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및 검사
검사
박영근
변 호 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이상희
환송전 당심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1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피고인 1로부터 증 제5호를 몰수한다.
피고인 1의 이적단체 구성의 점 및 별지 기재 각 국가보안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피고인 2는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들)
⑴ 이적단체 구성과 관련하여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항)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이하, 진보의련이라 한다.)은 경희대 동문들이 우리 사회의 보건의료 정책을 고민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만든 느슨한 모임에 불과하고, 강령, 조직노선, 지휘통솔체계를 갖추지도 못하여 단체로 볼 수도 없다. 진보의련은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할 목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며, 피고인들의 행위에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하여 공소제기된 이적단체 구성에 의한 국가보안법위반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
⑵ 이적표현물 제작·반포·취득·소지와 관련하여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나.항 및 제2항)
첫째, 원심 범죄사실 제2의 파.항에 기재된 ‘진보의련 조직활동론’의 내용 중 ‘연대할 정치세력은?’ 이하 부분은 위 문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이념과 정치조직 연대에 대하여’라는 문건에 있고, 원심이 ‘정치이념과 정치조직 연대에 대하여’라는 문건의 내용으로 판시한 부분은 그 문건의 내용이 아니라 원심 범죄사실 제2의 더.항에 기재된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에 수록된 내용이다.
둘째, 원심 범죄사실 제2의 러.항에 기재된 회원연구교육 자료집 중 ‘정치경제학 강의’는 피고인 1이 제작한 것이 아니라 외부인이 작성한 것이다.
셋째, 피고인 2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이 사건 이적표현물을 취득, 소지하지 않았다. 특히, 피고인 1이 작성한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문건에 관하여 피고인 2는 반대의견을 표시하였고, ‘진보의련 조직 활동론’은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게 보건의학적 타당성을 검토하여 달라고 부탁하여 학자의 입장에서 소지하게 된 것이다.
넷째, 원심이 이적표현물로 인정한 표현물들에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기재되어 있을 뿐, ‘불법한 행동으로 직결되는 선전, 선동’을 목적으로 하는 기재는 없으며, 피고인들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이를 제작, 취득, 소지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들 및 검사)
피고인들은 원심의 선고형이 너무 무거워서,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각 주장한다.
2. 판단
가. 이적단체 구성과 관련한 주장에 대한 판단
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평소 남한사회를 자본가계급과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파쇼정권이 결탁하여 노동자·민중을 억압, 수탈하고 있는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사회로 규정하고, 한국사회를 변혁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을 혁명의 주력군으로 하고 도시 빈민과 빈농을 동맹세력으로 하여 신식민지 독점자본주의를 혁명으로 타도하고, 사적 소유 철폐와 프롤레타리아 독재 권력을 통해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신념과 이의 실현을 위해 진보적 보건의료운동도 전체 변혁운동의 부문운동으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위하여 노동자계급과 연대, 반자본주의 노선에 입각한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실천방안을 모색하던 중,
○ 1993. 8. 9.경 충남 부여 ○○○에서 ‘민중의료를 갈망하는 보건의료인 한마당’을 개최한 자리에서 보건의료 정치운동의 시작을 선언하고, ‘보건의료 정치조직 건설을 위한 의료인 연대’를 결성하고,
○ 1994. 9. 24. 19:00경 종로성당 3층 강당에서 피고인들 등 50여명이 모여 가칭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 발기인대회를 개최하고,
○ 1994. 12. 1. 19:40경 경희대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피고인 1 등이 모여 ‘진보의련(준) 1차 토론회’를 개최하고,
