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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9. 2. 26. 선고 2008헌마370 2008헌바147 공보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예비인가 배제결정 취소]
[공보(제149호)]
판시사항

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2008. 2. 4. 학교법인 국민학원과 학교법인 명지학원에 대하여 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예비인가 거부결정(이하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이라 한다)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소극)

나.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법학전문대학원의 개별 입학정원을 정하도록 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한다) 제7조 제3항에 대하여 법률전문대학원 설치인가 또는 예비인가를 받지 못한 청구인들이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갖는지 여부(소극)

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인가기준, 정원 등을 정한 이 사건 법률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 제7조 제1항이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고자 하는 대학의 자율성과 일반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라.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한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이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이전에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학교법인 명지학원은 위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청구인 국민학원은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가 2008. 8. 29.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에 관한 본인가결정이 내려지자 그 청구취지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교환적으로 변경하여 현재 소송 계속 중이다. 결국 학교법인 국민학원과 학교법인 명지학원의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행정소송에 의한 권리구제절차를 모두 거치지 아니한 것으로 보충성 원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3항의 직접적인 수범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고,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또는 예비인가 자체를 받지 못한 청구인들의 권리는 개별 입학정원의 제한을 정하고 있는 위 조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자기관련성 요건이 결여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다. 이 사건 법률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 제7조 제1항은 수급상황에 맞게 법조인력의 배출규모를 조절하고 이를 통해 국가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는바, 위 조항에 의한 인가주의 및 총입학정원주의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적절한 수단이며, 현재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받지 못한 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는 기회를 영구히 박탈당하는 것은 아니며 학사과정운영을 통해 법학교육의 기회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위 조항들이 피해최소성의 원칙에 위배되지도 아니한다. 또한 위 조항들로 인해 각 대학 및 국민이 입는 불이익이 인력 배분의 효율성, 질 높은 법학교육의 담보,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에 의한 사회적 비용절감, 법조직역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 등의 공익에 비해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대학의 자율성과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주의를 직접 규정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 하여금 그 구체적인 입학정원의 수만을 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구체적인 입학정원의 수를 입법자가 반드시 법률로써 규

율하여야 하는 사항으로 볼 수는 없으며,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신속‧적절한 운영을 위해 총 입학정원의 수를 결정할 권한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를 결정함에 있어 고려할 사항이 법문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이상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이 법률유보의 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심판대상조문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 제7조 제1항, 제3항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제2항, 제16조, 제17조, 제21조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8. 2. 29. 대통령령 제20740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2005. 11. 25. 2004두12421

나. 헌재 1997. 9. 25. 96헌마133 , 판례집 9-2, 410, 416

다. 헌재 2000. 4. 27. 97헌바88 , 판례집 12-1, 495, 501-502

헌재 2000. 7. 20. 98헌마52 , 판례집 12-1, 114, 123

헌재 2001. 1. 18. 99헌바63 , 판례집 13-1, 60, 76

라. 헌재 1996. 8. 29. 95헌바36 , 판례집 8-2, 90, 99

헌재 1999. 1. 28. 97헌바90 , 판례집 11-1, 19, 28-29

헌재 1999. 5. 27. 98헌바70 , 판례집 11-1, 633, 644

헌재 2008. 2. 28. 2006헌바70 , 판례집 20-1상, 250, 261

당사자

청 구 인 1. 학교법인 ○○학원(2008헌마370)

대표자 이사장 한○우

2. 학교법인 □□학원(2008헌마370)

대표자 이사장 송○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신촌

담당변호사 한기찬

3. 학교법인 △△학원( 2008헌바147 )

대표자 이사장 이○영

대리인 법무법인 신세기

담당변호사 양경석 외 1인

피청구인 교육과학기술부장관(2008헌마370)

당해사건서울행정법원 2008구합5902 법학전문대학원설치예비인가거부처분취소( 2008헌바147 )

