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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2583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피고인 1, 피고인 3에 대한 예비적 죄명 및 피고인 2에 대한 일부 예비적 죄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 2, 피고인 10에 대한 일부 예비적 죄명: 업무상횡령, 피고인 2에 대한 일부 예비적 죄명: 업무상배임,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하여 일부 인정된 죄명: 업무상횡령]ㆍ위증ㆍ국가정보원법위반(피고인 9에 대하여 일부 변경된 죄명: 강요)ㆍ업무방해ㆍ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ㆍ업무상횡령ㆍ뇌물공여ㆍ허위공문서작성ㆍ허위작성공문서행사ㆍ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공2021상,792]
판시사항

[1] 국고금 관리법 제7조 에 따라 중앙관서장의 직접 사용이 금지되는 ‘소관 수입’의 의미

[2]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직권남용’의 의미 및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의 의미 /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하는 행위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 경우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3] 국가정보원법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처벌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취지 /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가 성립하는지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4]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의 객체인 ‘사람’의 의미

[5] 수 개의 범죄행위가 포괄일죄를 구성하는 경우 및 이때 공소시효의 기산점(=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

[6] 국가정보원 직원이 동일한 사안에 관한 일련의 직무집행 과정에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저지른 직권남용행위에 대하여는 그 상대방이 수인이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개별 사안에서 포괄일죄가 성립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1] 국고금 관리법 제7조 는 “중앙관서의 장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소관 수입을 국고에 납입하여야 하며 이를 직접 사용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재정법 제17조 에서 선언한 예산총계주의를 수입의 측면에서 더욱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국고금 관리법 제2조 제2호 는 ‘수입’을 조세 등 같은 조 제1호 (가)목 에 따른 국고금이 세입으로 납입되거나 기금에 납입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1호 (가)목 은 ‘국고금’을 법령 또는 계약 등에 따라 국가의 세입으로 납입되거나 기금( 제3조 제1항 제2호 에 따른 기금을 말한다)에 납입된 모든 현금 및 현금과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하 ‘현금 등’이라 한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5조 제6조 에 따르면, 수입은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징수하거나 수납하여야 하고, 중앙관서의 장은 그 ‘소관 수입’의 징수와 수납에 관한 사무를 관리한다.

위와 같은 법 규정들의 문언과 그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국고금 관리법 제7조 에 따라 직접 사용이 금지되는 ‘소관 수입’은 법령 또는 계약 등에 따라 국가에 납입된 것으로서 중앙관서의 장이 징수ㆍ수납절차를 거쳐 관리하는 현금 등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이하 ‘직권남용죄’라 한다)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ㆍ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직권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권한을 위법ㆍ부당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어떠한 직무가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법령상 근거가 필요하다. 법령상 근거는 반드시 명문의 규정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법령과 제도를 종합적, 실질적으로 살펴보아 그것이 해당 공무원의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해석되고, 이것이 남용된 경우 상대방으로 하여금 사실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포함된다.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직무행위의 목적, 그 행위가 당시의 상황에서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있는 것이었는지 여부, 직권 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실무 담당자에게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 및 공무원의 직권남용행위로 인하여 실무 담당자가 한 일이 그러한 기준이나 절차를 위반하여 한 것으로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인지 여부는 관련 법령 등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3]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 한다)은 대통령의 직속 기관으로서 그 지시와 감독을 받으면서( 국가정보원법 제2조 )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국정원이 정보기관으로서 수행하는 정보의 수집ㆍ작성ㆍ배포 등의 직무는 보안 유지의 필요성과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그 수행방식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다른 국가기관의 감시나 견제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정원 내부적으로 엄격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정원은 현행 국가정보원법(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전부 개정된 것)의 시행 전까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강제력 행사가 수반될 수 있는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 등에 대한 수사 권한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국정원의 법적 지위와 사실상의 영향력, 직무 및 직무수행 방식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그 권한이 남용될 경우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생활영역 전반에 걸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크다. 실제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 시절부터 각종 정치공작과 인권침해사건 등이 자행되어 민주주의의 진전을 가로막았다.

1994. 1. 5. 법률 제4708호로 구 국가안전기획부법(1999. 1. 21. 국가정보원법으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이 개정되면서 위 법률에 국가안전기획부의 부장ㆍ차장 기타 직원의 직권남용행위를 금지하는 조항( 제11조 제1항 )과 이를 위반할 경우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이하 ‘직권남용죄’라 한다)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조항( 제19조 제1항 )이 신설된 것도 이러한 역사적 경험에 따른 반성적 조치로 볼 수 있다. 현행 국가정보원법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유지되고 있는 위 조항들의 입법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국가정보원법에 직권남용죄에 관한 처벌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취지는 국정원의 원장ㆍ차장ㆍ기획조정실장 및 그 밖의 직원이 자신에게 부여된 직무권한을 남용하여 다른 기관ㆍ단체의 권한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

따라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의 성립 여부는 직권남용죄 일반에 적용되는 법리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독자적인 처벌 조항의 입법 경위와 그 취지, 국정원의 법적 지위와 영향력, 국정원이 담당하는 직무 및 그 직무수행 방식의 특수성, 국정원 내부의 엄격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의 객체인 ‘사람’은 행위자와 공범자 이외의 모든 타인을 말하므로, 행위자의 부하 공무원은 물론 기타 공무원도 거기에 포함될 수 있다.

