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서울고등법원 2017.5.12. 선고 2016누973 판결

친일반민족행위결정처분취소

사건

2016누973 친일반민족행위결정처분취소

원고피항소인

A

원고보조참가인

1. 주식회사 B

2. C

피고항소인

행정자치부장관

변론종결

2017. 4. 21.

판결선고

2017. 5. 12.

주문

1. 제1심판결 중 환송판결에 의하여 이 법원에 환송된 부분(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위원회가 2009. 6. 29. 망 D의 별지 순번 2 기재 각 행위를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4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부분)에 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이하 '이 사건 위원회'라고 한다)가 2009. 6. 29.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별지 순번 2 기재 각 행위를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하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14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대상

가.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1)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위원회가 2009. 6. 29. 망인의 별지 기재 각 행위를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13호, 제14호, 제1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처분의 취소를 구한 것에 대하여, 제1심판결은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가 제1심판결의 각 패소 부분에 항소하여 계속된 환송 전 당심에서, 환송 전 당심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별지 순번 3 기재 각 행위를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1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처분을 취소함과 동시에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1)

3) 원고와 피고가 환송 전 당심판결의 각 패소 부분에 상고하여 계속된 환송판결에서, 대법원은 환송 전 당심판결 중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법원으로 환송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나. 이 법원의 심판대상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제1심판결 중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된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제1심판결서 이유의 인용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 관하여 이 법원이 적을 이유는 다음과 같이 일부 내용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서 이유 중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나. 이 법원에서 추가하는 판단

1) 파기환송판결의 기속력 상고심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그 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대하여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주장이나 입증이 제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이에 기속된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7. 2. 28. 선고 95다49233 판결, 1997. 7. 11. 선고 97다14934 판결 등 참조), 이 법원도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 관하여 판단한다.

2) 추가판단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14호는 친일반민족행위의 하나로, '일본제국주의의 전쟁수행을 돕기 위하여 군수품 제조업체를 운영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규모 이상의 금품을 헌납한 행위'를 들고 있는데, 반민족규명법의 취지나 성격에 비추어 위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에 대한 상당한 증명이 필요하다. '운영'의 문언적 의미는 조직이나 기구, 사업체를 운용하고 경영하는 것이며, 또한 위 규정 제14호는 일정한 직위에서 활동한 행위 자체를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로 보는 규정 제8호 및 제9호와 달리 '군수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행위를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14호 전단에 규정된 '군수품 제조업체를 운영한 행위'로서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군수품 제조업체에서 일정한 직위로 재직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여러 자료들에 비추어 군수품 제조업체의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업무집행에 주된 역할을 수행하는 정도의 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해석된다.

한편 당시 적용되던 의용상법에 의하면, 감사역은 회사의 업무 및 회계에 관한 감독기관일 뿐 업무집행기관이 아니다. 비록 감사역이 취체역에 대하여 영업의 보고를 요구하거나 또는 회사의 업무 및 재산의 상황을 조사할 수 있고 취체역과 회사 간 거래의 승인권 및 취체역과 회사 간 소송의 회사대표권을 가지고 있으며, 취체역의 결원이 있는 경우 임시적으로 취체역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취체역이 회사의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일체의 행위에 관하여 대표권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면서 업무를 집행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망인이 G 주식회사(이하 'G'이라 한다)의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G의 주식 1%를 보유하면서 감사역으로 선임됨으로써 취체역에 대한 감독 · 견제 권한 등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사정만을 가지고 G을 운영하였다고 보기에는 충분하지 아니하며, 또한 망인이 단순히 그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업무집행에 주된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는 다른 사정에 관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위원회가 망인의 위 행위를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14호 소정의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잘못이다.

피고는 환송 후 당심에서 "① 일제의 침략전쟁에 투입할 항공기를 생산하는 군수업체라는 G의 성격, 망인이 인수한 주식이 전체 20만 주의 1%인 2천 주에 불과하지만 개인들이 인수한 총주식 7.5%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3.3%에 해당하는 점, 당시 G의 이익배당 예정 비율 역시 1주당 1.5원으로 매우 높았던 점, 망인과 함께 감사로 있던 일본인 BJ이 공직 추방대상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맡고 있던 감사역이라는 지위는 회사의 운영에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하는 지위에 해당하고, ② 망인은 위 행위뿐만 아니라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13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 왔으므로,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고찰해 보면 망인이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14호에 해당하는 친일반민족행위를 하였다고 인정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위 주장은 앞서 본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명시적으로 반하는 주장이어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가 당심에서 제출한 을 제21호증 내지 29호증의 3은 당시 일제가 군수회사 설립을 중요한 정책과제로 삼아 추진하였다거나, 당시 G의 감사역이었던 BJ이 공직추방대상자라는 사실 또는 당시 감사역이 회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는 일반적인 내용 등을 증명하고 있을 뿐, 나아가 망인이 실제로 G의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였다거나 그 업무집행에 있어 주된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러한 증거들만으로 앞서 본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2)

판사

재판장판사김용석

판사서승렬

판사성충용

주석

1) 다만 주문의 형식은 변경판결의 형식을 취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소송이 환송 전 상고심에 계속 중이던 2016. 5. 8. 사망한 것으로 보이나, 원고소송대리인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소송절차가 중단되지 아니하고(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238조, 제233조 제1항), 이 경우 소송대리인은 상속인들 전원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하게 되며, 판결은 상속인들 전원에 대하여 효력이 있으므로(대법원 2016. 4. 2. 선고 2014다210449 판결 참조), 이 법원은 원고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종전 원고 표시를 그대로 사용하여 이 판결을 선고한다.

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