○ 1994. 12. 10. 18:00경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소재 진보의련(준) 사무실에서 피고인 1 등이 보건의료운동에 대한 인식의 통일을 높이기 위하여 제7차 진보의련 준비모임을 갖고,
○ 1994. 10.경부터 1995. 1.말경까지 10여회에 걸쳐 진보의련 준비위원 등이 모여 ‘진보의련’ 창립총회 준비를 하고,
○ 1995. 2. 초경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앞 불상지에서 피고인들 등 9명이 모여 ‘창립총회 준비위원회의’를 개최하고,
○ 1995. 2. 11. 서울 종로구 인의동 (지번 생략) 소재 천주교 종로성당 3층에서 피고인들 등 조직원 30여명과 초청내빈 등이 모여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 창립총회를 개최하였는바, 피고인 1이 참석자 전원에게 ‘창립총회자료집’을 1부씩 배포하고, 식순에 따라 창립총회를 진행하면서, 개회선언에 이어 내빈소개, 내빈대표의 격려사 낭독, 성원 확인과 본회의 개회선언을 하고, 상정안건에 대한 심의에 들어가, 피고인 1이 작성한 ‘95년 진보의련 10대사업계획(안)’을 피고인 2가 발표한 후, 심의에 들어가 반대의견 없이 상정안을 채택하고, 이어 조직구성 안건에 대한 심의에 들어가 ‘진보의련의 조직체계와 역할’ 이라는 내용의 상정안건을 심의를 거쳐 변경없이 의결 채택하고, 이어 ‘규약(안)‘ 심의에 들어가 심의과정에서 반대의견 없이 진보의련 규약을 의결 채택하고, ‘대표 및 기획위원, 각 국장단 인준’에 들어가, 대표 : 피고인 1, 정책국장 : 공소외 1, 편집국장 : 피고인 2, 학생사업국장 : 공소외 2, 보건노동자사업국장 : 공소외 3 등으로 진보의련 간부를 인준하고, 피고인 2 작성의 ‘대중운동으로서의 보건의료정치운동에 관하여’ 제하로, 반자본 진보노선에 입각하여 노동자계급의 중심성을 옹호하는 진보이념으로 노동자계급의 정당을 건설하고, 전체변혁운동을 통하여 사회주의 보건의료상을 실현한다는 내용으로 진보의련의 조직노선을 채택하고, 계속하여 피고인 1이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위 ‘규약’상의 목적·사업과 ‘대중운동으로서의 보건의료정치운동에 관하여’에서 밝힌 보건의료 정치운동의 이념을 종합하면, 진보의련 창립의 기본이념과 조직노선(강령)이 반자본 진보노선, 한국 보건의료의 사회화, 진보적 제세력과 연대를 통한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 변혁, 노동자계급의 정당 건설임을 명확히 하고, 이어 임시의장의 폐회선언에 따라 ‘진보의련’ 창립총회를 종료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 진보의련을 구성하였다.
⑵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따르면, 진보의련은 한국 사회를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사회로, 국가를 자본가 계급의 지배도구로 보면서, 노동자 계급이 지배하는 국가를 만들어야 하고, 한국의 보건의료체계를 자본이 지배하고 있으며, 보건의료체계를 사회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한국 사회 모순 해결을 총자본과 총노동의 투쟁으로 파악하며, 의회주의, 선거주의, 개량주의에 매몰되는 경향을 극복하고 의회나 선거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과정 외에 파업을 비롯한 현장 투쟁 등 모든 사회 운동을 노동자 계급의 자본에 대한 정치 투쟁으로 조직하고, 노동자 계급 관점이 관철되는 정치 조직을 지향하고,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하고 이와 결합하며, 사회주의적 보건의료체계를 제시하고 실현한다는 것 등을 강령으로 삼거나, 회원 교육 자료, 회지(“보건의료의 전망”) 등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강연과 토론을 벌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에 규정된 이른바 ‘이적단체'라 함은 국가보안법 제2조 소정의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의 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여 특정 다수인에 의하여 결성된 계속적이고 독자적인 결합체를 가리키는 것인데, 이러한 이적단체를 인정할 때에는 국가보안법 제1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 법의 목적과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정신에 비추어서 그 구성요건을 엄격히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9. 10. 8. 선고 99도2437 판결 , 2003. 12. 12. 선고 2001도1099 판결 , 2004. 7. 9. 선고 2000도987 판결 , 2004. 7. 22. 선고 2002도539 판결 등 참조). 또한 그와 같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 찬양·고무·선전·동조와 국가 변란 선전·선동 목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강령, 노선, 토론, 주장과 그 활동들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동기, 행위 태양, 외부 관련 사상, 당시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도1817 판결 , 2004. 8. 30. 선고 2004도3212 판결 등).
