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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6. 2. 23. 선고 2004헌바50 결정문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16조 위헌소원]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광주광역시 광산구

대표자 구청장 송○태

대리인 변호사 김양균 외 1인

주문

구 농촌근대화촉진법(1995. 12. 29. 법률 제5077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6조 중 “지방자치단체”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지방자치단체로서 광주 광산구 ○○동 133 유지 277㎡ 등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바, 이 사건 토지는 저수지인 수완2제와 수문제의 각 부지로 사용되어 왔다. 위 저수지는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상의 농지개량시설(관개시설)로서 1977. 12. 16.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16조의 규정에 의하여 청구인은 위 저수지를 청구외 영산강농지개량조합에 이관하였으며, 1999. 2. 5. 법률 제5759호로 농지개량조합법이 폐지되면서 제정된「농업기반공사및농지기금관리법」부칙 제9조 제1항에 의하여 청구외 농업기반공사가 위 영산강농지개량조합의 모든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하였다.

(2)위 농업기반공사는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16조를 근거로 광주지방법원에 청구인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광주지방법원 2001가합9320)하였으며, 위 법원은 2002. 8. 30. 원고 승소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청구인이 광주고등법원에 항소(2002나7946)하였으나 2003. 1. 24. 항소기각 되었다. 위 판결에 불복하여 청구인은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2003다12786)함과 아울러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16조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4. 6. 11.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함과 동시에 위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자, 청구인은 2004. 7.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농촌근대화촉진법(1995. 12. 29. 법률 제5077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6조 중 “지방자치단체”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법률조항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16조 (시설의 인수관리) 제1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설립된 조합은 그 조합구역내의 농지개량시설로서 그 설치자로부터 이관된 것을 인수하여 관리하여야 한다. 이 경우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공사의 권리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한다. 다만, 조합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승계할 채무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2) 관련 법률조항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농지개량사업”이라 함은 이 법에 의하여 시행하는 다음의 사업을 말한다.

가.관개․배수시설․농업용 도로․기타 농지의 보전이나 그 이용에 필요한 시설(이하 “농지개량시설”이라 한다)의 설치․관리․변경 또는 폐합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9조(목적) 농지개량조합(이하 “조합”이라 한다)은 그 조합구역 안의 농지개량시설을 효과적으로 유지․관리하고 구획정리사업 또는 농사개량사업등을 수행함으로써 조합원의 농업생산력의 증대에 기여하

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시행령(1978. 4. 12. 대통령령 제8937호로 신설되고, 1996. 6. 29. 대통령령 제15089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4조의2(시설의 이관) 법 제16조의 규정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농지개량재산을 조합에 이관할 때에는 농어촌정비법 제16조의 예에 의한다.

구 농어촌정비법(1994. 12. 22. 법률 제4823호로 제정되고, 1997. 1. 13. 법률 제52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국가등이 시행한 농업기반시설의 관리․이관) ① 농림수산부장관은 국가 또는 농어촌진흥공사가 시행한 농업기반정비사업이 완료된 때에는 그 농업기반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취한다.

1.농업기반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지역 내에 농지개량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농지개량조합으로 하여금 당해 농업기반시설을 인수․관리하게 한다.

2.농업기반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지역 내에 농지개량조합이 없고, 그 인접 지역에 농지개량조합이 있는 경우에 그 인접 농지개량조합으로 하여금 당해 농업기반시설을 인수․관리하게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농지개량조합으로 하여금 인수․관리하게 한다. 다만, 관정등 지하수이용시설에 대하여는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인수․관리하게 할 수 있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농업기반시설을 인수받은 농지개량조합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당해 농업기반시설에 관하여 발생한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다. 다만, 농업기반시설을 인수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채무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내지 ⑧ 생략

구 농어촌정비법시행령(1995. 6. 23. 대통령령 제14679호로 제정되고, 1999. 12. 28. 대통령령 제166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농업기반시설의 인수시 채무범위) 법 제16조 제2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농지개량조합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농업생산기반시설(이하 “농업기반시설”이라 한다)을 인수하는 경우에 승계되는 채무의 범위는 당해 농업기반시설의 설치․유지․관리 및 개보수를 위하여 발생한 차입금등의 채무로 한다.

