또는 시가에 의한 보상금 등의 이득을 취할 의도하에 피해자에게 위 대지가 재개발사업지구내에 들어 있는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대가로 지급된 금 200만원은 공공용지로 수용될 경우의 보상금액에도 1/10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니 사실이 이와 같을진대 위 대지가 재개발사업지구내에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피해자가 알았더라면 피해자로서는 금 200만원에 피고인들에게 위 대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주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인들로서는 앞서본 법리에 따라 이 사건 대지를 취득함에 있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더우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대지는 그당시 재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시가가 금 1억원 정도에 이르고 있었는데도 피고인들은 이를 숨겼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사건 대지는 그 현상이 사도이어서 쓸모가 없는 땅이라고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한 사실을 알아볼 수 있으니 이와 같은 피고인들의 소위는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다른 견해에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행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병후(재판장) 김달식 황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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