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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3. 3. 11. 선고 92헌마48 결정문 [불기소처분 에 대한 헌법소원]
[결정문]
청구인

: 이○동 외 1인

대리인 변호사 이재명

피청구인

: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 검사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이 사건기록과 청구외 김○영에 대한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 91형제47240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외 김○영은 1991.9.14. 11:00경 서울5 사○○○○호 버스를 운전하여 서울 녹촌동 방면에서 창동시장 방면을 향하여 서울 도봉구 창동 748 앞 경사도 약 15도의 오르막길인 2차선 도로에서 시속 50킬로미터로 1차선을 운행하다가 청구인들의 아들인 청구외 망 이○덕이 타고 가던 49cc 오토바이를 위 버스로 충격하였다. 이 사고로 위 이○덕이 늑골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도중 사망하였고 위 이○덕이 타고가던 오토바이도 손괴 되었다.

나. 피청구인은 위 청구외 김○영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혐의로 인지하고 수사한 후 1991.1.29.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의자인 위 청구외 김○영은, 위 사고지점을 위 버스를 운행하고 통과하던 중 약 15도 경사진 내리막길인 반대차선에서 상당히 빠른 속력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오던 청구외 망 이○덕을 7미터 전방 지점에서 발견하였는 바, 동 이○덕이 4미터 전방지점에서 갑자기 비틀거리더니 중앙선을 침범하여 위 김○영이 운행중이던 차선으로 진입하여 들어오므로 동 김○영은 급히 핸들을 돌리며 피하였으나 이를 피하지 못하고 이 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자신으로서는 도로 우측으로 피행하며 급제동조치를 취하는 외에는 달리 피할 방법이 없었다는 취지로 변소하고, 참고인 조○현, 김○숙, 오○숙의 각 진술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실황조사서 기재내용도 이 변소에 부합하고, 앞서 진행중이던 위 이○덕이 운전하던 오토바이를 위 김○영이 운전중이던 버스가 추돌하였다는 참고인 한○수, 김○태, 김○호의 각 진술은 동인들이 위 이○덕에게 오토바이를 빌려주거나 돈을 빌려주는 등 가깝게 지내오던 사이들인 점을 고려하여 볼 때 동인들의 진술은 참고인 조○현의 진술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그외 달리 위 김○영의 변소를 배척할 자료가 없다. 이러한 경우 위 김○영으로서는 반대차선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위 이○덕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위 김○영이 버스를 운행하던 차선의 전방으로 갑자기 진입하여 올 것까지를 예견해서 감속하는 등 사전에 충돌을 방지할 운전업무상의 주의의무까지 진다고는 할 수 없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가. 청구인들의 주장사실의 요지

위 사고는 피의자인 위 김○영이 위 버스를 운행하면서 전방주시의무를 태만히 한 과실로 동 버스의 진행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앞서가던 위 이○덕이 운전하던 오토바이를 뒤에서 위 버스의 전면 우측으로 충격하여 위 오토바이가 우측으로 넘어지게하고 위 이○덕으로 하여금 즉시 사망하게하고, 오토바이는 버스밑으로 깔리면서 끌려가게하여 수리비 1,046,000원을 요하는 손괴를 가하였다. 위 김○영의 위와 같은 과실과 사고경위는 버스가 차선과 평행을 이루어 정지하였고, 급정거하거나 피행한 스키드마크가 없는 점, 버스의 손상부위 그리고 오토바이의 우측 핸들만 긁히고 좌측 뒷면 흰색카바만 깨진 오토바이의 손상상태, 오토바이가 18m 내지 20m나 버스 차밑으로 끌린 흔적, 위 이○덕이 위 사고로 부상한 상해가 하악골다발성골절, 탈구, 좌측늑골골절, 상하치골골절상 등인 점에 의하여 입증된다. 만일 불기소이유와 같이 피해자인 위 이○덕이 위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맞은 편에서 진행하여 오다가 중앙선을 넘어와 버스와 충돌하였다면 오토바이 우측전면에 큰 손상이 생기고 피해자도 두개골골절, 우측다리나 우측견갑부골절상을 입었을 터인데 그러하지 아니하다. 피의자인 위 김○영은 전방주시 태만으로 오토바이와 충돌한 것 조차 늦게 깨달은 정도로 보인다. 그래서 급제동조치도 조향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다. 그런데도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피청구인의 처분은 이러한 점에 대한 수사가 미진이고 자의적인 처분으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1) 본건 피해자의 부모들인 청구인들은 검사의 인지사건처리와 관계없이 가해운전사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225조에 의하여 고소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고소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따라서 다른 법률에 정한 구제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았으므로 각하되어야 한다.

