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등][공2009상,219]
[1] 비법인사단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는 민사소송법 제52조 의 규정 취지 및 여기서 말하는 ‘사단’의 의미
[2] 사단법인의 하부조직을 별개의 독립된 비법인사단으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
[3] 비법인사단의 대표자의 대표권 유무가 의심스러운 경우, 법원이 이에 관하여 심리·조사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4] 신문기사의 제목만으로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1] 민사소송법 제52조 가 비법인사단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법인이 아니라도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그 대표자 또는 관리인을 통하여 사회적 활동이나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분쟁은 그 단체가 자기 이름으로 당사자가 되어 소송을 통하여 해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여기서 말하는 사단이라 함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조직된 다수인의 결합체로서 대외적으로 사단을 대표할 기관에 관한 정함이 있는 단체를 말한다.
[2] 사단법인의 하부조직의 하나라 하더라도 스스로 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 사단법인과는 별개의 독립된 비법인사단으로 볼 수 있다.
[3] 비법인사단이 당사자인 사건에 있어서 대표자에게 적법한 대표권이 있는지 여부는 소송요건에 관한 것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법원으로서는 그 판단의 기초자료인 사실과 증거를 직권으로 탐지할 의무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이미 제출된 자료에 의하여 그 대표권의 적법성에 의심이 갈만한 사정이 엿보인다면 그에 관하여 심리·조사할 의무가 있다.
[4] 신문기사의 제목은 일반적으로 본문의 내용을 간략하게 단적으로 표시하여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켜 본문을 읽게 하려는 의도로 붙여지는 것이므로, 신문기사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제목이 본문의 내용으로부터 현저히 일탈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 별개의 독립된 기사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목만을 따로 떼어 본문과 별개로 다루어서는 아니 되고, 제목과 본문을 포함한 기사 전체의 취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1] 민법 제31조 , 민사소송법 제52조 [2] 민법 제31조 , 민사소송법 제52조 [3] 민사소송법 제52조 , 제58조 , 제64조 , 제134조 [4] 민법 제751조 , 헌법 제21조 제4항 ,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
[1] 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다18547 판결 (공1998상, 215) 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다4504 판결 (공1999상, 1018) [2]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337 판결 (공2003상, 1154) [3]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다40578 판결 (공1997하, 3405)
원고 1 ○○○○○○시민연대외 18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백승헌외 1인)
피고 1 주식회사외 2인(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광률외 1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민사소송법 제52조 가 비법인사단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법인이 아니라도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그 대표자 또는 관리인을 통하여 사회적 활동이나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분쟁은 그 단체가 자기 이름으로 당사자가 되어 소송을 통하여 해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여기서 말하는 사단이라 함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조직된 다수인의 결합체로서 대외적으로 사단을 대표할 기관에 관한 정함이 있는 단체를 말한다 ( 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다18547 판결 등 참조). 또한, 사단법인의 하부조직의 하나라 하더라도 스스로 위와 같은 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 사단법인과는 별개의 독립된 비법인사단으로 볼 것이다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33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 6 대전충남△△△△△△시민연합, 원고 13 전북△△△△△△시민연합은 활동의 내용면에서는 중앙조직과 연관이 있으나, 독자적인 정관 또는 규약을 가지고 이에 근거한 총회의 의사결정기관 및 업무집행기관을 두고 있고, 각 독립된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예ㆍ결산처리 및 활동도 중앙조직과는 별개로 이루어지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원고들이 비법인사단으로서의 당사자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비법인사단의 당사자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원고 1 ○○○○○○시민연대, 원고 3 광양□□□□□□연합, 원고 4 광주전남◎◎◎◎◎◎연합, 원고 5 ▷▷연합, 원고 7 ●●연대, 원고 9 ■■■■시민연대, 원고 11 여수◆◆청년회, 원고 16 ▶▶자치21, 원고 19 □□□□연합은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규약 등에 의하여 의사결정기관 및 집행기관인 대표자를 두는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구성원의 가입, 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로 존속되며, 그 조직에 의하여 대표의 방법, 총회나 이사회 등의 운영,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주요사항을 확정하여 온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은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가진 단체로서 소송상 당사자능력이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위 원고들에게 당사자능력이 있음을 전제로 본안에 나아가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비법인사단의 당사자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다만, 비법인사단이 당사자인 사건에 있어서 대표자에게 적법한 대표권이 있는지 여부는 소송요건에 관한 것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법원으로서는 그 판단의 기초자료인 사실과 증거를 직권으로 탐지할 의무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이미 제출된 자료에 의하여 그 대표권의 적법성에 의심이 갈만한 사정이 엿보인다면 그에 관하여 심리ㆍ조사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다4057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이 원고 1 ○○○○○○시민연대의 대표자라 하여 소를 제기한 소외인에게 위 원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음을 인정할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소외인은 이에 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직권으로 소외인에게 위 원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심리ㆍ조사함으로써 과연 소외인이 위 원고의 적법한 대표자인지 여부를 밝혀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대표권의 적법성에 관하여 심리ㆍ판단하지 않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비법인사단의 