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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울산지원 1996. 2. 22. 선고 95가합3929, 96가합729 판결 : 확정
[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하집1996-1, 247]
판시사항

아파트단지 내 공터에 주차된 차안에서 술을 마신 채 자다가 차량 화재로 질식사한 사안에서, 그 곳이 도로교통법상의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동차종합보험약관상의 음주운전 면책약관의 적용을 배제한 사례

판결요지

아파트단지 내 공터에 세워둔 차량에서 술을 마신 채 시동을 걸어 히터를 켜놓고 잠을 자다가 배터리 충전용 플러그 집게의 스파크 현상으로 일어난 화재로 질식사한 사안에서, 시동을 걸어 놓은 자동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된 것이나 아파트 내 공터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어서 같은 법상의 운전이 아니라는 이유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보험자의 면책을 규정한 자동차종합보험 면책약관의 적용을 배제한 사례.

원고, 반소피고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류봉묵)

피고, 반소원고

김정자 외 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곽덕환)

주문

1.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 김정자에게 금 2,307,692원, 피고(반소원고) 정경순, 정경옥, 정경선, 정원석에게 각 금 1,538,461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1996. 2. 9.부터 1996. 2. 22.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들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하여 모두 원고(반소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본소: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들 사이의 1994. 4. 7.자 자동차종합보험계약에 기한 별지목록 기재 교통사고로 인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반소:원고는 피고 김정자에게 금 2,307,692원, 피고 정경순, 정경옥, 정경선, 정원석에게 각 금 1,538,461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이 사건 반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2, 3 갑 제7호증, 을 제1호증의 3 내지 6,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3, 4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원고 회사는 1994. 4. 7. 소외 망 정풍채와의 사이에 보험자는 원고 회사, 피보험자는 위 정풍채, 피보험자동차는 그 소유의 인천 7고3428호 하이베스타 화물자동차, 보험기간은 같은 날로부터 1995. 4. 7.까지 1년간, 보험료는 금 435,880원으로 하는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에는 대인배상책임보험, 대물배상책임보험 및 차량손해보험과 함께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상해를 입었을 때에는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1사고당 최대 100,000,000원, 사망시 10,000,000원, 부상시 3,000,000원, 후유장애시 10,000,000원)에서 약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하되 특히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한 때에는 사망보험가입금액을 피보험자의 상속인에게 지급한다는 취지의 자손사고에 대한 상해보험이 포함되어 있다.

(2) 그런데 위 보험계약의 보험약관 중 자손사고편에는 "회사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합니다."라고 규정하면서 "피보험자가 음주운전을 하던 중 그 운전자가 상해를 입은 때"를 그 사유의 하나로 들고 있고(약관 제21조 제1항 제3호), 음주운전이라 함은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한계치(같은 법 제41조 및 같은법시행령 제31조에 의하면 위 한계치란 혈중알코올농도 0.05%를 가리킨다) 이상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위 정풍채는 1994. 12. 27. 04:00경 울산시 온양구 대안리 543의 11 현대아파트 에이(A)단지 내 공터에 세워둔 위 베스타차량에 술을 마신 채 승차하여서는 문을 잠그고 시동을 걸어 히터를 켜놓고 예비용 배터리(12V)를 충전시키기 위해 차체에 장착되어 있는 배터리와 예비용 배터리를 집게가 달린 플러그로 연결시켜 놓은 후 조수석 의자를 뒤로 눕히고 그 위에 담요를 깔고 누워자다가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집게가 흔들리면서 스파크가 일어나고 그 불꽃이 담요에 인화되어 유독성가스가 발생함으로써 질식사하였다.

(4) 위 망 정풍채에게는 유족으로 처인 피고 김정자와 자녀들인 피고 정경순, 정경옥, 정경선, 정원석 및 소외 정경애가 있다.

나. 주장 및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본소 청구원인으로, 이 건 사고는 위 망 정풍채가 음주운전을 하던 중 생긴 사고이므로 원고 회사는 보험금지급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위 망인이 이 건 사고 당시 보험약관에서 정한 음주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가사 그와 같은 음주상태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건 사고는 운전을 하던 중에 생긴 사고가 아니며, 나아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면책약관은 상법 제739조 에 의하여 준용되는 상법 제732조의2 및 보험계약자 등의 불이익변경금지를 규정한 상법 제663조 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1) 우선 위 망인이 이 건 사고 당시 음주상태에 있었는가에 관하여 본다.