(2)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청구인의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에 잘못이 없고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문제 버스의 정지상태, 오토바이와 버스의 손상부위, 오토바이의 끌린 흔적 및 피해자의 신체손상부위 등에 대하여는 수사가 되었거나 청구인들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한 것이고, 과연 이러한 점이 청구인들의 주장과 같더라도 그와 같은 상황이 이 건 결정을 번복하기에는 부족하다.

3. 판단

가. 먼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적법성부터 본다.

(1) 청구인적격 유무

헌법소원심판은 청구인 자신이 직접 그리고 현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한 경우에 이를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청구인이 검사의 "혐의무" 불기소처분으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기 위하여는 헌법 제27조 제5항에 의하여 재판절차진술권이 보장되는 형사피해자이어야 한다(헌법재판소 1989.12.22. 선고, 89헌마145 결정 등 참조).

헌법 제27조 제5항에 의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은 피해자 등에 의한 사인소추를 전면 배제하고 형사소추권을 검사에게 독점시키고 있는 현행 기소독점주의의 형사소송체계 아래에서 형사피해자로 하여금 당해 사건의 형사재판절차에 참여하여 증언하는 이외에 형사사건에 관한 의견진술을 할 수 있는 청문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형사사법의 절차적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89.4.17. 선고, 88헌마3 결정 참조).

따라서 헌법 제27조 제5항에 정한 형사피해자의 개념은, 헌법이 위와 같이 재판절차진술권을 독립된 기본권으로 인정한 본래의 뜻에 미루어, 반드시 형사실체법상의 보호법익을

기준으로 한 피해자개념에 한정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라 형사실체법상으로는 직접적인 보호법익의 향유주체로 해석되지 않는 자라 하더라도 문제된 범죄행위로 말미암아 법률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자의 뜻으로 풀이하여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2.2.25. 선고, 90헌마91 결정 참조).

그런데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사망한 청구외 이○덕의 부모로서 형사소송법상 고소권자의 지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항), 비록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보호법익인 생명의 주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위 교통사고로 위 망인이 사망함으로써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법률상 불이익을 입게 된 사람임이 명백하므로 헌법상 재판절차진술권이 보장되는 형사피해자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헌법 제27조 제5항은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에 관하여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1항 본문은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피해자를 증인으로 심문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는 등 피해자의 진술권에 관하여 자세히 정하고 있다.

재판절차진술권에 관한 헌법 제27조 제5항이 정한 법률유보는 법률에 의한 기본권의 제한을 목적으로 하는 자유권적 기본권에 대한 법률유보의 경우와는 달리 기본권으로서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규범의 의미와 내용을 법률로써 구체화하기 위한 이른바 기본권형성적 법률유보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피해자의 진술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위 법률조항의 내용은 앞서 본 바와 같은 헌법이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고 있는 본래의 뜻을 존중하여 그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헌법상 당연히 요청된다고 할 것이고,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1항 본문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개념 역시 앞서 본 헌법 제27조 제5항의 취지에 맞추어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는 위 헌법조항의 '형사피해자'의 개념과 동일한 뜻으로 풀이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교통사고 피의사실과 관련한 형사피해자이고, 헌법 제27조 제5항에 의한 재판절차진술권이 보장되는 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교통사고의 피의사실에 대하여 피청구인이 부당하게 검찰권을 행사하여 불기소처분을 함으로써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청구인들에게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청구인적격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

다.