그런데 위 채택 증거들에 따르면, 진보의련이 강령(목적), 노선으로 내걸거나 회원 교육 자료, 회지 등에서 주장을 하고, 강연, 토론을 벌인 내용 가운데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국가변란 선전·선동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관계의 전복’, ‘부르조아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노동자계급의 국가권력 수립’,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자본가의 노동자 착취’,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이해에 기반한 투쟁’, ‘노동자계급 정당’, ‘자본의 폐해 지적과 자본의 폐지’, ‘자본주의 철폐’, ‘자본주의의 고유한 모순 폭발과 자본주의의 위기 폭로’,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보건의료운동과 그 운동의 변혁운동성 확보’, ‘보건의료자본의 철폐’, ‘보건의료의 사회화’, ‘사회주의 추구’, ‘사회주의 정당’ 등을 언급한 수준의 것으로서, 이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무장 봉기, 민중민주주의혁명론을 직접 언급하거나, 의회 제도, 선거 제도, 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하고 계획 경제를 주장하는 등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직접 부정하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관계의 전복, 자본주의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은 피고인 1이 2000. 8.과 2001. 1. 무렵 작성하고 회원들에게 발제, 토론, 강연을 하고, 회지에 기고하여 배포한 문건의 일부 내용(프롤레타리아 독재론, 부르조아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이거나, 2000. 8. 진보의련과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이라는 단체가 함께 주최한 ‘민중건강 아카데미 2000’ 토론회에 배포된 자료집의 일부 내용(계급관계의 전복)인데, 이러한 내용은 진보의련이 결성되고 약 5년이 지난 후로서 토론회, 여러 형태의 내부·외부 교육, 강연회, 회지 발간, 간담회, 성명 발표, 집회·시위 참가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다 활동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기 시작한 때부터 언급되기 시작한 것으로서, 진보의련이 결성될 때부터 활동을 중단할 때(2001년 상반기 중에 활동을 거의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까지 기간 동안 위 단체가 주장하고 강연, 토론한 내용 중 위 이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였고, 위 피고인이 프롤레타리아 독재 국가론의 이론적 기초, 연대할 정치세력, 정세분석, 정치경제학 이론을 밝히면서 언급한 일부 내용에 그칠 뿐 아니라, 그 외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위 내용들의 공표 경위나 회원들이 이를 납득하고 숙지한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내용들이 진보의련의 노선, 강령, 활동의 한 내용이 되었다거나, 그 노선, 강령, 활동 등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기록에 따르면, 진보의련은 결성 직후 약 60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었고 해산할 때에는 회원이 20여 명에 불과한 소수 인원의 단체이었고, 가입과 탈퇴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스스로도 이른바 써클적 한계를 지적하기도 하였고, 결성 초기부터 활동을 사실상 중단할 때까지 자신들의 활동을 비밀에 부치는 비공개, 비합법 단체로 활동하지 않았으며, 피고인들을 포함한 회원들은 모두 신분을 감추지 않고 활동하였고, 대부분 의사, 교수, 간호사, 약사, 회사원 등 병원, 학교 등 직장에서 정상적인 신분으로 근무하여 왔으며, 진보의련은 대외적으로 자체적으로 불법 폭력 시위 등을 조직하지 않았고, 병원 노조 쟁의, 공공의료기관 구조조정, 의료보험 통합, 의약 분업, 의사 파업 등 보건의료영역의 현안에서 공동 성명에 참여하거나, 지지 방문, 서명 운동 참여, 개별 집회·시위 참가 정도의 활동을 하였을 따름이며, 진보의련이 주로 한 회지 발간, 토론, 강연회, 간담회 개최 등은 앞서 언급된 내용 외에 신자유주의 정치이론 연구, 영국, 미국, 캐나다, 중국, 독일, 구 소련 등 외국 보건의료체계 소개, 보건의료 정책 대안 연구, 서구 사회복지 정책 연구, 산업재해 처리 현황, 산재보험 민영화, 의료분쟁조정법 도입, 한약 분쟁, 한방·양방 의료일원화, 한방의료 발전 방안, 일본, 중국의 한방의료제도, 전공의 근무 실태, 전공의 수련제도의 개선방향, 조선업종 사업장 직업병 조사 결과, 노인의치 의료보험 급여, 포괄수가제도{(디알지(DRG) 지불제도}, 남북한 보건의료체계 연구, 의료시장 개방, 의료보험료 인상, 민간의료보험제도 도입, 세계보건기구의 건강정책과 유럽연맹 의학교육, 지역보건행정, 의약분업제도, 보건인력의 수급정책, 의과대학 교육정상화, 21세기 보건의료 전망, 복지환경의 변화, 공공의료정책, 한방전문의 제도 등의 소개와 검토 등 보건의료 부문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더 많이 다루었으며, 한편으로 진보의련의 이와 같은 활동은 제한된 인원과 영역 안에서 이론과 지식을 습득하고 알리는 수준에 머물렀고, 진보의련이 한 위와 같은 활동이 북한과 같이 현실적으로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단체 또는 그 구성원과 연계한 것이라거나 그 노선과 전술에 입각한 것이라고 볼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바, 이러한 점에 앞서 본 법리를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되는 사실들만으로는 진보의련이 지향하는 노선이나 목적, 활동 등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있어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진보의련을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에 정하여진 이적 단체라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이적단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이적표현물 제작·반포·취득·소지와 관련한 주장에 대한 판단
