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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7. 1. 24. 선고 2014나2035684 판결
[신용장대금청구의소][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에프아이엠뱅크 피.엘.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민지)

피고, 항소인

주식회사 우리은행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외 1인)

변론종결

2016. 5. 12.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주식회사 우리은행은 일본국화 54,390,953엔(이하 ‘일본국화’의 표시는 생략하고 ‘엔’으로만 표시한다), 피고 주식회사 광주은행은 79,912,997엔 및 각 이에 대한 2012. 2. 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이 사건 고철의 거래 방식과 피고들의 신용장 개설

1) 대한민국 법인 SteelM Co. Ltd.(이하 ‘스틸엠’이라 한다)는 일본 회사 JFE Shoji Trade Corporation(이하 ‘일본 고철상’이라고 한다)으로부터 일제 고철 H2 등급 1,820MT(메트릭 톤) 및 신다치(Shindachi) 등급 2,180MT(이하 ‘이 사건 고철’이라 한다)을 수입하면서, 아랍에미리트 회사인 유나이티드 메탈 FZE(이하 ‘유나이티드 메탈’이라 한다)와 사이에 유나이티드 메탈이 일본 고철상으로부터 이 사건 고철을 매입한 후 이를 다시 스틸엠에 매도하는 중계무역거래 형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2) 이를 위하여 스틸엠이 유나이티드 메탈을 수익자로 하는 신용장의 개설을 의뢰함에 따라 피고 주식회사 우리은행(이하 ‘우리은행’이라 한다)은 2011. 11. 18., 피고 주식회사 광주은행(이하 ‘광주은행’이라 한다)은 2011. 11. 24. 각 아래와 같은 내용의 취소불능신용장을 개설하였다(이하 피고 우리은행이 개설한 신용장을 ‘이 사건 제1신용장’, 피고 광주은행이 개설한 신용장을 ‘이 사건 제2신용장’이라 한다).

3) 이 사건 제1신용장의 주요내용

① 신용장번호 : (신용장번호 1 생략)

② 적용규정 : UCP URR 최신 개정본

③ 유효기간 만료일 : 2012. 2. 15.

④ 개설의뢰인 : 스틸엠

⑤ 수익자 : 유나이티드 메탈

⑥ 금액 : 54,099,500엔

⑦ 자유매입 가능

⑧ 적하항 : 일본항, 도착항 : 한국항

⑨ 상품명세 : 일제 고철 H2 등급 1,820MT

⑩ 요구서류 : 서명된 상업송장 3부, 운임수취인지불이라고 표기되고 스틸엠에게 통지한 피고 우리은행 지시식으로 발행된 무사고본선적재 선적선하증권 일체, 포장명세서 3부, 제3의 검사인이 작성한 흘수검정보고서, 제3의 검사인이 작성한 비방사성 확인서

⑪ 부가조건 : 선적 금액 및 수량의 10% 오차 허용, 선하증권 일자 후 21일 후 서류 제시 허용하되, 신용장의 만료일 전에 모든 서류 제시

⑫ 상환은행: FI BIC

⑬ 통지은행 : 원고

4) 이 사건 제2신용장의 주요내용

① 신용장번호 : (신용장번호 2 생략)

② 적용규정 : UCP URR 최신 개정본

③ 유효기간 만료일 : 2012. 2. 20.

④ 개설의뢰인 : 스틸엠

⑤ 수익자 : 유나이티드 메탈

⑥ 금액 : 76,643,350엔

⑦ 자유매입 가능

⑧ 적하항 : 일본항, 도착항 : 한국항

⑨ 상품명세 : 일제 고철 신다치 등급 2,180MT

⑩ 요구서류 : 운임수취지인지불이라고 표기되고 스틸엠에게 통지한 피고 광주은행 지시식으로 발행된 무사고본선적재 선적선하증권 일체, 서명된 상업송장 3부, 포장명세서 3부, 제3의 검사인이 작성한 흘수검정보고서, 제3의 검사인이 작성한 비방사성 확인서

⑪ 부가조건 : 선적 금액 및 수량의 10% 오차 허용, 선하증권 일자 후 21일 후 서류 제시 허용하되, 신용장의 만료일 전에 모든 서류 제시

⑫ 상환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동경지점

⑬ 통지은행 : 원고

나. 백투백신용장 거래

1) 유나이티드 메탈은 이 사건 각 신용장을 기초로 원고에게 일본 고철상을 수익자, 그 금액을 각 52,780,000엔, 74,774,000엔으로 하는 이른바 백투백신용장(Back-to-Back Letter Of Credit)의 개설을 의뢰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1. 11. 18. 이 사건 제1신용장에 대응하는 백투백신용장을, 2011. 11. 29. 이 사건 제2신용장에 대응하는 백투백신용장을 각 개설하였다(이하 위 각 백투백신용장을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이라 한다).