적법한 대표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제1심 판시 이 사건 2 기사(이하 ‘이 사건 기사’라고 한다)는 “권력 멀리해야 할 단체가 정부 돈받고 ‘낙선운동’”이라는 제목과 그 아래의 “ 원고 1 ○○○○○○시민연대 소속단체도 지원받아”라는 부제목 및 그 부제목 바로 아래의 “중앙단체 중 8곳 4,000만 ~ 1억 3,000만 원씩 산하 지방조직이 따로 지원받고 참여도”라는 또 다른 부제목의 배치, 제목의 크기, 제목과 중간제목 문구의 내용과 구조, 더구나 ‘낙선운동’ 부분을 작은 따옴표로 강조하고 있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기사를 읽는 독자들은 제목과 부제목으로부터 “ 원고 1 ○○○○○○시민연대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이하 ‘나머지 원고들’이라 한다)들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이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낙선운동에 참여하였다”라는 강한 인상을 받은 다음 본문 내용이나 그 표는 대강 읽어 넘어가기 쉽고, 본문 내용을 읽어 본다 하더라도 그 본문의 내용과 각 문구의 연결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제목으로부터 받은 강한 인상과 시민단체가 원고 1 ○○○○○○시민연대의 활동에 참여한 방법에 대한 예시적인 내용이라든가, 기사 말미에 “‘낙선운동’과 더불어 총선 당시 시민운동 흐름을 형성했던 ‘당선운동’은 시민운동가들이 개인 차원에서 참여했고, ‘후보자 정보공개’를 주도했던 경실련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았다.”는 대비되는 문구로 인하여, 이 사건 기사를 “정부가 시민단체에 보조금을 교부하였는데, 그와 같은 보조금을 교부받은 일부 시민단체들이 원고 1 ○○○○○○시민연대의 낙선운동에도 참여하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 “ 원고 1 ○○○○○○시민연대에 참가한 나머지 원고들을 포함한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낙선운동에 참여하였다.”라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기사는 “ 원고 1 ○○○○○○시민연대에 참여한 시민단체인 나머지 원고들이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낙선운동을 하였다.”는 나머지 원고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1)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신문 등 언론매체의 어떠한 표현행위가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 그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인가, 또는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묵시적으로라도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아니한가의 구별은, 당해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기사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기사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기사가 게재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 등 참조).
한편, 신문기사의 제목은 일반적으로 본문의 내용을 간략하게 단적으로 표시하여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켜 본문을 읽게 하려는 의도로 붙여지는 것이므로, 신문기사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제목이 본문의 내용으로부터 현저히 일탈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 별개의 독립된 기사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목만을 따로 떼어 본문과 별개로 다루어서는 아니 되고, 제목과 본문을 포함한 기사 전체의 취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ㆍ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53214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기사 중 “권력 멀리해야 할 단체가 정부 돈받고 ‘낙선운동’”이라는 제목과 “ 원고 1 ○○○○○○시민연대 소속단체도 지원받아”라는 부제목, “중앙단체 중 8곳 4,000만 ~ 1억 3,000만 원씩, 산하 지방조직이 따로 지원받고 참여도”라는 소제목 자체만으로는 원고 1 ○○○○○○시민연대에 참여한 단체 중 어느 단체가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교부받았고 어느 단체가 낙선운동을 하였는지가 분명하지 아니하며, 또 ‘돈받고 낙선운동’이라는 표현 부분은 오해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제목의 성질상 다소 과장된 표현이 사용되기도 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기사의 보도내용을 파악하기 위하여는 그 본문의 내용도 읽어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기사의 본문은 그 첫머리에서 시민단체의 성격상 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가 정부의 돈을 지원받은 뒤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그 도덕성이 결정적으로 불신당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의견을 표명한 다음, 2003년도에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교부받은 시민단체, 각 지원금의 액수 및 지원방법 등을 설명하고, 나아가 그 지원금을 교부받은 상당수의 시민단체들이 2004. 4. 실시된 총선과정에서 후보 ‘낙선운동’에 참여한 사실과 이에 대비하여 마지막 문단에서 ‘당선운동’은 시민운동가들이 개인 차원에서 참여하였고, ‘후보자 정보공개’를 주도했던 경실련은 정부 지원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바, 이러한 이 사건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 및 흐름, 문맥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기사의 주된 보도내용은 공적인 존재인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교부받았고, 지원금을 교부받은 시민단체 중 원고 1 ○○○○○○시민연대에 참여한 나머지 원고들을 포함한 상당수가 ‘낙선운동’을 통해 선거에 참여하였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전달함과 아울러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교부받거나 ‘낙선운동’에 참여한 시민단체의 도덕성이 상당히 의심스럽다는 취지의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함에 있다는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사는 그 제목과 본문을 통하여 “시민단체들이 2003년에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는 사실과 “원고들이 낙선운동을 하였다.”는 사실을 별개로 적시하고 그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함에 그친 것으로 보일 뿐이며, 이와 달리 위 두 사실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여 “원고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기 때문에 낙선운동을 하였다.” 또는 “원고들이 낙선운동을 하였는데, 이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았기 때문이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기사가 위 두 사실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여 “원고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기 때문에 낙선운동을 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적시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기사가 명예훼손행위에 해당하고 또한 진실에 반하며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그 위법성을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명예훼손 및 그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