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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0. 12. 29. 선고 2009나97644 판결
[물품대금][미간행]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젠트로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종백)

피고, 피항소인

현대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박혜원)

변론종결

2010. 10. 27.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7,803,580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11. 25.부터 2010. 12. 2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7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3,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07. 8. 7. 에스비건설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와 사이에, 피고가 대전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도급 받은 대전 서구 월평정수장 여과지 등의 시설개량공사 중 여과지시설개량공사(2단계){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소외 회사에게 공사대금 1,480,241,400원(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이고, 아래의 물품대금, 공사대금 등도 모두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이다)에 하도급 주기로 하는 내용의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2008. 5. 30. 소외 회사와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될 FRP 트라프(이하 ‘이 사건 물품’이라고 한다)를 제작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납품하고, 소외 회사는 이 사건 물품의 납품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물품대금 203,5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되, 소외 회사가 위 물품대금을 완납할 때까지 이 사건 물품의 소유권은 원고에게 유보하기로 하는 내용의 건설자재납품계약(이하 ‘이 사건 납품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후, 이 사건 물품을 제작하여 2008. 6. 27.경부터 2008. 8. 27.경까지 이 사건 물품의 납품을 완료하였다.

다. 소외 회사는 각종 세금을 체납함으로써 2008. 6. 30. 국세청장에 의하여 직권 폐업처분을 받았다.

라. 한편, 소외 회사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에 대하여 서대전세무서장이 소외 회사의 체납세액 276,819,610원을 청구금액으로 하여 이를 압류한 것을 비롯하여 아래 금전 집행 현황표의 채권자란 기재 각 채권자가 같은 표의 결정일자란 기재 각 일자에 결정법원란 기재 각 법원으로부터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원을 청구금액으로 하는 집행현황란 기재와 같은 각 결정을 받았고, 그 각 결정 정본은 그 무렵 피고에게 각 송달되었다.

금전 집행 현황표

본문내 포함된 표
채권자 결정일자 결정법원 청구금액 집행현황
소외 1(선정당사자) 2008. 6. 18. 대전지방법원 (2008타채5619) 49,998,817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소외 2 2008. 9. 9. 대전지방법원 (2008카단7656) 49,082,381 채권가압류
2008. 11.경 대전지방법원 (2008타채11748) 30,887,871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소외 3
2008. 9. 25. 인천지방법원 (2008카단14628) 28,677,436 채권가압류 아시아상사 주식회사
2008. 9. 30. 대전지방법원 (2008카단7920) 14,173,000 채권가압류 소외 4(선정당사자)
2008. 10. 30. 대전지방법원 (2008카단9231) 17,700,000 채권가압류
서대전세무서장 2008. 11. 28. 276,819,610 압류

마. 피고는 소외 회사와 사이에, 2008. 4. 3. 이 사건 공사대금을 1,515,470,000원으로, 공사기간을 2007. 8. 10.부터 2008. 9. 25.까지로 각 변경하기로 합의하였다가(1차 변경), 2008. 6. 18. 이 사건 공사대금을 1,381,600,000원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하였고(2차 변경), 2008. 9. 17. 이 사건 공사기간을 2007. 8. 10.부터 2008. 11. 30.까지로 변경하기로 합의하였으며(3차 변경), 2008. 10. 29. 다시 이 사건 공사대금을 1,150,358,000원으로, 공사기간을 2007. 8. 10.부터 2008. 10. 31.까지로 각 변경하기로 합의하였다(4차 변경).

바. 피고는 별지 공사비 지급 내역표 기재와 같이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 중 일부를 각 지급하거나, 소외 회사를 대신하여 직접 소외 회사의 채권자들에게 금원을 각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합계 1,136,690,307원을 지급하였다.