농업기반공사및농지기금관리법 부칙 제9조(권리․의무의 승계) ① 공사는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및 농지개량조합연합회의 재산과 채권․채무 기

타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

2.청구인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1) 지방자치단체는 공법인이나, 공법인도 스스로 기본권적 가치질서를 실현시켜야 되는 책임 내지 의무와 조화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으며, 이 사건에서와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재산권을 사용, 수익, 처분하는 행위는 공행정주체로서의 행위가 아닌 사법(私法)관계의 한 당사자로서 사법상의 행위로서 국고행위의 영역에 속하므로 청구인은 국가나 공법인에 대하여 재산권 등의 기본권을 주장할 수 있다.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은 지방자치단체인 청구인의 재산권으로서 헌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재산권에 속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무상으로 농지개량조합으로 이전시키면서 소유권 상실에 관하여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지 아니하고 있는 것은 헌법 제23조 제3항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2)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권리의무를 농지개량조합이 포괄승계함에 있어서 국가 또는 농업기반공사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과 지위가 같지 아니함에도 이를 같게 취급하고, 반면 이 사건 토지의 소유는 지방자치단체가 사경제의 주체로서 행하는 사법상의 행위이므로 사인과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하는데도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농지개량조합에 포괄승계되도록 한 것은 동일한 지위에 있는 사인과 다르게 취급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3)지방자체단체가 갖는 재정권과 더불어 재정확보방안은 재정자립도의 충실 여부와 관련하여 지방자치제도의 매우 중요한 요소인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산권인 농지개량시설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농지개량조합에 승계시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약화시켜 건전한 지방자치제도의 성장, 발전을 저해함으로써 결국 지방자치제도의 헌법적 보장에 반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결정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산권보장, 국민의 자유와 권리 존중, 평등권, 지방자치제에 관한 헌법 제11조, 제23조 제3항, 제37조 제2항, 제117조, 제118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 농업기반공사 및 농림부장관의 의견

(1) 청구인은 지방자치단체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는 지위에 있을 뿐 기본권의 주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은 기본권으로서의 재산권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가사 청구인이 재산권의 주체가 된다고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에게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권리의무를 귀속시키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국가재산을 농지개량사업이라는 공익적인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절한 관리주체로 여겨지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맡긴 것에 불과하므로, 국가나 이에 준하는 지방자치단체 및 공법인 사이에 농지개량사업이라는 행정목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관련 재산권의 관리주체를 변경하는 경우에까지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른 보상을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농지개량조합으로 하여금 지방자체단체의 권리 뿐만 아니라 의무도 포괄승계의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으므로 보상조항이 없더라도 청구인의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2) 국가 등과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권리의무를 귀속시킨 취지가 다르지 않고 그에 대한 법률적 평가를 달리할 수 없으므로 국가 등과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이나 지위가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권리의무를 보유하는 것은 농지개량사업을 수행하는 등 공적인 행정목적과 관련된 것이므로 이를 사인이 사유재산을 보유하는 것과 동등하게 취급할 수는 없으므로 평등권에 위배되지 않는다.

(3)이 사건 법률조항은 행정목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지방자치단체의 권리의무만을 농지개량조합에게 포괄승계시키는 것이므로,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데 막대한 지장이 발생하게 된다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현저하게 약화시켜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헌법상의 지방자치제도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3. 판 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 및 연혁

(1)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

이 사건 토지는 저수지(수완2제와 수문제)의 부지로 사용되어 오던 중, 청구인은 1977. 12. 16.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위 저수지를 영산강농지개량

