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3노94 살인
피고인
A , 회사원
주거 울산 북구
등록기준지 서울 서초구
항소인
피고인
검사
이희동 ( 기소 ) , 방봉혁 ( 공판 )
변호인
변호사 B ( 국선 )
판결선고
2013 . 5 . 15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
압수된 야구모자 ( 증 제1호 ) 1개 , 식칼 ( 증 제7호 ) 1개를 각 몰수한다 .
이유
1 .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 ( 사형 , 몰수 ) 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
2 . 판단 .
가 . 사형의 선고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등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 사형
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므로 ,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범인의 나이 , 직업과 경력 , 성행 , 지능 ,
교육 정도 , 성장과정 , 가족관계 , 전과의 유무 , 피해자와의 관계 , 범행의 동기 , 사전계획
의 유무 , 준비의 정도 , 수단과 방법 ,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 결과의 중대성 ,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 반성과 가책의 유무 , 피해회복의 정도 ,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3 . 6 .
13 . 선고 2003도924 판결 등 참조 ) .
나 .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
1 ) 피고인의 나이 , 가족관계 , 교육정도 , 성장과정 , 직업 , 성행 등
가 ) 피고인은 1986 . 8 . 12 . 서울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출생하였다 . 피고인이
5살 되던 해인 1991 . 6 . 29 . 피고인의 부모는 이혼을 하였고 , 피고인은 그 후 여동생과
함께 고모의 집에 잠깐 맡겨졌다가 경기도 성남에 있는 외조부모에게 맡겨져 약 7년을
살았다 . 피고인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98 . 부터 충남 천안에서 여동생과 함께 어머
니와 살게 되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자주 이사를 다녔고 , 중학교 3학년 때 부산으
로 이사하였다 . 피고인은 고등학교 시절에도 여러 차례 이사를 하다 3학년 때인 2004 .
11 . 경 울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
피고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주유소 , 식당 등지에서 아르바이트 생활을 전전하며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다 2006 . 5 . 8 . 육군으로 입대하였는데 , 전경으로 차출되어 2년
동안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근무하였다 . 제대 후 인터넷 구인광고를 통하여 2008 . 7 . 경부
터 울산 중구 성남동에 있는 피해자들 부모 운영의 ' T ' 이라는 호프집에서 서빙 아르바
이트를 하게 되었다 . 2009 . 말경 좀 더 나은 직장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위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그만 둔 후 2010 . 3 . 경 한국폴리텍 제7대학에 입학하여 특수용접기능 자
격증을 취득하였고 , 2011 . 여름 무렵 현대중공업 연수원을 3개월 과정으로 수료한 후
위 회사의 하청업체인 세호기업을 거쳐 2012 . 3 . 경부터 범행 당시까지 유성기업에서
일하였다 .
나 ) 피고인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학업성적은 하위권을 맴돌았
으나 출결상황이 양호했고 , 특별한 문제행동을 한 적은 없었다 . 피고인에 대한 생활기
록부에는 대체로 ' 성격이 온순하고 교우관계도 원만하나 다소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부
족하다 ' 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 .
다 ) 피고인의 인간관계
( 1 ) 피고인의 모친과 여동생은 울산에 살고 있는데 , 피고인과의 유대관계는
모두 깊은 편이다 . 피고인은 어렸을 때 헤어진 아버지와도 연락을 끊지 않고 살아왔는
데 ,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강원도 양양에서 동거녀와 살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만
나기도 하였다 .
( 2 ) 피고인은 한국폴리텍 제7대학을 다닐 때에는 어린 시절 친척집에서 눈치
보며 살았던 이야기 등을 털어놓을 정도로 C과 가깝게 지냈고 , D과도 형이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내며 졸업 후에도 계속 연락을 하는 사이였다 .
( 3 )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현대중공업 교육원에서 함께 교육을 받았던 E와 친
하게 지냈는데 , E는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범행으로 도피
중이던 피고인이 혹시 자살을 하지 않았을까 걱정해 주기도 하였다 .
라 ) 범죄전력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범죄전력은 전혀 없다 .