2) Mizuho Corporate Bank Ltd.(이하 ‘미즈호 은행’이라 한다)는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을 그 수익자인 일본 고철상으로부터 매입하여 개설인인 원고에게 그 대금의 지급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2011. 12. 9.과 2011. 12. 14. 미즈호 은행으로부터 요구서류와 환어음을 송부받은 후, 유나이티드 메탈로부터 2011. 12. 15. 53,064,345엔, 2011. 12. 28. 77,963,900엔을 지급받아(실제로는 유나이티드 메탈에 대한 대출금으로 처리하였다), 미즈호 은행에게 2011. 12. 20. 53,064,345엔, 2011. 12. 28. 77,948,320엔을 지급하였다.

3)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 개설 당시 유나이티드 메탈과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요구서류가 법률을 준수하여 제시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 원고는 그 서류들을 매입하고 그 서류들이 법률을 준수하지 않음을 이유로 거절되어 지급되지 않을 위험으로부터 수익자를 면책하고 개설/확인은행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는 경우 지급하기로 확약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에 관한 약정을 하였다.

다.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 상환요청과 지급거절

1) 원고는 위와 같이 미즈호 은행에게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대금을 상환하고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요구서류와 각 어음금액 54,390,953엔 및 79,912,997엔의 환어음 2매를 교부받아 이를 보관하던 중, 2012. 1. 24. 피고 우리은행에게 이 사건 제1신용장의 요구서류와 54,390,953엔의 환어음을 송부하면서 이 사건 제1신용장대금의 상환을 요청하였고, 같은 날 피고 광주은행에게 이 사건 제2신용장의 요구서류와 79,912,997엔의 환어음을 송부하면서 이 사건 제2신용장의 상환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동경지점에 이 사건 제2신용장대금의 상환을 요청하였다(위 각 요구서류와 환어음은 2012. 1. 31. 피고들에게 도착하였다).

2) 피고 우리은행은 원고의 이 사건 제1신용장대금 상환요청에 대하여 2012. 2. 7. 위 신용장 요구서류에 다음과 같은 불일치가 있다는 이유로 지급거절의 통지를 하였다.

① 흘수검정보고서 내 중량과 물량 간 차이

② 선하증권과 흘수검정보고서 간 총중량(또는 중량)의 차이

③ 흘수검정보고서와 비방사성 확인서에서의 물량 간 차이

④ 상업송장에서의 물량과 그 이외의 서류에서의 수치 간 차이

⑤ 상업송장, 포장명세서, 선하증권, 흘수검정보고서에 기재된 하역항 간 차이

⑥ 선하증권과 신용장 간 포장 조건의 차이

3) 원고의 이 사건 제2신용장대금 상환요청에 대하여 상환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동경지점은 2012. 1. 25.경 피고 광주은행이 상환요청을 철회하였다며 지급을 거절하였고(피고 광주은행은 2012. 1. 10.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동경지점에 그 상환요청을 철회하였다), 피고 광주은행은 2012. 2. 7. 위 신용장 요구서류에 다음과 같은 불일치가 있다는 이유로 지급거절의 통지를 하였다.