[5]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 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하고, 그 경우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6]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라는 국가적 법익을 보호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고,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국가정보원 직원이 동일한 사안에 관한 일련의 직무집행 과정에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저지른 직권남용행위에 대하여는 설령 그 상대방이 수인이라고 하더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각 직권남용 범행이 포괄일죄가 되느냐 경합범이 되느냐에 따라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서 포괄일죄의 성립 여부는 직무집행 대상의 동일 여부, 범행의 태양과 동기, 각 범행 사이의 시간적 간격, 범의의 단절이나 갱신 여부 등을 세밀하게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피고인

피고인 1 외 10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 피고인 10, 피고인 11에 대하여)

변호인

변호사 권유림 외 18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과 국가정보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무죄 및 면소 부분, 피고인 7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과 국가정보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무죄 부분, 피고인 9에 대한 유죄 부분과 국가정보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무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10, 피고인 11의 상고,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10, 피고인 11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8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에 제출된 서면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 등을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1) 상고심은 항소심판결에 대한 사후심으로서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으로 되었던 사항에 한하여 상고이유의 범위 내에서 그 당부만을 심사하여야 한다. 그 결과 항소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아 판단한 사항 이외의 사유는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고 이를 다시 상고심의 심판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상고심의 사후심 구조에 반한다( 대법원 2019. 3. 21. 선고 2017도16593-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는 그가 항소이유로 주장하거나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아 판단한 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 1의 상고이유는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

나. 위증 부분

피고인 1은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위증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분리기소로 인한 공소권남용 여부

1)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자의적인 공소권의 행사라 함은 단순히 직무상의 과실에 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어떤 의도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1044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제기가 9건으로 나누어 순차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공소제기가 자의적인 공소권의 행사로서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공소권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각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유죄 부분에 한한다)에서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이 회계직원책임법 제2조 제1호 (카)목 에서 규정한 ‘그 밖에 국가의 회계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에 해당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죄 성립을 위한 신분 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회계직원책임법 제2조 제1호 에 규정된 사람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 한다) 3차장 산하 심리전단(이하 ‘심리전단’이라 한다)의 온라인 활동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심리전단 사이버팀과 연계된 이른바 ‘외곽팀’의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된 예산 전액이 국고의 손실액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 2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국고의 손실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

라. 축소사실 인정의 위법 여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에 대한 심리전단 오프라인 활동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의 축소사실로 업무상횡령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죄형법정주의의 파생원칙인 유추해석금지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마. 재단법인 공소외 1(이하 ‘공소외 1 법인’이라 한다)을 통한 정치 관여 행위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가 공소외 1 법인을 통해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아 피고인 2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국가정보원법(2014. 1. 14. 법률 제122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에서 정한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바. 공소외 1 법인 활동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공소외 1 법인 활동에 지급된 예산 전액이 국고의 손실액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 2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국고의 손실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

사. 청와대 총무기획관 공소외 2에 대한 2억 원 교부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가 공소외 3 전 대통령과 공모하여 그 용도가 국정원의 직무 범위 내로 엄격하게 제한되는 특별사업비 2억 원을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청와대 기념품 구입 명목으로 사용하였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국정원 특별사업비의 법적 성격,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아. 청와대 민정2비서관 공소외 4에 대한 5,000만 원 교부로 인한 업무상횡령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가 청와대 민정2비서관 공소외 4에게 5,000만 원을 교부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자. 국회의원 공소외 5에 대한 1억 원 교부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과 뇌물공여 부분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제기가 자의적인 공소권의 행사로서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공소권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가 국회의원 공소외 5에게 1억 원을 교부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차. 대통령 공소외 3에 대한 10만 달러 교부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과 뇌물공여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카. 허위공문서작성과 허위작성공문서행사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이유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타. 가장사업체 관련 자금 유용으로 인한 각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과 업무상횡령 부분(예비적 공소사실 제외)

1) 「 국고금 관리법」제7조 는 “중앙관서의 장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소관 수입을 국고에 납입하여야 하며 이를 직접 사용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재정법 제17조 에서 선언한 예산총계주의를 수입의 측면에서 더욱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국고금 관리법」제2조 제2호 는 ‘수입’을 조세 등 같은 조 제1호 (가)목 에 따른 국고금이 세입으로 납입되거나 기금에 납입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1호 (가)목 은 ‘국고금’을 법령 또는 계약 등에 따라 국가의 세입으로 납입되거나 기금( 제3조 제1항 제2호 에 따른 기금을 말한다)에 납입된 모든 현금 및 현금과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하 ‘현금 등’이라 한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5조 제6조 에 따르면, 수입은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징수하거나 수납하여야 하고, 중앙관서의 장은 그 ‘소관 수입’의 징수와 수납에 관한 사무를 관리한다 .

위와 같은 법 규정들의 문언과 그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국고금 관리법」제7조 에 따라 직접 사용이 금지되는 ‘소관 수입’은 법령 또는 계약 등에 따라 국가에 납입된 것으로서 중앙관서의 장이 징수ㆍ수납절차를 거쳐 관리하는 현금 등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국정원이 설립하여 관리ㆍ운영하였던 가장사업체가 임대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이하 ‘협의의 수익금’이라 한다)과 국정원으로부터 지원받아 ‘가수금’이라는 명칭으로 관리하였던 돈(이하 ‘이 사건 가수금’이라 한다)이 모두 「국고금 관리법」제7조 에 따라 직접 사용이 금지되는 ‘소관 수입’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다음, 피고인 2가 직접 사용이 금지되는 가장사업체 관련 자금을 국정원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는 사업에 사용하였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등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먼저 ‘협의의 수익금’에 관하여 보건대, 국정원의 가장사업체 관련 자금 중 협의의 수익금은 실질적으로 국정원이 임대계약 등에 따라 벌어들인 수입으로서 「국고금 관리법」제7조 에서 정한 ‘소관 수입’에 해당한다.