조합에 이관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농업진흥공사의 권리의무를 농지개량조합이 포괄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의 의미와 관련하여,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29281 판결은 “관계시설인 저수지의 부지는 그 저수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로서 구 농촌근대화촉진법(1995. 12. 29. 법률 제5077호 농지개량조합법 부칙 제2조에 따라 폐지) 소정의 농지개량시설에 포함되고, 농지개량시설인 저수지가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16조에 의하여 설치자로부터 농지개량조합에 이관된 때에는, 당해 저수지의 부지의 소유권은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권리로서 농지개량조합이 이를 포괄승계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라 이 사건의 당해 사건에서 법원은, 청구인이 1977. 12. 16. 이 사건 저수지를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청구외 영산강농지개량조합에게 이관하였으므로, 위 영산강농지개량조합을 합병하여 그 권리․의무를 포괄한 청구외 농업기반공사에게 위 저수지부지인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연혁

농지개량조합은 그 조합구역 안의 농지개량시설을 효과적으로 유지․관리하고 구획정리사업 또는 농사개량사업 등을 수행함으로써 조합원의 농업생산력의 증대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이러한 조합의 목적을 위하여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16조에서는 조합으로 하여금 그 조합구역 내의 농지개량시설로서 그 설치자로부터 이관된 것을 인수하여 관리하도록 하면서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공사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 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정당시부터 존재하였으며, 이후 위 법이 1995. 12. 29. 폐지되면서 제정된 구 농지개량조합법 제16조에서도 거의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구 농지개량조합법은 1999. 2. 5. 폐지되었으며, 농업기반정비사업 및 농업기반시설의 관리와 관련하여 유사․중복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등 3기관을 통합하여 농업기반공사를 설립함으로써 조직을 효율화하고 농업인에 대한 서비스를 제고하기 위

하여 농업기반공사및농지관리기금법이 제정되고, 위 법에 따라 설립된 농업기반공사가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및 농지개량조합연합회의 모든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이 사건에서는 농지개량시설이 설치자로부터 농지개량조합에 이관된 경우 소유권을 비롯하여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지방자치단체의 권리의무 역시 농지개량조합에 포괄승계되도록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먼저 지방자치단체가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기본권 보장규정인 헌법 제2장의 제목이 “국민의 권리와 의무”이고 그 제10조 내지 제39조에서 “모든 국민은 ……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기본권의 보장에 관한 각 헌법규정의 해석상 국민만이 기본권의 주체라 할 것이고, 공권력의 행사자인 국가, 지방자치단체나 그 기관 또는 국가조직의 일부나 공법인은 기본권의 “수범자”이지 기본권의 주체가 아니고 오히려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헌재 1994. 12. 29. 93헌마120 , 판례집 6-2, 477, 480; 헌재 1995. 2. 23. 90헌마125 , 판례집 7-1, 238, 242; 헌재 1995. 9. 28. 92헌마23 등, 판례집 7-2, 343, 351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지방자치단체인 청구인은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따라서 청구인의 재산권 침해 여부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청구인은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권리의무를 농지개량조합이 포괄승계 함에 있어서 국가 또는 농업기반공사 소유의 농지개량시설의 소유권이 농지개량조합으로 포괄승계 되는 것은 대상적 성격이 있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과 지위가 같지 아니함에도 이를 같게 취급하고, 한편 이 사건 토지의 소유는 지방자치단체가 사경제의 주체로서 행하는 사법상의 행위이므로 사인과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하는데도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농지개량조합에 포괄승계되도록 한 것은 동일한 지위에 있는 사인과 다르게 취급한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해 살펴본다.