갑 제5호증의 2 내지 4, 갑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망인은 위 아파트부녀회 및 위 망인 소속의 서울이벤트를 경영하는 소외 홍기한이 1994. 12. 26.부터 다음날까지 이틀 예정으로 공동으로 주최하는 불우이웃돕기 자선바자회에 참가하여 아동복 등을 판매한 후 그날 영업을 끝내고 위 바자회에 참가한 위 서울이벤트 소속의 다른 상인들과 함께 어울려 맥주 4병, 소주 4병, 막걸리 몇 잔 정도를 마셔 걸음을 걷지 못할 정도로 술에 상당히 취하여 있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주취상태에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고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운전중이었는가에 관하여 본다.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 , 원고 스스로 도로교통법이 정한 운전의 개념을 원용하고 있다)을 말하는데, 우선 위 망인이 이 건 사고 당시 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고 있었는가에 관하여 보면, 위 망인이 이 건 사고 당시 위 베스타차량의 시동을 건 후 히터를 켜놓고 예비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있었던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동을 걸어놓은 자동차는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되고 있다고 할 것이고 그것은 위 망인이 비록 새벽 04:00경에 위 자동차를 세워 놓고 그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음으로 이 건 사고 장소가 과연 '도로'인가에 관하여 보건대,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도로'라 함은 도로법에 의한 도로, 유료도로법에 의한 유료도로 그 밖의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곳을 말한다(제2조 제1호)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 건 사고장소가 도로법에 의한 도로, 유로도로법에 의한 도로가 아닌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건 사고장소가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곳에 해당하는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곳'이라 함은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질서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교통 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이 있는 곳을 의미하고, 특정인들 또는 그들과 관련된 특정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도1662 판결 참조), 갑 제5호증의 2, 3, 을 제1호증의 4, 6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건 사고 장소는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폭 20m, 길이 63m 정도의 시멘트포장이 된 공터로서 그 곳에서 약 10m 정도 떨어져 있는 아파트 진입로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고 황색실선의 중앙선 및 차선이 그어져 있는 데 반해 위 공터 상에는 중앙선이나 차선 및 주차구획선이 전혀 그어져 있지 아니하며 평소 아파트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실, 아파트 진입로에서 보아 위 공터의 좌우측으로는 철책이 둘러쳐져 있는 상태에서 아파트 건물에 인접해 있고 진입로 맞은편인 위 공터의 끝부분에는 재활용품 저장창고로 사용되는 가건물이 설치된 상태에서 공터가 끊기고 그 밑으로는 높이 약 15m 정도의 절벽을 이루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바,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아파트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가 한쪽이 끊겨 있어 차량이 통과할 수도 없고 평소 아파트주민들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건 사고장소를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곳'이라고 할 수도 없어 위 망인이 이 건 사고 당시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도로'에서 차를 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위 망인이 이 건 사고 당시 위 베스타 차량을 사용한 것이 도로교통법 소정의 '운전'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3) 그렇다면 결국 위 망인이 이 건 사고 당시 차량을 사용한 것이 보험약관에서 면책사유로 정한 '음주운전을 하던 중'에 해당함을 이유로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보험금지급 책임이 없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피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위 망인이 1994. 4. 7. 원고 회사와의 사이에 보험자는 원고 회사, 피보험자는 위 정풍채, 피보험자동차는 그 소유의 위 하이베스타 화물자동차, 보험기간은 1년간으로 하는 업무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상해를 입어 그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한 때에는 피보험자의 상속인에게 금 10,000,0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사실, 위 망인은 1994. 12. 27. 04:00경 아파트 단지 내 공터에 세워둔 위 베스타차량에 승차하여 시동을 걸어 히터를 켜놓고 잠을 자다가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예비용 배터리와 차체에 장착되어 있는 배터리를 연결시켜 놓은 집게가 흔들리면서 스파크가 일어나 담요에 인화되어 질식사한 사실, 위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피고들과 소외 정경애가 있는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 회사는 위 보험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피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는 그 상속분에 따라 피고 김정자에게 금 2,307,692원(10,000,000원×3/13,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피고 정경순, 정경옥, 정경선, 정원석에게 각 금 1,538,461원(10,000,000원×2/13)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변제기 이후로{위 보험계약약관(갑 제4호증의 1, 2)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사망한 때에는 보험금청구서와 진단서 그 밖에 필요한 서류 또는 증거를 제출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면 회사는 지체 없이 지급할 보험금을 정하고 그 정하여진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바(약관 제24조), 피고들이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 전에 이미 계속하여 원고 회사에 대하여 서류를 갖추어 이 건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여 그로부터 적어도 위 약관에서 정한 소정의 기일이 경과한 사실은 기록상 넉넉히 추인할 수 있다} 피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반소장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6. 2. 9.부터 원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1996. 2. 22.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들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와 피고들의 나머지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백현기(재판장) 배호근 이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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