주문

1. 청구인 학교법인 ○○학원과 학교법인 □□학원의 청구 중 피청구인의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예비인가 거부결정 및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3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8헌마370 사건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한다)이 2007. 7. 27. 법률 제8544호로 공포되어 2007. 9. 28.부터 시행되었다. 이 사건 법률 제5조 제2항은 공립 또는 사립대학의 설립‧경영자가 법학전문대학원을 두고자 하는 경우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었으나, 2008. 2. 29. 이와 같이 변경되었다)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제6조 제1항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인가신청을 받아 교육목표‧교육과정의 타당성과 설치기준의 충족 여부 등을 고려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 여부를 인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 ○○학원은 ○○대학교를, 청구인 □□학원은 □□대학교를 각 설립‧운영하는 학교법인들로서 청구인들이 경영하는 각 대학에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고자 인가신청을 하였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2008. 2. 4. 인가신청한 대학 중에서 전국의 25개 대학을 예비인가대상으로 선정하고 각 대학별 정원을 정하여 통보하였는데, 청구인들이 경영하는 대학은 예비인가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 후 2008. 8. 29.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예비인가하였던 25개 대학에 대하여 예비인가 내용과 같이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를 인가한다고 확정‧발표하였다.

이에 청구인 ○○학원은 피청구인의 예비인가 거부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2008구합16810), 청구인 ○○학원과 청구인 □□학원은 2008. 5. 2. 위 거부결정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학문의 자유, 대학의 자율권, 적법절차 보장권 등을 침해하고, 이 사건 법률 제5조, 제6조, 제7조가 청구인들의 대학운영의 자율권, 교육의 자주성 및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 결정의 취소와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

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청구인 ○○학원은 2008. 8. 29.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최종인가가 발표된 후 행정소송절차에서 법학전문대학원 인가거부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내용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고, 1심에서 청구기각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항소심 진행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08누37918).

(2) 2008헌바147 사건

청구인 △△학원은 △△대학교를 설립‧경영하는 학교법인으로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2007. 10. 30.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신청 공고’에 따라 2007. 11. 30.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신청을 하였으나 2008. 2. 4. 대외적으로 발표된 예비인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예비인가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2008구합5902)를 제기하여 소송계속중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8아1621)을 하였으나, 2008. 10. 22. 당해 사건의 청구와 위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2008. 11. 10.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2008누33547)하고 2008. 12. 4. 헌법재판소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이 2008. 2. 4. 청구인 학교법인 ○○학원과 학교법인 □□학원에 대하여 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예비인가 거부결정(이하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 및 제7조 제1항, 제3항의 위헌 여부이다.

한편 2008헌마370 사건의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 제6조 제2항과 제7조 제2항에 대하여도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법률 제6조 제2항은 인가주의를 전제로 하여 그 세부기준을 정하는 방법을, 제7조 제2항은 총 정원주의를 전제로 그 인원을 확정하는 방법을 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여 청구인들이 위헌이라 주장하는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위 조항들을 심판의 대상에서 제외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5조(설치인가 등) ② 공립 또는 사립대학의 설립ㆍ경영자가 법학전문대학원을 두고자 하는 경우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받은 법학전문대학원을 폐지하거나 인가받은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사항을 변경하는 때에도 또한 같다.

제6조(설치인가의 기준) ①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제5조 제2항에 따른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인가에 대한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제2조에 따른 교육이념을 달성하기 위한 교육목표 및 교육과정의 타당성과 설치기준의 충족 여부 등을 고려하여 인가할 수 있다.

제7조(법학전문대학원의 입학정원) ①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원활한 제공 및 법조인의 수급상황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을 정한다. 이 경우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총 입학정원을 미리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③ 법학전문대학원의 개별 입학정원은 각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원ㆍ시설 및 재정을 비롯한 교육여건과 제1항에 따른 총 입학정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에서 정한다.

[관련조항]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된 것) 제6조(설치인가의 기준) ② 제1항의 설치인가에 관하여 필요한 세부기준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정한다.