2 ) 피해자들과의 관계
피고인은 ' T '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지 1년 만인 2009 . 7 . 경부터 피해자 F
와 교제를 시작하였고 , 자연히 그 동생인 피해자 G와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 피고인은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피해자 F를 위해 사용할 정도로 피해자에게 과도한 애착을 보였
다 . 또한 , 피고인은 피해자 F가 친구들이나 직원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였고 , 밤늦
게까지 피해자의 직장이나 집 앞에서 기다리기도 하였는데 , 피해자 F는 이러한 피고인
의 과도한 집착 때문에 이 사건 범행 1년여 전부터 많이 힘들어 하였다 .
3 ) 범행의 경위 , 수단과 방법 , 결과
가 ) 이 사건 범행 이전의 경과
( 1 ) 피고인은 2012 . 6 . 경 피해자 F와 크게 다툰 적이 있었는데 , 이 무렵 ' 일본
자살숲 ' , ' 화를 너무 참으면 ' , ' 화를 다스리는 법 ' , ' 화병 '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였다 .
( 2 ) 피해자 F는 2012 . 7 . 12 . 23 : 09경 피고인에게 ' 이제 우리 그만 헤어지자 ,
지금 내 상황이 누구를 만나고 이런 상황이 아닌 것 같다 ' , ' 니가 날 못 믿는 거 회사
일이나 친구들 만나는 거 주말에 가게에 일하는 거 이런 거까지 니 눈치보고 잔소리
듣고 니 기분 상해하고 그런 거 싫다 ' 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계속 만나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었으나 피해자는 헤
어지자는 뜻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
( 3 ) 피고인은 2012 . 7 . 15 . 경 피해자 F를 만나 설득하였으나 관계회복에 실패
하였다 . 그 후 친하게 지내던 H을 만나 술을 먹으면서 " F와 헤어졌다 , 자존심도 상하
고 열 받는다 , 죽여 버리겠다 " 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다 . 1 )
( 4 ) 피고인은 2012 . 7 . 16 . 23 : 00경 함께 한국폴리텍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며
친해진 D에게 전화하여 " 형 ,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 , 힘들다 " 는 등의 말을 하였고 ,
2012 . 7 . 18 . 17 : 00경 E를 만나 평소 피지 않던 담배를 계속 피면서 " 여자 친구와 한
4년 정도 만났는데 최근 헤어졌다 , 여자 친구를 만나 정이 많이 쌓였는데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하여 너무 화가 난다 , 너희 집에도 안쪽에서 출입문을 잠그는 장치가 있느
냐 . 오늘 너를 보는 것이 마지막이다 , 울산을 뜨든지 할 것 같다 " 라는 등의 말을 하였
고 , 여자 친구에게서 받은 것인데 가지라며 자신의 차에 있던 새 수건과 보온 물통을
E에게 주었다 .
( 5 ) 피고인이 2012 . 7 . 18 . 06 : 05경 피해자 F에게 ' 그날 보고 저녁에 와서 한
숨도 안 자면서 생각해봤는데 나 너 포기 못하겠다 , 아직 내가 널 많이 사랑하나바 , 너
도 나를 아직 사랑하자나 ? ' , ' 한 번만 더 기회 주면 안돼 ? ' 라는 등 계속 만나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수차례에 걸쳐 보냈으나 피해자는 이를 거절하였다 .
( 6 ) 피고인은 2012 . 7 . 18 . 경 피해자 G에게도 ' G ~ 오빠 번호 쫌 지워죠 ' , ' 너
거 언니 다시 잡아 봐도 마음 굳게 먹었는지 안 변하네 , F랑 연락하면 너거 언니 생각
나서 오빠가 힘들 것 같아 ' 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
( 7 ) 피고인은 2012 . 7 . 19 .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채 08 : 11경부터 12 : 46경까
지 ' 불 붙는 기름 ' , ' 주방용 칼 파는 곳 ' , ' 주유소 말통 ' , ' 울산 총 구할 수 있는 곳 ' 등
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였고2 ) , 불법 안마시술소 두 군데에 들러 성매매를 한 후 밤 10시
쯤에 울산 중구 복산동 U에서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식칼 1자루를 구입하였으며 ,
22 : 54경에는 피해자 F에게 ' 친구 추천에 니뜬다 좀 지아라 ' 라며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이름을 삭제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
나 ) 이 사건 범행 경위 및 결과
( 1 ) 피고인은 2012 . 7 . 20 . 03 : 00경쯤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울산 중구 I
빌라 201호 피해자들의 주거지 부근에 도착하여 피해자들 부모님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및 방에 불이 켜져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같은 날 03 : 13경 가스
배관을 타고 피해자들의 집 뒤쪽 베란다를 통하여 침입하였다 .