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 ㈎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2000. 2. 19. 17:30경 부산 적십자회관 웨딩홀에서 개최된「진보의련 부산지부 출범식 및 기념토론회」에 참석하여, ‘진보의련 부산지부 출범식 및 기념 토론회’ 자료집이라는 표현물을 취득하여 주거지에 보관함으로써 이를 소지하고,
㈏ 피고인 1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① 1997. 5. 28. 19:00경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소재 경희대 한의과대학 신관 지하1층에서 「97 진보의련 5월 월례강좌」를 개최하고 ‘5월 월례강좌’라는 표현물을 취득·소지하고,
② 1997. 8. 30. 10:30~19:30경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강의실에서 97년 진보의련 병원청년회「사회진출학교」를 개최하고, ‘97진보의련 병원청년회 사회진출학교 자료집’을 교부받아 위 표현물을 취득하고,
③ 1998. 3. 말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편집회의」개최 후, 같은 해 4.경 기관지 ‘보건의료의 전망(98. 4월호)’ 약 250부를 제작하여 회원들에게 배포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반포하고,
④ 1998. 4. 18. 18:00경 서울대학교 의대 학생회관에서 서울보건의료청년회와 진보의련 공동주관으로「Forum 보건과 사회」를 개최하고, ‘전국보건의료 산업노조 건설과 보건의료 운동’이라는 제목의 표현물을 제작하여 참석자 전원에게 반포하고,
⑤ 1998. 5. 22. 18:30경 서울대 의대 학생회관에서 서울보건의료청년회와 진보의련 공동주관으로「Forum 보건과 사회」를 개최하고, ‘경제위기와 노동자 투쟁’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받아 주거지에 보관하여 위 표현물을 취득·소지하고,
⑥ 1999. 1. 16.경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지번 생략) 진보의련 사무실에서 피고인이 작성해온 ‘99년 겨울 GRAND FORUM 제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참석자들에게 배포하여 위 표현물을 제작·반포하고,
⑦ 1999. 2. 7.경 서울 대학로 소재 흥사단에서 「99년 겨울 GRAND FORUM」을 개최하고, ‘희망 그리고 도약’이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받아 읽어봄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하고,
⑧ 1999. 10. 중순경 경기 가평읍 읍내리 소재 당시 피고인의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건강연대의 발전을 위한 제안’을 작성하여 그 시경 진보의련 기관지인 ‘보건의료의 전망(가을호)’에 게재한 후 이를 회원들에게 배포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제작·반포하고,
⑨ 2000. 1. 20. 18:30경 서울대 보건대학원 417호 강의실에서 「2000년 진보의련 보건의료학교(겨울학교)」1주제 강좌를 개최하고, 공소외 4가 참석자 전원에게 배포한 ‘보건의료 운동론의 총론적 모색’ 제하 문건을 받아 읽어본 후 주거지에 보관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소지하고,
⑩ 2000. 3. 19.경 서울대 보건대학원 401호에서 「진보의련 2000년 제1차 중앙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그 회의 자료집을 받아 읽어봄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소지하고,
⑪ 2000. 5. 중순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 진보의련 사무실에서 진보의련 기관지 제작을 위한 「편집회의」모임을 갖고, 같은 달 25.경 기관지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봄호)’을 받아 읽어봄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하고,
⑫ 2000. 5. 26.경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진보의련 「5월 월례모임」을 갖고, 공소외 4가 참석자들에게 ‘의료보장 투쟁의 일보 전진을 위하여(진보의련 의료보장세미나 준비팀)’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1부씩 배포하므로 이를 받아 읽어봄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하고,
⑬ 2000. 8. 초경 서울 은평구 역촌동 소재 당시 피고인의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진보의련 조직활동론’을 작성하여, 같은 해 8. 5. ~ 6.경 밀양시 보건지소에서 「진보의련 활동론 정립을 위한 토론회 및 MT」를 개최하고, ‘진보의련 조직활동론‘과 ’토론자료 정치이념과 정치조직연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각 1부씩 배포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제작·반포하고,
⑭ 2000. 8. 19. 17:00~20:00경 서울대 보건대학원 101호실에서 진보의련과 민의련 공동주최로 「민중건강 아카데미 2000」을 개최하고, ‘민중건강 아카데미 2000’자료집을 받아 읽어봄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하고,
⑮ 2000. 9. 9. 19:00~22:00경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B128호에서 진보의련과 민의련 공동주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참석자들에게 배포된 ‘사회변혁의 관점에서 본 의사파업’ 자료집을 받아 읽어본 후 주거지에 보관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소지하고,
2000. 9. 하순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기관지 제작을 위한 「편집회의」모임을 갖고, 피고인도 원고를 제출하여 기관지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이라는 표현물을 제작·반포하고,
2000. 10. 29.경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지번 생략) 진보의련 사무실에서 「경제사회연구팀」모임을, 같은 해 11. 17. 19:00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417호실에서 진보의련 「11월 월례강좌」를 각 개최하고, 피고인이 작성한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각 1부씩 배포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제작·반포하고,