사. 소외 회사는 2008. 10. 31. 피고에게,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공사를 시공 완료하고 청산함에 있어,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 및 지연이자 등 모든 금전상의 문제가 완전 청산되었으므로, 차후 소외 회사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겠다’는 취지의 청산각서(이하 ‘이 사건 청산약정’이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아. 원고는 2008. 10. 15.경 피고에 대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이 사건 물품의 소유권은 여전히 원고에 있고, 소외 회사가 직권 폐업상태이고 세금 체납에 따라 채무불이행업체로 등록된 상황이어서, 소외 회사가 이 사건 물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물품을 회수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통보서를 발송하는 한편, 2008. 10. 21.경 소외 회사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물품을 납품한지 55일이 경과되었음에도, 아직 이 사건 물품대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2008. 10. 31.까지 이 사건 물품대금의 지급을 요청하는 취지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자. 그 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직접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소외 회사에게 이미 이 사건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의 위와 같은 요청을 거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갑 제6, 8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5, 을 제2, 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6, 을 제6호증의 1 내지 9, 을 제7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3, 을 제9호증의 1 내지 5, 을 제10호증의 1 내지 7, 을 제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최태헌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택일적 주장

(1) 원고는, ① 원고가 이 사건 납품계약을 통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될 이 사건 물품의 제작을 의뢰받음으로써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고 한다)에 규정된 제조위탁을 받았고, 이에 따라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재하도급 받은 셈이 되었으며, 하도급법은 재하도급거래에 있어서 원사업자를 발주자로 봄으로써 재하도급계약도 적용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원고는 하도급법의 적용을 받는 수급사업자이고, 소외 회사는 하도급법에 따른 원사업자, 피고는 발주자라고 할 것이며, ② 소외 회사가 직권 폐업처분을 받고 세금을 체납하는 등 원고에게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물품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있음을 주장함으로써 피고에 대하여 직접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음에도, ③ 피고는 소외 회사와 사이에 2008. 10. 29.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대한 변경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하도급대금, 즉 이 사건 공사대금을 부당하게 감액함으로써 하도급법 제11조 제1항 을 위반하였으므로 2008. 10. 29.자 변경계약은 무효이고, 설령, 위와 같은 하도급법 위반행위의 사법적 효력이 무효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대한 각 변경계약은 하도급업체의 직접 지급청구를 피하기 위해 피고와 소외 회사 사이에 부당하게 감액하는 행위로서 민법 제108조 소정의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1호 에 의하여 원고에게 피고가 당초 소외 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하도급계약으로 약정한 이 사건 공사대금인 1,480,241,400원의 범위 내에서 이 사건 물품대금 203,500,000원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2) 원고가 소외 회사와 사이의 이 사건 납품계약에 따라 이 사건 물품을 공사 현장에 설치하여 2008. 9. 10. 납품을 완료하여 그 분리, 복구가 불가능하게 됨으로써, 이 사건 물품은 소외 회사가 시공한 여과지 시설의 일부로 부합되었고, 그 후 2008. 10. 31.경 소외 회사가 준공절차를 거쳐 위 여과지 시설을 피고에게 인도함으로써 피고는 이 사건 물품으로 인하여 그 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261조 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하도급대금 지급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먼저, 구 하도급법(2008. 3. 28. 법률 제90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여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적으로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 제1조 ), 위 법에서 "하도급거래"라 함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위탁(가공위탁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수리위탁·건설위탁 또는 용역위탁을 하거나 원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로부터 제조위탁·수리위탁·건설위탁 또는 용역위탁을 받은 것을 수급사업자에게 다시 위탁한 것으로서, 이를 위탁(이하 "제조등의 위탁"이라 한다)받은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것(이하 "목적물등"이라 한다)을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하여 원사업자에게 납품·인도 또는 제공(이하 "납품등"이라 한다)하고 그 대가(이하 "하도급대금"이라 한다)를 수령하는 행위를 말한다( 제2조 제1항 )고 규정하고 있을 뿐 위탁받은 전부를 수급사업자에게 다시 위탁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지는 아니한 점, "발주자"라 함은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을 원사업자에게 도급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재하도급의 경우에는 원사업자를 말한다( 제2조 제10항 )고 규정함으로써 재하도급거래 역시 적용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은 위탁받은 것 중 일부를 하수급인 또는 재하수급인에게 다시 위탁하는 경우가 통상적이라고 할 것임에도, 그 위탁받은 내용이 동일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으로 삼지 아니하는 것은 하수급인 등을 보호하려는 하도급법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소외 회사가 피고로부터 하도급 받은 이 사건 공사 중 일부인 이 사건 물품의 제조, 설치를 위탁받은 원고는 하도급법의 적용을 받는 수급사업자, 피고는 재하수급인인 원고에 대하여 발주자에 각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다음으로, 위 법 제14조 제1항 은 원사업자의 지급정지·파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사유가 있거나 사업에 관한 허가·인가·면허·등록 등이 취소되어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에는 발주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원사업자에게 사회통념상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사정이 발생한 경우에는 발주자로 하여금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하도급대금을 지급하게 하여 정산 과정을 간이화함과 아울러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 채권을 보호하고 있다고 할 것인바, 앞서 인정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소외 회사는 각종 세금을 장기간 체납함으로써 2008. 