( 2 ) 피고인은 베란다와 연결된 거실에 있는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
G를 발견하고3 ) 미리 준비한 식칼로 피해자의 목 부위를 1회 찌른 후 다시 피해자의
목 부위를 1회 더 찔러 피해자로 하여금 즉시 그 자리에서 오른쪽 추골동맥절단자창
등으로 사망하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
( 3 ) 피고인은 피해자 G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지른 비명을 듣고 피해
자 F가 방에서 뛰쳐나오자 뒤 베란다를 통해 1층 바닥으로 뛰어내려 당시 그 아래에
주차되어 있던 흰색 EF소나타 승용차의 지붕 위로 떨어졌는데 , 그 충격으로 왼쪽 팔목
에 금이 가고 안쪽 호주머니에 있던 식칼이 왼쪽 허벅지를 찔러 주변에 그의 혈흔이
비산될 정도로 상당한 부상을 당하였다 .
이 같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피고인은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피해
자들의 주거지로 침입한 후 같은 날 03 : 17경 거실에서 119에 전화하여 동생이 칼에 찔
린 사실을 신고 중이던 피해자 F에게 다가가 피해자의 배를 식칼로 1회 찌르고 , 이를
피해 안방으로 도망가다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의 목 , 가슴 등 총 12군데를 칼로 찔러
피해자로 하여금 즉시 그 자리에서 경동맥절단자창 , 심장자창 등으로 사망하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4 ) .
( 4 ) 부검결과에 의하면 , 피해자 G는 오른쪽 목 측면 , 오른쪽 쇄골 위쪽에 자
창이 , 오른쪽 위팔과 손바닥 , 왼쪽 손바닥 , 왼쪽 정강이에서 방어손상으로 추정되는 표
재성 절창이 각각 발견되었고 , 사인은 오른쪽 쇄골 위쪽 부위 자창에 의한 오른쪽 추
골 동맥 절단 자창으로 판단되었다 . 오른쪽 목 측면의 자창은 길이 2 . 7cm , 깊이 6 . 0cm
이고 , 오른쪽 쇄골 위쪽 부위에서 기역자 모양의 자창이 보이는데 ( 길이 각 2 . 7cm ,
1 . 7cm ) , 이는 거의 수평으로 왼쪽으로 진행하여 경추 제7번과 흉추 제1번 사이 추간판
을 지나 왼쪽 쇄골하 동맥의 제1가지인 추골동맥의 절단 자창을 형성하였으며 , 깊이는
약 9 . 0cm이다 . 피해자 F는 목 , 몸통 , 팔 , 다리에서 다발성의 자창 , 절창이 발견되었고 ,
특히 왼쪽 쇄골하 부위 및 오른쪽 가슴에 형성된 각 자창에 의하여 각각 왼쪽 경동맥
이 절단되고 , 심장이 관통되었는데 이들 자창이 치명상으로 판단되었다 . 왼쪽 쇄골하
부위의 기역자 모양의 자창 ( 길이 각 2 . 5cm , 1 . 5cm ) 은 외하후방으로 진행하여 왼쪽 쇄
골과 제1번 갈비뼈 사이를 지나 왼쪽 경동맥을 완전히 절단하고 흉강 내로 진입하여
왼쪽 뒤쪽 갈비뼈 제8번까지 진행하였으며 , 깊이는 약 15 . 0cm이다 . 그리고 가슴에 기
역자 모양의 자창 ( 길이 각 2 . 7cm , 1 . 3cm ) 은 내하후방으로 진행하여 오른쪽 갈비뼈 제
6 / 7 사이를 지나 심장을 관통하였는데 깊이는 약 10 . 0cm이다 .