나) 다음 ‘이 사건 가수금’에 관하여 보건대, 위 가장사업체의 설립 경위와 운영 현황, 국정원과 가장사업체 사이의 관계, 이 사건 가수금의 실질적 관리 주체와 그 방법 등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가수금은 국정원에 배정된 예산으로서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 보관의 형식적 주체 내지 형태만 달라진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가수금은 ‘법령 또는 계약 등’에 따라 국가가 취득한 현금 등이 아닐뿐더러, 「국고금 관리법」제29조 제2항 에 따라 ‘수입’에 편입되어야 하는 ‘반납된 지출금’으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가수금을 「국고금 관리법」제7조 에서 정한 ‘소관 수입’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다만 이 사건 가수금이 직접 사용이 금지되는 ‘소관 수입’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국정원 예산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이 사건 가수금을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죄와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할 수 있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추진한 각 사업이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났음을 전제로 피고인 2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4) 결국 이 사건 가수금이 「국고금 관리법」제7조 의 ‘소관 수입’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법영득의사, 국정원의 직무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은 없다.

파. 제3노총 관련 자금지원에 따른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가 제3노총과 관련한 자금지원을 지시하였다고 보아 피고인 2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하. 나머지 부분

피고인 2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3. 피고인 3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 중 심리전단 온라인 활동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과 심리전단 오프라인 활동과 관련한 업무상횡령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공모공동정범의 범의, 기능적 행위지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피고인 4의 상고이유 중 양형부당 주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그가 항소이유로 주장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아 판단한 사항이 아니어서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 피고인 4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5. 피고인 5의 상고에 관한 판단

피고인 5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상고장에도 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6. 피고인 6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6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7. 피고인 7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보편적 복지 논쟁, 야권의 반값등록금 주장과 관련한 공소외 6, 공소외 7 등 야권 정치인에 대한 정치 관여 행위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고인 7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7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요건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여론조사비용 지출에 따른 업무상횡령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고인 7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7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요건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서울시장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문건과 관련한 공소외 8에 대한 정치 관여 행위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고인 7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7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요건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라. 공소외 9의 정치활동 견제와 관련한 정치 관여 행위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고인 7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요건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마. 공소외 1 법인을 통한 정치 관여 행위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7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치 관여 행위의 금지,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바. 공소외 1 법인 활동 관련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7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 국고손실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사. 양형심리와 양형판단 방법의 위법 여부

1) 양형의 조건에 관하여 규정한 형법 제51조 의 사항은 널리 형의 양정에 관한 법원의 재량사항에 속한다고 해석되므로, 상고심으로서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따라 사형ㆍ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ㆍ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형의 양정의 당부에 관한 상고이유를 심판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사실심법원이 양형의 기초 사실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였다거나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정상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대법원 1988. 1. 19. 선고 87도1410 판결 , 대법원 1990. 10. 26. 선고 90도1940 판결 , 대법원 2020. 9. 3. 선고 2020도8358 판결 등 참조).

2)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이 양형의 기초 사실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였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 7에 대하여 징역 2년 6개월 등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8. 피고인 8에 대한 공소에 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8은 이 사건 상고 제기 후인 2020. 12. 11. 사망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82조 , 제328조 제1항 제2호 에 따라 피고인 8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9. 피고인 9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보편적 복지 논쟁, 야권의 반값등록금 주장과 관련한 공소외 6, 공소외 7 등 야권 정치인에 대한 정치 관여 행위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고인 9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9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공모관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서울시장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문건과 관련한 공소외 8에 대한 정치 관여 행위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고인 9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9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다. 제3노총 관련 자금지원에 따른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고인 9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9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관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0. 피고인 10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0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이유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1. 피고인 11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1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증거법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공소장변경에 관한 제1심 조치의 적법 여부

1)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검사는 2017. 10. 7. 피고인 1을 위증죄와 심리전단의 온라인 활동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죄로 기소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합1008 ), 2017. 12. 7. 피고인 2, 피고인 3을 심리전단의 온라인ㆍ오프라인 활동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죄로 기소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합1241 ).

나) 검사는 2017. 12. 1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합1008호 사건에서 피고인 1에 대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의 공소사실에 심리전단의 오프라인 활동과 관련한 예산 유용 범행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같은 날 위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였다.

다) 위 두 사건이 병합된 상태로 심리가 진행되어 오던 중, 검사는 2018. 12. 31.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의 공소사실에 기존 공소사실에 따른 심리전단 오프라인 활동과는 다른 현안의 오프라인 활동과 관련한 예산 유용 범행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19. 9. 23. 위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였다.

라) 위 법원은 2020. 2. 7. 제1심판결을 선고하면서 ‘심리전단의 오프라인 활동과 관련한 예산 유용 범행은, 같은 현안 사이에서만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을 뿐 그 밖에는 서로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고, 심리전단의 온라인 활동과 관련한 예산 유용 범행과도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위 각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을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하였다.

