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위반
2016노2986 정치자금법 위반
1. A
2. B
피고인들 및 검사
김석우(기소), 손영배, 김병문(공판)
법무법인(유한) DK(피고인 A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DL, DM
변호사 H(피고인 A를 위하여)
법무법인 DN(피고인 B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DO, DP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9. 8. 선고 2015고합568 판결
2017. 2. 16.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 A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법리오해
AN, AO의 각 진술이 담긴 녹음파일과 그 녹취서, 그리고 X의 진술이 담긴 녹음파일과 그 녹취서, 메모, 검찰진술은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
2) 사실오인
B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그 밖의 증거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피고인 A가 원심 판시와 같이 B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
3)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A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 B는 A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에 관하여 X과 사이에 공동가공의 의사가 없었고 그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도 없었으며, A에게 정치자금을 제공 내지 기부한 당사자도 피고인 B가 아닌 X인바, 피고인 B에게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B에게 선고한 형(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의 요지
가. 사건의 배경
1) 피고인 A의 경력
피고인 A는 제15·16·17·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2008. 6.경부터 2009. 5.경까지 T당 원내대표, 2010. 7.경부터 2011. 4.경까지 T당 최고위원, 2011. 7.경부터 2011. 12.경까지 T당 당대표(대표최고위원)를 역임하였고, U경 V 선거와 2014. 6.경 제6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V로 각 당선되어 U경부터 현재까지 V로 재직 중이다.
2) 피고인 B의 경력
피고인 B는 1988년부터 1995. 8.경까지 세계일보에서, 1995. 8.경부터 2008. 5.경까지 동아일보에서 각 정치부 기자로 근무하였고, 2008. 5.경부터 2009. 2.경까지 W 주식회사(이하 'W'이라 한다)의 고문, 2010. 3.경부터 2012. 1.경까지 사외이사, 2012. 2.경부터 2013. 6.경까지 부사장으로 근무하였다.
3) X의 경력X은 W의 회장으로서 Y 주식회사, Z 주식회사 등 계열사들을 함께 운영하여 왔다.
X은 2012. 4.경 실시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AA당의 예비후보자로 등록하였으나 공천을 받지 못하였다. 이후 AB당의 공천을 받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었으나, 2012. 12. 28.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및 일부 무죄 판결을, 2013. 5. 13. 대전고등법원에서 벌금 500만 원 및 일부 무죄 판결을 각 선고받고, 2014. 6. 26.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국회의원직을 상실하였다.
나. 구체적 범죄사실
1) 피고인 A
피고인 A는 2011. 6. 11.부터 2011. 6. 30.까지 사이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의원회관 AC호 피고인 A의 집무실에서, B로부터 신문지로 포장된 1억 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네받아 1억 원을 당대표 경선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A는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 아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정치자금 1억 원을 기부받았다.
2) 피고인 B
피고인 B는 2011, 6. 11.부터 2011. 6. 30.까지 사이에 X으로부터 준비된 자금을 A에게 전달해 주라고 연락받은 다음 W에서 현금 1억 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교부받고, 위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위와 같이 A에게 건네주어 1억 원을 당대표 경선자금 명목으로 교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B는 X과 공모하여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정치자금 1억 원을 기부하였다.
3.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판단
가. 증거능력 존부
1) AN, AO의 각 진술(녹음파일, 녹취서) 녹음파일의 무결성과 원본과의 동일성은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으로서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한바(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도1743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AN과 AO의 각 진술의 녹음내용이 담겨있는 각 녹음파일은 원본으로부터 복사되는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인 개작 없이 원본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을 인정할 수 있고, 각 진술자인 AN과 AO가 그 각 진정성립을 인정하였으므로, 결국 위 각 녹음파일과 이를 녹취한 각 녹취서는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
2) X의 진술(녹음파일, 녹취서, 메모, 검찰진술)
가) 피고인 A는 원심법정에서 X의 2015. 4. 3.자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와 2015. 4. 9.자 BB와의 전화인터뷰 녹음내용의 녹취록에 대하여 모두 증거동의 하였다. 따라
서 이들은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
나) 2015. 3. 30.자 및 2015. 4. 9.자 각 녹음파일과 메모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각 녹음파일에 녹음된 X의 진술내용의 구체성 및 일관성, X이 그 각 진술에 이르게 된 과정 및 경위, X의 진술태도 등을 종합하여 보면, 2015. 3. 30.자 녹음파일에 녹음된 X의 진술, 그리고 2015. 4. 9.자 녹음파일에 녹음된 X의 진술 중 피고인 A에 관한 부분은 허위개입 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3786 판결,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5도9561 판결 등 참조), 2015. 4. 9. 사망한 X의 진술이 담긴 위 각 녹음파일 및 2015. 3. 30.자 녹음내용을 녹취한 녹취서, 그리고 2015. 4. 9.자 진술내용과 동일한 내용이라 할 수 있는 메모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한편,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2015. 4. 9.자 전화인터뷰의 녹음내용을 녹취한 녹취서는 그 증거능력이 인정되어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바, 가사 2015. 4. 9.자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다.