2001. 1.경 서울 종로구 연건동 소재 서울대 보건대학원 501호 공소외 5의 사무실에서 피고인과 공소외 4 등이 모여 ‘2001년 겨울 회원연수교육’ 겸 ‘2001년 정기총회’ 개최에 따른 준비로 「운영위원회」모임을 갖고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2001년 겨울 진보의련 회원연수교육’ 자료집과 ‘진보의련 2001년도 정기총회’ 자료집을 함께 제작하고, 2001. 2. 3.~4.경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2001년 겨울 진보의련 회원연수교육」겸 「진보의련 2001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참석자들에게 ‘2001년 겨울 진보의련 회원연수교육’과 ‘진보의련 2001년도 정기총회’를 각 배포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제작·반포하고,
2001. 2. 10. 18:30경 서울대 보건대학원 1층 강당에서 진보의련, 민의련 공동 주관으로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간담회」를 개최하고, 참석자들에게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간담회’ 자료집을 1부씩 배포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제작·반포하고,
2001. 10. 8.경 서울 은평구 (이하 생략) 피고인의 집에서 ‘96년 진보의련 겨울학교’ 자료집과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 주요자료’, ‘진보의련 연수교육 자료집’이라는 표현물을 각 소지하고,
㈐ 피고인 2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① 2000. 11. 17. 19:00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417호실에서 진보의련 「11월 월례강좌」를 개최하고, 피고인 1이 작성한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제목의 자료집 1부를 동인으로부터 받아 이를 읽어봄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하고,
② 2001. 2. 3.~4.경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2001년 겨울 진보의련 회원연수교육」겸 「진보의련 2001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참석자들에게 배포된 ‘2001년 겨울 진보의련 회원연수교육’ 자료집과 ‘진보의련 2001년도 정기총회’ 자료집 1부를 교부받아 이를 읽어봄으로써 위 표현물을 취득하고,
③ 2001. 10. 8.경 제주시 아라1동 (이하 상세 지번 생략) 위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진보의련 조직활동론’을 보관함으로써 위 표현물을 소지하였다. 』
⑵ 판단
㈎ 피고인들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 제작·반포·취득·소지죄를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피고인들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을 가지고서 표현물의 제작·반포·취득·소지 행위를 하여야 하고 피고인들에게 위와 같은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며, 해당 표현물의 어느 표현 하나만을 따로 떼어 놓고 볼 것이 아니라 문맥을 통해 그 전체적 내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이적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5도1035 판결 ,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도1817 판결 등 참조).
㈏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을 제외한 나머지 표현물에 대한 판단
1)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따르면,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을 제외한 나머지 표현물들 중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은,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관계의 전복’, ‘부르조아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에 관하여 언급한 ‘진보의련 조직활동론‘, ’토론자료 정치이념과 정치조직연대에 대하여‘(위 ⑴ ㈏의 ⑬, ⑴ ㈐의 ③), ’민중건강 아카데미 2000 자료집‘(위 ⑴ ㈏의 ⑭), ‘2001년 겨울 진보의련 회원연수교육’ 자료집(위 ⑴ ㈏의 , ⑴ ㈐의 ②) 뿐이고, 나머지 표현물들은 모두 ‘노동자계급의 국가권력 수립’,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자본가의 노동자 착취’,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이해에 기반한 투쟁’, ‘노동자계급 정당’, ‘자본의 폐해 지적과 자본의 폐지’, ‘자본주의 철폐’, ‘자본주의의 고유한 모순 폭발과 자본주의의 위기 폭로’,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보건의료운동과 그 운동의 변혁운동성 확보’, ‘보건의료자본의 철폐’, ‘보건의료의 사회화’, ‘사회주의 추구’, ‘사회주의 정당’ 등을 언급한 수준의 것으로서, 이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무장 봉기, 민중민주주의혁명론을 직접 언급하거나, 의회 제도, 선거 제도, 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하고 계획 경제를 주장하는 등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직접 부정하는 내용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2) 다음으로,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관계의 전복, 자본주의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과 같은 내용이 언급되어 있는 위 표현물들의 전체적인 취지나 주된 주장 내용은 무엇인지, 위 표현물들 중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관계의 전복, 자본주의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과 같은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위 표현물들 중에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관계의 전복, 자본주의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과 같은 내용을 포함시킨 이유가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이적 행동을 선전·선동하려고 한 취지인지 등에 대하여 살펴본다.
