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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3. 6. 26. 선고 2002헌가14 결정문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20조 제2항 제1호 등 위헌제청]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제청법원 서울행정법원

제청신청인 두○균

대리인 변호사 최종백 외 2인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01구28240 신상등공개처분취소

2. 나머지 위헌여부심판제청을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제청신청인은 2000. 7. 1. 청소년에게 6만원을 제공하고 1회 성교행위를 하여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5조를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2000. 8. 18. 전주지방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고, 같은 달 26.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청소년보호위원회는 2001. 5. 3. 위 법률 제20조에 근거하여 제청신청인의 성명, 연령, 생년월일, 직업, 주소 등과 범죄사실의 요지를 관보에 게재하고 역시 같은 내용을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6개월간, 정부중앙청사 및 특별시ㆍ광역시ㆍ도의 본청 게시판에 1개월간 게시하기로 하는 결정을 하였다.

(3) 이에 제청신청인은 2001. 7. 16. 서울행정법원에 청소년보호위원회를 상대로 위 신상등 공개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후(2001구28240), 그 소송 계속중에 위 법률 제20조에 대한 위헌여부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2002아15). 위 법원은 위 법률 제20조 제1항에 대하여는 신청을 기각하고, 같은 조 제2항 제2호 내지 제7호에 대하여는 신청을 각하하였으며, 같은 조 제2항 제1호, 제3항, 제4항, 제5항에 대하여는 신청을 받아들여 2002. 7. 26.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2000. 2. 3. 법률 제6261호로 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0조 제2항 제1호, 제3항, 제4항, 제5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심판대상 조항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 제20조(범죄방지 계도) ①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등의 범죄방지를 위한 계도문을 년 2회 이상 작성하여 관보게재를 포함한 대통령령이 정

하는 방법으로 전국에 걸쳐 게시 또는 배포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계도문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의 성명, 연령, 직업 등의 신상과 범죄사실의 요지를 그 형이 확정된 후 이를 게재하여 공개할 수 있다. 다만 죄를 범한 자가 청소년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제5조의 규정을 위반한 자

2.~7. (생략)

③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신상 등의 공개를 결정함에 있어서 공개대상자 및 대상 청소년의 연령, 범행동기, 범행수단과 결과, 범행전력, 죄질, 공개대상자의 가족관계 및 대상 청소년에 대한 관계, 범행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공개대상자 및 그 가족 등에 대한 부당한 인권침해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

④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신상공개의 경우 제5조 내지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죄의 대상청소년과 피해 청소년의 신상은 공개할 수 없다.

⑤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계도문 게재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5조(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청소년”이라 함은 19세 미만의 남녀를 말한다.

2.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라 함은 청소년, 청소년을 알선한 자 또는 청소년을 실질적으로 보호ㆍ감독하는 자 등에게 금품 기타 재산상 이익이나, 직무ㆍ편의제공 등 대가를 제공하거나 이를 약속하고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가. 청소년과의 성교행위

나. 청소년과의 구강ㆍ항문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성교행위

3. (생략)

2. 위헌심판제청이유와 이해관계인들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제청이유의 요지

(1)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이하 ‘청소년 성매수자’라 한다)에 대한 신상

공개는 특별예방의 효과와 일반예방의 효과를 기하고 있으므로 그 실질적인 속성은 형벌이다. 한편,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그 형의 확정 후 이루어지는 신상공개는 그 대상행위 및 보호법익이 같다. 그러므로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는 헌법 제13조 제1항이 금지하는 이중처벌에 해당한다.

(2) 신상공개가 형벌적 속성을 가지는 이상, 행정청인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및 적법절차원칙의 위반에 해당한다.

나. 제청신청인의 의견

(1) 청소년 성매수자의 성명ㆍ연령ㆍ생년월일ㆍ직업ㆍ주소와 그 범죄사실의 요지는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고, 이것이 그 의사에 반하여 외부에 공표될 경우 청소년 성매수자로서는 심한 인격적 수모를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청소년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이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형사처벌과 보안처분제도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형사처벌 외에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죄질이나 재범의 위험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등의 방법을 취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벌금형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형을 선고받은 경우나 초범 등과 같은 경우에도 전국적 공개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청소년 성매수자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다.

(2) 법 제20조 제2항은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보다 불법성이 더 큰 여러 범죄들, 예컨대 미성년자 살해행위, 미성년자 약취유인행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인질강도행위 등에 관하여는 범죄자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위의 범죄들은 모두 청소년 보호라는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인 점에 있어서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성범죄자에 대해서만 신상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법 제20조 제2항은 청소년 대상 성범죄들 중에서도 일부에 대해서만 신상공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신상공개 대상이 되는 성범죄와 그렇지 않은 성범죄는 그 보호법익이 청소년의 보호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양자를 나누는 기준은 모호하므로, 결국 여기서도 평등원칙 위배의 문제가 발생한다.

(3) 그 밖에는 제청법원의 제청이유와 대체로 같은 의견이다.

다. 청소년보호위원장의 의견

(1)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청소년의 성보호를 달성하기 위해 입법정책적으로 채택된 것으로서, 처벌ㆍ보안처분 등 전형적인 형사제재 이외의 새로운 형태의 범죄예방수단이라 할 것이고, 그 본질ㆍ목적ㆍ기능에 있어서 형벌과는 다른 의의를 지니므로 형벌부과와 별도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한다고 하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이 되지 않는다.

(2) ‘청소년의 성보호’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수단 중 하나로서, 형사처벌과

보안처분을 강화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으나, 이것이 현행 신상공개제도와 비교하여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수단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전국적 일반공개가 아니라 일정한 행정당국이 그 명단을 등록ㆍ보관하면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주민들에게만 정보를 공개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으나, 이 방법은 실효성 획득을 위해 현재의 것보다 훨씬 자세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될 것을 요구하는바, 그렇게 될 경우 현행 신상공개제도보다 덜 침해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들 방법을 취하지 않고 현행 신상공개제도를 취한 것이 피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우리 사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익인 ‘청소년의 성보호’를 위한 것이고, 공개대상항목은 성명, 연령 및 생년월일, 직업, 주소(확정판결문에 기재된 것을 기준으로 시ㆍ군ㆍ구까지만 포함됨), 범죄사실의 요지 등으로서, 법원의 확정판결문에서 공개되는 대상항목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다. 또한, 현실적으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혹은 구속 또는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범죄행위가 알려지는 것이 보통인 점 등을 감안할 때, 현행 신상공개제도가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한 제도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성범죄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3) 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있어서 보호법익은 청소년의 성보호에 있지만, 미성년자 살해행위, 미성년자 약취유인행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인질강도행위 등은 각각 그 보호법익이 미성년자의 생명, 자유, 재산 등에 있으므로, 결국 위 두 가지는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므로 양자를 달리 취급하더라도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또한, 신상공개 대상이 되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와 그렇지 않은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나눈 것은 행위의 대상ㆍ목적ㆍ태양 등의 차이점에 근거한 것으로서, 합리적 차별에 해당하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4) 신상공개는 처벌이나 형벌이 아니므로 법관에 의해 신상공개 여부가 결정될 필요는 없다. 또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거쳐 형이 확정된 이후에 신상공개가 결정되고, 신상공개사전심의위원회운영규정 제9조 제3항에 의하여 신상공개 대상자로 선정된 자에 대해 의견진술기회가 부여되며, 행정소송을 통해 신상공개결정의 적법 여부를 다툴 기회가 보장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볼 때,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거나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적법 요건에 관한 판단

가. 법 제20조 제2항 제1호에 관하여

이 조항은 청소년 성매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게 하는 직접적인 근거조항이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나. 법 제20조 제3항, 제4항에 관하여

제청법원은 법 제2항 제1호를 위헌으로 결정할 경우 법 제20조 제3항 및 제4항도 더 이상 적용할 수 없게 된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 조항에 대해 위헌여부심판을 제청하였다. 그러나 법 제20조 제2항 중 제2호 내지 제7호에 대해서는 위헌심판제청이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설사 위 같은 항 제1호가 위헌으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법 제20조 제3항 및 제4항에 대해서까지 부수적 위헌선언을 할 것은 아니다.