4 ) 범행 동기 등
가 ) 피해자 G를 살해하게 된 동기
( 1 ) 피고인의 변소
피고인은 피해자 G를 살해하게 된 동기와 관련하여 제2회 경찰 피의자신
문시부터 피해자의 집에 침입하는 과정에 예상치 못하게 피해자 G를 보고 놀라서 우
발적으로 살해한 것처럼 변소하고 있다 .
( 2 ) 판단
앞서 본 피고인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 범행의 경위 , 수단과 방법 , 결과 부
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은 여러 정황들 , 특히 ①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주거지에 침입
전에 이미 피해자들의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들만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던
점 , ②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 G는 잠을 자고 있었거나 잠에서 깨어난 직후여서 대
항할 능력이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 피고인이 이러한 피해자를 상대로 식칼로
정확하게 급소인 목 부위를 두 차례 찔러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 당시 상
대방이 G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던 점 , ③ 피고인이 F로부터 피해자 G가 피
고인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말을 듣고 , 피해자 G에 대하여 섭섭한 감정을 가지게 되
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 ④ 피고인 스스로 검찰 피의자신문시에 범행도구인 식칼을
구입할 때 이미 피해자들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
여 보면 ,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집에 침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G를 보고 놀라 우발적
으로 살해하였다기보다는 피해자 G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 때문에 이미 죽일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피해자 G가 발견되자 바로 살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나 ) 피해자 F를 살해하게 된 동기
( 1 ) 피고인의 변소
피고인은 피해자 F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가족을 무
시하는 이야기를 하여 심한 분노와 배신감 , 모욕감을 느낀 나머지 충동적으로 피해자
F를 살해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
( 2 )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무렵 만난 지인들과의 대화내용이나 피해자 F와의
문자메시지 내용 어디에도 피해자가 피고인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피고인을 무시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피해자의 평소 성격이나 앞서 본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의 변소는 믿기 어렵다 .
오히려 , 앞서 본 피고인의 성장과정과 성행 , 피해자들과의 관계 및 피고인
에 대한 정신과 상담결과5 ) 등을 종합하면 , 피고인이 피해자 F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은
후 다시 만날 것을 요청하였으나 거부당하자 피고인 스스로 자신의 가정환경과 경제적
처지 때문에 피해자가 헤어지려고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 이것이 피고인에게 내재되
어 있던 열등감과 결합하여 피해자에 대한 극심한 분노와 배신감을 불러 일으켜 이 사
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
5 ) 범행 후의 행적
( 가 )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살해한 후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와 범행에 사
용한 식칼을 수풀 속에 버린 후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그대로 도주하였다 .
( 나 ) 피고인이 사용한 카드내역에 의하면 ,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일인 2012 .
7 . 20 . 05 : 10경 울산 남구 J에 있는 K주유소에서 , 같은 날 15 : 14경 경기 여주군 가남면
L에 있는 영동고속도로 M주유소에서 , 2012 . 7 . 21 . 12 : 49경 경부고속도로 칠곡 하행휴
게소에서 , 같은 날 23 : 18경 원주시 N O휴게소 내 P주유소에서 각각 주유를 하였다 . 피
고인은 2012 . 7 . 22 . 16 : 30경 부산 기장군 ②에 있는 한국폴리텍 제7대학교 동부산캠퍼
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틀을 승용차 안에서 지내다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 그 사
이 승용차 주변에 사람이 모여들자 차량을 버린 채 같은 면에 있는 함박산으로 도주하
였다 .
( 다 ) 그 후 산불감시원의 신고로 2012 . 9 . 13 . 경 함박산 중턱에서 체포되었다 .