2) 위와 같은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을 취소한 제1심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추징의 누락 여부

1) 원심은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심리전단 온라인ㆍ오프라인 활동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및 업무상횡령 부분에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들에게 범죄의 이익이 실질적으로 귀속되었음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국고의 손실액 상당의 추징을 선고하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원심은 피고인 2의 공소외 1 법인 활동과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에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에게 범죄의 이익이 실질적으로 귀속되었음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 2에 대하여 국고의 손실액 상당의 추징을 선고하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원심은 피고인 2, 피고인 9, 피고인 10, 피고인 11의 제3노총 관련 자금지원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에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들에게 범죄의 이익이 실질적으로 귀속되었음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국고의 손실액 상당의 추징을 선고하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피고인 2, 피고인 4의 ‘(프로그램명 1 생략)’ 제작진, ‘(프로그램명 2 생략)’ 제작진, 공소외 10과 공소외 11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라. 피고인 2, 피고인 4의 공소외 10, 공소외 11, 공소외 12와 공소외 13에 대한 각 업무방해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마. 피고인 5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5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고인 5가 공소외 1 법인 회장에서 퇴임한 이후의 범행 부분에 대하여는 위 피고인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유에서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포괄일죄에서의 공모관계 이탈, 기능적 행위지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바. 피고인 2의 공소외 1 법인 활동 관련 예산 유용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인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과 예비적 공소사실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부분 중 피고인 2가 국정원장에서 퇴임한 이후의 범행 부분에 대하여는 위 피고인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유에서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포괄일죄에서의 공모관계 이탈, 기능적 행위지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사.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에 대한 국정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에서 피고인 2의 승려 공소외 14와 관련한 공소외 15에 대한 직권남용 및 공소외 16, 공소외 8과 관련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1) 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이하 ‘직권남용죄’라 한다)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ㆍ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직권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권한을 위법ㆍ부당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어떠한 직무가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법령상 근거가 필요하다. 법령상 근거는 반드시 명문의 규정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법령과 제도를 종합적, 실질적으로 살펴보아 그것이 해당 공무원의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해석되고, 이것이 남용된 경우 상대방으로 하여금 사실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를 방해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포함된다.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직무행위의 목적, 그 행위가 당시의 상황에서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있는 것이었는지 여부, 직권 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4도11441 판결 ,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도18646 판결 ,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430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라 함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766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실무 담당자에게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 및 공무원의 직권남용행위로 인하여 실무 담당자가 한 일이 그러한 기준이나 절차를 위반하여 한 것으로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인지 여부는 관련 법령 등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20. 1. 9. 선고 2019도11698 판결 참조).

나) 국정원은 대통령의 직속 기관으로서 그 지시와 감독을 받으면서( 국가정보원법 제2조 )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국정원이 정보기관으로서 수행하는 정보의 수집ㆍ작성ㆍ배포 등의 직무는 보안 유지의 필요성과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그 수행방식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다른 국가기관의 감시나 견제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정원 내부적으로 엄격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정원은 현행 국가정보원법(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전부 개정된 것)의 시행 전까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강제력 행사가 수반될 수 있는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 등에 대한 수사 권한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국정원의 법적 지위와 사실상의 영향력, 직무 및 직무수행 방식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그 권한이 남용될 경우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생활영역 전반에 걸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크다. 실제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 시절부터 각종 정치공작과 인권침해사건 등이 자행되어 민주주의의 진전을 가로막았다 .

1994. 1. 5. 법률 제4708호로 구 국가안전기획부법(1999. 1. 21. 국가정보원법으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이 개정되면서 위 법률에 국가안전기획부의 부장ㆍ차장 기타 직원의 직권남용행위를 금지하는 조항( 제11조 제1항 )과 이를 위반할 경우 형법상 직권남용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조항( 제19조 제1항 )이 신설된 것도 이러한 역사적 경험에 따른 반성적 조치로 볼 수 있다. 현행 국가정보원법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유지되고 있는 위 조항들의 입법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국가정보원법에 직권남용죄에 관한 처벌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취지는 국정원의 원장ㆍ차장ㆍ기획조정실장 및 그 밖의 직원이 자신에게 부여된 직무권한을 남용하여 다른 기관ㆍ단체의 권한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 .

따라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의 성립 여부는 직권남용죄 일반에 적용되는 법리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독자적인 처벌 조항의 입법 경위와 그 취지, 국정원의 법적 지위와 영향력, 국정원이 담당하는 직무 및 그 직무수행 방식의 특수성, 국정원 내부의 엄격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 등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직권남용행위로 특정된, ① 피고인 2, 피고인 7이 국정원 국익전략실 지역팀 소속인 공소외 17로 하여금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자치정책 등 야권 출신 지방자치단체장에 관한 동향을 살피고, 이들에 대한 견제ㆍ제압 방안을 마련하여 보고하게 한 지시(피고인 2, 피고인 7의 공소외 17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관련), ②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가 국익정보국 또는 국익전략실 소속 직원들로 하여금 각종 선거와 관련하여 야권 등 정치권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여당의 선거 승리를 위한 대응 논리를 마련하도록 한 지시(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의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한 여당 선거대책 마련 지시와 관련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관련), ③ 피고인 2가 국정원 국익전략실 여론팀 소속 정보분석관 공소외 18로 하여금 공소외 14의 비리 및 취약점을 수집하여 보고하게 하거나 공소외 14와 ‘(모임명 생략)’(‘공소외 3 정부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공소외 3을 쫓아낸다.’는 의미를 가진 모임이다)의 최근 동향을 수집하여 보고하게 하고, 심리전단 방어팀 소속 공소외 19, 공소외 20 등으로 하여금 공소외 14의 책자 출판에 대한 견제 활동 전략을 수립하여 보고하거나 보수단체를 동원하여 공소외 14를 규탄하는 집회 개최, 비난 광고 게재 등의 활동을 실행하게 한 지시(피고인 2의 공소외 18, 공소외 19, 공소외 20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관련), ④ 피고인 2 등이 방첩 관련 B국 소속 직원인 특명팀 사이버파트 팀장 공소외 21, 팀원 공소외 22 등으로 하여금 승려 공소외 14에 대한 사찰을 수행하여 이를 보고하게 한 지시(피고인 2의 승려 공소외 14와 관련한 공소외 21, 공소외 22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⑤ 피고인 2 등이 방첩 관련 B국 소속 직원인 특명팀 내사파트장 공소외 15, 사이버파트 팀장 공소외 21, 팀원 공소외 22 등으로 하여금 공소외 9에 대한 사찰을 수행하여 이를 보고하게 한 지시(피고인 2의 공소외 9와 관련한 공소외 21, 공소외 22, 공소외 15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관련), ⑥ 피고인 2 등이 방첩 관련 B국 소속 직원인 특명팀 내사파트장 공소외 15 등으로 하여금 공소외 23에 대한 사찰을 수행하여 이를 보고하게 한 지시(피고인 2의 공소외 23과 관련한 공소외 15 등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관련)는 모두 명백한 정치 관여 행위에 해당하므로(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직권남용행위로 특정된 위 각 지시를 합하여 이하 ‘이 사건 각 지시’라 한다), 국정원 직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는다(이하 ‘제1 판단’이라 한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직권남용의 상대방으로 특정된 국정원 직원들은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 등의 정치 관여 행위에 가담한 공범에 해당할 뿐,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의 피해자로 보기는 어렵다(이하 ‘제2 판단’이라 한다).