○ ‘진보의련 조직활동론‘, ’토론자료 정치이념과 정치조직연대에 대하여‘
‘진보의련 조직활동론‘에는 ’부르조아 국가기구 파괴(수사기록 5216쪽)‘에 관한 내용이, ’토론자료 정치이념과 정치조직연대에 대하여‘에는 ’프롤레타리아독재(수사기록 5221쪽, 5223쪽)‘에 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다.
그런데, ‘진보의련 조직활동론‘은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자, 민중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보건의료운동이 취하여야 할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한 뒤, 노동자·민중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보건의료운동의 내용을 개발해 나가고, 의료보장강화, 공공의료강화 및 의료의 공공성 강화 투쟁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며, 노동·민중연대활동에 적극 결합하고, 선전, 홍보사업을 강화하는 등의 활동을 하자는 것이 글의 주된 내용이고, 위 ’부르조아 국가기구 파괴‘라는 내용은 진보의련이 연대를 고려할 수 있는 정치세력(민주노동당, 청년진보당 등)에 관하여 언급하면서 나온 것으로서 전체 글 중 일부 내용에 불과하며, 진보의련이 그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행동한다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러한 행위를 하도록 직접적으로 선전·선동하는 취지의 내용은 아니라고 보인다.
또한, ’토론자료 정치이념과 정치조직연대에 대하여‘에 언급된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관한 부분은 공산주의 이론을 설명하는 내용이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적 행위를 하도록 선동하는 취지의 내용은 아니라고 보인다.
○ ’민중건강 아카데미 2000 자료집‘
위 표현물에는 ‘계급관계의 전복’에 관한 언급이 있다(수사기록 6041쪽).
그러나, 위 표현물은 ‘정세 전망과 사회운동의 재편 방향’, ‘민중건강과 의료보장’, ‘의료보장 투쟁의 방향에 대하여’, ‘신자유주의에 맞선 노동보건운동의 새로운 목표와 과제’라는 주제의 4편의 글로 구성된 37쪽 분량의 자료집으로서, ‘계급관계 전복’이라는 부분은 위 표현물 중 ‘정세 전망과 사회운동의 재편 방향’이라는 글에서 한 번 언급된 정도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위 글의 전체적인 취지 또는 주된 내용은 한국사회의 시민운동의 실태와 이에 대한 평가 및 진보적·급진적 사회운동의 방향에 대한 의견의 피력이다.
○ ‘2001년 겨울 진보의련 회원연수교육’ 자료집
위 표현물에는 ‘노동자들의 피의 항쟁, 폭동’이라는 표현(수사기록 1551쪽), ‘사회혁명’이라는 표현(수사기록 1611쪽)이 있다.
그러나, 위 표현물은 180쪽 분량의 자료집으로서 ‘정치경제학 강의’, ‘민주노총 건설 이후 노동운동의 역사’, ‘2000년 보건의료운동의 인식과 전망’, ‘현시기 노동보건운동의 진단’이라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노동자들의 피의 항쟁, 폭동’, ‘사회혁명’과 같은 표현들은 마르크스의 정치, 경제이론을 설명하는 ‘정치경제학 강의’라는 글에 언급되어 있는 것으로서 위 표현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작을 뿐 아니라, 마르크스 이론 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쓰인 표현일 뿐, 다른 사람에 대하여 이적행위를 선전·선동하는 취지의 내용이 아니다.
