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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10. 23. 선고 90누3119 판결

[건축사업무정지명령취소][집38(3)특,284;공1990.12.15.(886),2440]

판시사항

건축사업무정지명령의 정지기간이 지났으나, 그 명령이 전제가 되어 건축사사무소 등록이 취소된 경우 그 업무정지명령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 유무(적극)

판결요지

행정처분의 효력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장래에 불이익하게 취급되는 것으로 법정의 가중요건으로 되어 있고, 이후 그 법정가중요건에 따라 새로운 제재적인 행정처분이 가해지고 있다면 선행행정처분의 잔존으로 인하여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바, 연 2회이상 건축사의 업무정지명령을 받은 경우 그 정지기간이 통산하여 12월 이상이 된 때를 건축사사무소의 등록을 취소할 경우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건축사법 제28조 제1항 제5호 의 규정은 제재적인 행정처분의 법정가중요건을 규정해 놓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원고가 변론재개신청과 함께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이 전제가 되어 원고의 건축사사무소 등록이 취소되었음을 알 수 있는 소명자료까지 제출하고 있다면,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에서 정한 정지기간이 도과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에게는 건축사사무소등록취소라는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는 사정을 나타내 보인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 명령취소소송에 있어서 소의 이익 유무를 판단하기 위하여 변론의 재개를 허용하는 방법 등으로 충분한 심리를 다했어야 한다.

원고, 상고인

나영균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장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는 1989.6.24.자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은 그 정지기간이 1989.6.28.부터 1990.2.27.까지인데 원심변론종결당시 그 정지기간이 이미 경과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업무정지처분의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하여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취소의 소를 부적법한 것이라고 각하하고 있다.

행정처분에 그 효력기간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 그 기간의 경과로 그 행정처분의 효력은 상실되는 것이므로 그 기간경과 후에는 그 처분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고 하겠으나 ( 당원 1990.1.12. 선고 89누1032 판결 ; 1989.11.14. 선고 89누4833 판결 ; 1989.1.17. 선고 87누1045 판결 ; 1988.3.22. 선고 87누123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행정처분의 전력이 장래에 불이익하게 취급되는 것으로 법에 규정되어 있어 법정의 가중요건으로 되어 있고, 이후 그 법정가중요건에 따라 새로운 제재적인 행정처분이 가해지고 있다면 선행행정처분의 효력기간이 경과하였다 하더라도 선행행정처분의 잔존으로 인하여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에서 정한 정지기간이 경과하였음을 이유로 1990.3.8. 이 사건 첫 변론기일에서 당사자들의 소장, 답변서, 준비서면만을 진술시키고 별다른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변론을 종결하여 선고기일을 같은 달 22.로 지정하였는바, 이에 원고는 같은 달 19.자로 변론재개신청을 하면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1989.10.31.자 건축사사무소등록취소처분의 취소청구를 병합하는 내용의 소변경신청서를 제출하고 그 신청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업무정지처분 이외에 같은 해 6.24.자로 1개월의 건축사업무정지명령, 같은 해 10.31.자로 각각 2개월 및 3개월의 건축사업무정지명령을 받음으로써 연 4회의 업무정지명령을 받고 그 정지기간이 통산 14개월이 되어 건축사법 제28조 제1항 단서, 제5호 의 규정에 의하여 같은 해 10.31.자로 건축사사무소등록취소처분을 받았는데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이 위법이므로 이를 전제로 한 위 건축사사무소등록취소처분도 역시 위법하다고 내세우고 있음 을 알 수 있으며, 위 건축사사무소등록취소의 근거규정인 건축사법 제28조제1항 은 건설부장관( 동법 제5조 , 동법시행령 제35조 에 의하여 서울특별시장등에게 권한위임)은 건축사사무소 개설자 또는 건축사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된 때에는 건축사사무소개설자에 대하여는 당해 건축사사무소의 등록을 취소할 수 있고, 건축사에 대하여는 1년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업무정지를 명할수 있다.

다만 제1호 내지 제4호 , 제4호의2 제5호의1 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건축사사무소의 등록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 제5호 에서는 연 2회 이상 건축사의 업무정지명령을 받은 경우 그 정지기간이 통산하여 12월 이상이 된때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건축사법의 규정은 제재적인 행정처분의 법정가중요건을 규정해놓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원고가 변론재개신청과 함께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이 전제가 되어 원고의 건축사사무소 등록이 취소되었음을 알 수 있는 소명자료까지 제출하고 있는 것은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에서 정한 정지기간이 도과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에게는 건축사사무소등록취소라는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는 사정을 나타내 보인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건축사업무정지명령취소 소송에 있어서 소외 이익유무를 판단하기 위하여 변론의 재개를 허용하는 방법 등으로 충분한 심리를 다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소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원판결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끼친 것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이상의 이유로 원판결을 파기하여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상원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0.3.22.선고 89구1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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