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법률의 시행령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
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퇴직공무원이 공무원연금법상의 퇴직수당이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보다 적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 당해사건에서 퇴직수당을 규정한 공무원연금법 제61조의2(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당해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조항인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 소송사건의 당사자가 같은 법 제41조 제1항에 의한 위헌여부 심판의 제청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배척한 경우 법원의 제청에 갈음하여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의 형태로 그 법률의 위헌여부의 심판을 구하는 것이므로 그 심판의 대상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지 대통령령이나 규칙은 그 대상이 될 수 없다.
나.공무원에 대하여는 일반근로자들을 규율하는 근로기준법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독립한 법체계를 지닌 공무원연금법을 적용하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 또는 헌법불합치결정이 있다 하여 당해사건에서 퇴직금에 관한 근로기준법 조항이 곧바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퇴직수당의 지급처분을 다툴 수 있는 행정소송이라는 보다 직접적이고 적합한 권리구제절차가 있었음에도 이러한 권리구제수단을 선택하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경우까지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게 된다면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을 도외시하는 결과를 낳게 될 뿐 아니라 재판의 전제성이 널리 인정되어 구체적 규범통제라는 위헌법률심사의 본질에도 어긋나게 된다.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당해사건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이라 함은 “원고가 적용을 요구하는 법률조항” 또는 “원고의 청구근거가 되는 법률조항”이 아니라 “법원이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하는 법률조항”을 의미한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당해사건
의 원고가 그 청구권의 발생근거라고 주장한 어떤 법률의 적용을 법원이 배척하면서 그 배척의 이유로 그 법률의 적용을 배제하는 다른 법률을 원용한 경우라든지 원고주장
의 청구권의 소멸을 규정한 다른 법률을 적용한 경우 패소한 원고로서는 법원이 원용하거나 적용한 다른 법률이 위헌이라고 생각할 때에도 그 위헌심판제청을 할 수 없게 된다. 만일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된다면 당해법원은 이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을 적용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든지 또는 다른 이유를 들어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재판의 전제성 인정을 위한 요건으로 헌법재판소 선례가 이르는 바 “첫째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주문은 같더라도 이유가 달라지는 경우일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가. 헌재 1996. 10. 4. 96헌가6 , 판례집 8-2, 308
헌재 1998. 6. 25. 95헌바24 , 판례집 10-1, 756
나. 헌재 1997. 11. 27. 92헌바28 , 판례집 9-2, 548
헌재 2001. 10. 25. 2000헌바5 , 판례집 13-2, 469
당사자
청 구 인 이중한
국선대리인 변호사 계경문
당해사건 대구지방법원 2000가단80150 임금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1982. 10. 27. 경북대학교에 기성회직원으로 채용된 후 위생원(10등급) 등을 거쳐 2000. 2. 29. 위생원(기능 9급)으로 퇴직할 때까지 17년 4개월간 국가공무원으로 근무하였다.
(2)청구인은 2000. 3. 17. 공무원연금법에 의한 퇴직일시금 38,699,200원과 퇴직수당 11,792,540원(이 뒤에서는 퇴직수당이라고 한다)을 지급받은 후, 국가공무원
도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 의한 퇴직금(이 뒤에서는 퇴직금이라고 한다)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퇴직수당을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제61조의2와 공무원연금법시행령 제52조의3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관한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01카기3256).
(3)당해법원은 2001. 7. 11. “국가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이기는 하나, 그 퇴직금지급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이 배제되고 공무원연금법이 적용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청구인이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당해소송 사건은 확정되었다.
(4)당해법원이 2001. 6. 29. 위 위헌심판 제청신청에 대해서 위 제청신청대상 법률조항 및 시행령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자 청구인은 2001. 7.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따라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공무원연금법(1991. 1. 14. 법률 제4334호 개정된 것) 제61조의2(이 뒤에서는 이 사건 법조항이라고 한다)와 공무원연금법시행령(1991. 4. 2. 대통령령 제13340호로 개정된 것) 제52조의3(이 뒤에서는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라고 한다)의 위헌여부이다. 심판대상법조항과 관련법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무원연금법 제61조의2(퇴직수당)①공무원이 1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 또는 사망한 때에는 퇴직수당을 지급한다.