한편, 제3항은 신상공개를 결정함에 있어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공개대상자 및 그 가족 등에 대한 부당한 인권침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이고, 제4항은 피해청소년의 신상을 공개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서, 이들 조항의 내용은 이 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의 위헌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들 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이 조항들은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 이 부분 위헌여부심판제청은 부적법하다.

다. 법 제20조 제5항에 관하여

이 조항은 신상공개의 시기, 기간, 절차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조항이 위헌이라면, 그에 근거한 대통령령의 관련 규정들 및 신상공개처분도 위법한 것으로 평가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조항은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서, 그 위헌 여부가 당해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4. 신상공개제도의 개관

가. 신상공개제도의 내용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등의 범죄방지를 위한 계도문을 연 2회 이상 작성하여 관보게재 등의 방법으로 전국에 걸쳐 게시 또는 배포하여야 한다. 그 계도문에는 청소년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ㆍ성매수ㆍ성매수알선과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ㆍ배포 등의 죄를 범하고 그 형이 확정된 자의 신상도 게재하여 공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법 제20조 제1항, 제2항).

이를 위해 청소년보호위원회는 매년 반기별로 법무부, 국방부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법 제20조 제2항 각호의 죄를 범하여 형이 확정된 자에 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법시행령 제2조 제1항), 관련자료를 제출받은 날로부터 5월 이내에 계도문을 작성하여 이를 게시 또는 배포해야 한다(법시행령 제3조 제1항).

신상공개 대상자의 구체적인 선별은 청소년보호위원장이 위촉한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등 관계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된 청소년보호위원회 산하 신상공개사전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라 한다)에서 이루어진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예규인 ‘신상공개사전심의위원회운영규정’(이하 ‘운영규정’이라 한다)에 의하면 심의위원회는 소위 ‘신상공개심의기준표’에 따른 평가를 거쳐 형량, 범죄유형, 대상청소년의 연령, 범행동기ㆍ수단ㆍ결과 및 죄질, 범죄전력 등으로 구성된 필요적 합산항목(총 100점)과 기타고려항목(총득점의 10% 가감)을 합산한 점수가 60점 이상인 자를 공개대상자로 선정한다(운영규정 제9조 제1항 등 참조).

공개대상자로 선정된 자에 대하여 청소년보호위원회는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서면에 의한 의견진술기회를 주어야 한다(운영규정 제9조 제3항). 지정된 기일까지 의견진술을 하지 않은 자에 대하여는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의견진술을 한

자에 대하여는 재심의를 하여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운영규정 제9조 제4항). 공개대상자가 확정되면 청소년보호위원회는 그 사실을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하며, 그 송달의 효력 발생일로부터 60일이 경과한 후에 신상공개를 하여야 한다(법시행령 제4조).

이 때에 공개되는 내용은 대상자의 성명(한글 및 한자로 표기하되, 외국인의 경우 한글과 알파벳 또는 한자로 표기한다), 연령 및 생년월일, 직업(확정판결문에 기재된 것을 기준으로 한다), 주소(확정판결문에 기재된 것을 기준으로 시ㆍ군ㆍ구까지만 포함한다)와 범죄사실의 요지 등이다(법 제20조 제2항 본문, 법시행령 제3조 제2항 참조). 공개방법은 ‘관보게재’를 비롯하여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6월간 게재’와 ‘정부중앙청사 및 특별 시ㆍ광역시ㆍ도의 본청의 게시판에 1월간 게시’ 등에 의한다(법 제20조 제1항, 법시행령 제5조 제1항 참조).

나. 신상공개의 현황

2001. 8. 30. 처음 신상공개가 실시된 이래 이 결정 선고시까지 총 4회에 걸쳐 실시되었는데, 제1회부터 제3회까지 신상공개 대상자의 범죄유형별 현황은 다음의 표와 같다.

구분
강간
강제추행
성매수
성매수알선
음란물제작
대상
공개
대상
공개
대상
공개
대상
공개
대상
공개
대상
공개
제1차
82
65(79.2%)
93
61(65.5%)
109
27(24.7%)
16
16(100%)
-
-
300
169(56.3%)
제2차
183
150(81.9%)
162
120(74.1%)
424
123(29.0%)
56
49(87.5%)
1
1(100%)
824
443(53.7%)
제3차
241
214(88.8%)
263
167(63.5%)
626
178(28.4%)
113
111(98.2%)
1
1(100%)
1,244
671(53.9%)
506
429(84.8%)
518
348(67.2%)
1,159
328(28.2%)
185
176(95.1%)
2
2(100%)
2,368
1,283(54.1%)

한편, 2003. 4. 9. 실시된 제4회 신상공개에서는 1,221명의 심사대상자 중에서 강간 208명, 강제추행 200명, 성매수 155명, 성매수알선 70명, 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 10명 등 643명의 신상이 공개되었다. 범죄유형별 공개비율을 보면 전체 대상자 중 강간ㆍ강제추행은 약 89%, 성매수알선과 음란물제작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공개되는 반면, 성매수는 22.7%가 공개되었다.

5.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하경철,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김경일의 의견

가. 신상공개제도의 입법배경 및 입법목적

입법부는 1999. 11.경 당시 이른바 ‘원조교제’라는 명칭으로 이루어지는 성인과 청소년간의 매매춘행위 및 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 제작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메간법(Megan’s Law)으로 알려진 미국의 성범죄자등록법제와 같은 정보공개제도를 참조하여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2000. 2. 3.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을 제정하였다(같은 해 7. 1.부터 시행).

법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로부터 청소년을 보호ㆍ구제하여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제1조), 여기서 청소년이란 19세 미만의 자를 말하며,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20조 제1항에서 청소년보호위원회로 하여금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등의 범죄방지를 위하여 계도문을 작성하여 관보에 게재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으로 전국에 걸쳐 게시 또는 배포하도록 하고, 그러한 계도문에는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 등의 성명, 연령, 직업 등의 신상과 범죄사실의 요지를 그 형이 확정된 후 이를 게재하여 공개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20조 제2항 본문. 이하 이를 ‘신상공개제도’라 한다).

입법자는 19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인의 성매수 행위라는 심각한 사회적 병폐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형사처벌이나 보안처분 등과 같은 전형적인 형사제재로는 불충분하고, 그러한 새로운 형태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계도(啓導)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그 계도조치로서는 해당 범죄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범죄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여 청소년 대상 성매수자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나. 법 제20조 제2항 제1호의 위헌 여부

이 사건에서는 동 조항상의 신상공개제도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인격권 등을 과잉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 등이 문제된다.