다) 설령 이 사건 각 지시가 국정원 직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2는 자신이 총괄하는 국정원의 직무에 속하는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에 관하여, 피고인 7, 피고인 9는 위와 같은 국정원장의 직무를 보좌하면서, 실무 담당자인 국정원 직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였을 뿐이고, 실무 담당자들이 준수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그들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음에도 그들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각 지시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이하 ‘제3 판단’이라 한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먼저 제1 판단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각 지시는 형식적, 외형적으로 그 행위자들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1) 이 사건 각 지시의 행위자들은 남용될 경우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행하게 하기에 충분한 일반적 직무권한을 가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 국가정보원법(2011. 11. 22. 법률 제111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 2014. 1. 14. 법률 제122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양자를 이하 ‘구 국가정보원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제1호 , 같은 항 제3호 에 따라, 국정원은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 국정원장인 피고인 2는 이러한 국정원의 직무를 통할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ㆍ감독할 권한을 가지며( 구 국가정보원법 제7조 제2항 ), 2차장인 피고인 7과 국익정보국장인 피고인 9는 국정원장을 보좌하여 위와 같은 국정원의 직무에 관하여 소속 직원을 지휘ㆍ감독할 권한을 가진다. 위 피고인들로부터 그 직무권한을 위임받아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에게 이 사건 각 지시를 최종적으로 내린 공범들도 위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 등의 직무에 관하여 소속 실무 담당자들을 지휘ㆍ감독할 일반적 직무권한을 가진다.

국가공무원법 제57조 에서 규정한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와 국정원의 엄격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를 고려하면, 위 피고인들과 그 공범들의 직무권한은 법률상 강제력을 수반하지는 않더라도 부당한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등으로 남용되는 경우 소속 국정원 직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행하게 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이 사건 각 지시는 명목상 그 행위자들인 국정원 직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인 2는 국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간부 회의 등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국정 수행에 비협조적인 사람과 단체를 ‘종북세력(북한을 추종하는 세력) 내지 그 영향권에 있는 세력’(이하 ‘종북세력 등’이라 한다)이라고 규정한 다음,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반복적으로 지시하였다.

이 사건 각 지시는 위와 같은 국정원장의 지침이 특정 대상자에 대한 정보 수집 또는 견제 지시로 구체화된 것이다. 즉 피고인 2 등 국정원 지휘부는 야권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인, 공소외 14, 공소외 9, 공소외 23 등에 대해 종북세력 등으로 의심되는 사람이라고 단정한 다음, 이들에 대한 견제 조치를 취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관련 정보의 수집, 대응방안의 마련 또는 실행을 지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국정원 지휘부가 내세운 위와 같은 명목은, 비록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지시가 형식적, 외형적으로 그 행위자들의 직권 행사로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 고려될 수 있다.

(나) 북한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임과 동시에 적화통일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획책하는 반국가단체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북한의 지위와 위에서 본 국정원 지휘부가 이 사건 각 지시를 위해 내세운 명목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지시는 형식적, 외형적으로 반국가단체를 추종하는 세력에 대한 견제 활동을 지시한 것으로서, 피고인 2 등 국정원 지휘부가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등에 관한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행위에 대한 수사 활동을 하도록 지휘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이 사건 각 지시는 국정원 직원의 직무집행에 관한 지시의 외관을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각 지시는 국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국정원의 공식적 지휘계통을 통해 실무 담당자들에게 하달되었다.

이 사건 각 지시를 이행한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로서는 국정원 지휘부가 어떠한 의도 내지 목적을 가지고 자신들에게 정보 수집, 분석 및 전략의 수립 등을 지시하였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다. 설령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이 이 사건 각 지시를 받을 당시에 국정원 지휘부의 정치 관여 의도 내지 목적을 의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지시의 외관이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구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 제1호 구 정보 및 보안업무기획ㆍ조정규정(2014. 11. 19. 대통령령 제257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보 및 보안업무기획ㆍ조정규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 는, 국정원이 취급할 정보의 ‘분야(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와 정보를 취급하는 ‘목적(반국가활동세력 등의 위해 행위로부터 국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에 대해서만 정하고 있을 뿐 정보 수집의 ‘대상자’ 범위를 명확하게 제한하고 있지 않다. 또한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에서는 당해 정보가 보안정보에 해당하는지를 명백하게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고, 각기 다른 시점에 수집된 여러 정보의 결합을 통해 보안정보의 수집이 완료될 수 있다.