① 상업송장, 선하증권, 포장명세서, 흘수검정보고서에 기재된 하역항과 신용장에 기재된 것 간의 차이

② 상업송장과 포장명세서에 기재된 물품명세와 선하증권에 기재된 것 간의 차이

③ 선하증권에 기재된 포장조건과 신용장 조건 간의 차이

④ 비방사성 확인서에 기재된 매수인과 기타 서류에 기재된 것 간의 차이

⑤ 흘수검정보고서에 기재된 적하항과 신용장에 기재된 것 간의 차이

⑥ 상업송장에 기재된 총 금액과 물량과 단가를 곱한 값 간의 차이

⑦ 흘수검정보고서에 기재된 소유자명과 선하증권에 기재된 운송회사 간의 차이

⑧ 용선계약부 선하증권에 관한 요건 불충족

⑨ 흘수검정보고서에 기재된 총 중량과 선하증권상의 총 중량 및 기타 서류의 물량 항목 간 차이

라. 원고의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 지급

원고는 2013. 2. 19. 유나이티드 메탈에 이 사건 제1신용장대금으로 54,390,953엔을, 이 사건 제2신용장대금으로 79,912,997엔을 주1)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4, 7, 8, 13, 14, 16~20, 25, 26, 을1, 4, 5, 10~13(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원고는 다음과 같이 이 사건 각 신용장을 적법하게 매입한 은행이고, 피고들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신용장 및 그 발행조건과 일치한 요구서류를 제시받았음에도 그 다음 날부터 5 은행영업일까지 하자를 통지하지 아니하였고, 그 이후의 거절사유도 정당한 지급거절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개설은행인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원고는 2011. 11. 18. 및 2011. 11. 28. 유나이티드 메탈과 사이에 이 사건 각 신용장을 매입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그 때부터 원고는 매입은행에 해당한다.

나) 원고는 2011. 12. 16. 및 2011. 12. 27.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서류 매입을 위하여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의 금액을 미즈호 은행에게 지급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에 기초하여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신용장대금을 구상할 수 있는 반면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함으로써 원고와 유나이티드 메탈은 상호 신용장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가 미즈호 은행에게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 금액을 지급한 때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원고는 또한 2013. 2. 19.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매입대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였다.

2) 설사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적법한 매입은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서류제시은행 혹은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로부터 추심의뢰를 받은 추심은행으로서 피고들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조건에 일치하는 서류를 제시한 이상 피고들은 원고에게 그 신용장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원고는 미즈호 은행에게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의 금액을 지급하였을 뿐이고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에 대한 매입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신용장 서류를 제시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은행이라고 할 수 없다.

2) 원고가 2013. 2. 19.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지급한 금액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대금으로 지급한 금액이라고 인정할 수 없고, 설령 위 금액이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대금으로 지급한 금액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지급제시에 따라 피고들이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을 상환하여야 하는 은행영업일이 지난 이후에 지급한 것이므로 신용장통일규칙상 ‘매입’을 위한 적법한 매입대금 지급이라고 할 수 없다.

3)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은행으로서가 아니라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의 권리를 양수한 지위에서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이에 관한 대항요건을 갖추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였으므로 원고는 유나이티드 메탈의 양수인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설령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에 대한 유나이티드 메탈의 수익자 지위를 양수하여 그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금액을 상환받기 위하여 피고들에게 제시한 관련 선하증권은 위조되었거나 허위로 작성된 것이고, 유나이티드 메탈은 스틸엠의 이 사건 고철 수입거래가 신용장거래를 악용한 부당한 사기적 거래임을 알면서도 위 거래에 가담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금액을 상환할 의무가 없다.

4) 설사 원고가 매입은행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선하증권들은 허위의 선하증권이고, 원고는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 이전에 이 사건 선하증권이 위조되었거나 허위 작성된 것이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의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5) 피고들이 원고에게 각 지급거절의 통지를 하면서 주장하였듯이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조건과 원고가 송부한 서류들 사이에 불일치가 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원고는 신용장통일규칙에 의한 매입은행 또는 서류제시은행 등의 지위에서 개설은행인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신용장에 대한 매입대금의 상환을 청구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매입은행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서류제시자로서 보호받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다투므로, 우선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은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매입은행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원고가 서류제시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이 사건 각 신용장에 적용되는 신용장통일규칙

이 사건 각 신용장에 그 적용규정이 ‘UCP 최신 개정본’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각 신용장에 대한 법률관계는 이 사건 각 신용장 발행일 당시에 발효 중인 국제상업회의소 제정 제6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The Uniform Customs and Practice for Documentary Credits, 2007 Revision, ICC Publication no. 600, 이하 ‘신용장통일규칙’이라 한다)에 의하여 규율된다.