(1) 이중처벌금지의 원칙 위배 여부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하여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 원칙은 한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국가형벌권의 기속원리로 헌법상 선언된 것으로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처벌’은 원칙적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그 ‘처벌’에 포함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헌재 1994. 6. 30. 92헌바38 , 판례집 6-1, 619, 627).

신상공개제도는 형의 종류를 정하고 있는 형법 제41조에 해당되지 않으나, 해당 범죄자에게 확정된 유죄판결 외에 추가적으로 수치감과 불명예 등의 불이익을 주게 되는데, 이러한 불이익이 실질적으로 수치형이나 명예형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살펴봄에 있어서는 신상공개제도의 입법목적, 공개되는 내용과 유죄판결의 관계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법 제20조 제1항은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등의 범죄방지를 위한 계도”가 신상공개제도의 주된 목적임을 명시하고 있는바, 이 제도는 유사한 범죄예방을 위한 하나

의 방법으로 도입된 것이며, 이로써 당사자에게는 일종의 수치심과 불명예를 줄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신상공개제도가 추구하는 입법목적에 부수적인 것이지, 주된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행해진 신상공개의 실상을 보면, 이는 대국민 범죄방지의 계도를 위하여 개인에 대한 부분적인 자료를 공개한 것으로서, 일종의 사례공개를 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었다.

신상공개제도에서 공개되는 신상과 범죄사실은 헌법 제109조 본문에 의해 이미 공개된 재판에서 확정된 유죄판결의 내용의 일부이며 달리 개인의 신상 내지 사생활에 관한 새로운 내용이 아니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수치심 등이 발생된다고 하여 이것을 기존의 유죄판결 상의 형벌 외에 또 다른 형벌로서 ‘수치형’이나 ‘명예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통상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의 실태와 죄질 및 보호법익 그리고 범죄예방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에게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것으로(헌재 1995. 4. 20. 91헌바 11, 판례집 7-1, 478, 487 ; 1998. 11. 26. 97헌바67 , 판례집 10-2, 701, 711-712), 입법자에게는 특정 사회적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범죄예방 조치를 택할 수 있는 입법형성의 자유가 허용된다고 볼 것이고, 신상공개제도는 후술하듯이 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제도로 파악되기 어려운 이상, 비록 범죄자의 수치심과 불명예를 수반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19세 미만의 청소년의 성매수 범죄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반사회적인 범죄에 대처하기 위하여 선택할 수 있는 입법형성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상의 이유에서, 신상공개제도는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헌법 제13조의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참고로, 미국 연방대법원은 알래스카주의 메간법이 성범죄자로 하여금 이미 유죄확정되어 대중에게 개방된 판결자료 중 자신의 신상과 유죄판결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관할 당국에 등록하도록 하고(위반시 형사처벌), 그 자료를 당국이 인터넷에 공개한다고 되어 있어도 이를 수치형이나 명예형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2) 과잉금지의 원칙 위배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 제10조 제1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이 보호하는 인간의 존엄성으로부터 개인의 일반적 인격권이 보장된다(헌재 1990. 9. 10. 89헌마82 , 판례집 2, 306, 310 ; 1991. 9. 16. 89헌마165 , 판례집 3, 518, 526-527).

또한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상공개제도는 국가가 개인의 신상에 관한 사항 및 청소년의 성매수 등에 관한

범죄의 내용을 대중에게 공개함으로써 개인의 일반적 인격권을 제한하며, 한편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을 국가가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이므로, 이는 일반적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나) 과잉금지 원칙의 내용

이러한 권리와 자유의 제한은 그 제한의 목적과 방법 등에 있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한 과잉금지 내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서는 아니된다.

과잉금지의 원칙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활동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기본원칙 내지 입법활동의 한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입법의 목적이 헌법 및 법률의 체제상 그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그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그 수단이 효과적이고 적절하여야 하며(수단의 적합성), 입법권자가 선택한 기본권 제한의 조치가 입법목적달성을 위하여 설사 적절하다 할지라도 보다 완화된 형태나 수단을 모색함으로써 기본권의 제한은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도록 하여야 하며(피해의 최소성), 그 입법에 의하여 보호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형량할 때 보호되는 공익이 더 커야 한다(법익의 균형성)는 헌법상의 원칙이다(헌재 1990. 9. 3. 89헌가95 , 판례집 2, 245, 260 참조).

(다) 입법목적의 정당성 위배 여부

신상공개제도의 입법목적은 해당 범죄인의 신상과 범죄행위를 일반에게 공개함으

로써 어린이나 청소년 대상 성범죄행위에 대하여 일반 국민에게 경각심을 주어 유사한 범죄를 예방하고, 이를 통하여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법 제정 당시 성인들이 청소년의 성을 매수하는 범죄의 규모나 증가추세가 매우 심각한 양상이었고,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가 청소년의 성장에 미치는 중대한 해악에 대한 인식부족과 때마침 인터넷과 같은 매체의 급속한 발달과 맞물려 도덕성의 심각한 해이 현상을 일으켰고, 더 이상 성인이나 청소년들의 도덕성에만 그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법적 제재장치를 통하여 예방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청소년들의 성을 매수하는 등의 행위는 비록 그들의 형식상 동의에 의한 것이라 해도 정신적 판단력이 약하고 금전적 유혹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진정한 동의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들의 정신과 육체 등의 건전한 성장에 중대한 해악을 주게 된다. 이러한 행위는 돈이면 무엇이든 가능하고 돈을 위해서라면 청소년의 성매매도 할 수 있다는 매우 위험한 배금주의의 표상으로서, 공동체의 사회적 규칙과 법질서에서 심히 벗어나 우리사회의 근본적 도덕성을 타락시키고 선조들이 가꾸어 온 전통문화를 훼손하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방치하였을 때는 우리 사회가 타락한 사회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할 만한 것이다.

입법자는 이러한 사회적 병폐현상에 대처하여 장차 국가의 장래를 책임지게 될 우리의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우리 사회의 성문화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성을 지키기 위하여 그와 같은 입법을 한 것으로 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입법목적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라) 수단의 적합성 위배 여부

신상공개제도가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으나, 상식적으로 볼 때 해당 범죄인의 신상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제도는 일반 성인들에게 미성년자 성매수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위하적 내지 예방적 효과를 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신상공개제도는 과잉금지 원칙에서 요구되는 수단의 적합성을 갖춘 것이라 볼 것이다.

오늘날 성매매 등 아동에 대한 성착취 문제는 전세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고 여러나라에서 신상공개제도와 유사한 새로운 입법수단을 마련하고 있는바, 1989년 유엔 ‘아동권리조약(Convention on the Right of the Child)’은 조약체결국이 아동을 성매매나 기타 성적 착취행위로부터 보호할 의무를 규정한 바 있고(제34조), 한편 1996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상업적 성착취에 대항하는 제1차 세계 대회’에서는 참가국들이 상업적 성착취의 희생자가 되는 아동의 수를 감소시키는 등의 조치를 향후 5년 이내에 개발할 것을 선언하였다.

