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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서부지원 2002. 3. 27. 선고 2001가합3917 판결 : 확정
[서적복제배포금지등][하집2002-1,349]
판시사항

[1]수년간 아기 엄마들과 상담한 결과를 정리하여 나름대로의 표현방식에 따라 저술한 유아의 질병에 관한 서적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적극)

[2]전체적으로 소재의 선택, 표현방법, 서술의 순서, 설명 양식, 단락의 구분, 문제의 구성 등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동일성이 인식되는 정도로 극히 일부분을 변경한 것에 불과한 경우 복제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저작권법 제54조 제1항 소정의 설정출판권의 의미 및 원작 그대로 출판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출판권의 침해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4]일부분이 무단복제된 서적 자체에 대한 광고의 금지를 구하는 것은 과잉청구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유아의 질병에 관한 서적인 "A"의 각 해당부분의 구체적인 내용이 그 자체로 독창적인 정도는 아니고 기존의 의학서적과 공통되거나 공지의 사실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저자가 수년간 PC통신 등을 통하여 아기엄마들과 상담한 결과를 정리하여 나름대로의 표현방식에 따라 저술한 이상, 이는 저자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고, 거기에 일부 기존의 이론 등이 포함되었다 하여 이를 달리 볼 것이 아니므로, "A"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아이디어에 불과하다고는 볼 수 없다.

[2]"B"라는 서적이 "A"의 각 해당 부분과 일부 표현이 다르고 문장을 첨삭하기는 하였으나 전체적으로 소재의 선택, 표현방법, 서술의 순서, 설명 양식, 단락의 구분, 문제의 구성 등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동일성이 인식되는 정도로 극히 일부분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므로, "B"중 위 각 부분은 "A"의 각 해당부분과 그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여 복제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저작권법 제54조 제1항 에 의하면 "저작물을 복제, 배포할 권리를 가진 자는 그 저작물을 인쇄, 그 밖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문서, 도화를 발행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이를 출판할 권리를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설정출판권이라 함은 저작물을 인쇄, 그 밖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문서, 도화로 발행하는 권리, 즉 배타적인 복제, 배포권으로서 이후에는 저작권자라 할지라도 제3자에게 출판권을 설정해줄 수 없는 준물권적인 배타성을 가지게 되는 권리라 할 것이므로 일단 출판권이 설정되면 저작권자의 복제, 배포권은 출판권자에게 이전(설정적 이전)하게 되는 것이고, 한편 같은 조 제2항 에 의하면 "출판권을 설정받은 자는 그 설정행위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출판권의 목적인 저작물을 '원작 그대로' 출판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출판권자가 출판을 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에 대하여 사소한 오자 등을 제외하고는 원작 그대로 출판할 의무를 진다는 의미이지 원작 그대로 침해한 경우가 아니라면 출판권의 침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이다.

[4]무단복제된 서적이 복제된 부분을 제외하고도 별도의 저작물로서 인정되는 이상, 복제된 각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광고가 아닌 서적 자체에 대한 광고의 금지까지 구하는 것은 과잉청구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C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진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박성호)

피고

주식회사 무크하우스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국주)

주문

1.피고들은 별지 제1 목록 기재의 서적 중 별지 제2 목록 기재의 각 해당부분을 삭제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출판, 인쇄, 복제, 제본, 판매, 배포하여서는 아니된다.

2.피고들은 별지 제2 목록 기재의 각 해당부분이 포함된 별지 제1 목록 기재 서적의 완제품, 반제품, 인쇄용 필름 및 출판자료 등을 모두 폐기하라.

3.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80%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5. 제1,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별지 제1목록 기재의 서적을 출판, 인쇄, 복제, 제본, 판매, 배포, 그에 대한 광고 그 밖에 이 서적에 대한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피고들은 별지 제1목록 기재 서적의 완제품, 반제품 및 인쇄용 필름 등을 각 폐기하라는 판결.

이유

1. 기초 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서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162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3 내지 158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고, 반증이 없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및 계약관계

(1)D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과정을 거친 소아과 전문의로서 아기의 건강과 육아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PC통신 하니텔과 유니텔에 "E"를 개설하여 일반인들과 육아상담을 하면서 받았던 많은 질문내용과 병원에서 진료를 하면서 받았던 질문내용들을 기초로 하여 "삐뽀삐뽀 A"(이하 'A'라 한다)를 집필하였다.