6. 30. 국세청장에 의하여 직권 폐업조치 되어 본래의 사업을 영위하는 데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 점, 이에 더하여 소외 회사의 채권자들이 소외 회사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에 대하여 가압류 등의 채권보전조치를 취하였으나, 피고가 공탁한 이 사건 공사대금 잔액은 24,198,240원에 불과하여 그 채권을 모두 만족시키기에는 현저하게 부족한 점, 소외 회사는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근로자들에게 노임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피고가 소외 회사를 대신하여 근로자들에게 노임을 지급하게 된 점, 한편, 원고는 2008. 10. 15. 피고에 대하여 소외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물품의 소유권은 여전히 원고에게 유보되어 있고, 원고가 장차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물품을 회수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통보서를 발송하였는바, 원고는 위 통보서의 발송을 통하여 피고에 대하여 소외 회사가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만약 피고가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물품을 회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그 후에도 소외 회사가 당심 변론종결일 무렵까지 사업자등록을 회복하여 본래의 영업 활동을 재개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회사에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하여 원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의 범위 내에서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 끝으로, 위 법 제14조 제4항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발주자가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함에 있어서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이미 지급한 하도급금액은 이를 공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 중 이 사건 물품대금에 상당하는 금원을 이미 지급하였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인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을 제4호증의 1, 3, 5,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회사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물품의 제작, 설치와 관련하여 2008. 6. 30. 71,379,000원, 2008. 7. 30. 78,540,000원, 2008. 8. 30. 73,884,580원 등 합계 223,803,580원의 기성금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소외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물품대금으로 기성금 누계 176,000,000원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물품대금 중 47,803,580원(= 223,803,580원 - 176,00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고(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물품대금은 176,000,000원으로 약정되었고, 피고는 위 물품대금을 전액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다투나,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에 이 사건 물품대금을 203,500,000원으로 약정한 점, 소외 회사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물품의 제작, 설치와 관련하여 합계 223,803,580원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약정한 이 사건 물품대금은 176,000,000원이 아니라 223,803,580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피고는 2008. 10. 31.자 이 사건 청산약정에 의하여 소외 회사에 대한 이 사건 물품대금을 포함한 하도급공사대금은 모두 정산되었다는 취지로 다투나, 을 제13호증, 을 제14 내지 18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08. 6. 27.경부터 2008. 8. 27.경까지 이 사건 물품의 제작 및 납품을 완료하였는데, 피고는 2008. 8.경까지 이 사건 물품의 기성 발생 전에 미리 할당된 공사대금에서 설계변경으로 인하여 추가된 공사항목에 66,000,000원을 집행한 것으로 처리하였다가 위 추가공사대금 66,000,000원을 여과모래·여과자갈 부설 공정의 공사대금으로 집행한 것으로 관련 서류를 정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가 소외 회사에게 위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당심 증인 소외 5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물품의 제작, 설치와 관련하여 설계변경 및 대금감액 등의 사유는 발생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결국 피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대금 중 47,803,580원 상당을 부당하게 감액하거나, 소외 회사와 통모하여 감액하기로 하는 내용의 4차 변경계약 및 이 사건 청산약정을 체결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변경계약 내지 청산약정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하도급대금 지급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하도급대금 47,803,58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8. 11. 25.부터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0. 12. 29.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첨부로 인한 부당이득반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주장에 관하여도 나아가 판단하기로 한다.