미국의 경우 성범죄자들로 하여금 직접 관할 당국에 주기적으로 자신의 성명, 주소, 직장, 유죄판결 내용을 등록하게 하며 등록자들은 사진과 지문까지 찍고 그러한 내용들은 인터넷에 공개되고(알래스카주의 경우), 대만의 경우에도 아동및소년성교역방제조례(兒童及少年性交易防制條例, 2000. 11. 8. 수정 공포된 것)에 의하면, 18세

이상의 자가 대가를 받고 아동(12세 미만자)이나 소년(18세 미만자)과 성교 혹은 외설행위, 그 밖에 동법상 아동이나 소년의 성(性)에 관련된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는 형사판결 확정 후 주관기관이 범죄자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판결요지를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34조).

이러한 입법례는 종래의 형벌이나 보안처분 등의 형사제재 수단만으로는 아동과 청소년의 성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불충분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고, 이는 청소년 성매수 범죄와 그 피해자의 특수성에 기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현행 제도는 얼굴이나 사진 등 공개대상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성매수의 상대방인 청소년을 차단하는 효과도 없어 범죄예방의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있으나, 이 제도의 목적 자체가 이른바 메간법의 경우와 같이 출소한 성범죄자로부터 잠재적인 피해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제공을 한다는 구체적이고 특정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청소년의 성을 매수하는 행위의 해악과 심각한 문제점을 계도함으로써 청소년의 성을 보호, 구제하여 궁극적으로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고 이들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보다 일반적 차원에서의 청소년 성매수 범죄의 방지에 있고, 신상공개제도가 일반인으로 하여금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충동을 억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마) 피해의 최소성 위배 여부

이 문제를 살펴봄에 있어서는 신상공개제도가 우리 사회에서 심각하게 황폐화되고 있는 청소년의 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앞서 본 바와 같은 극히 중요한 입법목적에 기인한 것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위와 같은 청소년 성 보호라는 중대한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함에 있어 신상공개제도 외에 명백히 덜 제한적인 다른 수단이 있는지 살펴본다.

앞서 보았듯이 형벌이나 보안처분만으로는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충분하다고 하기 어렵고, 가령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치료나 효율적 감시체계 확립, 청소년에 대한 선도 등의 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전문적인 교정 인력의 부족 등 물적ㆍ인적 시설이 미비하고,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지나친 개방적 사고와 배금주의적 행태, 성을 상품화하는 잘못된 소비풍조, 어른들의 왜곡된 성의식 등 사회문화적 부문에서의 보다 근본적이고 전반적인 개선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리므로, 현재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상공개제도와 같은 입법적 수단이 불필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행정당국이나 경찰당국에 범죄자의 명단을 등록케 하고, 지역주민 등의 요청에 의해서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를 상정해 보면, 이러한 방법의 실효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에게 해당 범죄자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알려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관보나 인터넷 이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공개수단이 선택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는데, 이러한 제도가 현행 제도보다 명백히 덜 침해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법 제20조 제3항은 신상공개 결정에 있어서 공개대상자 및 대상 청소년의 연령, 범행동기, 범행수단과 결과 등을 감안하여 공개대상자 및 그 가족 등에 대한 부당한 인권침해가 없도록 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후술하듯이 하위 법령에 의하면 신상공개 대상자로 선정된 자에 대하여 의견진술기회가 부여되는 등 신상공개제도로 인한 당사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상공개제도가 달리 다른 입법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범죄인들의 기본권을 더 제한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가능한 여러가지 수단 가운데 무엇이 보다 덜 침해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떠한 수단을 선택할 것인가는 입법자의 형성의 권한 내라 할 것이므로, 신상공개제도는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한다.

(바) 법익의 균형성 위배 여부

성인에 의한 청소년의 성매수 행위는 앞서 언급하였듯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그러한 범죄행위는 청소년의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성장에 평생 치유될 수 없는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

신상공개제도는 범죄자 본인을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성폭력위험으로부터 사회 공동체를 지키려는 인식을 제고함과 동시에 일반인들이 청소년 성매수 등 범죄의 충동으로부터 자신을 제어하도록 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서,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청소년의 성보호’라는 목적은 우리 사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익의 하나라고 할 것이다.

이에 비하여 청소년 성매수자의 일반적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를 살펴보면, 법 제20조 제2항은 “성명, 연령, 직업 등의 신상과 범죄사실의 요지”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이미 공개된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형사판결이라는 공적 기록의 내용 중 일부를 국가가 공익 목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공개된 형사재판에서 밝혀진 범죄인들의 신상과 전과를 일반인이 알게 된다고 하여 그들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신상과 범죄사실이 공개되는 범죄인들은 이미 국가의 형벌권 행사로 인하여 해당 기본권의 제한 여지를 일반인보다는 더 넓게 받고 있다. 청소년 성매수 범죄자들이 자신의 신상과 범죄사실이 공개됨으로써 수치심을 느끼고 명예가 훼손된다고 하면서 법적 구제를 요청할 경우, 이들의 인격과 사생활도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 보장 정도에 있어서 일반인과는 차이를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행법상 유죄로 확정된 범죄인에게 선거권을 제한하는 등 다른 기본권의 제한이 일반인보다 더 넓게 가능하다면, 특정 성범죄에 있어서는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도 그것이 본질적인 부분이 아닌 한 넓게 제한될 여지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 성매수자의 일반적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가 청소년 성보호라는 공익적 요청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사) 결 론

법 제20조 제2항 제1호상의 신상공개제도는 해당 범죄인들의 일반적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를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다.

(3) 평등원칙의 위배 여부

신상공개의 대상이 되는 성범죄보다 불법성이 더 크다고도 할 수 있는 청소년 대상 일반 범죄들, 예컨대 미성년자 살해행위, 미성년자 약취유인행위등의 범죄자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고, 법상의 청소년 대상 성범죄 가운데에서도 청소년 성매수의 장소제공 또는 알선한 자 등 일련의 행위의 범죄자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등원칙 위배여부가 문제된다.

신상공개가 되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규정한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은 성인이 대가관계를 이용하여 청소년의 성을 매수하는 등의 행위로 인하여 야기되는 피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려는데 있는 것이고, 이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 대상 성범죄와 그 밖의 일반 범죄는 서로 비교집단을 이루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우며, 나아가 그러한 구분기준이 특별히 자의적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또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가운데 청소년에게 성매수 행위의 상대방이 되도록 유인ㆍ권유한 자(법 제6조 제4항), 영업으로 청소년 성매수 행위를 하도록 유인ㆍ권유 또는 강요한 자(법 제7조 제2항 제1호), 청소년 성매수 행위의 장소를 제공하거나 또는 성매수 행위를 알선을 한 자(법 제7조 제2항 제2호, 제3호) 등, 공개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그 행위의 대상이나 형태에 있어서 청소년 성매수 행위의 공범적 성격의 것들로서 행위불법성의 차이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므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중 일부 범죄자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차별입법이 자의적인 것이라거나 합리성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신상공개제도로 인하여 기본권 제한상의 차별을 초래하나, 기본권의 제한의 여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일반인에 대해서보다 성매수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큰 것이고, 공개되는 대상이 이미 형사재판에서 드러난 것이며, 다른 범죄행위에 대하여 특별히 아동 성매매 행위자에 대해서만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로 입법된 것이 아니고, 여기서의 차별은 그러한 범죄를 예방할 계도적 조치를 입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수적, 간접적인 차별에 해당되는 것이다.