제21조(설치기준의 수립ㆍ변경에 대한 의견수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교원·시설·교육과정 등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수립·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법원행정처장·법무부장관·대한변호사협회장 및 한국법학교수회장 등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8. 2. 29. 대통령령 제20740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시행령’이라 한다) 제5조(설치인가 등에 있어 고려사항)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법 제5조 및 법 제6조에 따른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인가 등에 있어서 지방대학의 발전과 지역발전에 필요한 우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지역 간 균형을 고려하여야 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2008헌마370 사건

(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위한 심의기준 자체가 대부분 위원들의 주관적‧자의적 평가가 가능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신청한 대학의 교수들을 법학교육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시킴으로써(총 13인의 위원 중 4인) 청구인들의 적법절차 보장권을 침해하였다. 또한,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방권 소재 대학으로 나누어 인가대상 대학을 정하는 등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존재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학문의 자유, 교육의 자주 및 대학의 자율권이 침해되었다.

(나) 이 사건 법률은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상당히 엄격한 인적‧물적 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고자 하는 대학은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수백억원을 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법률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 하여금 위의 기준을 대부분 충족시키고 있는 대학들 중에서 선별적으로 인가대상을 정하도록 하여 청구인들의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다.

(다)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 제3항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정원 및 개별 입학정원을 규제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관리라면 이는 이 사건 법률 제27조 내지 제3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가받은 법학전문대학원들에 대한 정기적인 사후평가권, 이에 기한 인가취소권, 수료자들에 대해 주관하는 변호사시험의 합격률 조정권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입학정원을 규제하고 나아가 인가하는 대학의 입학정원까지 배정의 방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며 대학의 자율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2) 2008헌바147 사건

(가)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을 제한함으로써 자유롭게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운영하고자 하는 대학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여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당사자의 능력이나 자격과 상관없는 객관적 사유에 의하여 제한하고 있는바, 헌법 제31조 제4항, 헌법 제15조에 위배된다.

(나)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 하여금 총 입학정원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운영과 관련하여 총 입학정원제가 채택된 경우에도 그 정원을 어느 선에서 정할 것인지의 문제는 기본권 실현에 있어서 본질적 내용으로 법률로 규정되어야 할 사항이고, 최소한 총 입학정원의 하한 정도는 반드시 법률로 정하여져야 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결정에 전적으로 위임한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은 기본권 제한의 방식에 있어서 법률유보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나. 서울행정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2008헌바147 사건)

(1)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의 수는 반드시 국회 스스로 결정하여 법률로 규정하여야 할 사항이라 할 수 없으므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위임하여도 무방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이 기본권 제한의 방식에 있어서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 하여금 총 입학정원을 정하도록 한 것은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적정한 수의 우수한 법조인력을 확보하고 사회 내 인력의 효율적 관리를 도모하여 사회 전체의 이익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되고, 총 입학정원의 수가 제한됨으로 인하여 받는 일반 국민과 대학의 불이익이 적정한 수의 우수한 법조인력을 확보하고 인력의 효율적인 관리를 도모하여 사회 전체의 이익 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익을 능가할 정도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이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헌법 제31조 제4항의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다. 피청구인의 답변요지(2008헌마370 사건)

(1)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에 대한 예비인가 결정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처분의 준비단계의 행위에 불과하고, 예비인가의 내용이 앞으로 법령의 뒷받침에 의하여 그대로 실시될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예비인가 결정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들의 주장을 예비인가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에도 청구인들에게는 행정청에 대하여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률상 신청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역시 헌법소원의 대상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2) 총 정원주의 및 인가주의는 국가인력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합리적인 입법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총 정원주의 및 인가주의가 청구인들의 대학의 자율성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적법요건

가.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2008헌마370 사건)

(1) 이 사건 예비인가제도의 취지

법학전문대학원은 이 사건 법률 제16조(교원) 및 제17조(시설기준)가 정하는 인적·물적 교육능력을 갖추어야 하고, 그 설치인가를 받으려면 위와 같은 교육능력 중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정하는 세부기준을 갖추어야 하는바, 이같은 인가기준을 모두 충족하려면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야 한다. 반면 이 사건 법률 제7조(법학전문대학원의 입학정원)에 의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이 한정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인가기준을 갖춘 모든 대학에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를 인가하여 줄 수는 없다. 그리하여 피청구인은 각 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 설치를 위하여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을 방지하고 본인가 여부에 대한 심도있는 심사를 하기 위하여, 각 대학의 설치계획을 심사한 후 본인가심사를 받을 대상 대학과 그 입학정원을 미리 결정하여 두는 예비인가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2007. 10. 30.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신청 공고’에서 발표하였다.

