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피고인이 자기자본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금융기관이나 다른 사람 등으로부터의 차용금 등만으로 막대한 대지구입비 및 건축공사비가 소요되는 호텔의 신축공사를 발주한 후 공사업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안에서 공사대금을 편취할 범의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자기자본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금융기관이나 다른 사람 등으로부터의 차용금 등만으로 막대한 대지구입비 및 건축공사비가 소요되는 호텔의 신축공사를 발주한 후 공사업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안에서, 피고인은 처음부터 공사업자가 호텔을 완공하여 주더라도 그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공사업자와 사이에 호텔의 신축공사의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위 공사계약 당시 공사업자에 대하여 공사대금을 편취할 범의가 있었거나 적어도 편취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추단하기에 충분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피고인
피고인
검사
김준성
피고인
변호사 조기선 1인
배상신청인
주식회사 전원종합건설
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2년으로 정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해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사기의 점은 무죄.
배상신청인의 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주식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 생략, 2002. 6. 20. 상호변경)의 대표이사인바,
주식회사 한일 명의로 광주 광산구 쌍암동 소재 대지를 매수하여 그 지상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고 한다)을 신축할 계획을 추진하게 되었는바, 사실은 별거하고 있는 처 공소외 2 명의로 광주 서구 풍암동 금호아파트 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이미 그 아파트를 담보로 8,000만 원을 대출받은 상태였고, 위 대지를 매수할 자금이 부족하여 당시 피고인이 대표로 있는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1억 5,500만 원을 빌리는 한편, 위 대지를 담보로 국민은행 서광주지점으로부터 6억 원을 대출받아 그 매수대금을 근근히 지급하였고, 이 사건 호텔의 신축공사에 필요한 소요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 안택주 등으로부터 일부 자금을 빌리고 나머지 대부분의 자금은 이 사건 호텔 완공 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서 추후에 지급하여야 할 형편이어서 타인에게 이 사건 호텔 신축공사를 도급주더라도 그 공사대금 전액을 제대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01. 11. 5.경 광주 북구 운암동 154-60 소재 피해자 박병선 경영의 주식회사 전원산업개발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광주 광산구 쌍암동 소재 대지 1,231.4㎡를 매수하여 그 지상에 이 사건 호텔을 신축할 예정인데, 이 사건 호텔을 2,541,900,000원(2002. 5. 25.경 공사대금 146,000,000원 추가)에 신축하여 주면 계약금 150,000,000원은 즉시 지급하고,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의 임대차 보증금 수령시 일부 공사대금을 지급하겠으며, 나머지 잔금은 이 사건 호텔 준공 즉시 호텔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틀림없이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고, 공사대금 중 550,000,000원을 지급한 채 나머지 공사대금의 지급담보 명목으로 위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의 약속어음 51장, 액면 합계 1,932,902,000원을 교부하여 주어 이에 속은 피해자 박병선으로 하여금 그 시경부터 2002. 6. 초순경까지 하도급업자 박근배로부터 건축자재 4,747만 원 상당을 납품받게 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하도급자 피해내역과 같이 하도급업자 20명으로부터 합계 10억 2,347만 원 상당의 건축자재를 납품받거나 하도급공사를 시공케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호텔 공사를 완공하게 하여, 같은 달 7.경 건축물사용승인을 받고, 같은 달 21.경 최종 정산 공사대금의 지급담보 명목으로 약속어음 1장 액면금 375,990,000원을 추가로 교부하고, 같은 달 24.경 위 주식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 해 7. 5.경 이 사건 호텔을 담보로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동광주지점으로부터 3,000,000,000원을 대출받고도 하자보수공사를 핑계로 위 약속어음 52장, 액면금 합계 2,308,892,000원을 결제하지 않고 고의로 부도처리하고 위 공사 대금 지급을 거절함으로써 공사대금 미지급액 2,308,892,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박병선, 조병수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일부 진술기재
1. 안택주, 박근배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1. 배화, 김광일, 조병수, 김진오, 박근배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1. 박근배, 이승현, 이상용, 나정수, 한상길, 김정곤, 이장수, 정해원, 정탁규, 유한복, 선수동, 송성진, 김광일, 김경환, 이성구, 문기채, 배화, 권현환, 노순길, 정송성 작성의 각 진술서의 기재
1. 표준도급계약서, 표준도급계약서추가, 발행어음의 각 기재