따라서 법 제20조 제2항의 신상공개제도가 가져오는 차별은 그 입법목적과 이를 달성하려는 수단 간에 비례성을 벗어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것이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위배하거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법관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민사ㆍ행정ㆍ선거ㆍ가사사건에 관한 재판은 물론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아니할 권리를 보장한 것이라 해석된다(헌재 1998. 5. 28. 96헌바4 , 판례집 10-1, 610, 618).

제청법원은 신상공개제도가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하나, 앞서 보았듯이 신상공개제도는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제도가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다.

(5) 적법절차 위배 여부

신상공개제도가 절차적 적법절차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실체적인 측면의 적법절차 문제는 이 사건에서는 앞에서 본 비례의 원칙 위배 여부에 대한 판시와 같이 볼 것이므로 생략한다).

법 제20조 제3항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신상 등의 공개를 결정함에는 범행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고, 제4항은 구체적인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하위 법규에서는 이러한 법의 취지에 따라 신상공개 대상자로 선정된 자에 대하여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서면에 의한 의견진술기회를 주도록 하고(운영규정 제9조 제3항), 지정된 기일까지 의견진술을 하지 않은 자에 대하여는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며, 의견진술을 한 자에 대하여는 재심의를 하여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운영규정 제9조 제4항)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법상 구체적인 신상공개절차가 법원에 의하지 않고 행정위원회에 의하여 행해지며 동 위원회가 그 과정에서 재량권을 갖는다 하더라도, 신상공개제도가 형벌의 일종이 아니고,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최소한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갖춘 기관이고(청소

년보호법 제29조, 제32조 등 참조), 신상공개결정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통해 그 적법 여부를 다툴 기회가 보장되고 있고, 이미 법관에 의한 재판을 거쳐 형이 확정된 이후에 신상공개가 결정된다.

그렇다면 법 제20조 제2항 제1호의 신상공개제도는 법률이 정한 형식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며 그 절차의 내용도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절차적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다. 법 제20조 제5항의 위헌 여부

법 제20조 제5항은 같은 조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계도문 게재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위임입법이 헌법 제75조에서 금지되는 포괄위임입법이 아닌지가 문제된다.

헌법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대통령령으로 입법할 수 있는 사항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으로 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

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헌재 1995. 11. 30. 91헌바1 등, 판례집 7-2, 562, 591 ; 헌재 1999. 1. 28. 97헌가8 , 판례집 11-1, 1, 8). 또한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 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00. 8. 31. 99헌바104 , 판례집 12-2, 233, 241).

이 사건에서 법 제20조 제5항에서 위임되는 “구체적인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은 신상공개에 있어서 본질적 부분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부분이라고 볼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신상공개제도 자체는 법률에서 규정되고 있고, 이러한 공개의 범위도 법 제20조 제2항 본문에서 자세히 명시되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들이 신상공개제도의 핵심적 내용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특정 유죄판결 내용의 신상이 대중에게 일률적으로 공개되는 이상, 법 제20조 제5항이 대통령령으로 언제, 어느 기간 동안, 어떠한 절차에 의해 공개되는지를 정하게 하더라도 이는 그들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의 제한에 있어서 부수적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여기서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사항은 “구체적인 시기, 기간, 절차 등 신상공개에 있어서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이므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대통령령에 규정될 “시기”는 법 제20조 제1항(“계도문을 연 2회 이상 작성”)을 고려하면 연 2회 이상으로서 각 확정판결 후 이에 가까운 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기간”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합리적인 기간으로서 위 조항이 “연 2회 이상”이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통상 6개월 범위 내일 것이 예측될 수 있으며, “절차”는 제3항 등 법상의 제 규정을 참조할 때 그 절차의 일반적 내용의 대강이

예측될 수 있고, “등”은, 시기, 기간, 절차와 유사하게, 신상공개시 필요한 그 밖의 사항이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것임이 어느 정도 예측될 수 있으므로, 결국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이 예측가능하다 할 것이다.

이상의 이유에서 법 제20조 제5항은 헌법상의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라. 결 론

법 제20조 제2항 제1호 및 제5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6.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주선회의 의견

가. 법 제20조 제2항 제1호의 위헌성

(1) 인격권의 침해

(가) 제한되는 기본권

우리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천명하면서,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은 누구나 각자의 자유의

지에 따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자신의 인격을 자유롭게 발현하여 행복을 추구해 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권리는 타고난 용모나 재능, 학력, 빈부, 성별 등을 가리지 않으며, 심지어 범죄인에게까지도 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기본적인 존엄과 가치는 존중되고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이자 지향하는 기초적 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가가 범죄사실과 같이 개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자료를 함부로 일반에 공개할 경우, 그 개인의 긍정적인 면을 포함한 총체적인 인격이 묘사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부정적인 측면만이 세상에 크게 부각됨으로써 장차 그가 사회와 접촉ㆍ교류하며 자신의 인격을 자유롭게 발현하는 것을 심대하게 저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활동을 통한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위해서는, 타인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형성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인자가 될 수 있는 각종 정보자료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다시 말하여 사회적 인격상에 관한 자기결정권이 보장되어야 하고, 국가는 이를 최대한 보장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신상공개제도는 본인이 밝히기를 꺼리는 치부를 세상에 공개하여 위와 같은 사회적 인격상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현저하게 제한함으로써 범죄인의 인격권에 중대한 훼손을 초래한다고 볼 것이다.

(나) 입법목적의 불명확성

청소년 성매수자의 신상공개는 ‘성매수행위의 방지를 통한 청소년의 보호’에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제도의 취지와 관련해서는, 성매매의 심각성에 대한 일

반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든가,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한 공개를 통해 징벌 및 위하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라든가, 또는 성범죄의 방지를 위해 그 잠재적 피해자로 하여금 사전에 정보를 얻도록 하자는 데 입법취지가 있다고 하는 등 그 견해가 분분하다. 이처럼 불분명한 입법의도로 말미암아 통상적으로 이 제도에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들이 모두 혼재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바로 이 때문에 신상공개는 그 어떤 목적에도 적합하지 않은 제도로 운용되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다) 과잉금지원칙의 위반

1) 먼저, 순수히 일반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계도의 목적이라고 하면, 굳이 성매수자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 비록 사례의 소개가 계도의 효과를 증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할지라도, 당사자의 실명이 아니라 가명을 사용하는 등 익명성을 보장해 주더라도 성매매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계도의 목적은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보는 한, 신상공개는 불필요하게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과도하다.