국정원은 위와 같은 직무 범위에 관한 추상적ㆍ포괄적인 근거 규정 및 보안업무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이 사건 발생 이전부터 소속 정보담당관(Intelligence Officer) 등을 통해 정부전복 등의 구체적 혐의점과 무관하게 국내 여러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정보 수집 활동을 해 왔다. 위와 같은 활동의 적법ㆍ타당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국정원이 실제 이러한 방식으로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 업무를 수행해 왔다는 점은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의 해당 업무의 범위에 관한 인식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지시가 직권 행사의 외관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할 때에 고려될 수 있다.

(4) 이 사건 각 지시가 명백한 정치 관여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 2 등이 이 사건 각 지시를 할 당시 정치 관여 목적 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형식적, 외형적으로 위 지시가 직무집행에 해당하는 이상 위 목적 등을 기초로 직권 행사가 없었다고 속단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 각 지시의 내용과 방식만으로는 그 행위가 구 국가정보원법 제9조 제2항 각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제1호 )’,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 또는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하는 의견을 유포하거나 이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 또는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 또는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제2호 )’, ‘특정 정당 또는 특정 정치인을 위하여 기부금 모집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또는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및 정부투자기관(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자금을 이용하거나 이용하게 하는 행위( 제3호 )’,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는 행위( 제4호 )’, ‘소속 직원이나 다른 공무원에 대하여 제1호 내지 제4호 의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위 각호의 행위와 관련하여 보상 또는 보복으로써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 또는 고지하는 행위( 제5호 )’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거나, 국정원 직원들에게 위 행위 중 어느 하나를 행하도록 명하는 것이었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각 지시가 위와 같은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 또는 그를 위한 사전적 준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지시의 객관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목적과 해당 지시에서 정보 수집 또는 견제의 대상이 된 사람의 지위와 과거 활동 내역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실질적ㆍ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아야만 비로소 알 수 있는 사항이다. 이 사건 각 지시를 받은 국정원 직원들은 그 지시가 형식적, 외형적으로 직무집행에 해당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지위에 있었다. 피고인 2 등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에 해당하나 실질적으로는 정치활동에 관여할 목적을 가지고 직무권한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를 지시하는 경우 피고인 2 등의 이러한 숨겨진 목적 등은 그 직무집행이 직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되어야지, 그를 기초로 직권의 행사가 없었다고 속단할 것은 아니다.

나) 다음 제2 판단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각 지시를 이행한 국정원 직원들은 직권남용의 상대방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의 객체인 ‘사람’은 행위자와 공범자 이외의 모든 타인을 말하므로, 행위자의 부하 공무원은 물론 기타 공무원도 거기에 포함될 수 있다 .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지시의 행위자들이 가지는 직권(지휘 권한)은 그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기에 충분한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지시를 받은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은 직권남용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

(2) 형법 제30조 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ㆍ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데, 공모자 중 구성요건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자라도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도470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각 지시를 이행한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은 위와 같은 국정원 지휘부의 지휘 권한에 복종하여 그 지시를 따랐을 뿐, 국정원 지휘부와 사이에 정치 관여에 관한 의사의 합치에 이르렀다거나 피고인 2 등의 권한 남용 행위에 대한 본질적인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실무 담당자들은 이 사건 각 지시를 통한 직권남용행위의 공범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그들이 이 사건 각 지시에 정치 관여 목적이 개재되어 있음을 의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직권남용의 상대방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

다) 마지막 제3 판단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의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 등이 이 사건 각 지시를 통해 지시사항을 직접 이행한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에게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게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1) 이 사건 각 지시 당시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이 따라야 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명시되어 있었다.

헌법은 국정원 직원에게,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고( 제7조 ), 모든 국민을 정치적 생활에서 차별하지 않으며( 제11조 ), 국민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제17조 ).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는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제59조 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구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 제1호 구 정보 및 보안업무기획ㆍ조정규정 제2조 제2호 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은 ‘간첩 기타 반국가활동세력과 그 추종분자의 국가에 대한 위해 행위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국내 정보만을 취급할 수 있다. 구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2항 의 위임에 따라 규정된 구 보안업무규정(2015. 3. 11. 대통령령 제2614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보안업무규정’이라 한다)은 신원조사 대상자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고( 제31조 제2항 ), 구 국가정보원법 제9조 는 국정원 직원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들은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이 따라야 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를 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었고, 이 사건 각 지시의 이행행위를 국정원 지휘부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이 따라야 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에 관한 규정의 내용과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 등 국정원의 직무가 그 자체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지시를 이행한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에게도 각자 자신들이 수행할 정보 수집 및 분석 등 업무에 관하여 그 대상과 방식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등으로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각 지시의 이행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이행행위를 국정원 지휘부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다.

