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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2. 9. 28. 선고 82누181 판결
[행정처분취소][공1982.12.1.(693),1029]
판시사항

자동차 운전자가 사고를 야기하고 부상자를 구호하지 않은 채 도주한 경우 감독책임있는 사업주의 운송사업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자동차운수업자는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시민의 생명, 신체, 재산상의 위험방지를 가장 으뜸가는 사회적 책임의 하나로 삼아야 하는 것인 만큼 항상 운전자로 하여금 사고를 미연방지 및 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구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감독을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게을리 하여 운전자가 사고를 야기하고서도 부상자를 구호하지 않은 채 도주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였다면 이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행위가 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자동차운송사업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한다.

원고, 피상고인

고득규

피고, 상고인

전라북도지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계쟁차량 운전사인 소외 1이 1981.6.4 23:00경 위 차량을 운전하고, 전북 옥구군 개정면 발산리 대왕부락앞 노상을 시속 80키로미터로 달리다가 소외 채신묵을 들어받아 4주일간의 가료를 요하는 상처를 입히고도 동인을 구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사실, 피고는 위와 같은 사고를 두고, 이는 원고에게 자동차운수사업을 면허하면서 붙힌 " 관계법령이나 주무관청의 명령 또는 지시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 "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공익상 필요한 때에는 사업의 일부정지 또는 사업면허를 취소한다" 는 부관의,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고, 또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 제 3 호 의 공공복리에 반하는 행위를 한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사고 차량에 대한 원고의 운수사업면허 일부를 취소(감차)하는 이 사건 행정처분을 하게 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구 자동차운수사업법(1981.12.31 개정 전) 제31조 에 의하면, 자동차운수사업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 즉 1호의 "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거한 명령이나 처분 또는 면허허가나 인가에 부한 조건에 위반한 때" 3호의 " 공공복리에 반한 행위를 한 때" 등에는 6개월의 기간을 정하여 사업의 정지를 명하거나 면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소외 1의 소위는 위 31조 제 3 호의 공공복리에 반한 행위가 아님은 당연하고 같은조 제 1 호 에 의거한 위 부관의 공익상 필요한 때에는 사업의 일부정지 또는 사업면허를 취소한다에 일응 해당한다고 보여지지만 사업면허의 일부를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와 그 취소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손해를 비교 교량하면, 소외 1의 소위만을 가지고 본건 취소처분을 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그 취소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은 막대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취소처분은 그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자동차운수사업자는 그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시민의 생명, 신체, 재산상의 위험방지를 가장 으뜸가는 사회적 책임의 하나로 삼아야 하는 것인 만큼, 항상 운전자로 하여금 사고의 미연방지 및 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구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감독을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게을리 하여 운전자가 사고를 야기하고서도 부상자를 구호하지 않은 채 도주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였다면 이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행위가 된다고 하지않을 수 없어 구 자동차운송사업법 제31조 제 3 호 소정의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고 할 것인바, 원심이 배척하지 않은 을 제 2 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소외 1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일단 피해자를 사고차량에 싣고 병원까지 갔다가 다시되돌아 와서 피해자를 사고 현장에 유기한 채 도주한 사실을 알 수 있어, 그 행위의 질이 극히 나쁘다고 판단되므로 그와 같이 중대한 범죄를 야기한 자동차운수사업자에게 당해 차량에 대한 사업면허만을 취소하는 정도의 징벌을 가하는 것은 공공의 복리보호를 위한 자동차운수 행정의 목적상 필요한 행위가 된다고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의 면허취소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손해가 과연 어느 정도인 지를 심리한 후 위에서 본 바의 공익상의 필요성과 그 손해와를 비교 교량하여 재량권의 남용여부를 판단하였어야 옳았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면허를 취소할 공익상의 필요는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반대로 이로 인한 원고가 입은 손해는 막대하다는 설시를 함에 그친채 경솔하게 피고의 이 사건 취소 처분을 재량권 남용이라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 점에서 원심은 심리를 다하지 않았거나 재량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니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중서(재판장) 강우영 이정우 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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