원고는 도서출판 F의 대표로서 1996. 4. 30. 위 D와의 사이에서 위 A에 대하여 출판권설정계약을 체결하여 1997. 1. 25. 위 책을 제작·판매하여 왔고, 위 책에 대한 개정판에 대하여는 1999. 5. 6. 출판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

(2) 피고 주식회사 무크하우스는 임신부와 아기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월간 앙쥬 등의 정보서를 만들어 내는 출판사인데, 소아과의사가 아기엄마에게 친절하게 정보를 알려주는 형태의 도서를 기획하고는 집필자로 적당한 소아과의사를 물색하던 중, 마침 위 월간 앙쥬 소아과 Q&A;란에서 1994. 4.경 답변을 해주었던 소아과 전문의 피고 G와 뜻을 같이 하여, 별지 목록 제1 기재의 서적(이하 'B'라 한다)의 저작을 의뢰하여 피고 G가 이를 저술하고, 출판권설정계약을 맺어 2000. 4. 20.경부터 위 B를 제작·판매하여 왔다.

나. 각 서적의 구성 및 내용

"A"는 대표적인 아기의 질병을 제1장 가래에서부터 제58장 화상에 이르기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하여 그 질병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한 응급처치요령 등을 설명한 후, 부록으로 1. 예방접종, 2. Q&A; 육아 상식, 3. 신체발달 평균치, 찾아보기 등을 수록하고 있고, "B"는 '소아과 다니기'에서부터 '안과 질환'까지 아기의 성장과 발달과정을 따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질병순으로 정리하였으나, 대체로 원고가 소재로 삼은 것과 동일 내지는 유사한 소재를 이용하여 설명을 부가하였고, 그 질병 및 이에 대한 응급처치요령 등을 설명한 후, 해당부분에 아기엄마들이 많이 하는 질문을 토대로 Q&A;란을 만들었고, 각 페이지마다 아기엄마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한 목록도 따로 작성하여 마치 시험문제처럼 정보를 끼워 넣은 후, 부록으로 아기질병목록을 만들어 게재하면서, 부분 부분 원고의 "A"의 표현내용을 동일성을 유지한 채 가미하여 대부분 "A"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소재(질병), 질문형태, 대답방식을 취하고 있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A"가 D가 수년간에 걸쳐 컴퓨터 통신을 통하여 아기엄마들과 상담을 한 결과를 정리하여 저술한 창작성이 인정되는 저작물이고, 원고는 위 D와 출판권설정계약을 맺어 설정출판권을 취득하였는데, 피고들이 그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거나 약간 변형하여 "B"를 제작·판매함으로써 원고의 설정출판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출판권에 기한 침해금지청구로서 "A"의 출판, 인쇄, 복제, 제본, 판매, 배포, 광고의 금지와 그 완제품, 반제품 및 인쇄용 필름 등에 대한 폐기를 구한다.

나. 피고들의 주장

(1)"A"의 내용이 위 책 출간 이전부터 단행본이나 육아잡지, 일간지의 건강 정보 등을 통하여 상식화된 내용이고, 대개 소아과 의사들이 주로 잘 사용하는 용어를 기초로 하여 기술되어 있으므로, 그 표현방법까지 일반화된 육아정보이므로 위 서적은 이를 기초로 하여 복제, 재구성한 것이거나, 아이디어에 불과하여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창작적인 표현 형식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을 뿐더러, "A"와 "B"는 그 내용이 동일·유사하지도 않으므로, 출판권 침해를 원인으로 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2) 저작권법 제54조 제2항 에 의하면, 출판권을 설정받은 자는 그 설정행위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출판권의 목적물을 "원작 그대로" 출판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가사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들이 위 "A"의 일부 내용을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재구성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들의 "B"가 원고의 "A"를 원작 그대로 복제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들의 행위는 "A"의 저자인 D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의 설정출판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므로, 원고에게는 "A"의 설정출판권을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그 침해정지를 구할 권원이 없다.

3. 판 단

가. "A"가 저작물인지 여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는바(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 여기에서 창작물이라 함은 저작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베낀 것이 아니라는 것과 수준이 높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로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에 관한 사상·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설사 그것이 창작성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저작권법에서 정하는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하며, 특히 학술의 범위에 속하는 저작물의 경우 그 학술적인 내용은 만인에게 공통되는 것이고 누구에 대하여도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그 저작권의 보호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있지 학술적인 내용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46259 판결 참조).

