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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5. 19. 선고 2006고합110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김영현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이충상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4월에 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한국은행 일만 원권 지폐 2만 장(증 제1호)을 몰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1966.경 세무공무원으로 임용되어 2001.경 서울지방국세청 (국명 생략)국 조사과장 등을 거쳐 2004. 12. 31. (명칭 생략)세무서장으로 퇴직한 뒤 2005. 1. 30.경부터 (상호 생략)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세무사인바,

2005. 4. 20.경 서울지방국세청 (국명 생략)국에서 실시하는 “음성·탈루소득자 종합세무조사”와 관련하여 조사를 받고 있던 공소외 1, 2 형제의 변호인인 공소외 3 변호사로부터 세무조사와 관련하여 공소외 1, 2를 위한 세무조사 수감대리를 해 줄 것을 요청받고 이를 승낙하여 보수 2,000만 원을 받은 뒤 2005. 4. 25.경 공소외 1, 2 명의의 위임장을 서울지방국세청에 제출하고 수감대리 활동을 하던 중,

2005. 4. 하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4-22 홍은빌딩 3층 소재 (상호 생략) 사무실에서, 공소외 1에게 “내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과장 출신이고, 현재 세무조사 담당관인 공소외 5는 예전에 내가 데리고 있던 사람이다. 이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라는 취지로 말하고, 며칠 뒤 같은 사무실에서 공소외 1에게 다시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세무조사를 무마시켜 줄 테니 로비자금으로 현금 2억 원을 가져오라”라는 취지로 말하고, 2005. 4. 29.경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2 앞으로 200억 원 상당의 세금이 부과되었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말을 듣자 공소외 1에게 “세금이 부과되었어도 상관없다. 로비를 해서 부과된 세금을 취소시키거나 경정시켜줄 수 있으니 빨리 로비자금 2억 원을 가져오라.”라는 취지로 말하여 2005. 5. 3. 17:00경 같은 사무실에서 공소외 1로부터 현금 2억 원을 교부받음으로써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외 1 진술부분 포함)

1. 공소외 1, 4에 대한 각 검찰 및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6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공소외 7 진술부분 포함)

1. 피고인에 대한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외 1 진술부분

1. 공소외 5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3, 4의 진술서 및 공소외 6의 사실확인서(수사기록 683쪽)

1. 경찰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압수물 촬영사진 편철보고(수사기록 720쪽)

1. 각 위임장(수사기록 40, 41, 665, 666, 782, 783쪽) 및 위임장 양식(685쪽)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2억 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세무조사를 무마하거나 부과된 세금을 경정 또는 취소해 준다는 명목의 로비자금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세무사로서 세무조사 수감대리 및 불복청구를 수임한 데 따른 정당한 보수 내지 수수료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2. 판단

(1) 먼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과연 2억 원이 세무조사 수감대리 및 불복청구에 대한 보수 내지 수수료인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위에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첫째, 피고인이 2억 원이라는 거액을 가방 2개에 가득 담긴 현금으로 받은 뒤 이를 통장에 입금하지 않고 압수될 때까지 3개월 가까이 받은 그대로 가방에 넣어둔 채 집에 보관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세무사로서의 정당한 업무에 대한 보수 내지 수수료의 통상적인 지급·보관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피고인 스스로 검찰에서 수임료는 대개 통장으로 송금받아 보관하고, 가끔 현금으로 받을 때에도 개인 금고에 보관하거나 통장에 입금하여 사무실 운영비로 사용한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739쪽 참조)}.

둘째, 피고인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공소외 1로부터 직접 공소외 1· 2에 대한 세무조사의 수감대리를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수감대리의 명목으로 정당하게 2억 원을 지급받았다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공소외 1은 공소외 3 변호사 사무실에서 자신과 공소외 2 명의의 피고인에 대한 위임장을 작성하였을 뿐 피고인에게 직접 세무조사 수감대리를 위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보다 먼저 공소외 3 변호사로부터 세무조사 수감대리를 위임받았던 공소외 4와 변호사 사무장 공소외 6은 모두 수사기관에서, 통상의 형사사건 위임장과 서울지방국세청에 제출하는 세무사건 위임장의 형식이 달라 공소외 3 변호사 사무실에서 위임장을 두 차례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여 공소외 1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경찰에 제출한 위임장과 서울지방국세청에 접수시킨 위임장, 공소외 4 세무사가 전송한 위임장의 형식 및 문구도 이에 부합하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셋째,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받은 2억 원이 세무조사 수감대리에 대한 보수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와 별도로 공소외 3 변호사로부터 받은 2,000만 원은 공소외 1· 2에 대한 세무조사 수감대리의 보수가 아니라 공소외 3 변호사에 대한 세무관련 자문 수수료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소외 1로부터 사건을 위임받은 공소외 3 변호사가 먼저 공소외 4 세무사에게 세무조사 수감대리를 위임하였다가 여의치 않자 담당관인 공소외 5의 상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피고인을 소개받게 되었고, 이에 따라 피고인이 공소외 3 변호사 사무실에서 작성한 위임장을 서울지방국세청에 제출한 뒤 국세청 (국명 생략)국의 공소외 1에 대한 세무조사에 입회하여 의견진술이나 문답서 작성에 도움을 주는 등 세무조사 수감대리 활동을 한 이외에 공소외 3 변호사에게 어떠한 내용으로든 세무관련 자문을 해 주었다는 아무런 자료가 없고, 공소외 3 변호사가 단순히 세무관련 자문을 구하기 위하여 공소외 4 세무사와는 별도로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넷째,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이미 공소외 3 변호사로부터 세무조사 수감대리의 보수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수령하였고, 그 뒤 세무조사가 종료되어 세금부과처분이 내려진 상태에서 더 이상 세무조사 수감대리를 할 단계가 아님에도 수감대리에 대한 보수로 공소외 1로부터 2억 원을 수령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다섯째,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2억 원을 받는 과정에서 공소외 1과 사이에 세금부과처분에 대한 불복청구를 위한 계약서나 위임장을 작성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구두로라도 불복청구를 위임받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진 바 없다{피고인도 검찰에서 2억 원을 받을 당시 세무조사가 끝난 후 바로 불복청구로 들어가려고 생각하여 미리 받아두었다거나 일단 세액을 경정시킨 뒤 공소외 1의 의사를 다시 확인하여 불복청구를 하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여 공소외 1과 사이에 불복청구 대리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 않았음을 자인하고 있다(수사기록 751쪽 이하 참조)}.