2) 다음으로, 정보제공으로 잠재적 피해자의 보호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하면,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오히려 불충분한 정보제공으로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공개되는 정보가 성명ㆍ연령ㆍ생년월일ㆍ직업ㆍ주소(시ㆍ군ㆍ구까지만)ㆍ범죄사실의 요지로 한정되고 있어, 통상 이 자료만으로는 잠재적 피해자측이 공개대상자를 식별하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중 직업과 주소는 확정판결문에 기재된 것을 공개하는데, 그 후에 직업과 주소가 변경된다면 그나마 오히려 잘못

된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또한, 매년 반기별로 형이 확정된 시점에 즈음하여 획일적으로 최장 6월간만 공개하는 조치도 범죄인의 재범의 위험성으로부터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비교적 경미한 형(벌금,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아 재범위험성이 적은 자의 경우에는 정보제공의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 않을 터인데도 신상공개로 당장 대상자의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데 반하여, 재범위험성이 높아 수년의 징역형이 확정된 자의 경우에는 정보제공의 의미가 별로 없는 교도소 수용기간 동안에만 신상을 공개하고, 정작 그가 출소하여 정보제공의 필요성이 있을 때에는 아무런 정보제공이 없어 잠재적 피해자 보호라는 임무를 방기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보는 한,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별로 실효성이 없어,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3) 반면에,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범죄사실과 함께 그 신상을 일반공중에 공개하는 제도적 조치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제재 및 위하의 효과를 가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행 신상공개제도의 주된 목적과 기능이 이처럼 범죄인에게는 창피를 주고 일반국민에 대해서는 ‘청소년 성매수자는 이렇게 망신을 당한다’고 하는 위하의 효과를 거두는 데 있다고 한다면, 이는 곧 소위 ‘현대판 주홍글씨’에 비견할 정도로 수치형과 매우 흡사한 특성을 지닌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범죄인의 체면을 깎아내려 그에 대한 대중의 혐오를 유발하고 그 결과 세인의 경멸과 사회적 배척이 가해지도록 하는 수치형의 기본구조는 본질적

으로 심각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즉, 수치형은 범죄인의 주관적 명예감정이나 그의 사회적 관계 여하에 따라 혹은 범죄인에 대한 대중의 혐오감이 얼마나 광범하고 강렬하게 표출되느냐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크게 좌우되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법에 의한 지배원리를 경시하고, 사인에 의한 무절제한 보복행위 내지 자경행위(自警行爲)를 조장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근본적인 오류는 범죄행위의 반가치와 범죄인 인격의 무가치를 혼동하는 것이다. 비록 범죄인일망정 윤리적 책임능력을 갖춘 인격체로 보는 것은 형벌권 행사의 기본 전제이자 궁극적 한계라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에서 진정으로 근절해야 할 대상은 엄밀한 의미에서 범죄행위이지 범죄인 본인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수치형은 이를 분별함이 없이 범죄인을 하나의 인격체로서가 아니라 한낱 범죄퇴치의 수단으로 취급하고 그를 대중의 조롱거리나 경멸의 대상으로 만들어 필경 사회적 매장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짙다. 이는 단지 범죄인의 인격을 황폐화시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인간존엄성에 대한 불감증을 만연시킬 수 있다.

그리하여 수치형은 19세기 초까지 유럽 등지에서 성행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자격형(자격정지, 자격상실 등)으로 변모하기에 이른다. 그런데도 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제도화하여 근대 형사제도의 발전과정에서 자취를 감췄던 수치형의 기본구조를 답습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고, 앞서 본 수치형의 문제점들을 거의 그대로 재현할 우려가 있다.

즉,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대상자를 독자적 인격의 주체로서 존중하기보다는 대중에 대한 전시(展示)에 이용함으로써 단순히 범죄퇴치수단으로 취급하는 인상이 짙다. 공개대상자는 주변의 경멸을 시작으로 직장 또는 삶의 근거지를 옮기거나 이혼 기타

가정파탄을 겪는 등 한 개인이 오랫동안 가꿔온 사회적 지위와 환경을 하루아침에 박탈당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죄 없는 가족들에게까지 함께 정신적 고통을 겪게 하거나 그 생활기반을 상실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때, 신상공개제도는 국가가 단지 범죄행위만이 아니라 범죄인 본인까지 악으로 규정짓고 사회에서 근절할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는 비록 범죄인일망정 그가 지니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적 의무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4) 사회 일각에서는 신상공개야말로 뿌리깊은 청소년 성매매의 폐습을 바로잡기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며, 그와 같은 극약처방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지적에도 일면 소홀히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청소년 성매매가 성행하는 것은 어른들의 왜곡된 성의식이나 성 충동 억제력의 부족,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지나친 개방적 사고와 배금주의적 행태, 그리고 남성우월주의에 기초하여 여성을 지배의 대상으로 보는 논리와 10대의 성을 상품화하는 극도의 소비자본주의풍조 등이 모두 한 데 맞물려 나타난 병폐현상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근원적 치유는 위와 같은 각 요인에 대처하는 다각적 접근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형벌이나 신상공개와 같은 처벌 일변도가 아니라, 성범죄자의 치료나 효율적 감시, 청소년에 대한 선도, 기타 청소년 유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추진과 같은 다양한 수단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오히려 전체 청소년 성매수 사건 중 적발되는 사건의 비율이 극히 미미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근본적인 예방책에 치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함에도 국가가 이러한 노력을 다하기도 전에 개인의 인격권에 중대한 침해를 가져올 수 있는 신상공개라는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최소침해성의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

5) 다른 한편, 신상공개는 이미 형사처벌된 범죄행위 외에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대상자의 행위요건이 없어,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거듭 제재를 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게다가, 일반적인 행정제재의 경우와는 달리 행정상 의무이행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방지 그 자체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며, 그것도 계도나 정보제공보다는 주로 징벌 및 위하의 효과를 통해 그러한 목적을 추구하는 점에서 그 목적과 기능이 형벌과 상당히 중복된다.

그러나 형사처벌 후에 신상공개까지 한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더 범죄억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상공개는 일반예방이나 특별예방의 효과가 거의 없고 오히려 당해 범죄인으로 하여금 더욱 파괴적인 행위로 나아가게 할 우려가 있다는 범죄심리학적 분석도 있거니와, 실제로 법 시행 후 지금까지 4회에 걸쳐 신상공개가 실시되었지만 성범죄율이 감소하는 징후는 아직 포착되고 있지 아니하다. 그리고 지난 제4회 신상공개에서는 제2회 및 제3회 신상공개 당시 명단에 들었던 4명이 다시 공개대상이 되는 일이 발생하였는바, 이 역시 현행 신상공개제도의 범죄억지 효과가 매우 회의적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무릇 형벌은 개인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가져오는 탓에 국가적 제재의 최후수단(ultima ratio)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미 그러한 형벌까지 부과된 마당에, 형벌과 다른 목적이나 기능을 가지는 것도 아니면서, 형벌보다 더 가혹할 수도 있는 신상공개를 하도록 한 것은 국가공권력의 지나친 남용이다. 더구나, 신상공개로 인해 공개대상자의 기본적 권리가 심대하게 훼손되는 데에 비해 그 범죄억지의 효과

가 너무도 미미하거나 불확실한바, 이러한 점에서도 법익의 균형성을 현저히 잃고 있다고 판단된다.

6) 신상공개제도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위 메간법(Megan’s Law)12)에 대해 합헌판결13)을 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메간법은 그 구체적인 입법방향이나 내용에 있어서 우리의

12) 메간법이란 1994년 미국의 뉴저지(New Jersey) 주에서 메간 칸카(Megan Kanka)라는 일곱 살 난 소녀가 2번의 성범죄 전과가 있는 한 이웃 남자에 의해 성폭행 후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제정된 ‘성범죄자 등록 및 통지에 관한 법률(Sex Offender Registration and Notification Law)’이 효시가 된 것으로, 각 주마다 내용상 다소 차이가 있으나, 주로 ‘성범죄자의 등록제도’와 우리의 신상공개제도에 해당하는 ‘지역사회에의 통지제도’를 골자로 하여 만들어진 일련의 법률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그 중 알래스카(Alaska) 주의 메간법과 코네티컷(Connecticut) 주의 메간법이 지난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의 심판대상이 되었다.

