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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등법원 2019.5.3. 선고 2019노70 판결
살인부착명령
사건

2019노70 살인

2019전노6(병합) 부착명령

피고인겸피부착명령청구자

A

항소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및 검사

검사

이승훈(기소, 부착명령청구), 강여찬(공판)

변호인

변호사 최지수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2019. 1. 31. 선고 2018고합309, 2018전고16(병합)

판결

판결선고

2019. 5. 3.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1년에 처한다.

압수된 회칼 1자루(증 제1호)를 몰수한다.

원심판결 중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사건 부분

가. 항소이유의 요지

1)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에게 선고한 형(징역 6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검사

가) 사실오인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던 중 주방에 있던 칼로 피해자의 우측 가슴 부위를 1회 찔러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범행 전의 정황, 범행 도구, 범행 방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이 피해자를 회칼로 단 1회 찔렀을 뿐, 그 이외 어떠한 공격성을 가지는 추가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고, 범행도구인 회칼을 피고인이 별도로 구입해 준비했다는 증거는 없는 점, ② 피고인은 범행 직후 119에 4차례에 걸쳐 전화를 하였고, 구급대원에게 구급차를 빨리 보내달라고 계속 요구하는 등, 긴급히 피해자의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뜻이 확인되는 점, ③ 피해자는 범행 직후에 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는데, 당시 의식은 있는 상태였고, 이후 회복이 기대되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다가 오른 허파 손상부위에서 출혈이 악화되어 2018. 7. 19. 사망하게 된 점, ④ 범행 후 피해자의 진술과 태도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하여 피해자와 갈 등을 겪고 있기는 하였지만,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가 화가 났다고 하여 피해자를 살해할 생각을 품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였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 ⑤ 술을 마신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화가 나 있던 중 피해자가 집을 나간다고 하자 순간적인 분노가 폭발하여 우발적으로 집에 있던 회칼로 피해자를 찔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피고인에게 상해의 고의를 넘어 미필적으로라도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인 "피고인은 2018. 7. 8. 23:25경 대전 서구 C아파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여행을 다녀온 피해자가 '친정에 가서 자겠다'라고 하며 밖으로 나가려고 하여 '왜 나가냐, 방있으니 여기서 자라'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제지하던 중 피해자로부터 '남편 같지 않다. 당신이 뭔데 나를 막느냐'라는 말을 듣자 이에 화가 나 피해자에게 '소파에 잠시 앉아 있어라'는 취지로 말을 한 후 부엌 싱크대 아래 서랍장에 있던 회칼(전체길이 35cm, 칼날길이 23cm)을 꺼내들고 피해자에게 다가가 위 회칼로 피해자의 우측 가슴을 1회 찔러 피해자에게 흉벽자상을 가하고, 피해자를 2018. 7. 19. 22:45경 대전 서구 D에 있는 E병원에서 우측 흉벽자상으로 인한 심폐기능정지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피고인을 상해치사죄로 의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살인의 고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폭행 등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였다면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고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범행 후 결과 회피행동의 유무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35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그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에게 확정적 혹은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1) 범행의 경위와 동기 등 범행 전후의 사정

① 피고인은 피해자와 2013. 4. 11. 혼인신고를 마친 후 얼마지나지 않은 2013. 7. 19.경 남자동창과 밥을 먹고 있는 피해자에게 "바람 피우지 말고 빨리와"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그때부터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남자관계를 의심해 왔고, 피해자가 2018. 6.경부터 골프와 색소폰을 배우러 다니자 피해자의 외도를 확신해 피해자의 승용차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고,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한 사실이 적발되어 싸움이 벌어져 피해자와의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중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전날 친구들과 함께 충남 홍성으로 여행을 가자,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위치와 행동을 확인하려 했고 피해자에게 총 17회 전화를 걸었으나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자 메신저를 통하여 피해자와 다툼을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위 여행에서 다녀오자마자 피해자와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남편 같지 않다. 당신이 뭔데 나를 막느냐'라는 말을 듣자 이에 격분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

② 피고인이 피해자를 1회 찌른 것 외에 추가적인 공격을 가하지는 않았고, 범행 직후 119에 4차례에 걸쳐 전화를 하고 구급대원에게 구급차를 빨리 보내달라고 계속 요구하는 등 피해자의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행동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1회 찌른 후 또 찌를 것 같아 겁이 나서 피고인의 손을 잡고 살려달라고 애원한 뒤 119에 신고해 달라고 이야기하자 그제야 피고인이 119에 신고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목록 순번 20, 피해자 진술조서), 이와 같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사정은 없다.

(2) 공격의 방법과 부위 등

① 이 사건 범행 당시 주방에는 피고인이 사용한 칼뿐만 아니라 과도 등의 다른 종류의 칼도 있었는데, 피고인은 싱크대 아래 수납공간 구석 부분에 위치하여 쉽게 눈에 띄기도 어려운, 전체길이 33.5cm, 칼날길이 21.5cm의 회칼(증거기록 제17면)을 가지고 와 이 사건 범행을 자행하였다.

② 피해자는 생전에 '피고인이 주방을 갔다가 온 뒤 칼로 찌르는 것도 알지 못한 상황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피고인의 오른손에 칼이 들려 있다는 것을 보고 칼에 찔린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하였다. 즉, 피고인은 칼을 가져온 뒤 피해자가 범행 방법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강하게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으로 보인다.