여섯째, 공소외 1은 세무조사가 끝난 후 2005. 4. 29. 공소외 4 세무사로부터 세금부과처분이 내려진 것을 알게 되었고 2005. 5. 2. 세금부과고지서를 수령하였는데, 바로 다음날 위임장도 작성함이 없이 불복청구를 위임하는 명목으로 2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피고인에게 준다는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2억 원의 수수 명목인 세무조사 수감대리와 불복청구 대리에 대한 보수는 그 어느 것도 인정할 수 없고, 이 사건의 전개과정에 비추어 로비자금 이외의 다른 명목으로 2억 원이 수수되었을 만한 사정을 상정하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볼 때, 공소사실은 일단 유죄의 정황이 충분하다.

(2) 다음으로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세무조사 무마 내지 세금의 경정·취소를 위한 로비자금 명목으로 2억 원을 받았다는 점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공소외 1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뿐이므로 이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공소외 1은 경찰, 검찰 및 이 법정에서 여러 차례 진술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2억 원을 주게 된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이 2005. 4. 20.경과 같은 달 23.경 두 차례 정도 ‘전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과장을 했고 현재 세무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공소외 5 사무관을 데리고 있었다’, ‘작년에 (명칭 생략)세무서장으로 퇴직했기 때문에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이상의 내용에 대해서는 피고인도 대체로 시인하고 있다( 수사기록 750~751쪽 참조)}, ‘빨리 로비를 해야 세무조사를 무마시킬 수 있다’라고 말하였고, 그때 피고인에게 얼마를 준비해야 하느냐고 묻자 ‘2장 정도 필요하다’고 하여 2,000만 원이냐고 물어보았는데 피고인이 ‘큰 것 2장, 2억 원이 필요하다’, ‘모두 현금으로 가져오라’고 말하였으며, 공소외 2에 대하여 200억 원이 넘는 세금이 부과된 후 피고인에게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피고인이 ‘고지서가 나왔더라도 조사한 곳에서 직권으로 경정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였다”는 내용으로 매우 구체적이고도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진술은 그 전후관계 및 정황에 비추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다만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2억 원을 준 명목에 관하여 처음에는 세무조사 무마라고 하였다가 나중에 직권경정·취소라고 진술하였고, 돈을 준 구체적인 일시와 과세처분을 알게 된 일시에 대하여 다소 엇갈리는 진술을 한 것은 사실이나, 세금관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세무조사 무마와 직권경정·취소라는 용어를 엄격히 구분하여 사용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일시에 관한 진술의 번복은 기억의 불완전성을 고려할 때 이해될 여지가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이 공소사실의 핵심적 내용에 대한 공소외 1의 위 진술을 결정적으로 탄핵할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반면 피고인의 검찰 진술은 공소외 1에게 구체적으로 금액을 정하여 돈을 요구한 적이 없음에도 공소외 1이 돈을 주면서 ‘잘 처리해 달라’고 하기에 ‘얼마냐’고 묻자 2억 원이라고 해서 ‘고맙다’고만 하였다는 것인데(수사기록 760쪽 참조), 이러한 반응은 사전에 금액에 관한 아무런 논의도 없던 상황에서 갑자기 2억 원이라는 거액의 현금을 받은 사람의 태도라고는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세무조사 수감대리 및 불복청구에 대한 보수를 받으면서 주고받은 대화로도 어울리지 않아 어느 모로 보나 믿기 어렵다.

(3) 그 밖에 공소외 1의 사건을 담당하였던 공소외 5는 경찰에서, 피고인이 여러 차례 세무조사 자료를 요구하였고 검찰 고발을 늦춰줄 수 없느냐고 말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공소외 4 세무사는 세금부과처분에 대한 직권경정은 명백한 잘못이 있을 경우에 예외적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진술하여, 피고인이 세무사로서의 정당한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역할을 수행하려 한 사정이 엿보이기도 한다.

(4) 이상에서 살펴 본 바에 의하면, 피고인이 세무조사의 무마 내지 세금의 경정·취소라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 명목으로 공소외 1에게 2억 원을 요구하여 이를 수령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결국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징역형 선택)

2.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 형법 제57조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전직 세무공무원이라는 경력 및 세무조사 담당 공무원과의 인간관계를 내세워 세금의 취소 또는 감액을 알선하는 명목으로 2억 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하여 수수한 사안으로서, 이러한 범행은 국가의 유지를 위하여 필수적인 세무공무원의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무거우므로 실형선고가 불가피함. 다만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의 전력이 없고, 범행 후 공소외 1에게 2억 원 중 1억 7,000만 원을 반환하고 합의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므로 형량을 낮추었고, 피고인이 줄곧 2억 원의 명목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다가 공여자의 진술에 다소 일관되지 못한 점이 있기도 하므로 피고인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하면서 유무죄 및 양형에 대한 상급심의 판단을 받을 기회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함.

판사 장성원(재판장) 박정제 이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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