6 ) 기타 양형요소
가 ) 사전계획의 유무 , 준비의 정도
앞서 본 범행의 경위 , 수단과 방법 , 결과 및 범행 동기 부분에서 살펴 본 바
와 같은 여러 정황들 , 특히 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전에 미리 범행 도구 등에 관하
여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였던 점 , ②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전날 평소와는 달리 회사
에 출근도 하지 아니한 채 불법 안마시술소에 들러 성매매를 한 후 밤 10시쯤에 이 사
건 범행에 사용되었던 식칼까지 구입하였던 점 , ③ 피고인이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대
를 택하여 피해자들의 주거지에 침입한 점 , ④ 피고인이 침입 직전에 피해자들 부모님
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및 피해자들의 주거지에 불이 켜져 있는지 여부
까지 확인하였던 점 , ⑤ 피고인이 이를 통해 피해자들만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피해
자들의 주거지에 침입한 후 피해자 G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식칼로 급소인 목부위를
두 차례 찔러 피해자를 바로 사망에 이르게 한 점 , ⑥ 피고인이 심한 부상을 입은 상
태에서도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침입한 다음 피해자 F의
배 , 목 , 가슴 등 총 12군데를 칼로 찔러 피해자로 하여금 바로 사망에 이르게 한 점 등
을 종합하여 보면 , 피고인은 처음부터 피해자들을 죽이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계획 하
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
나 ) 재범의 위험성
피고인에 대하여 한국판 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 ( KORAS - G ) 6 ) 를 적용한 결과
총점은 10점이었고 , 정신병질자 선별도구 ( PCL - R ) 7 ) 를 적용한 결과 총점은 18점이었는
데 , 이러한 평가에 따른 피고인의 재범위험성은 ' 중간 ' 수준 ( 정확하게는 중간 수준 영역
대의 상한에 가깝다 ) 에 해당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 공판기록 95 ~ 96쪽 ) .
다 ) 피고인의 이 사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 1 )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기 위하여 범행동기나
계획성 등에 관하여 일부 변명을 하고는 있으나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있다 .
( 2 ) 피고인은 체포 직후 실시된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피해자들 부모의
심정을 묻는 신문에 대하여 " 말로 표현이 되겠습니까 " 라고 하며 , " 죄송하고 빨리 죄 값
을 치르고 싶습니다 " 라고 진술하였고 ,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에서는 " 하고 싶은 말은
진짜 죄송하고요 . 제가 대신 죽고 피해자들이 살아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라고 진술
하기도 하였다 .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시에는 조서에 "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
기적이 있다면 제가 대신 죽고 두 자매를 살려주고 싶습니다 .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 라
고 직접 손으로 기재하였고 , 이러한 태도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있다 .
( 3 ) 또한 2012 . 9 . 21 . 울산 R 병원에서 실시된 정신과 상담결과 ( 수사기록
624면 ) 에 의하면 , 피고인은 " 내가 무슨 짓을 했지 ? 후회가 되고 , 남은 가족에게 정말
죄송하고 , 기적이 있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다 " 고 진술하여 , 자신의 범죄행위의 심각성
에 대한 인식 및 기본적인 죄책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되어 있다 .
( 4 ) 체포 후 중부경찰서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 잡히고 나니까 홀가분하다고
말하였느냐 " 는 기자들의 질문에 순간적으로 웃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이 촬영되기도
하였으나 ,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 팔이 부러진 상태로 도주하여 50여 일 동안 산속에
서 도피생활을 하다가 체포된 직후임을 고려해 볼 때 , 그러한 표정이 어떠한 심리상태
에서 나온 것인지 알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것만으로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반성이나 후회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
( 5 ) 피고인이 유치장에서 " 술 , 담배 , 여자 이런 걸 못하니까 무기는 피하고
싶다 . 요즘 네이버에 울산 치면 내 이름이 완전 1등이다 . 한 20년 생각하고 있는데 20
년 살다 나오면 스마트폰이 얼마나 발달되어 있을까 " 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수사보고서
( 수사기록 636쪽 ) 와 S의 진술서 ( 수사기록 775쪽 ) 가 제출되어 있으나 , 피고인이 그와 같
은 이야기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이나 전후 맥락 , 피고인의 심리상태 , 피고
인이 그러한 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는 이상 , 위 수사보고서와
진술서만으로 피고인의 반성이나 후회가 전적으로 가장된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라 ) 피해자 유족들의 피해감정 및 사회에 미친 영향 등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 F가 피고인과 헤어지려한다는 이유만으로 20대의 젊
은 피해자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피해자들의 유족들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에게
엄청난 경악과 충격을 안겨 주었다 . 더욱이 피해자 F의 살해 과정이 그대로 담겨있는
119 신고 전화 녹음내용을 살펴볼 때 ,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들이 겪었을 극도의
두려움과 고통은 우리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
피해자들의 부친은 원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이후의 심정에 대
하여 "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
으며 아직도 믿을 수 없어 두 딸이 살아 돌아올 것 같은 심정이 하루에도 12번씩 들
며 , 못 다 핀 딸의 영혼을 생각하면 지금도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슬픔 , 고통으로 하루
하루가 지옥 같은 생활의 연속입니다 , 피가 거꾸로 솟는 울분에 치가 떨리며 , 주위 분
들과 저희 가족이 받는 이 고통은 누가 보상해 주고 위로해 줄 것인지 반문하고 싶습
니다 " 라고 하면서 피고인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하였으
며 , 피해자들의 다른 유족과 친구 , 직장 동료를 비롯한 25 , 000여 명의 일반 국민들도
피고인을 극형에 처해달라고 강력하게 탄원하고 있다 .
