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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2. 9. 28. 선고 82도1486 판결
[횡령][공1982.12.1.(693),1045]
판시사항

타인을 위하여 토지매매거래를 포괄적으로 대리하여 온 자가 매수인들로부터 지급받아 보관하던 금원을 임의소비한 경우 횡령죄의 성부(적극)

판결요지

피고인이 공소외 (갑)의 위임을 받아 동인이 제공한 토지매입자금을 가지고 동인을 위하여 토지를 매입하여 전매하고 그 매도대금으로 다시 다른 토지를 매입하여 전매하는 등 토지매매거래를 포괄적으로 대리하여 온 경우에 있어서, 피고인이 토지매수인들로부터 공소외 (갑)을 위하여 지급받아 보관하던 금원 중에서 이 사건 토지 잔대금을 그 매도인에게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면 비록 공소외 (갑)으로부터 직접 교부받은 금원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동인을 위하여 보관하던 금원을 횡령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범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인정한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즉 피고인은 1980.2.15 공소외 최유순으로부터 동인이 피고인의 소개로 매수한 충남 당진군 송산면 유곡리 산 22의 2 임야 9,840평 및 같은 리 산 23 임야 390평 도합 10,230평의 전매를 위임받아 공소외 오영숙에게 평당 4,800원씩에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3.19 위 오영숙으로부터 위 임야에 대한 잔대금 22,104,000원을 교부받아 보관함을 기화로 이를 위 최유순에게 전달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2. 우선 피고인이 원심판시와 같이 1980.3.19 공소외 오영숙으로부터 실지로 이 사건 토지 잔대금 22,104,000원을 교부받아 보관한 사실이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원심이 인용한 증거를 살펴보건대, 검사의 공소외 오영숙에 대한 제2회 진술조서에 보면, 위 판시와 같이 동인이 피고인에게 1980.3.19 이 사건 토지 잔대금 22,104,000원을 실지로 교부한 것처럼 진술한 대목이 있고, 또 공소외 최유순의 1심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중 위 판시와 부합하는 부분이 있음을 알수 있다.

그러나 오영숙에 대한 검사의 제1회 진술조서 및 사법경찰리작성의 각 진술조서에 보면, 위 오영숙은 피고인에게 아산만일대 토지의 매매거래를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토지매입자금으로 1980.1.31. 80,000,000원을 교부하여 그즈음 수십필지의 토지매입에 사용케 한 일이 있고 또 1980.3.17 토지 잔대금조로 5,466,200원을 교부한 일이 있으나 그밖에는 피고인에게 금원을 교부한 일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며 이는 피고인의 주장과도 부합하므로, 위와 같은 진술내용에 비추어 보면, 검사의 오영숙에 대한 제2회 진술조서 중 동인이 1980.3.19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 잔대금 22,104,000원을 교부하였다는 취지의 기재부분은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밖에 공소외 최유순의 1심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중 위 판시 잔대금교부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은 위 오영숙으로부터 전문한 내용을 진술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오영숙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위 최유순의 진술도 또한 그 신빙성이 없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치고 신빙성없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3. 다만, 피고인의 1, 2심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위 오영숙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오영숙의 위임을 받아 동인이 제공한 토지매입자금 80,000,000원을 가지고 위 오영숙을 위하여 수십필의 토지를 매입하여 전매하고 그 매도대금으로 다시 다른 토지를 매입하여 전매하는 등 토지매매거래를 포괄적으로 대리하여 오던 자임이 인정되므로, 만일 피고인이 위와 같은 토지매매거래로 여러 토지매수인들로부터 위 오영숙을 위하여 지급받아 보관하던 금원 중에서 이 사건 토지 잔대금을 공소외 최유순에게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면 비록 위 오영숙으로부터 직접 교부받은 금원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동인을 위하여 보관하던 금원을 횡령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장기재 사실만으로는 공소내용이 위와 같은 경위로 보관하게 된 금원의 횡령사실까지 포함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와 같은 횡령사실을 인정하려면 먼저 이 사건 토지의 잔대금지급기일당시 피고인이 토지매매거래로 여러 매수인들로부터 위 오영숙을 위하여 지급받아 보관하던 금액과 기타 오영숙으로부터 받은 금액을 가지고 이 사건 토지 잔대금에 충당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인용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미흡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고자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판결한다.

대법관 이성렬(재판장) 이일규 전상석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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