③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비록 미리 칼을 준비해 놓은 것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가장 위협적일 수 있는 칼을 사용하여 망설임 없이 피해자를 찔렀다고 할 것이다.

(3) 사망의 결과발생 위험성의 정도

① 피고인은 매우 날카로운 흉기인 회칼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1회 찔렀는바, 가슴 부위는 주요 장기가 모여 있는 곳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할 위험성이 높은 부위에 해당한다.

②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흉곽전벽의 열린상처 등의 진단을 받고 우측 흉관삽관술을 시행받았는데, 이 사건 범행 후 약 10일만에 오른 가슴 부위의 자창에 의한 오른 허파 손상부위에서 대량 출혈이 발생하여 사망하게 되었다.

2.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

가. 항소이유의 요지(검사)

피고인은 폭력 범죄전력이 여러 차례 있고 음주 습관에 문제가 있음에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는바,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전자 장치를 부착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음을 이유로 검사의 이 사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제21조의2 제3호에 규정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라 함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 또는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살인범죄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부착명령청구자 또는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2289, 2012감도5, 2012전도5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아래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살인 범죄를 저지른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앞서 살피거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살인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하는 등으로 갈등이 발생하여 피해자와 다투던 중 격분하여 미필적 고의에 의해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특정한 관계를 기초로 하여 발생한 범행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비록 살인의 범의를 부인하기는 하였으나, 그 외의 범행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시인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또한 피해자의 명복을 빌면서 향후 참회의 삶을 살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③ 대전보호관찰소가 피고인을 상대로 재범의 위험성을 조사한 결과, '한국형 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KORAS-G)'의 기준에 의할 경우 재범위험성이 12점으로 '높음' 수준이기는 하나 해당 구간(12~30점)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하고,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의 기준에 의할 경우 총점 9점으로 '중간'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된 점, ④ 4차례의 폭력 범죄 전과가 존재하나 이는 모두 2003년경 이전에 범한 범죄로서 이 사건 범행으로부터 15여년 이상 경과된 범죄전력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범죄사실 및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부착명령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4항 제1호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의 판단은 그 이유가 다르기는 하나 결론은 같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항소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검사의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피고사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B(여, 50세)과 2013. 4. 11.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사이다. 혼인신고 이후인 2013. 7. 19경 남자동창과 밥을 먹고 있는 피해자에게 "바람 피우지 말고 빨리와"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해자의 남자관계를 의심해왔고, 피해자가 2018. 6.경부터 골프와 색소폰을 배우러 다니자 피해자의 외도를 확신해 피해자의 승용차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했다가 피해자에게 적발되어 다투는 등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한 피고인의 행동으로 인하여 피해자와 사이에 잦은 다툼이 있어 왔다.

피해자는 2018. 7. 7.경 친구들과 함께 충남 홍성으로 여행을 갔고, 이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를 하고 '친구들과의 사진을 올려봐라'라고 카카오톡을 보내 피해자의 위치와 행동을 확인하려 하였으며, 2018. 7. 8.경 08:54경부터 같은 날 21:07 경까지 피해자에게 총 17회 전화를 걸었으나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자 피해자에 대해 화가 나 있었다.

피고인은 2018. 7. 8. 23:25경 대전 서구 C아파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여행을 다녀온 피해자가 '친정에 가서 자겠다'라고 하며 밖으로 나가려고 하여 '왜 나가냐, 방있으니 여기서 자라'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제지하던 중 피해자로부터 '남편 같지 않다, 당신이 뭔데 나를 막느냐'라는 말을 듣자 이에 화가 나 피해자에게 '소파에 잠시 앉아 있어라'는 취지로 말을 한 후 부엌 싱크대 아래 서랍장에 있던 회칼(전체길이 35cm, 칼날길이 23cm)을 꺼내들고 피해자에게 다가가 위 회칼로 피해자의 우측 가슴을 1회 찔러 피해자에게 흉벽자상(길이 약 3.2cm)을 가하고, 피해자를 2018. 7. 19. 22:45경 대전 서구 D에 있는 E병원에서 우측 흉벽자상으로 인한 심폐기능정지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F, B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112사건처리표, 압수조서(임의제출), 압수목록, 사건현장사진, 상처부위 사진, 진단서, 의무기록사본증명서, CD 1장(증거순번 22), 수사보고(피해자 상처부위에 대한 보고), 녹취록, 수사보고(피해자 사망사실 확인), 가족관계증명서등, 부검감정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유기징역형 선택)

1. 몰수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5년 ~ 30년

2.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살인 > 제2유형(보통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미필적 살인의 고의, 자수

[권고영역의 결정] 특별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 6월 ~ 12년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5년 ~ 12년(양형기준상 권고형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보다 낮으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른다)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11년

피고인이 피해자와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살인의 범의는 미필적인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하여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하고 자수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자신의 배우자인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매우 날카로운 흉기인 회칼로 찔러 살해하였다.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범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 피고인은 평소 별다른 근거 없이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하고, 피해자의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심한 집착을 보여 피해자와의 갈등을 빚어 왔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에도 피해자에 대한 집착으로 피해자와 다툼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진정으로 잘못을 빌고 용서를 받았다는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벌을 받아야 함이 상당하다.

이러한 모든 사정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형기준이 정한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이준명

판사 류재훈

판사 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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