(2)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의 성격

예비인가제도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고자 하는 대학이 자신이 수립한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계획 및 준비 중인 시설 등이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함에 있어 충분한지 여부에 대하여 본인가 전에 미리 승인을 받는 제도이다.

그러므로 예비인가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입학전형계획 개요 발표’를 통해 법학전문대학원의 개원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할 수 있고, 설치인가 신청서를 수정‧보완할 수 있으며,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에 가입할 수 있는 등 본인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예비인가를 받지 못한 대학들은 본인가를 위한 신청서의 수정‧보완, 이행점검이나 현지조사 등 후속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여 사실상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이전에 청구인들의 법적지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거부결정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독립한 처분이므로,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 행사의 거부(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보충성 요건의 충족 여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나,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이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기 위하여는 그것이 청구인들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권력 행사의 거부이어야 하고, 청구인들에게 그러한 신청을 할 법률상 또는 조리상 권리가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1. 25. 2004두12421 판결 등).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들에게는 이 사건 예비인가를 신청할 권리가 있을 뿐 아니라, 예비인가가 거부된 대학들은 본인가를 위한 후속절차에 참여할 수 없어서 실질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받을 수 없게 되므로 위 결정은 청구인들의 권리 내지 법률상 이익에 직접 영향을 주고, 따라서 위 거부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008헌마370 사건의 청구인 중 학교법인 □□학원은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만을 청구하였고, 학교법인 ○○학원은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가 그 후 2008. 8. 29. 피청구인의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에 관한 본인가결정이 내려지자, 그 청구취지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교환적으로 변경하여, 현재 소송이 계속중이다.

(4) 소 결

결국 청구인들의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행정소송에 의한 권리구제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았으므로, 헌법소원심판의 보충성 원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3항(2008헌마370 사건)

원칙적으로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자만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고, 제3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본권침해에 직접 관련되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직접 수범자가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법의 목적 및 실질적인 규율대상, 법규정에서의 제한이나 금지가 그에게 미치는 효과나 진지성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기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헌재 1997. 9. 25. 96헌마133 , 판례집 9-2, 410, 416-417).

그런데 위 법률조항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의 개별 입학정원을 정하도록 하는 규정이므로, 그 직접적인 수범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일 뿐 청구인들이 아니다.

나아가 법학전문대학원의 개별 입학정원을 정하는

것은 설치인가 또는 예비인가를 받아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자격 또는 예비자격을 갖춘 학교법인이 간접적으로나마 관련이 될 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또는 예비인가 자체를 받지 못한 청구인들의 권리 또는 법률적 이익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위 법률조항으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직접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에 대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자기관련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다. 결 어

결국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과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3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도입 목적

(1) 법학교육의 정상화와 우수한 법조인의 양성

법학전문대학원제도를 도입하는 목적은 우선,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풍부한 교양, 인간 및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 자유ㆍ평등ㆍ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전한 직업윤리관과 복잡다기한 분쟁을 전문적ㆍ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는데 있다(이 사건 법률 제2조).