다) 나아가 녹음파일에 담긴 진술내용의 진실성이 아닌 그와 같은 진술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증명의 대상이 되거나 그 진술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할 때에는 전문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바(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1252 판결,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0도3504 판결,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도10978 판결 등 참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B의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 X의 진술의 존재 자체를 증거로 사용하는 범위에서는 전문법칙의 적용 없이 이를 증거로 쓸 수 있다.
나. B 진술의 신빙성 존부
1) 관련 법리
가) 금원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원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나) 금품공여자나 피고인의 진술이 각기 일부는 진실을, 일부는 허위나 과장 · 왜 곡·착오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므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사실심 법관으로서는 금 품공여자와 피고인 사이의 상반되고 모순되는 진술들 가운데 허위·과장·왜곡, 착오를 배제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 진실들을 조합하여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러한 노력 없이 금품공여자의 진술 중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그가 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은 모두 신빙하고 이와 배치되는 피고인의 주장은 전적으로 배척한다면, 이는 피고인의 진술에 일부 신빙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 전부를 신빙할 수 있다고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논리의 비약에 지나지 않아서 그에 따른 결론이 건전한 논증에 기초하였다고 수긍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16628 판결 등 참조).
다) 금원 제공을 포함하여 여러 사실관계에 관하여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심사해 본 결과 그 중 상당한 진술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 등이 밝혀짐에 따라 그 부분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경우라면, 그 진술의 신빙성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허물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니, 비록 금원 제공에 관한 나머지 진술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 등이 직접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진술만을 내세워 함부로 나머지 일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머지 일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신빙성을 배척하는 진술 부분과는 달리 이 부분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시되거나, 그 진술을 보강할 수 있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충분히 뒷받침되는 경우 등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참조).
라)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와 장소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함에도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범행이 이루어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16628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A에게 직접 돈을 전달한 사람은 B뿐인바, 위 공소사실 중 특히 B가 X으로부터 받은 돈을 피고인 A에게 교부하는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B의 아래와 같은 진술밖에 없다(한편, X도 BB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에 관한 진술을 하였으나, X은 그 전달 과정을 직접 경험하여 진술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B의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1) B는 2011. 6.경 X으로부터 1억 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받아 자신의 집에서 보관한 후 2011. 6. 3.부터 2011. 6. 22.까지 사이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의원회관 AC호 피고인 A의 집무실로 가 피고인 A에게 위 쇼핑백을 T당 당대표 경선자금 명목으로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 또한 B는 위와 같은 경선자금 전달에 앞서 X과 피고인 A가 만나게 된 경위, 그 이후 X이 전화하여 자신이 W에 가서 돈을 수령한 과정, 돈을 수령한 이후 집에 가져온 다음 자신의 처인 AJ와 대화한 내용, AJ의 차를 타고 국회로 이동한 과정, AJ의 차에서 하차하여 의원회관에 들어가 피고인 A의 집무실로 이동한 과정, 피고인A의 집무실 구조 및 피고인 A와의 대화내용 등 금품전달의 전후 사정에 관하여 검찰에서 진술하면서, 일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어느 정도는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이에 관한 세부적 내용은 다)항에서 본다.