편취의 범의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호텔의 신축공사를 박병선이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던 주식회사 전원종합건설에 도급을 준 사실 및 공사대금조로 발행한 약속어음에 대하여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나, 이는 박병선이 이 사건 호텔의 신축공사를 함에 있어 13억 원에 이르는 하자 및 미시공 부분이 발생하여 이에 대한 재시공을 요구하였으나 박병선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고, 이 사건 호텔을 담보로 제공하고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대출받은 돈의 일부를 아직도 공사대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보관하고 있으므로 박병선에 대하여 공사대금 상당액을 편취한 것은 아니라고 변소하고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 대법원 1995. 4. 25. 선고 95도424 판결 ,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479 판결 등 참조), 피고인, 박병선, 조병수의 각 이 법정 및 경찰, 검찰에서의 진술, 안택주의 검찰 및 경찰에서의 진술, 김만중, 박근배, 배화, 김광일 등 이 사건 호텔의 하도급업자들의 각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호텔을 신축하기 위하여 대지구입비용조차 없어 대지를 담보로 국민은행으로부터 차용한 6억 원,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었던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차용한 1억 5,500만 원을 합하여 대지 구입비용에 충당하였고, 이 사건 호텔의 신축공사대금 29억 원을 비롯하여 신축공사에 들어가는 돈 중 계약금 1억 5천만 원은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차용하여 충당하였으며, 안택주로부터 공사비용에 사용하기 위하여 3억 8천만 원을 차용하였고, 그 외 나머지 건축공사비 등에 대하여도 별다른 대책 없이 이 사건 호텔이 완공될 경우 이를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받은 돈만으로 충당하기로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뿐 별다른 자금동원계획은 없었던 사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 박병선 및 박병선으로부터 이 사건 호텔의 신축공사 하도급을 수주한 공사업자들에게는 이 사건 호텔이 완공될 경우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지급하겠다는 말과 함께 공사대금 상당액을 이 사건 호텔 완공 전에 약속어음으로 지급하여 오고 있었고, 2002. 6. 초순경 호텔이 완공되어 준공검사를 마친 후 2002. 7. 5.경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동광주지점으로부터 이 사건 호텔을 담보로 제공하고 30억 원을 대출받았으나, 피고인이 이 사건 호텔의 신축공사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조병수에게 발행하여 준 액면금 8,800만 원의 당좌수표를 조병수가 약속과 달리 막지 못하고 부도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이 사건 호텔의 공사대금 조로 발행하여 준 약속어음을 지급하지 않고 전부 부도를 낸 사실, 또한, 피고인 스스로 이 사건 호텔의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무리한 하자보수공사 또는 하자보수공사대금에 상응하는 돈을 공제하고서야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강변하면서 위 약속어음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사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동광주지점으로부터 30억 원을 대출받고도 이 돈을 이 사건 호텔의 공사대금으로 지급하거나 지급을 위하여 따로 보관하지 않고, 국민은행으로부터 차용한 6억 원,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차용한 3억 5백만 원의 변제에 우선 사용하였고, 또한, 이 사건 호텔의 준공비용, 등기비용 및 집기의 구입비용에도 5억 원 정도를 사용하는 등 이 사건 호텔의 공사대금 또는 위 약속어음금에 훨씬 못미치는 15억 원 정도만을 보관하고 있었고, 현재는 8억 8천만 원 정도만을 피고인 명의의 예금통장에 보관하고 있는 사실, 안택주로부터 빌린 3억 8천만 원은 이를 변제하지 못하고 이 사건 호텔의 일부분에 대하여 안택주에게 전세를 내주어 이를 사용하도록 하여 주고 그 담보로 이 사건 호텔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등기를 경료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은 처음부터 자기자본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국민은행이나 공소외 3 주식회사, 안택주 등으로부터의 차용금 등만으로 대지구입비 및 건축공사비가 수십억 원에 이르는 이 사건 호텔의 신축을 한다면서, 피해자 박병선이 이 사건 호텔을 완공하여 주더라도 그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 박병선과 사이에 이 사건 호텔의 신축공사의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 당시 피해자 박병선에 대하여 공사대금을 편취할 범의가 있었거나 적어도 편취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추단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피고인에게 동종의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 박병선 및 하수급인들과 합의하여 이들이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아니한 점 등 참작)
1. 미결구금일수 산입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위 작량감경 사유 거듭참작)
1. 배상명령신청
무죄 부분
1. 피해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