지금까지의 법조인 양성제도는 사법시험제도에 의하여 왔다. 사법시험은 사법시험법에 따라 법무부가 관장하고 있는바, 사법시험 응시횟수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사법시험 응시자격에도 실질적으로 제한이 없다시피 하여(2006년부터 35학점 이상의 법학과목 학점을 취득한 자에 한하여 응시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학점인정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학교 이외의 교육기관에서의 학습과정에서도 법학과목 학점을 취득할 수 있고, 독학사 제도 등에 의한 학점인정도 가능하여 위와 같은 자격제한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였다) 법조인 선발·양성과정과 법과대학에서의 법학교육이 제도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법학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사법시험에만 합격하면 법조인이 될 수 있으므로, 법조인이 되기를 원하는 우수한 인력들이 대학에서의 법학교육을 도외시하고 고시학원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고, 충분한 인문교양이나 체계적인 법학지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시험위주의 도구적인 법률지식만을 습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폭넓은 인문교양지식과 깊이있는 법학지식을 함께 습득함으로써 사회의 다양한 법 현상에 적응할 수 있는 응용력과 창의성을 갖추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국제적인 감각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질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게 되었다.

(2) 국가 우수 인력의 효율적 배분

사법시험제도 아래에서 실질적으로 응시자격에 제한이 없고 응시횟수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다 보니, 과다한 응시생이 장기간 사법시험에 빠져있는 폐해가 나타났다. 또한 응시자격을 용이하게 취득할 수 있다 보니, 법학 이외의 인문사회계열이나 심지어 이공계열의 우수한 인재까지도 전공학과 공부보다는 사법시험에 매달리게 되어 법학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대학교육에까지 파행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처럼 법조인 선발 및 양성과정에서 수많은 인재들이 탈락하고 사회 다른 분야로의 진출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됨으로써 국가인력의 극심한 낭비 및 비효율성이 발생하였다.

법학전문대학원제도는, 전공학부에 상관없이 정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학교육을 마치게 한 후 본인의 희망에 따라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게 함으로써, 대학교육을 정상화하는 한편 국가적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

나. 인가주의 및 총 정원주의

(1) 인가주의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에 있어서, ① 일정한 기준이 충족되면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준칙주의와, ② 일정한 기준을 충족시킨 경우에도 별도의 적합성 심사를 통해 행정청이 그 설치 여부를 결정하는 인가주의가 고려될 수 있다.

준칙주의에 의하면, 대학의 자율성과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법학전문대학원의 남설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법학교육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 그리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이 교육기관으로서의 성격과 함께 국가로부터 법조인 양성의 책무를 위임받은 기관으로서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과, 충실한 법학교육과 수준 높은 법조인의 양성을 위하여는 교수진과 장학금제도 등 인적·물적 여건의 확충과 깊이있는 교육과정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이를 위한 적정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한 후 인가를 부여한 경우에 한하여 그 설치를 허용하는 인가주의가 채택되었다(이 사건 법률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 특히,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정원의 총 정원주의를 채택하는 이상, 인가주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2) 총 정원주의

일반대학과 대학원 학위과정의 입학정원은 교사, 교지, 교원 및 수익용 기본재산에 따라「대학설립‧운영 규정」에 정해진 학생수의 범위 내에서 각 대학이 학칙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의사, 약사, 수의사 등과 같이 그 사회의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정원을 통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그 모집단위별 정원을 정하고 있다(고등교육법 제32조,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 제3항, 제30조 제1항).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의사 등의 경우와 같이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원활한 제공 및 법조인의 수급상황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국가인력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것이다. 즉, 법조인의 배출규모를 제한하되 그 진입장벽을 변호사 시험 단계가 아닌 법학전문대학원의 입학 단계에 설정함으로써 인적자원의 낭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고자 하였다.

(3) 소 결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에 의한 총 정원 제한은 필연적으로 인가대상 대학 수의 제한으로 이어져 이 사건 법률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의 인가를 실제로는 ‘법률상 요건을 충족시킨 대학 중에서 한정된 수에 대해서만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설정해 주는 특허’로서 기능하게 한다.

결국 인가주의와 총 정원주의가 서로 결합하여 대학의 법학전문대학원 설치를 억제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고자 하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게 되었는바, 이하에서는 인가주의와 총 정원주의의 위헌성 여부를 함께 판단하기로 한다.