(2) 보충성원칙의 문제

고소 또는 고발사건에 대한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는 검찰청법 소정의 항고, 재항고 등의 권리구제절차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 위하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이러한 구제절차를 거친 뒤에 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들은 피의자 김○명의 이 사건 교통사고 피의사실에 관하여 위 피의자를 고소 또는 고발하거나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항고, 재항고를 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피의사건에 관하여 청구인들이 고소를 제기한 바 없이 사법경찰관의 인지에 의하여 수사가 개시된 뒤 피청구인의 수사와 처분이 종결된 사건에 있어서는 청구인들로 하여금 새로이 당해 피의사건에 대하여 별도의 고소를 제기하게 하고 그 처리결과에 따라 항고, 재항고의 절차를 거친 다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것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의 면에서나 공권력의 효율적인 집행의 면에서 보더라도 아무런 실익이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은 위 피의사건에 대하여 별도의 고소를 제기함이 없이 곧바로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헌법재판소 1992.7.23. 선고, 91헌마142 결정 참조).

나. 본안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청구인이 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사건에 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달리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최광률을 제외한 관여재판관 전원의 찬성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최광률의 반대의견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에 한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헌법상 보장된 자신의 기본권이 직접 그리고 현재 침해받지 않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의 청구인적격이 없다.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의하여 고소권자가 침해받을 수 있는 기본권으로서는 헌

법 제27조 제5항의 재판절차상의 진술권과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상정할 수 있다(1989.4.17. 선고, 88헌마3 결정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그러한 기본권을 침해받을 수 있는 자기관련성이 청구인들에게 있는지의 여부를 차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관계법령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들에게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이 헌법상 보장되어 있는 지를 살펴보고, 이에 관한 다수의견의 논거에 대하여 차례로 우리의 의견을 쓴 다음, 끝으로 청구인들에게 평등권에 관한 자기관련성이 있는 여부에 관하여도 언급함으로써 청구인들의 헌법소원심판의 청구인적격 유무를 살펴보고자 한다.

나. 형사소송법 제223조에는 "고소권자"라는 제하에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고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법 제225조에는 "비피해자인 고소권자"라는 제하에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은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다. 피해자가 사망한 때에는 그 배우자, 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는 고소할 수 있다. 단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직계친족은 형사소송법상의 형사피해자가 아니고, 같은 법 제223조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 포함되지 아니하며, 따라서 고소권자도 아니고 예외적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 한하여 고소권이 있는 자인 것으로 규정하였다.

한편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규정한 헌법 제27조 제5항은 "형사피해자는 법률에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그 구체적 내용은 법률의 규정에 맡겼다. 이 헌법조문에 근거하여 제정된 법률규정이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인데, 같은 법 같은 조 제1항 본문에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형사피해자로서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이 있는 자를 같은 법 제223조의 고소권자와 똑같이 "범죄로 인한 피해자"로 한정하였다.

이와같이 같은 법 제294조의2와 같은 법 제223조의 양 조문이 다 같이 "범죄로 인한 피해자"라고 동일하게 표현하였는데, 같은 형사소송법의 위 양 조문에서 동일하게 표현된 "범죄로 인한 피해자"라는 개념 사이에 차이를 둘 수는 없고, 형사소송법 제225조에 피해자의 직계존속을 비피해자로 규정한 명문에 반하는 해석을 할 수도 없다.

또 직계존속의 고소권은 피해자의 법정대리인과 같은 대리인으로서의 고소권자도 아니며,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의 제1항의 진술권이 없는 자를 규정한 그 단서 제1호에 "피해자가 아닌 자"라고 강조하여 재차 규정하였고, 그 제2호에, "신청인이 이미 당해사건에 관하여 공판절차 또는 수사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게도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이 없다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그 직계존속은 형사소송법 제225조의 고소권자로서 고소장과 고소인진술시에 그가 당해사건에 관하여 수수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할 수 있으므로, 피해자의 직계존속에서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에 정한 피해자의 진술권을 반드시 부여할 필요도 없는 반면,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그 직계존속 등은 사망경위도 정확히 모르면서 위 진술권을 남용하여 억지

를 쓰고 소란을 피워 도리어 공정한 재판에 장애가 될 우려도 있다.