나. 원고가 매입은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신용장통일규칙 제2조에서는 ‘매입(Negotiation)은 일치하는 제시에 대하여 지정은행이, 지정은행에 상환하여야 하는 은행영업일 또는 그 이전에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또는 대금 지급에 동의함으로써 환어음(지정은행이 아닌 은행 앞으로 발행된) 및/또는 서류를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같은 규칙 제14조 b항은 ‘지정은행, 확인은행이 있는 경우 확인은행 그리고 개설은행은 제시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각자 제시일의 다음 날부터 최장 5 은행영업일이 주어진다’고 각 규정하고 있고, 신용장통일규칙 제2조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에서 말하는 서류의 매입은 매입을 수권받은 지정은행이 현금, 구좌입금 등의 방법으로 수익자에게 현실적인 대가를 즉시 지급하거나 대금지급 채무를 부담하는 방법 등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 있고, 여기서 후자의 방법에 의한 매입은 매입은행이 특정 일자에 수익자에게 대가를 확정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채무를 부담함으로써 현실적인 대가의 즉시 지급에 갈음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09다93817 판결 참조).

한편, 일람출급 매입신용장인 마스터신용장(Master Letter of Credit)의 매입은행이 중계무역업자인 수익자의 요청에 따라 마스터신용장에 터잡아 백투백신용장(Back-to-Back Letter of Credit)을 개설하여 준 후 수익자에게 백투백신용장의 대금결제를 위한 자금을 대출하고 수익자로부터 마스터신용장의 서류 매입을 의뢰받으면서 그 대출금의 담보를 위하여 마스터신용장의 서류를 교부받은 경우, 매입은행의 백투백신용장의 개설이나 그 대금결제를 위한 대출행위는 매입은행이 대출금에 대한 이자 등 수익을 얻기 위하여 자신의 책임과 위험부담하에 행하는 별개의 거래로서 신용장의 독립성의 원칙상 마스터신용장의 법률관계는 이와 아무런 관계가 없고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는 것이므로, 매입은행이 당초 백투백신용장의 대금결제를 위한 자금을 대출하고 서류를 교부받은 것만으로는 그 때에 매입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없고, 매입은행이 별도로 구좌입금 등의 방법으로 수익자에게 현실적인 대가를 즉시 지급하거나 수익자에게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대가지급 채무를 부담함으로써 현실적인 대가의 즉시 지급에 갈음할 수 있는 때에 비로소 마스터신용장 서류의 매입이 완료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매입은행이 서류의 매입을 결정하였을 뿐 구좌입금 등의 방법으로 현실적인 대가가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스터신용장의 개설은행에 대하여 매입사실을 통지하거나 매입대금의 상환을 청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지급채무 부담방법’에 의한 매입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97. 8. 29. 선고 96다43713 판결 참조).

2) 원고가 매입은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신용장의 매입에 관한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원고의 이 사건 각 신용장에 관한 서류의 수령 경위와 원고가 2013. 2. 19.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그 매입대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실로 지급한 점 등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원고가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이 사건 신용장의 매입대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2013. 2. 19. 이전에 원고가 유나이티드 메탈과 사이에 이 사건 각 신용장을 매입하기로 확약하거나 원고가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의 발행은행으로서 매입은행인 미즈호 은행에게 그 매입대금을 지급한 것만으로는 원고가 유나이티드 메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에 관하여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대가지급 채무를 부담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확약 시(2011. 11. 18. 및 2011. 11. 28.)나 백투백신용장대금 지급 시(2011. 12. 16. 및 2011. 12. 27.)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을 매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위와 같은 법리와 관련 신용장통일규칙 조항의 내용 및 취지에 의하면, 신용장의 적법·유효한 매입을 위하여는 그 매입대금의 현실 지급이나 이에 갈음할 수 있는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대가지급 채무의 부담은 신용장대금을 지정은행에 상환하여야 하는 은행영업일 또는 그 이전에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원고는 이 사건 각 신용장 및 관련 서류가 피고들에게 도달되어 지급제시된 다음 날인 2012. 2. 1.부터 5 은행영업일이 훨씬 경과한 2013. 2. 19. 비로소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그 매입대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이로써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대금이 적법하게 지급되었다고 볼 수 없어 그 때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은행으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다. 원고가 매입은행에 해당할 경우 신용장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13. 2. 19. 전에는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서류를 적법하게 매입한 매입은행의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고, 다만 이 사건 변론의 경과를 고려하여 원고가 2013. 2. 19. 그 매입대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그 때 적법한 매입은행의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할 수 있는 경우를 가정하여 원고의 주장과 같이 매입은행의 지위에서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대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한다.