(가) 어떠한 동산이 민법 제256조 에 의하여 부동산에 부합된 것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동산을 훼손하거나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서는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부착·합체되었는지 여부 및 그 물리적 구조, 용도와 기능면에서 기존 부동산과는 독립한 경제적 효용을 가지고 거래상 별개의 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민법 제261조 에서 첨부로 법률규정에 의한 소유권 취득( 민법 제256조 내지 제260조 )이 인정된 경우에 “손해를 받은 자는 부당이득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보상청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민법 제261조 자체의 요건만이 아니라, 부당이득 법리에 따른 판단에 의하여 부당이득의 요건이 모두 충족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15602 판결 참조).

한편, 동산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른바 소유권유보의 특약을 한 경우, 목적물의 소유권을 이전한다는 당사자 사이의 물권적 합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목적물을 인도한 때 이미 성립하지만 대금이 모두 지급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므로, 목적물이 매수인에게 인도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은 대금이 모두 지급될 때까지 매수인뿐만 아니라 제3자에 대하여도 유보된 목적물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 1999. 9. 7. 선고 99다30534 판결 참조), 계약관계에 의한 급부만을 이유로 제3자는 소유자의 반환청구를 거부할 수 없고, 부합 등의 사유로 제3자가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였다면 그 가액을 소유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함이 원칙이다.

다만 매매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이 유보된 경우라 하더라도 이를 다시 매수한 제3자의 선의취득이 인정되는 때에는, 그 선의취득이 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되므로 제3자는 그러한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매도인에 의하여 소유권이 유보된 자재를 매수인이 제3자와 사이의 도급계약에 의하여 제3자 소유의 건물 건축에 사용하여 부합됨에 따라 매도인이 소유권을 상실하는 경우에, 비록 그 자재가 직접 매수인으로부터 제3자에게 교부된 것은 아니지만 도급계약에 따른 이행에 의하여 제3자에게 제공된 것으로서 거래에 의한 동산양도와 유사한 실질을 가지므로, 그 부합에 의한 보상청구에 대하여도 위에서 본 선의취득에서의 이익보유에 관한 법리가 유추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따라서 매도인에게 소유권이 유보된 자재가 제3자와 매수인과 사이에 이루어진 도급계약의 이행에 의하여 부합된 경우 보상청구를 거부할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제3자가 도급계약에 의하여 제공된 자재의 소유권이 유보된 사실에 관하여 과실 없이 알지 못한 경우라면 선의취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3자가 그 자재의 귀속으로 인한 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매도인으로서는 그에 관한 보상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 3, 6호증, 을 제19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소외 회사와 사이에 물품대금을 완납할 때까지 이 사건 물품의 소유권을 원고에게 유보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납품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납품계약에 따라 이 사건 물품을 공사 현장에 설치하여 2008. 8. 27.경 납품을 완료함으로써, 이 사건 물품이 이 사건 공사현장 내 여과지 시설의 일부로 부합된 사실, 그 후 2008. 10. 31.경 소외 회사가 준공절차를 거쳐 위 여과지 시설을 피고에게 인도함으로써 피고가 이 사건 물품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원고가 2008. 10. 15.경 피고에 대하여,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이 사건 물품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유보되어 있다는 내용의 통보서를 보내고, 그 무렵 피고가 이를 수령함으로써 비로소 위 소유권유보의 사실을 알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물품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부합될 당시 과실 없이 위 소유권유보의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나, 한편,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물품대금 중 47,803,580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은 이상, 피고로서는 위 금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물품의 귀속으로 인한 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같은 금액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47,803,5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여상훈(재판장) 양철한 문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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