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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2015. 5. 28. 선고 2014노3568 판결
[의료법위반교사·의료법위반] 확정[각공2015하,547]
판시사항

치과의사인 피고인 갑이 간호조무사인 피고인 을에게 환자 병을 상대로 ‘치아 본뜨기’ 시술을 시행하도록 교사하였다고 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치아 본뜨기 시술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을 요구하는 치료행위의 일부로서 의료행위에 해당하고, 위 시술을 피고인 을이 한 행위는 진료보조업무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에 포함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치과의사인 피고인 갑이 간호조무사인 피고인 을에게 환자 병을 상대로 ‘치아 본뜨기’ 시술을 시행하도록 교사하였다고 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치아 본뜨기란 치과 진단 및 치료를 위해 구강 내 조직의 모습을 본뜨는 과정 혹은 그 결과물을 가리키는 것인데, 치아 본뜨기 시술은 가의치나 크라운, 브릿지, 임플란트 등 보철물의 정교한 제작이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을 요구하는 치료행위의 일부로서 의료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피고인 을은 치과위생사도 아닌 간호조무사인 점, 피고인 을이 치아 본뜨기 시술을 할 당시 피고인 갑은 다른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던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의료행위인 치아 본뜨기 시술을 피고인 을이 한 행위는 진료보조업무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에 포함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검사

오규진 외 1인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간호조무사인 피고인 2가 환자 공소외 1에 대하여 시행한 치아 본뜨기 재료의 혼합 및 구강 내 삽입·탈착행위(이하 ‘이 사건 치아 본뜨기’라 한다)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는 간호보조사의 진료보조행위 범위 내에 속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피고인 2의 이 사건 치아 본뜨기 시술 당시 치과의사인 피고인 1이 같은 진료실 내에서 입회하며 이를 감독한 이상, 피고인들에게 의료법 위반의 잘못은 없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의료행위는 의료인만이 할 수 있음을 원칙으로 하되,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의 면허를 가진 자가 의사, 치과의사의 지도하에 진료 또는 의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행위는 허용된다 할 것이나,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 의료기사 제도를 두고 그들에게 한정된 범위 내에서 의료행위 중의 일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의료인만이 할 수 있도록 제한한 의료행위 중에서,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적은 특정 부분에 관하여, 인체에 가해지는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 등에 대하여 지식과 경험을 획득하여 그 분야의 의료행위로 인한 인체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되는 자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그들로 하여금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를 의사의 지도하에서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2014 판결 ).

2) 또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조 제1항 은 ‘의료인’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라고 규정하면서도, 같은 법 제80조 제2항 은 “간호조무사는 법 제27조 에도 불구하고 간호보조 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령인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 은 “간호조무사는 다음 각 호의 업무를 행한다. 1. 간호업무의 보조에 관한 업무 2. 진료의 보조에 관한 업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간호조무사로서의 ‘진료보조업무’는 의사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진료행위에 있어 간호조무사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이를 보조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지 의사가 구두로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 의료행위를 간호조무사가 행하였다면 이는 진료보조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1337 판결 참조), 위 법령에서 말하는 ‘진료보조업무’라 함은 어디까지나 의사가 주체가 되어 진료행위를 하고 그 지시에 따라 옆에서 보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의사가 구두로 지시 내지 설명하거나 입회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 의료행위를 간호조무사가 하였다면 이는 진료보조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진료보조행위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치아 본뜨기’란 치과 진단 및 치료를 위해 구강 내 조직의 모습을 본뜨는 과정 혹은 그 결과물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위 관련 법리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에 따른 의료기사 등의 업무의 한계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제6호 에서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 등과 관련하여 ‘치아 본뜨기’를 규정하고 있는바, ‘치아 본뜨기’의 경우는 구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1. 11. 16. 대통령령 제232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는 그 업무범위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다가 위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위와 같이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 등으로 규정되었는데, 치과에서의 의료행위가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치과의사의 업무 중 위험도와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업무를 치과위생사의 업무로 규정하려는 것이라는 개정이유 등에 비추어 볼 때, 치아 본뜨기 시술은 가의치나 크라운, 브릿지, 임플란트 등의 보철물의 정교한 제작이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을 요구하는 치료행위의 일부로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인정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2는 치과위생사도 아닌 간호조무사인 점, ② 피고인 2가 이 사건 치아 본뜨기 시술을 할 당시 피고인 1은 다른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던 점(공판기록 26점), ③ 피고인 1도 2013. 6. 19. 간호조무사 공소외 2, 공소외 3으로 하여금 ‘치아 본뜨기’ 시술을 하게 한 혐의로 2013. 6. 20.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2013. 5. 17.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치위생사도 인상(치아 본뜨기)을 할 수 없으므로, 고발한 공소외 4(치위생사)도 불법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치과 내에서 간호조무사의 역할과 관련하여 매스컴에도 보도되었지만 법대로만 하게 되면 치위생사도 구하기 힘들어 간호조무사는 ‘접수와 전화받는 것 그리고 석션’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증거기록 40면).”, “피고인이 모두 간호조무사들에게 지시하여 치위생사의 업무를 하게 한 것이다. 그들도 그것이 현행법상 걸리는 줄 알고 있는데 자발해서 할 일이 있겠냐(증거기록 43면).”는 취지로 진술하고, 2014. 1. 27.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치아 본뜨기는 치과의사만 할 수 있는 업무였지만, 의료기사 등의 업무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2013. 5. 17. 시행되어 치과의사 또는 치과위생사가 할 수 있는 업무입니다. 치아 본뜨기 업무는 치과의사 또는 치과위생사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150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의료행위인 ‘치아 본뜨기’ 시술을 간호조무사인 피고인 2가 한 이상, 이는 진료보조업무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은 인정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영(재판장) 계훈영 조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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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2014.11.12.선고 2014고정1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