13) Smith v. Doe, 123 S.Ct. 1140 ; Connecticut Dept. of Public Safety v. Doe, 123 S.Ct. 1160. 신상공개제도와 현격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14)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사후입법처벌금지조항(Ex Post Facto Clause)과 절차적 적법절차원칙(Procedural Due Process)의 위반 여부만 쟁점으로 다루었기 때문에,15) 우리의 신상

공개제도가 과잉금지원칙이나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등과 관련해서는 전혀 참고가 되지 못한다.

7) 이에 반하여, 영국의 소위 사라법(Sarah’s Law)의 제정 사례는 공공의 안전과 범죄인의 인격권이 어떻게 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즉, 1997년에 영국 의회가 통과시킨 성범죄자법(Sex Offender Act of 1997)

14) 미국의 메간법의 경우, 출소한 성범죄자를 계속해서 추적하기 위한 ‘등록제도’가 우선적인 것이고, ‘지역사회에의 통지’는 부차적이다. 그리고 등록의무자에게 매년 또는 90일마다 정기적으로 등록정보를 갱신할 의무를 부과하는 등 최신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며, 등록기간은 최단 5년, 최장 평생동안으로서 상당히 장기간이다. 한편, 지역사회에의 통지제도는 잠재적 피해자들에게 성범죄자의 출소사실을 통지하여 그를 경계하게 하는 데 초점이 있다. 그리하여 등록 및 통지는 성범죄자의 출소시점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며, 사진ㆍ주소 등 자세한 신상정보가 제공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성범죄자의 등록제도를 두고 있지 않은바, 그로 인해 신상공개가 일회성의 행사로 그칠 공산이 크다. 또한, 정보의 구체성ㆍ최신성이 떨어지고, 공개기간도 최장 6개월로 한정되며, 공개시점도 확정판결시가 기준이 되고 있어, 잠재적 피해자의 보호보다는 징벌이나 위하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15) 알래스카 주의 메간법에 관하여,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인 중 6인의 다

수의견으로, 동법이 그 제정 전에 성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까지 적용되더라도 사후입법처벌금지조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그 주요 논거를 요약하면, 동법의 입법자는 공중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민사적 제재(civil sanction)를 만들려고 한 것이지 형사적 제재(criminal sanction)를 만들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동법에 의한 등록 및 정보공개가 위와 같은 비처벌적 목적에 합리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효과가 위와 같은 비처벌적 입법의도를 무시해도 좋을 만큼 명백히 처벌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동법에 의한 규제수단을 형벌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코네티컷 주의 메간법에 관하여, 미국 연방대법원은, 동법이 성범죄자에 대한 이전의 ‘유죄확정판결’ 그 자체만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현재의 위험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성범죄자에게 그들이 과연 현재 위험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전 청문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은 일반적인 통지제도는 규정하지 않고, 그 대신 경찰이 예외적인 경우 그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 성범죄자에 관한 정보를 학교나 기타 특정인에게 통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만 두고 있었다. 그리고 이에 관한 영국 내무부의 실무지침에 의하면, 경찰은 사안별로 범죄의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여 단지 예외적으로만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2000년 7월에 사라 패인(Sarah Payne)이라는 8살 난 소녀가 실종 16일만에 성폭행 후 살해된 채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에 영국의 시민들은 의회에 더욱 엄중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부르짖으며 메간법과 같은 일반적인 통지제도를 도입하라고 촉구하였다. 그러나 들끓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영국

의회는 2000년 말에 성범죄자법에 대한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끝내 일반적인 통지제도는 도입하지 않았다. ‘사라법’이라고 이름 붙여진 동 개정법은 그 대신 단지 지역별 성범죄자들의 숫자만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한편으로는 성범죄자가 신상공개로 인해 사회적 박해를 당할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대중에게 그 지역에 성범죄의 위험이 있음을 주의시키기 위함이었다. 즉, 영국 의회는 일반적인 통지제도에 대한 반성적 고찰 끝에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쉽게 쏠리지 않고 아동의 보호에 관한 이익과 성범죄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에 관한 이익을 나름대로 조화롭게 절충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영국의 입법례는, 우리의 신상공개제도가 범죄의 위험성을 개별ㆍ구체적으로 평가함이 없이 단지 국민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경각심을 제고한다는 막연한 명분을 내세워 획일적으로 전국에 걸친 일반적인 공개를 함으로써 범죄인의 인격권 및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소홀히 취급하고 있는 것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론

청소년 성매수행위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심신을 병들게 하고 일생에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기는 부당한 성적 착취행위일 뿐 아니라,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도 성윤리를 파괴하고 국가의 장래를 어둡게 만드는 범죄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한 어떠한 기본권 제한도 다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행 신상공개제도는 청소년 성매매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순수한 계도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고, 공개대상자의 선정 기준이나 공개시점ㆍ기간ㆍ범위 등에 비추어 보건대 대상자의 구체적 재범위험성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도 아니며, 단지 한 개인의 치부를 국가가 직접 적극적으로 일반대중에게 폭로하는 극히 비정상적이고 선정적인 방법을 동원함으로써 징벌 및 위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만 주된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현행 신상공개제도가 실제로 범죄의 억지나 예방에 실효성이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에, 신상공개는 이미 형사처벌을 받아 응분의 죄값을 치른 자를 대상으로 또 다시 ‘사회적 사형선고’를 하는 것과 같은 폐해를 가져온다. 이는 국가공권력에 허용되는 최후수단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 오늘날 문명국가에서는 용납되기 힘들 정도의 잔인함과 가혹함이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는 그 구체적 입법목적의 정당성이나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대상자의 인격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2) 평등원칙 위반

(가) 문제의 소재

법 제20조 제2항 제1호는 범죄방지를 이유로 청소년 성매수자의 사회적 인격상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 그런데 일반 범죄자 및 일부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이하 ‘일반범죄자등’이라 한다)에 대해서는 신상공개를 통한 위와 같은 제한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범죄방지의 필요성은 일반범죄자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인정된다. 그러므로 양자를 차별하는 것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지는 헌법상 해명의 필요가 있다.

(나) 심사의 기준

헌법에서 특별히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되는 기준이나 차별이 금지되는 영역을 제시하고 있는 경우 또는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이 초래되는 경우에는, 단지 차별의 합리적 이유의 유무만을 확인하는 정도를 넘어, 차별의 이유와 차별의 내용 사이의 적절한 균형 여부까지 살피는 비례원칙에 의한 심사를 함이 적절하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 판례집 11-2, 770, 787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헌법이 금지하는 차별의 기준이나 영역이 적용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형이 확정된 자의 범죄사실을 그 실명과 함께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공개대상자의 사회적 인격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그의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현저히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격권이 중대하게 제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더구나, 모든 범죄에 대해서가 아니라 특정 유형의 범죄에 대해서만 신상공개를 할 경우, 그 대상자는 일반대중의 뇌리에 다른 범죄자보다 더 위험하거나 추잡한 인물로 각인되어 사회적 낙인의 효과가 그만큼 더 증폭된다고 볼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선별적 신상공개는 그 대상자를 특별히 사회적 배척의 표적이 되도록 지목하는 의미를 가진다. 그렇

다면, 이 사건에서는 차별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이 초래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비례원칙에 의한 심사기준을 적용함이 상당하다.