화환신용장에 의한 거래에서 서류 등의 매입은행이 신용장 개설은행에 대하여 신용장 대금의 상환을 청구하는 경우에 매입은행이 매입 당시 서류가 위조된 문서임을 알았거나 위조된 문서라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면 한 신용장 개설은행은 그 상환의무를 면한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8다88337 판결 ,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09다93817 판결 등 참조), 비록 신용장이 요구하는 선적서류가 위조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서류가 화체하는 물건이 이미 반출되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상태에서 신용장 서류를 매입한 경우에도 매입은행이 개설은행을 상대로 신용장 대금을 청구하는 것은 신용장거래의 구조와 성격에 비추어 신용장거래를 빙자한 사기거래에 지나지 아니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그 은행은 더 이상 신용장의 독립·추상성의 원칙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대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2013. 2. 19.에는 그 매입은행의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갑15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위 대금 지급 이전인 2012. 2. 17.경 이미 국제거래 관련 사기 및 부정행위의 철폐를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는 ICC IMB(International Maritime Bureau)로부터 통지처가 스틸엠이 아닌 'DAEHAN STEEL CO LTD' 및 ‘DONGKUK STEEL MILL CO. LTD'로 기재되어 있는 선하증권에 의하여 이 사건 고철이 반출된 상태임을 확인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고철이 이미 반출된 것을 알면서 이 사건 각 신용장 서류를 매입대금을 지급하고 취득한 것으로서 개설은행인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의 매입대금 상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원고가 매입은행이 아닌 서류제시은행으로서 신용장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1) 신용장통일규칙에 의하면 자유매입신용장의 경우 모든 은행이 서류를 제시받을 수 있는 지정은행이 되고, 지정은행이 명시적으로 합의하고 수익자에게 통보한 경우가 아닌 한 그 지정은행이 서류를 수령, 조사 또는 발송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은행에게 지급, 연지급, 환어음의 인수 또는 매입의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바, 이러한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수익자로부터 신용장 관련 서류를 제시받은 은행으로서는 자신이 직접 이를 매입하여 매입은행으로서 개설은행에 대하여 상환을 구할 수도 있고, 그 서류를 매입하지 않은 채 직접 그 서류를 개설은행에 송부하여 서류제시은행으로서 수익자를 위하여 신용장 대금의 지급을 구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개설은행으로서는 서류를 제시하는 위 은행에 대하여 수익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모든 사유로 대항할 수 있다(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1다68266 판결 ,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2다3754 판결 등 참조).

2) 갑1~4, 6, 15, 27, 28, 을3, 4, 6~8, 18~24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스틸엠에 의한 이 사건 고철의 수입거래 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스틸엠은 직접적인 상품의 거래가 아니라 서류의 제시에 의하여 대금의 결제가 이루어지는 신용장 거래의 구조를 이용하여 화물의 매매 운송이라는 실체 관계와 서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신용장 거래를 분리하여 진행시키는 방법으로 사실상 타인의 자금을 활용한 고철수입거래를 하여 왔다. 이 사건 고철의 수입에서도 스틸엠은 수입자이자 신용장의 개설의뢰인이 개설은행에 수입대금에 해당하는 신용장대금을 결제한 후 그 요구서류를 교부받아 이와 교환으로 운송인으로부터 운송물을 수령하는 일반적인 신용장거래의 구조를 따르지 아니하고, 별도로 작성된 통관용 선하증권을 이용하여 이 사건 고철을 반출하여 처분한 대금으로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대금을 사후에 결제하려고 하였다.

② 스틸엠은 이러한 방식의 고철수입거래를 위하여 직접 일본 고철상을 그 거래처로 지정하여 거래수량과 가격 등 수입조건을 협의하여 이 사건 고철을 구입하기로 하였음에도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위 회사가 일본 고철상으로부터 이 사건 고철을 구입하여 스틸엠에 공급하는 형태로 이 사건 고철 수입거래의 당사자 역할을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스틸엠은 유나이티드 메탈이 이 사건 고철 수입거래에서 위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대가로 신용장대금의 2.5% 상당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스틸엠과 유나이티드 메탈은 유나이티드 메탈이 그 수수료 명목으로 이 사건 고철 수입을 위한 신용장 대금의 2.5% 상당 금액을 수취할 수 있도록 피고 우리은행을 개설은행으로 하는 이 사건 제1신용장의 대금은 54,099,500엔, 이에 대한 백투백신용장의 대금은 52,780,000엔으로, 피고 광주은행을 개설은행으로 하는 이 사건 제2신용장의 대금은 76,643,350엔, 이에 대한 백투백신용장의 대금은 74,774,000엔으로 정하여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각 신용장과 이 사건 각 백투백 신용장이 개설되도록 하였다.