3) 소결
그렇다면, 위와 같이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을 제외한 나머지 표현물들의 경우, 그 중 상당수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고, 비록 일부 표현물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그 내용이 그 표현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을 뿐만 아니라 그 표현물의 전체적인 취지나 주된 내용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및 기록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가입·활동한 진보의련은 국가보안법상의 이적단체라고 볼 수 없는데, 위 표현물들은 진보의련의 회지 또는 진보의련이 개최하는 토론회, 연수회 등에서 사용한 토론자료, 강의자료였던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으로 기소된 외에 다른 국가보안법위반 행위를 하지 아니한 점, 특히 피고인 2의 경우 보건의료 및 보건사회정책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위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던 표현물들은 모두 위 전공분야와 관련된 것이어서 위 피고인은 학문적 연구나 지식습득을 위하여 위 표현물들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추정하는 것이 옳다고 보이는 점( 대법원 1993. 2. 9. 선고 92도1711 판결 참조)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보면, 피고인들에게 위 표현물들을 제작·반포·취득·소지함에 있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도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위 ⑴ ㈏의 ),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위 ⑴ ㈏의 , ⑴ ㈐의 ①)에 대한 판단
1) 표현물의 내용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에 실린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글과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자료집은 완전히 동일한 내용으로서, 위 글들에는 ’우리는 현존 국가기구를 자본가계급의 지배도구로 바라보고, 이를 파괴되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며, 전혀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가지는 노동자계급의 국가 기구를 새롭게 건설하여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정반대를 주장한다. 즉 자본주의 국가는 전복되고 파괴되어야 한다. 자본가계급의 정치적 지배 도구인 국가와 직접적 착취가 이루어지는 영역인 시장경제영역,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적 지배기구로 작동하는 시민사회, 이러한 부르조아 사회의 구조자체가 철폐되어야 한다, 국가는 프롤레타리아 독재기구-자본가계급에 대한 억압기구, 노동자 민중의 민주주의-성격이 전화되어야 하며, 국가의 형태는 새롭게 조직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수사기록 8048쪽, 8055-8056쪽, 9권 5226쪽, 5230쪽).
2) 피고인 1의 위 두 표현물의 제작, 반포 행위에 대하여(위 ⑴ ㈏의 , ⑴ ㈏의 )
그런데, 위와 같은 내용은 시장경제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폭력으로 자본주의 국가를 전복하여 프롤레타리아 독재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일 뿐만 아니라, 단순히 프롤레타리아 독재나 자본주의 국가의 모순 등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을 소개하거나 그 이론적 관점을 설명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것이 글을 쓴 사람의 입장임을 표명하면서 강력히 그 실천을 주장하는 내용이어서, 비록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에 위 글 외에도 의료 현안을 주제로 삼은 글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고, 위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글이 개량주의적인 시민운동을 비판하면서 민중운동이 변혁적 입장에서 시민운동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주제로 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 두 표현물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이 담긴 이적성이 있는 표현물로서, 위와 같은 내용의 표현물을 직접 작성하여 배포한 피고인 1은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을 가지고 위 두 표현물을 제작·반포하였다고 볼 것이다.
3) 피고인 2의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의 취득행위(위 ⑴ ㈐의 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보건의료 및 보건사회정책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로서 토론, 세미나를 위하여 진보의련 월례강좌에 참석하였다가 피고인 1로부터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자료집을 받았고, 위 자료집이 피고인 2의 전공분야와 관련이 있는 것이어서 학문적 연구나 지식습득을 위하여 위 자료집을 소지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2에게는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 중 피고인 1의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표현물의 제작·반포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인들의 위 주장(이적표현물에 관한 항소이유 중 셋째, 넷째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항소 중 피고인 1의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표현물의 제작·반포행위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1. 2000. 9. 하순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공소외 4, 5, 6, 7, 8 등이 모여 기관지 제작을 위한 「편집회의」모임을 갖고, 피고인도 원고를 제출하여 기관지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을 제작, 배포하였는바,
○ 위 기관지 중 입장 1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비판’(진보의련 경제사회팀) 제하의 주요내용은
- 우리는 현존 국가기구를 자본가계급의 지배도구로 바라보고, 이를 파괴되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며, 전혀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가지는 노동자계급의 국가 기구를 새롭게 건설하여야 한다고 본다.
- 국가란 노예제 사회, 봉건사회, 자본제 사회라고 하는 계급사회의 착취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지배계급의 공적 폭력체계이다.
-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이라는 두 적대적 계급으로 구성된다. 노동자계급의 잉여가치가 자본가계급에게 착취되는 사회이며, 이는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 사회주의란 무계급사회인 공산주의 사회로 가는 과도기적 사회이다. 공산주의 사회는 무계급 사회이기 때문에 계급 사회의 산물인 국가는 소멸한다. 사회주의 사회는 공산주의적인 것과 자본주의적인 것이 투쟁하는 과도기적 사회이다. 즉 혁명을 통해 승리한 노동자계급은 자본가계급과 힘 관계를 역전시켰지만 재역전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사회주의 사회는 여전히 물질적으로 의식적으로 남아 있으며 자본주의를 부활시키려하는 자본가계급과 공산주의 사회로 전진하려는 노동계급과의 투쟁의 시기이다. 즉 아직 계급은 존재하며 당연히 국가는 필요하다. 그리고 국가의 성격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이다.
