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사해행위 당시 아직 성립되지 아니한 채권이 예외적으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되기 위한 요건
[2] 신용보증기금이 갑회사와 체결한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갑회사의 물품대금채무를 대위변제한 후 연대보증인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연대보증인인 갑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신용보증약정 체결 전 자기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갑회사의 채권자인 은행과 체결한 근저당권설정계약에 대해 사해행위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위 신용보증약정이 근저당권설정계약 전 체결한 구 신용보증약정과 기초적 법률관계가 동일하다고 보아,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 당시 이미 위 구상금채권의 성립의 기초가 되는 구 신용보증약정과 위 대표이사에 대한 연대보증계약이 성립하여 있었고,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 직전 무렵부터 갑회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가까운 장래에 구상금채권이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므로, 위 구상금채권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406조 제1항 [2] 민법 제406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5. 11. 28. 선고 95다27905 판결 (공1996상, 173)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4다53173 판결 (공2005하, 1498)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48588 판결
원고, 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투스 담당변호사 김명근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중소기업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박주봉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소외 1에 대한 채권으로 주장하는 것은 소외 2 주식회사와의 2007. 4. 6.자 신용보증약정상 연대보증채권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에는 소외 2 주식회사와의 신용보증약정조차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2007. 4. 6.자 신용보증약정 체결의 개연성이 고도로 높아진 단계에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원고의 아무런 주장·입증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한편, 원심은 가정적 판단으로, 원고의 소외 1에 대한 피보전채권의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를 소외 2 주식회사와의 2006. 4. 5.자 신용보증약정에 따른 소외 1과의 연대보증약정으로 보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로부터 가까운 장래에 위 연대보증약정에 기하여 원고의 소외 1에 대한 구상금채권이 성립하리라는 점에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소외 1에 대한 구상금채권이 실제로 성립한 시기 또한 위 연대보증약정일로부터 무려 2년이 지난 뒤여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한 것임을 요하지만,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하여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1995. 11. 28. 선고 95다27905 판결 ,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48588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원고는 2006. 4. 5. 소외 2 주식회사와 위 회사가 보성농업협동조합(이하 ‘보성농협’이라 한다)에 대하여 부담하는 물품대금채무의 지급을 보증하는 내용의 신용보증약정(이하 ‘구 신용보증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2007. 4. 6. 다시 소외 2 주식회사와 보증원금 3억 원, 보증기간 2008. 4. 5.로 하여 보성농협에 대한 물품대금채무의 지급을 보증하는 내용의 신용보증약정(이하 ‘갱신 신용보증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소외 2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소외 1은 위 각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소외 2 주식회사가 원고에게 부담하는 채무를 각 연대보증하였다.
② 위 갱신 신용보증약정에 따른 보증대상은 2006. 4. 5.(구 보증일자)부터 2007. 4. 4.(구 어음지급기일)까지와 2007. 4. 7. 이후부터 어음지급기일 이전까지의 각 물품대금채무이다.
③ 원고는 2008. 4. 15. 보증원금 3억 원을 보성농협에 대위변제하였는데, 그 금액 중 상당 부분이 구 신용보증약정에 따른 보증기간 동안에 발생한 물품대금채무이다.
④ 위 각 신용보증의 약정서 제6조 제1항 제4호는 ‘전국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관리규약에 따른 연체·대위변제·대지급·부도정보, 금융질서문란정보, 공공기록정보의 등록 사유가 발생한 때’를 사전구상권 발생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⑤ 소외 2 주식회사는 피고로부터 2006. 3. 9. 대출받은 3억 원의 이자를 2007. 3. 7.부터 2007. 6. 4.까지, 2006. 3. 31. 대출받은 4억 원의 이자를 2007. 7. 29.부터 2007. 8. 13.까지, 2006. 4. 20. 대출받은 3억 원의 이자를 2007. 4. 4.부터 2007. 9. 3.까지 각 연체하였고, 그 후로도 몇 차례 더 연체하였다.
⑥ 피고는 2007. 3. 12. 소외 1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근저당권설정등기까지 마쳤다.
⑦ 소외 2 주식회사는 이자 지급을 연체해 오다가 국세도 체납하여 2007. 5. 2. 신용보증사고(공공기록정보의 등록 사유)가 발생하였다.
⑧ 원고는 소외 2 주식회사가 보증기간이 경과하도록 보성농협에 대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2008. 4. 15. 보증원금인 3억 원을 보성농협에게 대위변제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에 위와 같은 사실들을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신용보증약정의 기초적 법률관계는 동일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 당시 이미 원고의 소외 1에 대한 구상금채권의 성립의 기초가 되는 원고와 소외 2 주식회사 사이의 구 신용보증약정 및 소외 1의 연대보증계약이 성립하여 있었고, 소외 2 주식회사는 위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 직전 무렵부터 피고에 대한 대출금의 이자조차 지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위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일로부터 가까운 장래에 원고의 구상금채권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고, 실제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일로부터 약 50일이 경과한 2007. 5. 2. 국세체납으로 인한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하여 원고가 소외 1에 대한 사전구상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소외 2 주식회사의 물품대금채무를 대위변제하여 구상금채권이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구 신용보증약정은 피보전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로 볼 수 없고, 설사 이를 긍정하더라도 그 법률관계에 기한 채권의 성립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피보전채권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