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새마을금고의 임원이 여유자금 운용 및 감독에 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책임을 지는 경우 및 이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참조조문
구 새마을금고법(2001. 7. 24. 법률 제64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현행 제25조 참조), 제26조 (현행 제28조 참조), 구 새마을금고법 시행령(1999. 12. 15. 대통령령 제166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현행 15조 참조)
원고, 상고인
원고 새마을금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우성)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영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당시 시행되던 구 새마을금고법(2001. 7. 24. 법률 제64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 은 “금고의 임원은 이 법, 이 법에 의하여 발하는 명령과 정관·규정 및 총회와 이사회의 의결을 준수하고 금고를 위하여 성실히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2항 은 “임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금고 또는 타인에게 끼친 손해에 대하여는 연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법 제26조 , 법 시행령(1999. 12. 15. 대통령령 제166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원고 정관 제50조와 동일하다), 새마을금고 여유자금운용지침(1999. 6. 14. 개정된 것, 이하 ‘운용지침’이라 한다) 제6조는 새마을금고는 여유자금으로 주식운용 편입비율이 30%를 초과하는 금융상품 또는 주식을 매입할 수 없고, 다만 주식운용 편입비율이 30% 이하인 금융상품은 안전성과 유동성을 고려하여 이사회 의결을 얻은 후 매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속 새마을금고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는 새마을금고의 임원이 여유자금의 운용을 결정하거나 여유자금 운용 담당자의 여유자금 운용업무를 감독함에 있어서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하여 여유자금이 운용되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를 방치하였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하여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하여 여유자금이 운용되는 것을 막지 못한 경우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책임을 면할 수 없고 (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52418 판결 참조), 여유자금 운용상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는 그 운용 당시의 사정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그 후 운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새로운 사정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새로운 사정이 생길 때까지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그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와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1997.경부터 원고의 이사장으로서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여유자금의 운용과 관련하여 실무 책임자로부터 보고를 받아온 사실, 원고는 1999. 7. 13. 기존 예탁금을 환매한 자금 98,891,355원으로 대한투자신탁의 수익증권인 ‘윈윈원더풀주식’(이하 ‘이 사건 제1 수익증권’이라 한다)을 매입하였고, 1999. 8. 25. 기존 공사채형 수익증권에서 환매가 제한된 대우채를 제외한 부분을 환매한 자금 405,047,650원 및 10,835,893원으로 동양오리온투자신탁의 전환형 수익증권인 ‘비너스자유로공사채 1호’를 각 매입하였다가 같은 달 27. ‘비너스자유로주식 2호’(이하 ‘이 사건 제2, 3 수익증권’이라 한다. 이하 이 사건 제1, 2, 3 수익증권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이라 한다)로 각 전환한 사실, 원고가 매입하거나 전환한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은 주식형으로 주식운용 편입비율이 20%~90%에 이르며, 이 사건 제1 수익증권에 대하여는 그 매입 후인 2000. 12. 29. 비로소 약관이 변경되어 주식운용 편입비율이 30% 이하로 조정된 사실, 원래 새마을금고는 여유자금으로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금지되었다가, 원고가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을 매입하기 직전인 1999. 6. 14. 운용지침이 개정되어 주식운용 편입비율이 30% 이하인 주식형 수익증권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매입하는 것이 허용된 사실, 운용지침에 의하면 새마을금고가 여유자금으로 금융상품을 매입할 경우에는 해당 매입기관으로부터 상품별 약관을 반드시 받아 매입조건 등을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이 사건 제2, 3 수익증권을 매입하기 직전인 1999. 8.경에는 대우채로 인하여 채권형 수익증권의 원리금에도 손실이 발생하는 등 수익증권에 대한 투자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사실, 한편 2000. 10.경 내부감사를 통하여 원고가 운용지침을 위반하여 이 사건 각 수익증권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자 원고 이사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을 조속한 시일 내에 환매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을 즉시 환매할 경우 상당한 원금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매를 계속하여 미루어오다가 2003. 12. 23.에 이르러 주식시장의 회복으로 원금 손실은 피할 수 있게 되어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을 환매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을 매입하기 직전에 그 동안 여유자금 운용이 금지되었던 주식형 수익증권에 대하여도 주식운용 편입비율이 30% 이하인 경우에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매입할 수 있도록 운용지침이 개정되었고, 또한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은 수익증권 명칭 자체로서 주식형임을 알 수 있는데다가 이 사건 제2, 3 수익증권의 매입 당시에는 대우채로 인하여 채권형 수익증권에서도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등 수익증권의 투자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원고의 여유자금 운용에 대하여 실무 책임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는 피고로서는, 원고의 여유자금으로 주식형 수익증권을 매입할 경우에는 수익증권의 상품별 약관이나 상품설명서를 교부받아 개정된 운용지침에 따른 주식운용 편입비율의 범위 내인지를 확인하여 운용지침의 준수 여부나 투자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감독을 할 의무가 있다고 하겠고, 피고가 수익증권의 상품별 약관이나 설명서를 교부받으면 쉽게 주식운용 편입비율을 확인하여 운용지침 준수여부나 투자 안전성에 대한 검토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하여 원고로 하여금 여유자금 운용이 금지된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을 매입하게 한 이상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피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에게 자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달리 원심은, 피고가 원고의 여유자금 운용의 방법으로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운용지침을 위반한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에게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의 매입 및 환매와 관련하여 고의 내지 중대한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그 판시와 같은 여러 가지 사정을 들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 중 운용자금이 기존 예탁금 또는 수익증권 환매대금을 재운용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여유자금 운용이 피고의 전결사항이라는 사유는 피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좌우할 수 있는 사정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원고가 이 사건 제1 수익증권을 매입한 후에 약관이 변경되어 그 주식운용 편입비율이 수익증권의 30% 이하로 됨에 따라 운용지침에서 매입을 허용하고 있는 주식형 수익증권의 주식운용 편입비율 요건을 갖추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시까지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하겠고, 또한 새마을금고연합회에서 대우채 환매제한 조치와 관련하여 운용지침이 정한 주식운용 편입비율을 초과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허용하였다는 사정은 피고가 여유자금을 운용지침에 위반하여 운용한 후에 발생한 사정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 할 수 없다.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나머지 사정들은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는 사유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가 원고의 여유자금 운용의 방법으로 이 사건 각 수익증권을 매입하는 데 있어서 고의나 중과실을 배척하는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 하여 피고에게 여유자금 운용으로 인하여 원고 가 입은 손해를 책임질 만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새마을금고 임원의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