- 우리는 정반대를 주장한다. 즉 자본주의 국가는 전복되고 파괴되어야 한다. 자본가계급의 정치적 지배 도구인 국가와 직접적 착취가 이루어지는 영역인 시장경제영역,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적 지배기구로 작동하는 시민사회, 이러한 부르조아 사회의 구조자체가 철폐되어야 한다. 국가는 프롤레타리아 독재기구-자본가계급에 대한 억압기구, 노동자 민중의 민주주의-성격이 전화되어야 하며, 국가의 형태는 새롭게 조직되어야 한다. 착취의 영역인 자본주의 경제사회를 파괴하고 이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필요에 따라 생산을 조직화하여야 한다. 노동과 정치, 정치와 경제는 통일되어야 한다.
라는 등 자본주의 국가를 전복하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인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위 표현물을 제작·반포하고,
2. 2000. 10. 29.경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지번 생략). 진보의련 사무실에서 피고인과 공소외 7, 11, 12 등이 모여「경제사회연구팀」모임을, 같은 해 11. 17. 19:00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417호실에서 피고인들과 공소외 4, 5, 7, 9등 10여명이 모여 진보의련 「11월 월례강좌」를 각기 개최하고, 피고인이 작성한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이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각 1부씩 배포하였는바, 그 주요내용은
- 우리는 현존 국가기구를 자본가계급의 지배도구로 바라보고, 이를 파괴되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며 전혀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가지는 노동자계급의 국가기구를 새롭게 건설하여야 한다고 본다.
- 국가란 노예제 사회, 봉건사회, 자본제 사회라고 하는 계급사회의 착취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지배계급의 공적 폭력체계이다.
-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이라는 두 적대적 계급으로 구성된다. 노동자계급의 잉여가치가 자본가계급에게 착취되는 사회이며, 이는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 이러한 의미에서 자본주의 사회는 부르조아 독재 사회이며 그 국가기구는 부르조아 독재기구이다.
- 사회주의란 무계급사회인 공산주의 사회로 가는 과도기적 사회이다. 공산주의 사회는 무계급 사회이기 때문에 계급 사회의 산물인 국가는 소멸한다. 사회주의 사회는 공산주의적인 것과 자본주의적인 것이 투쟁하는 과도기적 사회이다. 즉 혁명을 통해 승리한 노동자계급은 자본가계급과 힘 관계를 역전시켰지만 재 역전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사회주의 사회는 여전히 물질적으로 의식적으로 남아 있으며 자본주의를 부활시키려하는 자본가계급과 공산주의 사회로 전진하려는 노동계급과의 투쟁의 시기이다. 즉 아직 계급은 존재하며 당연히 국가는 필요하다. 그리고 국가의 성격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이다.
- 우리는 정반대를 주장한다. 즉 자본주의 국가는 전복되고 파괴되어야 한다. 자본가계급의 정치적 지배 도구인 국가와 직접적 착취가 이루어지는 영역인 시장경제영역,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적 지배기구로 작동하는 시민사회, 이러한 부르조아 사회의 구조자체가 철폐되어야 한다. 국가는 프롤레타리아 독재기구 - 자본가계급에 대한 억압기구, 노동자 민중의 민주주의 - 성격이 전화되어야 하며, 국가의 형태는 새롭게 조직되어야 한다. 착취의 영역인 자본주의 경제사회를 파괴하고, 이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필요에 따라 생산을 조직화해야 한다. 노동과 정치, 정치와 경제는 통일되어야 한다.
라는 등 자본주의 국가를 전복하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인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위 표현물을 각 제작·반포하였다.
증거의 요지
1. 당심 제1회 및 원심 제2, 3회 각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원심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10의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제2호)’ 각 사본의 기재
1. 압수된 증 제5호의 현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경합범 가중
1.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 ( 피고인 1을 징역 6월에 처하고,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4일을 위 형에 산입하여야 할 것이나, 피고인이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하여 위 형의 선고를 유예함)
1. 몰수
무죄부분
피고인 1의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 제작·반포의 점을 제외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2 . 가. ⑴, 2 . 나. ⑴(단, 그 중 ㈏ , 은 제외) 각 기재와 같고, 이에 대한 판단은, 2 . 가. ⑵, 2 . 나. ⑵ ㈏, ㈐ 3) 각 기재와 같은바,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 1에 대한 ’보건의료의 전망(2000년 2호)‘, ’시민운동, 개량주의 운동 비판‘ 제작·반포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 및 피고인 2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