③ 이 사건 고철 수입거래의 전과정을 통하여 그 운송 및 통관 절차를 주도한 것은 스틸엠이고, 유나이티드 메탈은 이 사건 고철의 구입, 선적 및 그 반출 등에 관하여 실질적인 관여를 하지 않았다.

④ 스틸엠은 2011. 12. 초경 스틸엠이 수입한 이 사건 고철이 대한민국에 도착하자 원고가 피고 우리은행 및 피고 광주은행에게 제시한 선하증권(피고 우리은행에게 제시한 선하증권인 QLFP-1과 피고 광주은행에게 제시한 선하증권 HYMK-2)이 아니라 그 통지처가 'DAEHAN STEEL CO LTD' 및 ‘DONGKUK STEEL MILL CO. LTD’(위 회사들은 스틸엠이 국내로 운송된 이 사건 고철을 반출하여 판매한 거래처이다)로 기재된 다른 선하증권을 이용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서류를 피고들에게 제시하기도 전에 미리, 이 사건 고철을 반출하였다.

⑤ 유나이티드 메탈은 2011. 12. 15. 및 2011. 12. 28.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의 개설은행인 원고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고, 원고도 그 무렵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 서류의 매입은행인 미즈호 은행에게 그 대금을 상환함으로써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요구서류를 인도받아 소지하게 되었음에도 원고는 그로부터 50일 정도 지난 2012. 1. 말경에야 비로소 피고들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 대금의 상환을 요청하였다.

⑥ 이 사건 고철의 수입거래 이전에도 스틸엠과 유나이티드 메탈은 스틸엠을 개설의뢰인, 수익자를 유나이티드 메탈로 하는 신용장(그 개설은행은 피고 우리은행, 농협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으로 다양하다) 및 위 신용장을 기초로 하는 백투백신용장을 수차례 개설받았는데, 유나이티드 메탈은 이 사건 거래구조와 동일하게 수입물품이 선적되어 선하증권이 발행된 후 약 50일이 경과한 뒤에야 이 사건 각 신용장과 같은 마스터 신용장의 개설 은행들에 대한 신용장대금 상환청구가 이루어지도록 하였고, 스틸엠을 위하여 백투백신용장을 개설해 주는 대가로 신용장대금의 2.5% 상당금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아 왔다.

⑦ 한편 스틸엠은 주식회사 화승네트웍스(이하 ‘화승네트웍스’라고 한다)와 사이에서도 스틸엠을 수입상, 화승네트웍스의 베트남 현지법인을 수출상으로 하는 제1 신용장을 개설한 뒤 그 신용장을 화승네트웍스가 양도받고, 위 신용장을 담보로 화승네트웍스를 수입상, 일본 고철상을 수출상으로 하는 제2 신용장을 개설하게 하여 고철을 수입하여 불법 반출하는 한편 제1 신용장의 양수인인 화승네트웍스로 하여금 제1 신용장의 개설은행에 허위로 작성한 스위치 선하증권을 제시하여 신용장대금을 결제받도록 하는 이 사건 고철 수입거래와 유사한 방식의 신용장거래를 하였다. 이에 관한 위 제1 신용장 개설은행들과 화승네트웍스 사이의 손해배상청구 및 신용장대금 청구소송에서 화승네트웍스의 패소판결이 선고되어 일부는 그대로 확정되고( 서울고등법원 2013나2020753 , 2013나2020760 판결 ), 나머지는 현재 상고심( 대법원 2015다237830 )에 계속 중이다. 또한 스틸엠의 대표이사 소외 1은 제1 신용장과 부합하게 허위로 작성받은 스위치 선하증권을 매입은행에 제출하여 결제받았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기, 허위유가증권작성 및 동행사 등 죄로 기소되어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의 형을, 화승네트웍스의 대표인 소외 2는 위와 같은 소외 1의 범죄에 공모, 가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2년 6월 및 집행유예 3년의 형을 각 선고받았고[ 광주지방법원 2013고합453, 2013고합600(병합) ], 위 판결은 모두 확정되었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각 신용장의 개설은행인 피고들은 그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에 대하여 신용장 대금 상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들은 이를 가지고 이 사건 각 신용장 서류의 제시자로서 또는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의 권리 양수인으로서 이 사건 각 신용장 대금의 상환을 구하는 원고에 대하여도 대항할 수 있다.

