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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4. 26. 선고 94다7362 판결
[손해배상(자)][공1994.6.1.(969),1479]
판시사항

가. 선천성 농아자의 농촌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국가배상법시행령이나 맥브라이드 장해등급표상의 노동력상실률이 기준이 될 수 있는지 여부

나. 선천성 농아자가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하는 경우 보통사람이 얻을 수 있는 농촌일용임금의 70% 정도의 수입밖에 얻을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국가배상법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 2 신체장해의등급과노동력상실률표나 맥브라이드의 장해등급표상의 언어의 기능이 전폐되거나 청력을 전혀 상실한 자의 노동력상실률은 신체건강한 보통사람이 신체에 상해를 입어 노동력을 상실한 경우에 관한 것이므로, 선천적으로 언어와 청각의 기능에 장해가 있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 온 사람의 농촌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평가하는 데 관하여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나. 선천성 농아자가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하는 경우 보통사람이 얻을 수 있는 농촌일용임금의 70% 정도의 수입밖에 얻을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5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용석

피고, 피상고인

영흥철강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열래

주문

1. 원심판결 중 재산상손해에 관한 원고 1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원고 2, 원고 3, 원고 4, 원고 5, 원고 6의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3.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위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1989.10.16. 사망한 망 소외인의 상속인인 원고 1이 위 소외 망인의 일실수입에 관한 손해의 배상을 농촌일용노임에 터잡아 청구하고 있는바, 위 망인은 선천성 농아자로서 ○○구화학교 6년을 졸업하여 이 사건 사고당시 수화로써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으며, 그의 주거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비닐하우스에 의한 농작물을 재배하는 등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국가배상법시행령 소정의 신체장해의 등급과 노동력상실률표(별표2) 및 맥브라이드의 후유장애에 대한 노동능력상실률표상의 언어기능 및 청력이 상실된 경우의 노동능력 상실정도와 경험칙 등에 비추어보면, 선천성 농아자인 위 망인은 신체건강한 보통의 농촌인부가 얻을 수 있는 소득의 70%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나. 그러나 국가배상법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2] 신체장해의 등급과 노동력상실률표나 맥브라이드의 장해등급표상의 언어의 기능이 전폐되거나 청력을 전혀 상실한 자의 노동력상실률은 신체건강한 보통사람이 신체에 상해를 입어 노동력을 상실한 경우에 관한 것이므로, 선천적으로 언어와 청각의 기능에 장해가 있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 온 위 망인의 농촌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평가하는데 관하여는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고, 또 선천성 농아자가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하는 경우 신체건강한 보통사람이 얻을 수 있는 농촌일용임금의 70% 정도의 수입밖에 얻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 경험법칙이라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도 없다.

더우기 위 망인이 구화학교 6년을 졸업하여 수화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원심도 인정하고 있는 바일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위 망인이 선천성 농아자일 뿐 그 밖에 신체적인 건강이 보통사람과 차이가 없었음을 알 수 있으며, 농촌일용노동은 농업에 종사한 경험과 육체적인 힘에 의존하는 것이어서 언어나 청각의 기능이 특별히 그 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구화학교 6년을 졸업하여 수화를 할 수 있고 30세 넘어까지 농촌에서 농사를 지어온 위 망인과 같은 선천성 농아자가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하는 경우 신체건강한 보통사람이 얻을 수 있는 농촌일용노동임금의 70% 정도의 수입밖에 얻을 수 없다고 인정하려면, 선천성 농아자로서의 신체의 장해가 농촌일용노동에 어떤 점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관하여 조금 더 심리하여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막연히 판시한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망인의 농촌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신체건강한 보통사람의 70%에 불과하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노동능력의 평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증거도 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2. 원고 2 원고 3 원고 4 원고 5 원고 6의 각 상고에 대한 판단.

위 원고들은 법정의 상고이유서제출기간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을 뿐더러, 원고들의 소송대리인이 제출한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도 위 원고들의 상고이유로 될만한 것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민사소송법 제399조에 따라서 변론없이 위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한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재산상손해에 관한 원고 1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는 한편, 그 밖의 원고들의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위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안우만 김용준(주심) 천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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