살피건대, "A"의 각 해당부분의 구체적인 내용이 피고들의 주장처럼 그 자체로 독창적인 정도는 아니고 기존의 의학서적과 공통되거나 공지의 사실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는 원고가 출판권설정계약을 맺은 D가 수년간 PC통신 등을 통하여 아기엄마들과 상담한 결과를 정리하여 나름대로의 표현방식에 따라 이 사건 저작물인 "A"를 저술한 이상, 이는 위 D의 창조적인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고, 거기에 일부 기존의 이론 등이 포함되었다 하여 이를 달리 볼 것이 아니므로, 원고의 "A"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아이디어에 불과하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양 서적의 비교 판단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무단히 복제하면 복제권의 침해가 되는 것이고 이 경우 저작물을 원형 그대로 복제하지 아니하고 다소의 수정증감이나 변경을 가하더라도 원저작물의 재제 또는 동일성이 인식되거나 감지되는 정도이면 복제로 보아야 할 것이며, 원저작물의 일부분을 재제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원저작물의 본질적인 부분의 재제라면 역시 복제에 해당한다.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과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이 저술, 판매한 "B"중 별지 제2목록 기재 각 부분은 원고가 제작·판매한 "A"의 각 해당 부분과 일부 표현이 다르고 문장을 첨삭하기는 하였으나 전체적으로 소재의 선택, 표현방법, 서술의 순서, 설명 양식, 단락의 구분, 문제의 구성 등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동일성이 인식되는 정도로 극히 일부분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므로, "B" 중 위 각 부분은 "A"의 각 해당부분과 그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여 복제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다만, 원고는 "B" 중 별지 제2목록 기재 부분 이외의 부분도 원고의 "A"의 각 해당부분과 유사하여 복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위 각 부분은 피고 G가 약 10여 년 간의 소아과 전문의로서 활동하면서 체득한 정보를 기초로 하여 독창적으로 작성한 부분이거나, 전문가인 의사의 입장에서 일반인에게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B"의 성격상 달리 표현될 수 없는 것, 또는 복제 부분이 극히 미미한 부분에 한정되어 표현상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어 복제라고 볼 수 없는 데다가, 그 부분이 "B" 서적 전체에서 차지하는 분량과 질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원고의 설정출판권 침해 여부( 저작권법 제54조 제2항 의 "원작 그대로"의 의미)

저작권법 제54조 제1항 에 의하면 "저작물을 복제, 배포할 권리를 가진 자는 그 저작물을 인쇄 그 밖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문서, 도화를 발행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이를 출판할 권리를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설정출판권이라 함은 저작물을 인쇄, 그 밖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문서, 도화로 발행하는 권리, 즉 배타적인 복제, 배포권으로서 이후에는 저작권자라 할지라도 제3자에게 출판권을 설정해줄 수 없는 준물권적인 배타성을 가지게 되는 권리라 할 것이므로 일단 출판권이 설정되면 저작권자의 복제, 배포권은 출판권자에게 이전(설정적 이전)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같은 조 제2항 에 의하면 "출판권을 설정받은 자는 그 설정행위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출판권의 목적인 저작물을 '원작 그대로' 출판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는 출판권자가 출판을 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에 대하여 사소한 오자 등을 제외하고는 원작 그대로 출판할 의무를 진다는 의미이지 원작 그대로 침해한 경우가 아니라면 출판권의 침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이다.

피고들이 원고의 "A"의 내용 중 일부만을 복제하여 "B"를 출판함으로써 "A"를 원작 그대로 출판하지는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이 "A"를 복제한 이상, 이는 원고의 출판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역시 이유 없다.

라. 원고의 광고금지청구에 대하여

원고는 위 "B"에 대한 광고의 금지도 구하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별지 제2 목록 기재 부분을 제외하고도 "B"는 별도의 저작물로서 인정되는 이상, 별지 제2목록 기재의 각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광고가 아닌 "B" 자체에 대한 광고의 금지까지 구하는 것은 과잉청구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러다면 피고들은 별지 제1목록 기재의 서적 중 별지 제2목록 기재의 각 해당부분을 삭제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출판, 인쇄, 복제, 제본, 판매, 배포하여서는 아니되며, 별지 제2목록 기재의 각 해당부분이 포함된 별지 제1목록 기재 서적의 완제품, 반제품, 인쇄용 필름 및 기타 출판자료 등을 폐기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신성기(재판장) 강성수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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