스틸엠은 이 사건 고철 거래에 관하여 정상적인 신용장거래 방식에 따라 자신의 신청으로 신용장을 개설하여 준 은행에 수입대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고철에 대한 선적서류를 교부받아 이를 통하여 국내에 도착한 이 사건 고철을 정상적으로 반출하여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지 않고, 스스로 일본 고철상과 직접 협상하여 이 사건 고철의 수입거래에 관한 사항을 정하였음에도 유나이티드 메탈이 일본 고철상으로부터 이 사건 고철을 구입하고 이를 다시 스틸엠이 유나이티드 메탈로부터 수입하는 형태를 취하였다. 스틸엠은 이에 따라 유나이티드 메탈이 수입자로서 개설받게 되는 백투백신용장을 이용하여 일본 고철상으로 하여금 이 사건 고철을 선적하여 국내로 운송하게 하였다. 스틸엠은 이 사건 고철이 국내에 도착하면 그 신청에 의하여 유나이티드 메탈을 수익자로 하여 개설받은 마스터 신용장이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곧 정상적인 수입대금 결제과정을 통하여 이 사건 각 신용장에서 요구하는 진정한 선하증권을 교부받지 아니한 채 이와 별도로 작성된 이른바 통관용 선하증권에 의하여 이 사건 고철을 미리 반출하여 판매하였다.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신용장의 개설은행인 피고들로서는 그 신용장 대금을 상환하면서 요구서류와 일치하는 서류를 교부받더라도 이미 이 사건 고철은 반출되어 판매된 상태이므로 이에 대한 담보권을 취득할 수 없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스틸엠은 처음부터 이러한 방식으로 이 사건 고철을 수입, 판매할 의도로 피고들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의 개설을 의뢰한 것으로, 이러한 거래방식을 통하여 화물의 매매와 운송의 실체관계와 서류에 의하는 신용장 거래를 분리하는 수법으로 신용장 거래를 이 사건 각 신용장 개설은행인 피고들의 위험 아래 사실상 이 사건 고철의 수입자금을 융통하는 데 악용하는 부정한 사기적 거래를 도모하였다. 그리고 스틸엠과의 이전의 거래 내용, 이 사건 고철수입거래에 관여하게 된 경위와 목적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도 스틸엠이 이 사건 각 신용장을 위와 같이 부정한 사기적 거래 방법으로 악용한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스틸엠의 이 사건 고철 수입거래에 중계무역 형태로 관여하여 이 사건 각 신용장의 서류를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마. 소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매입은행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들에 대하여 그 매입은행으로서의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설령 원고가 2013. 2. 19. 그 매입은행의 지위를 취득하게 되었더라도 이미 이 사건 고철이 반출된 사실을 알고 이 사건 각 신용장 서류를 매입한 것이므로 정당한 매입은행으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 또한 유나이티드 메탈도 정당한 수익자로서 보호받을 수 없는 사유가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각 신용장 서류의 제시자 또는 수익자인 유나이티드 메탈의 권리 양수인으로서도 역시 개설은행인 피고들에 대하여 그 대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들에게 제시한 이 사건 고철 선적서류의 위조 여부나 원고의 이 사건 각 신용장 대금의 지급제시에 대하여 피고들이 적법하게 서류의 하자에 관한 통지를 하였는지 여부 또는 원고가 제시한 서류에 신용장 조건과 불일치 한 부분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춘(재판장) 황의동 신용호

주1)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 매입은행인 미즈호 은행에게 이 사건 각 백투백신용장대금을 지급한 외에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다가, 제1심 제6차 변론기일에 이르러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므로, 이는 자백의 취소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19, 20, 25, 26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3. 2. 19. 유나이티드 메탈에게 이 사건 각 신용장대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기존 진술은 진실에 반한다고 할 것이고, 위 기존 진술이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 이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위 기존 진술이 착오로 인한 것이라는 점도 인정된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4다1353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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