2002. 7. 5.경 광주 동구 대의동 58 소재 피해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동광주지점에서, 위 농협직원인 박정우에게 이 사건 호텔을 담보로 대출신청하면서 사실은 이 사건 호텔 신축공사의 수급인인 박병선에게 공사대금 지급담보 명목으로 약속어음 52장을 교부하였을 뿐 공사대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박정우로부터 "공사업자에게 공사대금을 주지 않았거나 공사금 지급 여부가 불분명하다면 대출금을 채무자인 주식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로는 줄 수가 없다, 만약 공사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 대출을 실행하여 주되 우리가 그 시공자를 상대로 미지급받은 공사대금을 확인한 후 그 공사금을 우선 지불하여 주고는 그로부터 유치권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받는 방법으로 대출해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듣자 공사대금이 전부 지급된 것처럼 허위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하기로 마음먹고, 박병선으로 하여금 "당사는 광주 광산구 쌍암동 소재 공소외 1 주식회사 건축시공업체로서 동 시공이 완공되고 건축자금(시공대금)의 전부를 수령하였기에 향후 동 호텔의 건축과 관련하여 법률적인 문제(유치권의 행사, 점유 등)을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니다."라는 허위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토록 한 다음 그 확인서를 제출하면서 박정우에게 "공사대금은 이미 정산되었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박정우로부터 같은 날 대출금 명목으로 주식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 명의의 농협중앙회 통장(계좌번호 : 0617-01-149885)으로 금3,000,000,000원을 송금받아 이를 편취한 것이다.
2. 판 단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동광주지점에서 이 사건 호텔을 담보로 제공하고 30억 원을 대출받을 당시 위 농협의 실무담당자인 박정우에게 이 사건 호텔의 공사대금을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어음으로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말해 주어 박정우는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고, 또한, 박정우가 위와 같이 공사대금 전부가 현금으로 지급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피고인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는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공사대금이 완제되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요구하여 이를 박병선으로부터 작성받아 제출한 것이고, 피고인이 위와 같은 확인서를 제출하였기 때문에 30억 원의 대출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박정우의 진술이 있다고 할 것인바, 박정우는 경찰 및 검찰에서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이 사건 호텔과 같은 신축건물에 대하여 대출을 실행하기 위하여는 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공사대금을 완제하였는지 반드시 확인하도록 되어 있고, 피고인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고 공사대금을 완제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요구하자 피고인이 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비를 전부 지급하였다고 하면서 박병선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이 완제되었다는 확인서를 제출하기에 이를 받고 대출을 실행하여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한편, 박정우는 이 법정에서는 이 사건 호텔의 공사대금을 피고인이 일부 어음으로 지급하고 일부 현금으로 지급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하여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고, 피고인으로부터 위 확인서를 제출받으면서 박병선이나 주식회사 전원종합건설의 관계자 등에게 위 확인서 내용과 같이 공사대금이 현금으로 전부 지급이 되었는지 한번도 확인하여 본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주식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하여 30억 원의 대출을 실행하여 주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호텔의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상관없이 일단 대출을 실행하여 주는 것으로 내부적인 결정이 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확인서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대출규정상 반드시 필요한 문서가 아니라 대출 이후 법적인 분쟁을 피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구비를 요하는 정도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박병선은 공사대금이 현금으로 전부 지급된 바는 없으나 위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면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여 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위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던 점, 농업협동조합중앙회는 이 사건 호텔에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 대출을 실행하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발생한 손해가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박정우의 경찰 및 검찰에서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외에 달리 피고인이 박정우를 기망하여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30억 원을 대출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피해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하도급자 피해내역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