(3) 이 사건 각 지시의 행위자들은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직무집행의 기준을 위반하여 실질적으로 정당한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이 사건 각 지시의 행위자들은 그 지시를 통해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정치적 중립의무, 국민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의무, 법령준수의무,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 등을 위반하여 국가 안전보장과 무관한 정보의 수집ㆍ분석 및 대응방안 마련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더욱이 이 사건 각 지시에 따른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의 행위는, 그러한 행위를 지시한 국정원 지휘부의 목적, 정보 수집 대상자들의 지위와 그들의 활동 내역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야당 정치인이나 민간인에 대한 사찰 및 그에 대한 보고, 이들에 대한 견제ㆍ제압 방안 수립 및 실행, 여당의 선거 승리 전략 마련 등의 행위에 불과하므로, 구 국가정보원법 제3조 에서 정한 국정원의 정당한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여, 직권의 ‘남용’ 여부 등 이 부분 공소사실 범행의 성립을 위한 나머지 요건에 관하여 살피지 아니한 채 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로 결론 내리고 말았다. 이 부분 원심판단에는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아. 피고인 7, 피고인 9의 공소외 24 등 주식회사 공소외 25 관계자들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자.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의 공소외 26에 대한 직권남용미수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차.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의 보수단체 자금지원과 관련한 기업집단, 기업, 경제단체 소속 인물들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원심은 위 피고인들이 사기업 및 경제단체인 공소외 27 연합회에 보수단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청한 행위는 국정원 직원의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국정원 직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직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대법원은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는 위법행위를 한 경우인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권한을 위법ㆍ부당하게 행사한 경우와 달리 직권남용죄의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0도2800 판결 ,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9139 판결 ,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430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직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는 확장해석 또는 유추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그 직무권한의 행사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사람을 상대로 직무권한을 넘어서는 위법ㆍ부당한 행위를 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그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것은 자신에게 속하는 직무권한을 위법ㆍ부당하게 행사하는 것 못지않게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별도의 입법이 없는 이상 현행법의 해석만으로 공무원의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카. 피고인 7의 합성사진 유포와 관련한 정치 관여 행위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대한 피고인 7의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관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타. 피고인 2의 국세청장 공소외 28에 대한 뇌물공여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2와 공소외 28 사이의 1억 2,000만 원의 수수는 국정원 예산 유용 범행의 공범자들이 그 범행으로 취득한 돈을 공모에 따라 내부적으로 분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뇌물공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파. 피고인 2의 승려 공소외 14와 관련한 공소외 15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1)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 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하고, 그 경우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등 참조).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라는 국가적 법익을 보호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고,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국정원 직원이 동일한 사안에 관한 일련의 직무집행 과정에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저지른 직권남용행위에 대하여는 설령 그 상대방이 수인이라고 하더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각 직권남용 범행이 포괄일죄가 되느냐 경합범이 되느냐에 따라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서 포괄일죄의 성립 여부는 직무집행 대상의 동일 여부, 범행의 태양과 동기, 각 범행 사이의 시간적 간격, 범의의 단절이나 갱신 여부 등을 세밀하게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

2) 원심은, ‘다수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각 직권을 남용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경우에는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더라도 각 피해자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이를 포괄일죄로 파악할 수 없고 피해자별로 독립한 범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전제한 후, 피고인 2의 승려 공소외 14와 관련한 공소외 21, 공소외 22, 공소외 15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위 각 직권남용의 피해자별로 독립한 범죄가 성립하고 이들 범죄는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죄수판단에 따라 원심은, 공소외 15가 피고인 2의 지시를 하달받아 공소외 14에 대한 내사계획을 수립하여 피고인 2 등에게 보고한 2010. 7. 13.로부터 공소시효 7년이 지난 2018. 6. 25. 이 부분 공소가 제기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인 2의 승려 공소외 14와 관련한 공소외 15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면소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 2는 2009. 9.경 국정원 3차장 공소외 29에게 3차장 산하에 종북좌파세력 척결과 국정원 지휘부의 하명사항 처리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이른바 ‘특명팀’을 설치할 것을 지시하였고, 공소외 29는 위와 같은 지시에 따라 3차장 방첩 관련 B국 소속 단장 공소외 30에게 방첩 관련 B국 산하에 내사파트와 사이버파트로 구성된 특명팀을 설치하도록 하였다.

(2) 피고인 2는 2010. 7.경 전 부서장회의에서 공소외 14의 불법행위나 비위 사실을 찾도록 여러 차례 지시하였고, 공소외 29는 그 무렵 3차장 산하 국ㆍ단장 회의에서 공소외 30에게 같은 취지로 지시하였다.

(3) 이에 공소외 30은 그 무렵 특명팀 내사파트장인 공소외 15에게 공소외 14에 대하여 세밀하게 알아보라는 지시를 하였고, 공소외 15는 2010. 7. 13.경 ‘종북좌파세력 연계 불법 활동 혐의 공소외 14 내사계획’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공소외 14에 대한 단계별 내사계획을 수립한 다음, 공소외 29를 거쳐 피고인 2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4) 이후 공소외 30은 특명팀 사이버파트의 팀장 공소외 21에게 공소외 14에 대한 ‘사이버 사찰’을 지시하였고, 사이버파트 팀원 공소외 22는 2011. 4. 11.경부터 2011. 5. 12.경까지 인터넷 검색 결과나 공소외 14의 주변 인물에 대한 감시를 통하여 공소외 14의 동향을 파악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와 그 공범인 공소외 30의 공소외 15, 공소외 21, 공소외 22에 대한 행위는 모두 공소외 14라는 동일한 정보 수집 대상에 대한 것으로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해진 것이므로, 위 행위에 대하여 포괄하여 하나의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위 행위로 인한 범죄행위의 종료 시기는 공소외 22가 피고인 2 등이 행한 지시의 이행을 마친 ‘2011. 5. 12.경’으로 보아야 하는데, 그로부터 공소시효 기간인 7년이 경과하기 전인 2018. 5. 4. 공범인 공소외 30에 대한 공소제기가 이루어짐으로써(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합466호 ) 피고인 2에 대한 시효의 진행도 함께 정지되었다가(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2항 ), 그 시효가 다시 진행되기 전인 2018. 6. 25. 피고인 2에 대한 이 부분 공소제기가 이루어졌음은 기록상 명백하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따라서 피고인 2의 승려 공소외 14와 관련한 공소외 15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만 별도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 2의 승려 공소외 14와 관련한 공소외 15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면소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하. 피고인 2의 공소외 16, 공소외 8과 관련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공소외 16과 공소외 8의 동향을 감시하라고 지시한 피고인 2의 행위는 국정원장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권한의 행사에 해당하고, 공소외 16이 북한 관련 인물을 만난다거나 공소외 8이 일본 공소외 31 연합회 간부를 만난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근거나 정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위와 같이 지시한 피고인 2의 행위는 정당한 권한 이외의 위법한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