(다) 구체적 검토

이러한 전제에서 이 사건의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점에서 과연 차별의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는지부터 의문스러운 면이 있다.

우선, 청소년 성매수죄가 신상공개가 되지 않는 다른 범죄들보다 죄질이나 법정형이 반드시 더 무거운 것도 아니다. 그 예로, 미성년자에 대한 살인이나 인질강도죄는 신상공개는 되지 아니하나, 그 죄질이나 법정형은 오히려 청소년 성매수죄보다 훨씬 더 무겁다.

다음으로, 청소년 성매수죄는 성매매에 관해 상대 청소년의 동의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점에서 폭력성이나 불특정인이 불의의 피해자가 될 위험성이 거의 없다. 그리고 예컨대 상습폭행이나 상습강ㆍ절도와 같이 재범의 위험성이 보다 더 높은 범죄들도 신상공개까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해 신상공개를 하는 것이 재범의 위험성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의 성 보호’라는 보호법익의 특수성이 신상공개 여부를 나누는 결정적인 기준이 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청소년에게 성매수행위의 상대방이 되도록 유인ㆍ권유한 자(법 제6조 제4항), 영업으로 청소년 성매수행위를 하도록 유인ㆍ권유 또는 강요한 자(법 제7조 제2항 제1호), 청소년 성매수행위의 장소

를 제공하거나 청소년 성매수행위를 알선한 자(법 제7조 제2항 제2호, 제3호) 등은 모두 청소년 성매매를 유발ㆍ조장하는 범죄자들로서, 청소년 성매수자보다 더 무거운 법정형이 예정되어 있는 점에서 위 보호법익을 더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음에도, 신상공개는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일반범죄자등과 청소년 성매수자를 차별할 만한 다른 합리적 이유는 찾기 어렵고, 다만 성인 남성들에게 청소년 성매수행위를 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입법의도만 유일한 차별근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의도가 청소년 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정당화할 만큼의 성질이나 비중을 가지고 있지 않음은 이미 앞에서 인격권의 침해 여부를 논하면서 살펴본 바와 같다. 즉, 신상공개는 인간존엄성을 보장하는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측면이 아주 강할 뿐만 아니라, 이미 한번 형사처벌을 받은 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지나치게 가로막는 등의 부작용이 큰 반면, 범죄의 억지나 예방에는 그다지 실효성이 없는 제도로서, 위와 같은 입법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는 너무나 과도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일반범죄자등과는 달리 청소년 성매수자만 차별하여 신상공개를 하는 것은 그 차별의 이유와 차별의 내용 사이의 적절한 균형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나. 법 제20조 제5항의 위헌성

(1) 문제의 소재

법 제20조 제5항은 신상공개의 구체적인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바, 이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그러한 위임이 헌법상 정당화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2) 위임입법의 한계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와 동시에 그 한계를 명시하고 있다. 즉, 의회입법의 원칙과 법치주의를 실현하려는 위 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에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해 놓고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위임입법의 구체성ㆍ명확성이 요구되는 정도는 그 규율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져야 할 것이로되,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ㆍ명확성이 강하게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0. 1. 27. 96헌바95 등 판례집 12-1, 16, 36-37).

(3) 구체적 검토

(가) 신상공개제도에 있어서 그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한 부수

적 사항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먼저, 신상공개의 ‘시기’와 관련하여서는, 대상자에게 형이 확정된 때에 바로 신상공개절차에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메간법처럼 대상자가 형을 마친 후 석방될 무렵에 비로소 신상공개절차에 들어갈 것인지가 문제된다. 그런데 이는 신상공개를 함에 있어서 계도나 위하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잠재적 피해자의 자기방어에 필요한 정보제공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와 관련된 것으로서, 신상공개제도의 전반적인 성격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또한, 신상공개는 일단 행해지고 나면 그로 인한 손해를 돌이키기 어려운 특성이 있는바, 만일 공개대상자 선정 후 행정심판 청구기간이나 행정소송 제소기간이 경과하기도 전에 곧바로 공개를 한다면, 이는 대상자로부터 실질적인 권리구제의 기회를 사실상 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대상자를 선정하고 얼마나 지난 후에 공개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신상공개의 시기와 관련하여 중요한 쟁점이 된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기간’ 역시 신상공개제도의 핵심적 사항에 해당한다. 신상공개제도의 본질은 개인의 사회적 인격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누구든지 접근하기 쉽게 만든다’는 데 있다. 바로 그러한 정보접근의 용이화로 말미암아 대상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혹은 예측하지 못한 사회적 박해를 받을 위험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신상공개제도의 요체가 일반대중의 정보접근을 용이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한다면, 신상공개가 어떠한 방법으로, 얼마 동안 행해지느냐는 그러한 정보접근의 용이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신상공개의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법 제20조 제5항에서 ‘절차 등’이라고 함은 신상공개가 이루어지기까지의 전과정을 포섭하는 의미로 보인다. 즉, 신상공개에 필요한 자료는 어떻게 수집하고, 그 자료를 어떠한 심사기구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심사하며, 선정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줄지 여부 혹은 어떤 방식으로 의견진술 기회를 줄 것인지에 관한 모든 사항들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사항들 역시 신상공개제도의 중요한 내용을 이룬다고 판단된다. 공개대상자 선정 기준을 구체적 재범의 위험성에 초점을 둘 것인지 아니면 죄질의 정도에 초점을 둘 것인지, 심사기구의 구성에 있어서 어떻게 중립성 및 전문성을 확보할 것인지, 선정과정에서 당사자의 의견표명이 있을 때에 그것을 절차에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 등은 신상공개제도의 전체적인 운용방향 및 그 공정성 확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기 때문이다.

(나) 이처럼 신상공개의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은 신상공개제도의 전반적 성격 및 운용방향을 결정짓는 본질적 내용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기본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항이다. 그리고 이들 사항에 있어서는 그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을 지닌다고 볼 수도 없어 위임의 구체성, 명확성이 보다 엄격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법 제20조 제5항은 이러한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에 관하여 그 기본내용이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함이 없이 일체를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하위법령을 보지 않고 법만 가지고서 신상공개의 구체적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에 관한 내용의 대강을 파악한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하다.

(4) 소결론

그렇다면, 위 법률조항은 포괄위임입법규정으로서, 헌법상 위임입법의 정당한 한계를 벗어났다고 할 것이다.

다. 결 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 제20조 제2항 제1호는 대상자의 인격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반범죄자등에 비해 청소년 성매수자만을 불리하게 차별함으로써 평등원칙에도 위배되고, 같은 조 제5항은 신상공개의 시기ㆍ기간ㆍ절차 등에 관한 기본내용 및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함이 없이 일체를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므로 각 위헌선언을 함이 상당하다.

7. 결 론

이 사건 위헌여부심판제청 중 법 제20조 제3항, 제4항에 관한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고, 법 제20조 제2항 제1호, 제5항에 관하여는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하경철,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김경일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의견이고,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주선회는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인바, 위헌론이 다수의견이기는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제1호에 정한 위헌결정의 정족수에 이르지 못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할 수밖에 없

으므로 이에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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