다 . 양형의 판단
1 ) 앞서 본 바와 같이 , 피고인이 피해자 F로부터 결별통보를 받게 되자 이에 따른
분노를 참지 못하고 특별한 상관도 없는 피해자 G를 두 차례나 급소 부위를 찔러 무
참히 살해한 점 , 피고인이 피해자 G를 살해한 후 현장을 벗어났다가 다시 되돌아와
119 신고 중이던 피해자 F를 무려 12차례나 칼로 난자하여 살해한 점 , 이와 같이 범행
내용이 잔인하고 냉혹할 뿐 아니라 그 결과 유족들에게 평생 치유될 수 없는 깊은 상
처를 입게 한 점 , 피해자 F의 살해과정이 119 신고전화 녹음 CD를 통하여 그대로 전
달됨으로써 유족들에게 더욱 큰 충격과 고통을 주었으며 우리사회를 경악과 공포에 떨
게 한 점 , 이러한 피해자들의 피해감정 및 여론을 통하여 나타난 일반 국민들의 법 감
정 및 범죄에 대한 억제적 기능을 수행하는 형벌의 일반 예방적 기능도 여전히 유효한
점 등을 고려하면 , 원심이 판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
시키는 중형에 처할 사정이 있음은 인정된다 .
3 ) 그러나 , ① 피고인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아무런 전과가 없었던 점 , ② 앞서 본 범행의 경위 , 범행 후의 행적 등에 비추어 볼
때 , 피고인이 주도면밀하게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기보다는 피해자 F에게 과도하게
애착을 보이다 이별을 통보받자 열등감에서 비롯된 분노와 적개심을 이기지 못하고 극
도의 흥분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 ③ 피고인이 범행 동
기와 범행 경위에 관하여 일부 진술을 번복하고 있으나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면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 ④ 앞서 본 피고인
의 나이 , 성장과정 , 성행 , 경력 등에 비추어 볼 때 , 피고인에게 교화 개선의 가능성을
일체 찾아볼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도 이 사건 양형을 함에 있어 충분히 고
려되어야 한다 .
4 ) 위와 같은 피고인의 나이 , 성행 , 경력 , 범행의 동기 , 수단과 결과 , 범행 후의 정
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과 아울러 앞서 본 사형의 형벌로서의 특
수성이나 다른 유사사건에서 일반적인 양형과의 균형 등에 비추어 볼 때 ,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켜 자유를 박탈하는 무기징역형에 처함이 상당하다고 보여지
고 , 더 나아가 우리 공동체의 유지 · 존립을 위하여 반드시 이 세상에서 피고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여야 한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므로 , 원심이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은 그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
따라서 ,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
3 . 결론
그렇다면 ,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문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법령의 적용
1 .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250조 제1항 ( 각 무기징역형 선택 )
1 .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 제38조 제1항 제1호 , 제50조 ( 범정이 더 무거운 피해자 F에 대한
살인죄에 대하여 무기징역형을 선택하였으므로 다른 형을 과하지 아니함 )
1 . 몰수
양형의 이유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정상들과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이승련
판사 정영태
판사 이미정
주석
1 ) 피고인은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H에게 ' 피해자 F를 죽이고 싶다 ' 는 말을 한 적은 없고 , ' 가서 뺨이나 한 대 때릴까 ' 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진술하였으나 ( 수사기록 2008쪽 ) , H은 원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으로부터 ' 죽여버리겠다 ' 는 말을
분명히 듣었다라고 증언하였다 ( 공판기록 1137쪽 ) .