나) 그러나 피고인 2는 자신이 총괄하는 국정원의 직무에 속하는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이나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에 관하여 국정원 3차장 산하 대북 관련 A국 소속 실무 담당자인 공소외 32,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로 하여금 자신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였을 뿐이고, 그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거나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음에도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고인 2가 위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

2) 먼저, A-3처장인 공소외 32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본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A-3처장인 공소외 32는 대북 관련 A국장을 보좌하여 가장사업체 관리 등 A-3처가 담당하던 업무를 총괄하던 자로서, 피고인 2의 합리적인 근거 없는 미행ㆍ감시 등 지시를 수용하여 하급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그 지시 행위에 대한 본질적인 기여를 함으로써 피고인 2 등의 직권남용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따라서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피고인 2가 직권을 남용하여 공소외 32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다음으로, A-3처 실무 담당자들인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의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는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

(1) 위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이 따라야 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다.

앞서 본 공무원의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의무, 국민의 평등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에 관하여 규정한 헌법 제7조 , 제11조 , 제17조 , 공무원의 법령준수의무와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에 관하여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56조 , 제59조 , 국정원의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업무에 관하여 규정한 구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 제1호 구 정보 및 보안업무기획ㆍ조정규정 제2조 제2호 , 신원조사 대상자의 범위를 규정한 구 보안업무규정 제31조 제2항 , 국정원 직원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한 구 국가정보원법 제9조 등은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와 같은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이 따라야 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에 관한 규정으로 볼 수 있다.

(2) 위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었고,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의 행위를 국정원 지휘부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이 따라야 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에 관한 규정의 내용과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 등 국정원의 직무가 그 자체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 2의 미행ㆍ감시 등 지시를 이행한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에게도 각자 자신들이 수행할 정보 수집 및 분석 등 업무에 관하여 그 대상과 방식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등으로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실제로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가 공소외 16 또는 공소외 8을 미행ㆍ감시한 행위는 그 자체로 위 대상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그로 인한 법적 책임이 위 국정원 실무 담당자들에게 직접 부과될 수 있는데, 이러한 행위를 두고 단순히 국정원장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아울러 미행ㆍ감시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기초로 작성된 보고서에는 단편적인 정보 이외에 실무자의 고유한 역량에 따른 종합적인 평가 등이 포함되므로, 위 보고서 작성행위 또한 보조적 사실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3) 피고인 2는 실무 담당자인 국정원 직원들로 하여금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여 정당한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일을 하게 하였다.

피고인 2는 실무 담당자인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로 하여금 국민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의무 등을 위반하여 공소외 16 또는 공소외 8을 미행ㆍ감시한 후 그 결과를 보고하게 하였다.

더욱이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의 미행ㆍ감시 및 보고 등 행위는, 그러한 행위를 지시한 국정원 지휘부의 의도 내지 목적, 정보 수집 대상자들의 지위와 그들의 활동 내역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민간인이나 정치인에 대한 사찰 및 이에 대한 보고에 불과하여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 등 구 국가정보원법 제3조 에서 정한 국정원의 정당한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 2가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 2의 공소외 16, 공소외 8과 관련한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부분도 무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거. 이 사건 출력 문건의 증거능력 유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출력 문건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너. 피고인 2의 (건물명 생략) 빌딩 리모델링 공사 관련 예산 유용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인 횡령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과 예비적 공소사실인 배임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더. 피고인 2의 한국학 펀드 자금 관련 예산 유용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인 횡령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과 예비적 공소사실인 배임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러. 피고인 7의 제3노총 관련 자금지원에 따른 예산 유용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범행에 대한 피고인 7의 공모ㆍ가담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인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부분과 예비적 공소사실인 업무상횡령 부분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머. 피고인 10에 대한 주위적ㆍ예비적 공소사실 중 2011. 12. 19. 공소외 36에 대한 2,000만 원 교부로 인한 각 부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유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버. 나머지 부분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7, 피고인 9, 피고인 10, 피고인 11 부분 전부에 대해서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13. 파기의 범위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을 받아들이는 부분 또는 그 부분과 일죄 관계에 있는 부분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피고인 7, 피고인 9에 대한 국정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무죄 및 면소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원심은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고 각각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또한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1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과 국정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무죄 및 면소 부분, 피고인 7에 대한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과 국정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무죄 부분, 피고인 9에 대한 유죄 부분과 국정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으로 인한 각 국가정보원법 위반 무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6, 피고인 10, 피고인 11의 상고, 검사의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피고인 10, 피고인 11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8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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