(1) 국가와의 차별취급 여부

청구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과 관련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과 지

위가 같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의 전신(前身)인 구 토지개량사업법(1961. 12. 31. 법률 제948호로 제정되고 1970. 1. 12. 법률 제2199호로 폐지된 것) 제57조 제1항에서 국가가 토지개량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도로, 관개용수로, 배수로, 제방, 구거, 저수지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폐지한 경우에 대통령령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국유지를 토지개량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제2항에서 토지개량사업의 시행에 의하여 개설한 도로, 관개용수로, 배수로, 제방, 구거, 저수지 등으로서 전항의 폐지한 것에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령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무상으로 국유지에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바 있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국가의 권리의무를 조합이 무상으로 포괄승계 하도록 한 것은 위 구 토지개량사업법 규정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국가와 농업진흥공사가 갖는 권리의무를 조합이 포괄승계하는 것은 청구인과 같은 지방자치단체와는 달리 대상적(代償的) 성격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 구 토지개량사업법 제57조와는 전혀 그 입법취지가 다른 별개의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구 토지개량사업법에서 토지개량조합이 농지개량사업의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한 것과는 달리,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에서는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사업이 사회간접자본시설을 확충하는 국가적 사업이므로 효과적인 공사의 실시를 위하여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농업진흥공사가 농지개량사업을 시행하되 당해 농지개량사업의 시행에 의한 농지개량시설은 농지개량조합에 인계하고 당해 농지개량조합으로 하여금 이를 유지․관리 및 처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그 목적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한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농업진흥공사의 권리의무 역시 농지개량조합이 포괄승계하도록 하였다.

한편 구 토지개량사업법 제57조 제1항과 제2항은 국유인 저수지 등의 전부 또는 일부에 토지개량사업이 시행되는 경우 국유지의 양여를 받고자 하는 토지개량사업시행자의 신청을 받아 국가가 저수지 등을 그 용도폐지 후 농지개량사업자에게 무상으로 양여하고, 그 대신 그 공사로 인하여 새로이 건설된 저수지 등이 있을 때에는 이를 국유지로 편입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구 농촌근대화촉진법 제165조 제1항과 제2항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구 토지개량사업법 제57조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농지개량조합이 설치자로부터 농지개량시설을 이관받아 인수․관리하고 그 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농업진흥공사로부터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함에 있어 국가․농업진흥공사와 지방자치단체를 전혀 차별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구 토지개량사업법 제57조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전제로 국가와 농업진흥공사가 갖는 권리의무를 농지개량조합이 포괄승계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와는 달리 대상적 성격이 있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사인(私人)과의 차별취급 여부

(가)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는 공유재산은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이나 기부의 채납 또는 법령이나 조례의 규정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로 된 재산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하며[구 지방재정법(2005. 8. 3. 법률 제766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지방재정법’이라 한다) 제72조 제1항], 이는 그 용도에 따라 이를 행정재산․보존재산 및 잡종재산으로 구분된다.

“행정재산”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사무․사업 또는 공무원의 거주용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하기로 결정한 재산인 “공용재산”,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공공용에 사용하거나 사용하기로 결정한 재산인 “공공용재산”과 지방자치단체가 경영하는 기업 또는 그 기업에 종사하는 직원의 거주용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하기로 결정한 재산인 “기업용재산”으로 분류된다(구 지방재정법 제72조 제2항, 지방재정법시행령 제78조 제1항 제1호). “보존재산”은 법령 또는 조례나 규칙의 규정에 의하거나 기타 필요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가 보존하거나 보존하기로 결정한 재산을 의미하며(지방재정법시행령 제78조 제1항 제2호), “잡종재산”은 이와 같은 행정재산과 보존재산 이외의 모든 공유재산을 말한다(지방재정법시행령 제78조 제1항 제3호).

위와 같은 분류에 따를 때 저수지의 부지인 이 사건 토지는 행정재산 중 공공용재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공유재산 그 중에서도 특히 행정재산과 보존재산에 대해서는 지방재정법상 특별한 보호 내지는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행정재산 및 보존재산은 이를 대부․매각․교환․양여․신탁 또는 대물변제하거나 출자의 목적으로 하지 못하며, 이에 사권을 설정할 수 없다(구 지방재정법 제82조). 그리고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며(구 지방재정법 제74조), 행정재산과 보존재산을 불법으로 점유 또는 사용하거나 수익

한 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구 지방재정법 제86조).