②제1항의 퇴직수당의 금액은 재직기간 매 1년에 대하여 보수월액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③퇴직수당의 지급에 관하여는 제49조 및 제50조의 규정을 적용한다.
공무원연금법시행령 제52조의3(퇴직수당) 법 제61조의2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퇴직수당의 금액은 재직기간 매 1년에 대하여 보수월액에 다음의 구분에 따른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이 경우 그 재직년수는 33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1.재직기간이 1년 이상 5년 미만인 경우에는 100분의 10
2.재직기간이 5년 이상 10년 미만인 경우에는 100분의 35
3.재직기간이 10년 이상 15년 미만인 경우에는
100분의 45
4.재직기간이 15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에는 100분의 50
5.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인 경우에는 100분의 60
근로기준법 제34조(퇴직금제도)①사용자는 계속근로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년수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청구인의 주장과 위헌제청기각결정의 이유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1)공무원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이 명백함에도 퇴직공무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이 사건 법조항과 시행령조항에 근거하여 퇴직금보다 적은 액수의 퇴직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평등권, 행복추구권, 재산권보장, 기본권제한에 관한 과잉금지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
(2)민간기업 근로자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 의해 사용자가 계속근무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전액 지급하고 있음에 반하여, 공무원들에게는 퇴직수당을 재직기간에 따라 지급비율을 정하여 지급하고 또한 재직년수 33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퇴직수당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불합리하게 공무원을 차별하고 있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 이유의 요지
일반 근로자와는 달리 특수한 신분관계에 있는 공무원에 대하여 퇴직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이 사건 법조항과 시행령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의 의견
(2)공무원연금급여의 종류로는 공무원연금법 제34조의 규정에 의한 단기급여(4종)와 제42조의 장기급여(13종)가 있으며, 이 중 퇴직에 따른 노후보장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급여에 퇴직연금, 퇴직(연금)일시금과 퇴직수당 모두가 해당되므로 퇴직수당만을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과 비교할 수는 없다.
라. 행정자치부장관 의견
다음 사항을 추가하는 외에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의 의견과 같다.
(1)공무원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나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근무하는 신분상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근로자의 경우와 달리 입법자에 의한 제한이 부득이하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 소송사건의 당사자가 같은 법 제41조 제1항에 의한 위헌여부 심판의 제청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배척한 경우 법원의 제청에 갈음하여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의 형태로 그 법률의 위헌여부의 심판을 구하는 것이므로 그 심판의 대상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지 대통령령이나 규칙은 그 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1996. 10. 4. 96헌가6 , 판례집 8-2, 308, 320-321; 헌재 1998. 6. 25. 95헌바24 ,
판례집 10-1, 756, 766).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부분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소정의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청구로서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계속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함은, 첫째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1997. 11. 27. 92헌바28 , 판례집 9-2, 548, 562 등 참조). 그러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려면 우선 위헌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므로, 그 법률규정에 위헌의 의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해사건에서 적용될 것이 아니라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은 충족되지 않는다.
이 사건 법조항이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심판청구의 당해사건은 퇴직금 청구소송이고 그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은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이므로 이 사건 법조항은 당해사건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이 아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제청 또는 청구된 법률조항이 법원의 당해 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더라도 그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의 위헌여부가 결정되거나, 당해사건의 재판의 결론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 등과 같이 양규범 사이에 내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는 간접 적용되는 법률규정에 대하여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여 왔다(헌재 1996. 12. 26. 94헌바1 , 판례집 8-2, 808, 818; 헌재 2001. 10. 25. 2000헌바5 , 판례집 13-2, 469, 475 참조).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법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하는 경우에 당해사건의 재판결과가 좌우되는 경우 등과 같이 양 규범 사이에 내적 관련이 있어 간접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또한 청구인으로서는 퇴직수당의 지급처분에 대하여 이를 행정소송으로 다투고 그 소송절차에서 이 사건 법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을 할 수 있는 길이 있었음에도 그러한 권리구제절차를 취하지 않은 채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을 구하는 당해소송을 제기하고 이 사건 법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와 같이 행정소송이라는 보다 직접적이고 적합한 권리구제절차가 있었음에도 이러한 권리구제수단을 선택하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경우까지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게 된다면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을 도외시하는 결과를 낳게 될 뿐 아니라 재판의 전제성이 널리 인정되어 구체적 규범통제라는 위헌법률심사의 본질에도 어긋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조항은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조항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 역시 부적법하다.