헌법 제30조에 "범죄 피해자의 구조받을 권리"를 규정함에 있어서도 피해자의 개념을 명백히 하여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입은 국민"이라고 규정하여, 범죄행위로 인한 생명,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자만을 뜻하는 것을 명백히 규정하였고, 이 헌법조문에 근거한 범죄피해자구조법(1987.11.28. 법률 제3969호, 1990.12.31. 법률 제4297호로 개정)에도 그 제2조, 제3조, 제5조 등에 피해자와 그 유족을 구별하였으며,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5조에도 피해자와 상속인을 구별하여 규정하였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형사소송법 제223조의 각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같은 개념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피해자는 그 범죄의 법익의 주체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범죄의 수단 또는 행위의 직접 대상자인 보호법익의 준주체까지도 포함된다. 그러나 사망한 피해자의 직계존비속과 형제자매까지 포함하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사건 교통사고가 청구인들의 주장과 같이 위 김○영의 운전업무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가정하여도 위 이○덕의 부모로서 형사소송법 제225조에 규정한 비피해자인 청구인들은 위 교통사고에 관한 한 헌법 제27조 제5항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에 규정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자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은 이 사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헌법 제27조 제5항에 규정된 기본권인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침해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 다수의견은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은…… 기소독점주의의 형사소송체제 아래에서 형사피해자로 하여금 당해 사건의 형사재판절차에 참여하여 증언하는 이외에 형사사건에 관한 의견진술을 할 수 있는 청문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형사사법의 절차적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89.4.17. 선고, 88헌마3 결정 참조). 따라서 헌법 제27조 제5항에 정한 형사피해자의 개념은, 헌법이 위와 같이 재판절차진술권을 독립된 기본권으로 인정한 본래의 뜻에 미루어, 반드시 형사실체법상의 보호법익을 기준으로 한 피해자개념에 한정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라 형사실체법상으로는 직접적인 보호법익의 향유주체로 해석되지 않는 자라 하더라도 문제된 범죄행위로 말미암아 법률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자의 뜻이라고 풀이하여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2.2.25. 선고, 90헌마91 결정 참조)"라 하여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사망한 청구외 이○덕의 부모로서 형사소송법상 고소권자의 지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항), 비록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보호법익인 생명의 주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위 교통사고로 위 망인이 사망함으로써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법률상 불이익을 입게 된 사람임이 명백하므로 헌법상 재판절차진술권이 보장되는 형사피해자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현행 형사소송제도가 기소독점주의의 체제이어서 형사피해자로 하여금 당해 사건의 공판절차에 참여하여 증언하는 이외에도 형사사건에 관한 의견진술을 할 수 있는 청문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형사사법의 절차적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

하여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헌법이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독립된 기본권으로 인정한 본래의 뜻에서 보더라도, 헌법 제27조 제5항의 형사피해자의 개념을 형사소송법 제223조에 정한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 한정하고 형사소송법 제225조에 "비피해자"로 규정한 직계존속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직계존속은 원래 피해자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은 경우는 고소권도 없고 또 헌법 제27조 제5항의 형사피해자나 또는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의 피해자의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의 주체가 되지 못함은 명백하다. 또 사망한 경우도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는 고소권자 조차도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문에 명백하게 비피해자로 규정된 직계존속이 형사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경우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되고 기타의 경우는 되지 않는다는 것도 개념이 불확정적이고 논리의 일관성이 없다. 뿐만 아니라 형사법의 절차적 적정성도 비피해자인 직계존속이 반드시 그 법정에서 증언하고 의견을 진술하여야만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직계존속은 형사소송법 제225조의 고소권의 행사로서 고소장과 고소인진술시에 그가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자칫 감정에 치우치기 쉬운 직계존속의 의견진술이나 증언채택을 법원으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하게 할 필요는 없고 재량에 의하여 청취하게 하여도 그 목적달성에 충분하다.

또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독립된 기본권으로 인정한 본래의 뜻에서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의 주체를 형사실체법상으로는 직접적인 보호법익의 향유주체로 해석하지 않고, 문제된 범죄행위로 말미암아 법률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자의 뜻으로 풀이한다고 하여도, 여기서 말하는 법률상의 불이익은 형사피해자로서의 불이익이요 최대한 형사법상 범죄의 보호법익의 준주체로서의 불이익을 뜻하는 것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헌법 제27조 제5항이나 형사소송법 제223조 또는 동법 제294조의2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범죄의 보호법익의 주체에

한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죄의 수단 또는 행위의 직접대상자로서 범죄의 보호법익의 준주체에 한하는 것이다. 다수의견이 인용한 당재판소 1992.2.25. 선고, 90헌마91 사건은 청구인이 위증으로 인한 피해자로 범죄의 보호법익의 준주체에 해당하는 자에 관한 결정례였다.

