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말소등기][미간행]
[1] 표현대리의 상대방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부동산 매도를 위임받은 대리인이 자신의 채무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부동산에 관하여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대리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와 인감도장을 모두 교부받아 이를 상대방에게 제시하며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이 있음을 표명하였다면 상대방으로서는 대리권이 있다고 믿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본인에 대해 직접 대리권 수여 유무를 확인해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사례
[3] 부동산 매도를 위임받은 대리인이 자신의 채무 지급에 갈음하여 그 부동산에 관하여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그 계약 체결 이후에 비로소 본인으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와 인감도장을 교부받았다면 상대방이 대리인에게 위 부동산을 대물변제로 제공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4]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의 방법과 그 상대방
[1] 대법원 1987. 7. 7. 선고 86다카2475 판결 (공1987, 1301)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49814 판결 (공2002하, 1799)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다30331 판결 [2] 대법원 1978. 3. 28. 선고 78다282, 283 판결 (공1978, 10759) 대법원 1987. 5. 26. 선고 86다카1821 판결 (공1987, 1057) [4] 대법원 1981. 4. 14. 선고 80다2314 판결 (공1981, 13898) 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다카2100 판결 (공1990, 1151) 대법원 1991. 3. 8. 선고 90다17088 판결 (공1991, 1158)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다28090 판결 (공1996상, 18)
원고
피고 1외 2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피고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가 2005. 12.경 부동산중개업자인 소외인에게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도를 위임한 사실, 소외인은 피고 1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별건 부동산 매매대금채무 중 일부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제1부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마음먹고, 2005. 12. 중순경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1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및 인감도장을 교부받아, 2006. 1. 11.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 1과 매매계약 형식으로 이 사건 제1부동산에 관한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한 다음, 2006. 1. 12. 이 사건 제1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1 명의의 2006. 1. 11.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또한 소외인은 2005. 12. 24.경 피고 2와 이 사건 제2부동산을 소외인이 피고 2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별건 부동산 매매대금채무 중 일부의 지급에 갈음하여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대물변제계약을 매매계약 형식으로 원고를 대리하여 체결하고, 2006. 1. 초순경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2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와 인감도장을 교부받은 다음, 2006. 1. 16. 이 사건 제2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2 명의의 2005. 12. 24.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기초하여, 소외인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위와 같이 양도담보 또는 대물변제로 제공한 행위는 무권대리행위로서 무효이며, 위 피고들에 대하여 부동산 매매대금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소외인이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양도담보 또는 대물변제로 제공하는 것은 거래관행상 이례적임에도 위 피고들이 원고에게 소외인이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양도담보 또는 대물변제로 제공할 권한이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위 피고들이 소외인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양도담보 또는 대물변제로 제공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위 피고들의 표현대리 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원고가 위 양도담보계약 이후에 소외인에게 매수인을 피고 1로 기재한 부동산매도용 인감증명서를 교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양도담보계약을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2006. 4. 5. 소외인으로부터 순천시 대안리 (이하 지번 생략) 답 2,639㎡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고, 그와 별도로 7,0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여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를 작성, 교부받았다는 점만으로는 위 대물변제계약을 추인한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에게 위 대물변제계약 추인의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위 피고들의 추인 항변을 배척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소외인의 이 사건 양도담보 또는 대물변제 제공행위가 무권대리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대리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민법 제126조 에서 말하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효과를 주장하려면 자칭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거나 대리의사를 가지고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 상대방이 자칭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고 그와 같이 믿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인바, 여기서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자칭 대리인의 대리행위가 행하여질 때에 존재하는 모든 사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87. 7. 7. 선고 86다카2475 판결 ,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49814 판결 ,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다30331 판결 등 참조).
(1) 먼저, 피고 1이 소외인에게 이 사건 제1부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아 위 피고의 표현대리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같이,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1부동산의 매도를 위임받고 그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와 인감도장을 모두 교부받아 소지한 채 이를 위 피고에게 제시하며 위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이 있음을 표명하고 나섰다면 일응 위 피고로서는 소외인에게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제1부동산을 대물변제나 양도담보로 제공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할 것이고, 소외인이 위 피고에 대하여 별건 부동산 매매대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하여 더 나아가 원고에 대해 직접 대리권 수여 유무를 확인해보아야만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대법원 1978. 3. 28. 선고 78다282, 283 판결 , 대법원 1987. 5. 26. 선고 86다카182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피고가 소외인에게 이 사건 제1부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표현대리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위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한편,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소외인이 피고 2와 이 사건 제2부동산에 관한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을 체결할 때가 아니라 이를 체결한 이후인 2006. 1. 초순경에야 비로소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2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및 원고의 인감도장을 교부받았다는 것이므로, 위 피고가 소외인에게 이 사건 제2부동산을 대물변제로 제공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의 설시에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제2부동산에 관한 위 피고의 표현대리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표현대리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이와 관련한 위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마지막으로, 원심이 피고 2의 추인 항변을 배척한 조치는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무권대리행위는 그 효력이 불확정 상태에 있다가 본인의 추인 유무에 따라 본인에 대한 효력발생 여부가 결정되는 것인바, 그 추인은 무권대리행위가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단독행위로서 ( 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다카2100 판결 ,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다28090 판결 등 참조), 그 의사표시에 특별한 방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명시적인 방법만이 아니라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할 수 있고, 무권대리인이나 무권대리행위의 상대방에 대하여도 할 수 있다 ( 대법원 1981. 4. 14. 선고 80다2314 판결 , 대법원 1991. 3. 8. 선고 90다1708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만일 원고가 이 사건 제2부동산이 대물변제로 제공되었음을 알고서 원심 판시와 같이 소외인으로부터 위 순천시 대안리 (이하 지번 생략) 소재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고, 그와 별도로 수천만 원의 금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의사는 소외인의 이 사건 대물변제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는 취지라고 볼 여지가 있다( 대법원 1972. 5. 30. 선고 72다628 판결 참조).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소외인으로부터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고 그와 별도로 금원을 지급받기로 한 것이 소외인이 한 무권대리행위의 효력을 인정함을 전제로 하여 그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그 밖의 다른 사정이 있어서 다른 명목의 손해배상으로 받기로 한 것인지에 관하여 좀 더 심리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을 추인할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단정하여 피고 2의 추인 항변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점을 지적하는 위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