4. 결 론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에 대하여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권성, 재판관 주선회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권성,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공무원연금법 제61조의2)이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는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심판청구의 당해사건은 퇴직금청구소송이고 그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은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사건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당해사건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이라 함은 ‘원고가 적용을 요구하는 법률조항’ 또는 ‘원고의 청구근거가 되는 법률조항’이 아니라 ‘법원이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하는 법률조항’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재판에서 법원이 적용한 법률조항뿐만 아니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거나 각하한 재판에서 법원이 적용한 법률조항도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인 것이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당해사건의 원고가 그 청구권의 발생근거라고 주장한 어떤 법률의 적용을 법원이 배척하면서 그 배척의 이유로 그 법률의 적용을 배제하는 다른 법률을 원용한 경우라든지 원고주장의 청구권의 소멸을 규정한 다른 법률을 적용한 경우에는 패소한 원고로서는 법원이 원용하거나 적용한 다른 법률이 위헌이라고 생각할 때에도 그 위헌심판제청을 할 수 없게 되는데 이것은 법률의 위헌심판제도를 크게 제한하는 것이 되어 헌법재판소법 제41조 및 제68조 제2항의 취지에 근본적으로 배치된다. 이 점은 법원의 입장에서 보아도 마찬가지로 불합리하다. 즉, 피고주장의 항변을 채택하여야 할 경우 그 항변사유를 규정한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법원이 의심할 경우에도 법원은 그 법률조항의 위헌심판제청을 할 수는 없고 그 법률을 그대로 적용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당해사건에서 원고는 비록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 의한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지만, 법원은 위 근로기준법 조항을 이 사건에서는 적용할 수 없고 오히려 공무원연금법 제61조의2가 적용되어야 할 경우인데 이미 이 조항을 적용하여 연금지급이 행하여졌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하여 이를 기각하였는바, 만일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으로 선언된다면 법원은 이 조문을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을 적용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든지 또는 다른 이유를 들어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여야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재판의 전제성 인정을 위한 요건으로 헌법재판소 선례가 이르는 바 “첫째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
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주문은 같더라고 이유가 달라지는 경우일 것”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제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다수의견에 의하면, 청구인으로서는 퇴직수당의 지급처분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그 소송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을 하였어야 할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고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여기서 패소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는데, 행정소송이라는 보다 직접적이고 적합한 권리구제절차를 선택하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경우까지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게 된다면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을 도외시하는 결과를 낳게 될 뿐 아니라 재판의 전제성이 널리 인정되어 구체적 규범통제라는 위헌법률심사의 본질에도 어긋나게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소송의 형태문제는 첫째 이것이 소의 적법요건이 아니어서 소를 각하하여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아니고, 둘째 이것이 만일 소의 적법요건으로 기능하는 경우라면 잘못된 형식의 소송은 각하되고 말 것이어서 그 절차에서는 위헌제청신청이 결국 허용되지 않을 것인바 이 문제는 당해소송을 심리하는 법원의 단계에서 처리될 일이이고, 잘못된 형식의 소송을 허용하여 제소기간에 관한 잠탈을 허용하는 것의 당부 역시 일차적으로는 법원이 판단할 일인데, 법원이 문제삼지 않은 이러한 문제들을 헌법재판소가 새롭게 끄집어 내어 재판의 전제성을 부정하는 논거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아니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있어 이 부분 헌법소원은 적법하다고 보아 다수의견과 견해를 달리하므로 이에 반대의견을 밝힌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주심)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