2 ) 피고인은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범행 전날 자신이 인터넷으로 검색한 기록에 관하여 , " 살인의 범행 도구로 칼을 사용하
기로 계획하고 검색을 해봤더니 일반 마트에 가면 살 수 있다는 내용이 나와 U에 가서 식칼을 구매한 것이다 , ' 불 붙는 기름 '
은 도주할 때 차를 불에 태우기 위해 검색한 것이고 , ' 주유소 말통 ' 은 범행 후 도망을 가면서 급할 때 곧바로 차에 기름을 넣
을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검색한 것이며 , ' 울산 총 구할 수 있는 곳 ' 은 F를 죽이기로 마음먹으니 영화 속 총 쏘는 장면이
생각 나 검색해 본 것이다 " 라고 진술하였다 .
3 ) 이 사건 범행 당시 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어 상대방을 알 수 있었고 , 피고인도 상대방이 G라는 사실을 인식하고서 그녀를 살
해하였다고 진술하였다 ( 수사기록 1978쪽 등 ) .
4 ) 피고인은 피해자 F를 살해한 경위에 대하여 ,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 F가 방에서 나와 비명을 질러 순간 놀라 베란
다에서 바깥으로 뛰어내렸으나 , F를 죽이러 왔는데 그녀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가스배관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 거실에 선 채 전화로 신고를 하고 있던 F의 배를 칼로 찔렀고 , F가 뒷걸음질을 치며 안방으로 들어가다 뒤로 넘어지
자 뒤따라 들어가 넘어져 있던 그녀의 배를 2회 더 찔렀다 . " 라고 진술하였고 이러한 취지의 진술을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시
까지 유지하다 , 제2회 검찰 피의자 신문시부터 "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다시 들어간 것은 F를 칼로 협박하기 위해서이며 , 내가
다가가니 F가 고함을 지르며 나를 밀치려고 해서 나도 밀치는 과정에서 칼로 배를 찌른 것이다 " 라고 진술을 바꾸었다 .
5 ) 피고인에 대한 정신과 상담결과에 따르면 , ① 피고인은 성장과정에 비추어 볼 때 부모로부터 안정적인 애착형성에 어려움을
겪었을 개연성이 크고 , 피해자들 가족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그 가족에게 상당한 소속감과 정서적 의존을 경험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 피해자의 결별통보로 이러한 의존감의 좌절을 느꼈을 것으로 여겨지고 , ② 피고인은 자신의 가정사에 상당한 열
등감을 갖고 있는데 범행동기에 관한 피고인의 답변에 비추어 볼 때 , 심한 열등감과 자존심의 손상이 분노를 유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점들이 심리적 범행동기로 추정된다 . 그리고 ③ 피고인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볼 때 , 믿었던 대상에 대한 심
한 배신감 또한 범행동기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 수사기록 2174쪽 ) .
6 ) 한국판 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 ( KORAS - G ) 는 만 18세 이상 범죄자들의 재범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개발한 평가도구로서 ,
범죄자의 인구통계학적 요인 , 과거 범죄력 , 본 범죄의 유형 , 본 범죄의 피해자 특성 , 범행의 책임수행여부 등17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평가하고 , 재범위험성을 그 총점에 따라 12점 이상은 ' 높음 ' , 7 ~ 11점은 ' 보통 ' , 6점 이하는 ' 낮음 ' 으로 분류한다 .
7 ) 정신병 질자 선별도구 ( PCL - R ) 는 범죄자에게 재범위험성이 높은 사이코패스의 성격 특성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하여 개발된
평가도구로서 , 사이코패스의 핵심특성 20개 항목에 대해 범죄자가 반구조화된 면담 기법 및 관련 기록들을 참고하여 평가하
고 , 재범위험성을 그 총점에 따라 25점 이상은 ' 높음 ' , 7 ~ 24점은 ' 보통 ' , 6점 이하는 ' 낮음 ' 으로 분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