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공유재산 중 행정재산 및 보존재산은 공물로서 그 목적에 부합하는 한도 내에서 그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 공법적 규율이 적용되고 따라서 사적 거래의 대상에서 제외되며, 사권의 설정이 금지되는 등 사법적 규율의 적용이 제한되거나 배제되므로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공법인으로서 특수한 지위를 가지며 행정재산과 보존재산의 관리․처분은 국가가 공권력의 주체로서 처분행위를 하는 행정처분으로 보아야 하는 반면, 잡종재산은 공적 성격을 가진 행정재산이나 보존재산과는 달리 그 물건자체가 사적 거래의 대상이 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사권의 설정과 처분이 허용되며, 지방자치단체의 잡종재산에 대한 관리 및 처분 등의 행위는 지방자치단체가 공권력의 주체로서 처분행위를 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 사경제적인 법인의 주체로서 하는 사법(私法)상의 법률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헌재 1992. 10. 1. 92헌가6 등, 판례집 4, 585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토지의 소유는 지방자치단체가 사경제의 주체가 아닌 공권력의 주체로서 하는 공법상의 행위로서 공법적 규율을 받으며,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조합에 포괄승계되도록 한 것은 이 사건 토지의 공공성에 기인하므로 동일한 지위에 있는 사인과 달리 보상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합리적인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라. 지방자치제도의 헌법적 보장에 반하는지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산권인 농지개량시설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조합에 승계시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약화시켜 건전한 지방자체제도의 성장, 발전을 저해함으로써 결국 지방자치제도의 헌법적 보장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헌법 제11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지방자치제도의 보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규정하고 있다(헌재 2002. 10. 31. 2002헌라2 , 판례집 14-2, 378, 385).

지방자치제도의 헌법적 보장은 한마디로 국민주권의 기본원리에서 출발하여 주권의 지역적 주체로서의 주민에 의한 자기통치의 실현으로 요약할 수 있고, 이러한 지방자치의 본질적 내용인 핵심영역은 어떠한 경우라도 입법 기타 중앙정부의 침해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1998. 4.

30. 96헌바62 판례집 10-1, 380, 384-392).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은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으로 나눌 수 있으며, 지방재정권은 지방자치단체가 재산을 관리하며, 재산을 형성하고 유지할 권한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또는 공익상 필요한 경우에는 재산을 보유하거나, 특정한 자금의 운용을 위한 기금을 설치할 수 있으며(지방자치법 제133조), 자치에 필요한 경비를 주민에게 조세로서 부과하거나(지방자치법 제126조), 공공시설의 이용 또는 재산의 사용에 대하여 사용료를 징수(지방자치법 제127조)하는 등의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헌법상의 자치권의 범위는 법령에 의하여 형성되고 제한되며,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은 헌법상 보장을 받고 있으므로 비록 법령에 의하여 이를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제한이 불합리하여 자치권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헌재 2002. 10. 31. 2002헌라2 , 판례집 14-2, 378, 385-386 참조).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행정재산은 일반 공중의 공동사용에 제공되는 까닭에 공적 성격을 강하게 갖는 공물로서 그 목적에 부합하는 한도 내에서 그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 공법적 규율이 적용된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적 사업인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사업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농업진흥공사가 농지개량시설을 설치하고 농지개량조합은 이를 유지․관리하도록 하고자 하는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농지개량조합으로 하여금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에 관하여 발생한 지방자치단체의 권리만을 승계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농지개량시설의 설치․유지․관리 및 개보수를 위하여 발생한 차입금 등의 채무 역시 인수하도록 함으로써 농지개량시설의 이전으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배려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있던 농지개량시설에 대한 소유권이 농지개량조합에 이전되었다 하더라도 위에서 살펴본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농지개량시설에 대한 공법적 규율의 적용, 권리와 의무의 포괄적인 승계인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방자치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어 지방자치에 관한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4.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주심) 이공현 조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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