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운수사업면허취소처분취소][공1992.8.15.(926),2302]
가. 교통사고가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중대한 교통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기준
나. 영업용 택시가 중앙선을 넘어 맞은 편 도로 옆 약 20미터 언덕 아래로 추락하는 바람에 운전사가 사망하고 승객 3명에게 전치 약 6주 내지 12주를 요하는 상해를 입힌 교통사고가 위 “가”항의 법조항 소정의 “중대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많은 사상자를 발생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가. 교통사고가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중대한 교통사고”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그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람의 과실의 정도, 피해자측의 과실, 사고의 발생경위, 구체적인 피해상황, 그 사고가 일반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 교통사고의 내용과 결과를 고루 살펴보아 그와 같은 교통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운수사업자로 하여금 운송사업을 계속하게 하거나 면허나 등록을 그대로 보유하게 하는 것이 같은 법이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목적에 비추어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정도로 중대한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나. 영업용 택시가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도로 옆 약 20미터 언덕 아래로 추락하는 바람에 운전사가 사망하고 승객 3명에게 전치 약 6주 내지 12주를 요하는 상해를 입힌 교통사고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가”항의 법조항 소정의 “중대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많은 사상자를 발생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연희택시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상연
부산직할시장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회사의 소속 운전사인 소외 1이 1990.10.4. 02:30경 원고 소유의 부산 1바4165호 택시를 운전하여 부산 북구 학장동 쪽에서 구덕터널 쪽으로 진행하다가 구덕산 주유소 앞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 편 도로 옆 약 20미터 언덕 아래로 추락하는 바람에 운전사인 소외 1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승객인 소외 손종순, 김민자, 조정민 등이 전치 약 6주 내지 12주를 요하는 상해를 입게 된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하여, 위 사고조사결과 단지 위와 같은 내용의 사고의 결과발생만이 명백할 뿐이고, 그 구체적인 사고발생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하고 있으며, 위 사고 후 사망한 위 운전사의 유족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상금이 지급되고, 원고 회사가 위 부상자들에 대하여 그 피해를 모두 배상함으로써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 등을 인정한 후, 이러한 사정 등을 참작하여 볼 때 이 사건 사고는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서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중대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많은 사상자를 발생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사고차량에 대한 운송사업면허를 취소한 처분은 그것이 위 사업면허취소 등의 처분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법한 처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2.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로서 이 사건 사고발생 직후 사고현장을 조사한 경찰관 작성의 실황조사서 기재에 의하면, 사고 당시 비가 내리는 새벽 무렵이었고, 사고장소는 왕복 8차선의 아스팔트로 된 직선도로로서 시야장애가 전혀 없는 곳이었으며, 사고차량은 자기차선의 1차선 위를 주행하다가 갑자기 도로 중앙선을 넘어 약 40도 정도로 비껴 대향차선을 곧바로 가로질러 맞은 편 도로 옆에 있는 높이 3미터의 언덕 아래로 약 20미터 정도 떨어진 지점까지 비행추락한 것으로 되어 있고, 위 사고발생 후 차량상태에 사고의 원인이 될 만한 고장부분이 전혀 발견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나아가 위 조사경찰관은 이러한 사정들의 확인에 근거하여 위 사고 당시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하였음이 분명하다).
위와 같은 사고현장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은 정상적인 신체상태의 운전자에게서는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태양의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위 사고가 특별히 제3자의 과실행위 등의 개입이나 그 밖의 다른 불가항력의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따로 밝혀지지 아니한 이상, 이는 위 사고차량 운전사 본인의 순간적인 졸음운전 등으로 인한 차량운전조작상의 과실에서 야기된 것이라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이에 반하여 원고 회사의 소속 직원인 증인 허만준은 사고차량의 좌측 앞 타이어가 찢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위 사고는 차량 타이어의 갑작스런 펑크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와 같이 위 사고현장에 차량의 급제동 내지 방향전환 등에 따른 진행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아니한 것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위 증언내용은 이를 그대로 취신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3. 한편 어떤 교통사고가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중대한 교통사고”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그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람의 과실의 정도, 피해자측의 과실, 사고의 발생경위, 구체적인 피해상황, 그 사고가 일반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 교통사고의 내용과 결과를 고루 살펴보아 그와 같은 교통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운수사업자로 하여금 운송사업을 계속하게 하거나 면허나 등록을 그대로 보유하게 하는 것이 자동차운수사업법이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목적에 비추어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정도로 중대한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당원 1991.8.27. 선고 91누455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돌이켜 위 사고의 구체적인 발생원인이나 경위가 위에서 본 바와 같다면, 이러한 사고운전자의 과실의 정도와 위 사고로 인한 피해상황, 위 사고가 일반사회에 미친 영향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참작하건대, 위 사고는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중대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많은 사상자를 발생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 고 보아야 마땅할 것이고, 가사 원심판시와 같이 위 사고후 사망한 운전사의 유족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상금이 지급되고, 원고 회사가 그 부상자들에 대하여 피해를 모두 배상함으로써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위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불과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4. 결국 원심은 채증법칙 위반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의 발생경위에 관한 사실관계를 오인하거나 위 법조 소정의 중대한 교통사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