다. 기본권 침해 여부(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 제7조 제1항 부분)

(1)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제한되는 기본권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되므로(헌법 제31조 제4항), 대학은 수행해야 할 과제의 범위 내에서 그 조직‧운영상의 폭넓은 재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학교법인은 대학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대학원 학위과정과 특수대학원의 설치 여부 등을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법률이 정하는 설치조건을 충족하였더라도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 여부와 그 입학정원에 대하여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운영하고자 하는 대학의 자율성을 제한한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제도에 의하면,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여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만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총 입학정원을 한정함으로써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한 단계로의 진입을 규제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호사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주관적 전제조건인 법학전문대학원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함으로써 변호사를 직업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일반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

청구인 ○○학원과 □□학원은 그 밖에도 자신들의 학문의 자유 및 평등권이 침해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학교법인은 사립학교를 설치·경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인 만큼 사립학교의 교원이나 교수들과는 달리 법인 자체가 학문활동을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헌재 2001. 1. 18. 99헌바63 , 판례집 13-1, 60, 76 참조) 청구인들이 누리는 학문의 자유에 대학의 자율성 이상의 내용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청구인들의 평등권 침해 주장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받은 대학과 차별이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이해되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인가주의와 총 정원주의를 규정한 것으로서 위 조항 자체만으로는 어떠한 차별도 발생하지 아니하므로(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또는 거부처분에 의하여 비로소 발생한다) 평등권 침해의 문제는 논의할 여지가 없다.

(2) 심사기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학위과정의 설치‧운영에 관한 대학의 자율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이를 제한함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 원칙을 준수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위 법률조항이 일반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지만, 법학전문대학원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성격과 함께 법조인 양성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일부 위임받은 직업교육기관 및 자격부여기관으로서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고, 입법자는 일정한 전문분야에 관한 자격제도를 마련함에 있어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가지고 있으므로(헌재 2000. 4. 27. 97헌바88 , 판례집 12-1, 495, 501-502;헌재 2000. 7. 20. 98헌마52 , 판례집 12-2, 114, 123 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판단함에 있어 헌법 제37조 제2항의 요구는 다소 완화된다고 할 것이다.

(3) 대학의 자율성 및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를 제한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총 정원을 제한함으로써 수급상황에 맞게 법조인력의 배출규모를 조절하고 이를 통해 국가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는바, 이러한 목적에는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에는, 법학전문대학원 단계에서는 정원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되 변호사 자격시험의 합격률을 낮추는 방법(준칙주의)과, 바람직한 법조인력의 수와 연계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 자체를 제한하면서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을 높이는 방법(인가주의 및 총 정원주의) 등이 있다. 전자의 방법은 대학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각 대학의 자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총 입학정원을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변호사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 일반 국민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며, 법학교육기관의 저변을 확대하여 자율과 경쟁을 통한 법학전문교육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준칙주의를 통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춘 대학 모두에게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변호사 자격시험의 합격률을 낮추는 경우에는, 법학전문대학원들끼리의 경쟁에 의하여 성과가 좋지 아니한 대학이 도태되게 될 것인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의 낭비가 다대하여 사회적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 없고, 각 대학은 가장 큰 경쟁인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대학원 과정을 변호사시험 준비과정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목적인 법학교육의 정상화를 이룰 수 없게 된다. 또한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낮춰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교육을 받은 인원의 일부만이 자격을 얻게 된다면, 변호사 자격이 없는 졸업생을 양산하게 되어 유능한 인재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고자 하는 목적 또한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전자의 방법을 선택할 경우 법학교육과 법조인 선발의 연계를 통해 법학교육을 정상화하고 인력의 효율적 분배를 도모하고자 하는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취지는 상당 부분 퇴색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이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대상 대학 및 총 입학정원을 제한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수단이라 할 것이다.