아들인 위 이○덕이 사망함으로써 청구인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이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민법 제751조제752조에 의한 위자료청구권이 청구인들에게 민사법상 보장되어 있다고 하여도 민사법상의 피해자의 개념과 형사법상의 피해자의 개념이 반드시 일치한다고 할 수 없으며, 형사피해자의 피해의 개념속에는 직계존속의 정신적 고통까지 포함되었다고 할 수 없다. 민법 제751조제752조에는 범죄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을 때도 그 부모형제는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청구권이 있으므로, 상해의 경우 불법행위로 상해를 입은 자의 부모도 피해자로서 그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부모형제는 형사소송법 제223조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 속하지 않음은 물론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도 속하지 않는 한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범죄피해자와 민사상의 피해자의 개념이 상이하며, 어떤 범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은 자까지 범죄피해자로 보지 않음은 분명하다.

라. 또 다수의견은 "재판절차진술권에 관한 헌법 제27조 제5항이 정한 법률유보는 법률에 의한 기본권의 제한을 목적으로 하는 자유권적 기본권에 대한 법률유보의 경우와는 달리 기본권으로서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규범의 의미와 내용을 법률로써 구체화하기 위한 이른바 기본권형성적 법률유보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피해자의 진술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위 법률조항의 내용은 앞서 본 바와 같은 헌법이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고 있는 본래의 뜻을 존중하여 그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헌법상 당연히 요청된다고 할 것이고,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1항 본문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개념 역시 앞서 본 헌법 제27조 제5항의 취지에 맞추어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는 위 헌법조항의'형사피해자'의 개념과 동일한 뜻으로 풀이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것이다"라고 한다.

생각컨대 헌법 제27조 제5항의 법률유보가 기본권으로서의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규범의 의미와 내용을 법률로써 구체화하기 위한 이른바 기본권형성적 법률유보에 해당한다고 하여도 헌법 제27조 제5항에 보장된 기본권은 법률로써 구체화됨으로써 그 내용이 형성, 확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헌법 제27조 제5항에 보장된 기본권의 주체를 법률로써 구체화하여 규정한 법조문이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라고 할 것이므로 위 기본권의 주체를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에 규정한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 한한다고 해석하여도 헌법상 보장된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보장하고 있는 본래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 결과가 된다거나 그에 부합하지 않는 해석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리고 위 헌법 제27조 제5항의 범죄피해자도 범죄로 인한 피해자라고 보는 한, 헌법 제27조 제5항의 형사피해자의 개념과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의 피해자의 개념이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

마. 다음으로 평등권에 관한 자기관련성여부에 관하여 언급한다. 고소권자가 공소권행사를 구하는 고소를 하였음에도 검사가 고소권자에 대하여 타인에 대한 것과 차별함으로써 공정한 처리를 하지 아니하고 자의적인 수사와 판단에 의하여 혐의없음처분을 한 경우에는 "같은 것은 같게, 같지 않은 것은 같지 않게" 처리함으로써 실현되는 헌법 제11조에 정한 법앞에서의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당재판소 1989.4.17. 선고, 88헌마3 결정 등 참조).

그러나 고소권자라고 하여도 혐의없음 등 불기소처분시까지 고소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고소권자는 평등권의 침해를 주장할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고소권의 행사없이 수사기관이 인지함으로써 수사가 진행된 사건에 있어서는 비록 검사가 자의적인 수사와 자의적인 판단에 의하여 혐의없음 등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하더라도 동 처분은 그 고소권자가 구한 공소권행사에 관한 처분이 아니다. 따라서 고소권을 행사하지 않은 고소권자는 그 불기소처분을 한 검사가 그 고소권자를 다른 고소권자와 차별함으로써 그 고소권자 자신에게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할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은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항 소정의 고소권자이기는 하지만 그 고소권을 행사한 바 없고, 따라서 이 사건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은 청구인들이 고소한 사건에 대한 처분이 아니므로, 청구인들은 이 사건 혐의없음의 불기소

처분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자기의 평등권을 침해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바. 결론적으로 청구인들은 청구인들에게 보장된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항에 의한 고소권을 행사하지 않은 한에 있어서는 헌법상 보장된 어떤 자기의 기본권도 침해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비추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청구인적격이 없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할 청구인적격이 없는 자들이 한 청구로서 각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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