(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받지 못한 대학은 법학에 관한 학사과정 운영을 통하여 법학교육의 기회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는 기회를 영구히 박탈당하는 것도 아니다. 즉, 총 입학정원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법조인의 수급상황이나 법조계의 실정에 따라 증감·변동할 수 있으므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총 입학정원 및 인가대상 대학의 수를 증가시킬 수 있고, 기존의 법학전문대학원이 평가에 의하여 인가취소되면 새로운 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변화하는 법조인력의 수급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총 입학정원을 법률에 명시하지 아니하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 하여금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정하도록 하였고(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 총 입학정원의 결정과정에서 대한변호사협회의 장, 한국법학교수회의 장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제7조 제2항)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결국 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대학의 자율권과 국민의 직업선택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할 적절한 방법이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피해최소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라)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인가주의와 총 정원주의에 의하여 법학전문대학원을 설치‧운영하고자 하는 각 대학의 자율성이 일부 제한되고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일반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다소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로부터 법조인력의 양성이라는 책무를 위임받은 기관으로서의 법학전문대학원의 성격을 고려해 볼 때,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 및 운영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불가피하고, 이러한 제한으로 인해 각 대학 및 국민이 입는 불이익이 인력 배분의 효율성, 질 높은 법학교육의 담보,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에 의한 사회적 비용의 절감, 법조직역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 등의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 또한 갖추고 있다.

(마)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어 대학의 자율권과 국민의 직업선택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할 수 없다.

라. 법률유보 원칙 및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배 여부(제7조 제1항 부분)

(가) 법률유보 원칙

헌법은 법치주의를 그 기본원리의 하나로 하고 있고, 법치주의는 법률유보 원칙, 즉 행정작용에는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의 근거가 요청된다는 원칙을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오늘날의 법률유보 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 즉 의회유보 원칙까지 내포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 때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가는 일률적으로 획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사례에서 관련된 이익 내지 가치의 중요성, 규제 내지 침해의 정도와 방법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뿐이나 적어도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한 때에는 그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한 입법자가 법률로써 스스로 규율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1999. 5. 27. 98헌바70 , 판례집 11-1, 633, 644;헌재 2008. 2. 28. 2006헌바70 , 판례집 20-1상, 250, 261 등 참조).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주의를 천명하면서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폐지 등의 인가권자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 하여금 총 입학정원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이 경우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이를 미리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그런데 대학의 자율권과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제를 채택하는 단계에서 이미 결정되는 것이므로, 총 입학정원의 구체적인 수가 기본권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으로서 반드시 법률로써 정해져야 하는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즉, 자격제도를 설정함에 있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절대적 수를 제한한다는 점이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이상, 그 구체적인 인원수까지 입법자가 반드시 법률로써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을 그 설치‧폐지 등의 인가권자로서 법학전문대학원제도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 하여금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원활한 제공 및 법조인의 수급상황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법률유보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나)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

우선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은 사회적 환경의 변동에 대응하여 적시에 조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항이므로,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 하여금 이를 결정하도록 위임하는 것이 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신속·적절한 운용이라는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우리 헌법 제75조는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개별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헌재 1996. 8. 29. 95헌바36 , 판례집 8-2, 90, 99;헌재 1999. 1. 28. 97헌바90 , 판례집 11-1, 19, 28-29 등 참조). 만일 법률이 행정부에 대하여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위임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이는 사실상 입법권을 백지위임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의회입법의 원칙이나 법치주의를 부인하는 것이 되고 행정권의 부당한 자의(恣意)와 기본권행사에 대한 무제한적 침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법학전문대학원의 총 입학정원 수를 결정함에 있어 지켜야 할 구체적인 기준으로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원활한 제공 및 법조인의 수급상황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것’을 명시하고 있고, 나아가 제7조 제2항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총 입학정원 수를 결정함에 있어서 법원행정처장 및 법무부장관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법률조항으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이 예측될 수 있다.

따라서 위 제7조 제1항이 헌법상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 학교법인 ○○학원, 학교법인 □□학원의 심판청구 중 이 사건 예비인가 거부결정 및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3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며, 청구인 학교법인 △△학원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으로 위헌을 주장한 이 사건 법률 제7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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