나) 그런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B가 2011년경 X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후 그 무렵 피고인 A에게 금품을 전달하였다는 취지의 B의 진술 부분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1) X은 2015. 3. 30. W의 재무담당 최고책임자인 AF과 X의 비서인 AE와 함께, W의 비자금 사용처를 검찰에 어떻게 해명할 것인지에 관하여 대책을 논의하였다.이 자리에서 AF이 '몇 년도인지 모르지만 B와 AZ에게 돈을 주었다.'는 취지로 말하자 X은 위 말에 자연스럽게 대응하여 '2011년에 B에게 1억 원을 주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2) AE는 2015. 4. 1. B에게 '수령한 1억 원을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하자.'는 취지의 X의 제안을 전달하였고 2015. 4. 3.에는 '언론대책비로 사용한 것으로 하자.'는 취지의 제안도 전달하였으나, B는 이를 모두 거절하였을 뿐 아니라 2015. 4. 3.에는 위 1억 원을 피고인 A에게 주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AE에게 알렸다(AE의 진술). (3) B는 2015. 4. 1. AE가 방문한 직후 자신의 지인인 AL와 AK을 만나 이들에게도 'X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 피고인 A에게 전달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AL와 AK의 각 진술).
(4) X이 2015. 4. 6. W의 임원으로 근무하던 AD와 AE와 함께 B를 찾아갔을 때, B는 이들에게 '피고인 A에게 1억 원을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당시의 전달과정 등에 관한 X의 여러 질문에 대답하였다. 이때 B가 X에게 전달사실을 확인했었는지 묻자 X은 그 당시 확인했었다는 취지로 답변하기도 하였다(AD와 AE의 각 진술). (5) AN은 2015. 4. 11.과 같은 달 13.에, AO는 2015. 4. 14.에 각 B에게 전화하거나 B를 만나 'A측(피고인 A 측)' 또는 '저쪽(AO는 피고인 A를 포함한 여권 측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함)'의 입장이라면서 '피고인 A가 아닌 AQ이 돈을 받은 것으로 해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하였다. 그러나 B는 위 제안을 모두 거절하였다.
(6) AN과 AO의 위 각 제안은 다음과 같은 정황에 비추어 피고인 A 측과 긴밀한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
(가) AN은 위와 같이 B와 통화하기 직전과 직후에 피고인 A의 비서실장인 CQ와 전화통화를 하였다.
(나) CQ는 위 (가)항의 통화 이외에도 2015. 4. 11.부터 2015. 4. 13.까지 사이에 AN과 약 20회에 걸쳐 전화통화를 하였고, 위 기간 동안 매일 각 한 번씩은 AN과 통화한 직후 피고인 A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였으며 그 통화가 끝난 직후 다시 AN에게 전화한 사실이 있다.
(다) A0도 B를 만나기 전 피고인 A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 DQ 변호사 및 DR과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하였다.
(7) X은 2015. 4. 9. 자살하기 직전 경향신문의 BB 기자와 전화통화 하는 도중 자신이 2011년 T당 대표경선 할 때 B를 통하여 피고인 A에게 1억 원을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8) 한편, 피고인 A는 검찰 등에서, 2011년 당대표 경선 시 기탁금 1억 2,000만 원을 낼 수 없어 자신의 배우자에게 돈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피고인 A는 당대표경선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 주장과 달리 당대표경선 후원금 모집은 정치자금법상 기탁금을 납부하여 당대표경선 후보자의 지위가 된 이후에야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정치자금법 제6조(후원회지정권자) 제5호, 제7조(후원회의 등록신청 등), 제10조(후원회의 모금 기부) 등 참조)]. 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B의 진술내용이 추상적이고 많은 부분은 경험이 아닌 추론만을 진술한 것인 점, ② B의 진술내용의 일부는 일관되지 아니하고 객관적 사실에 배치되거나 AJ의 진술과도 모순되는 점, ③ 피고인 A가 2011. 6.경 X으로부터 당대표 경선 자금을 수령할 동기가 확인되지 않는 점, ④ B가 의원회관의 피고인 A 집무실을 찾아간 과정에 관한 진술을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⑤ X이나 B가 2011. 6.경 이후 피고인 A로부터 이익이나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⑥ B가 중요증거를 검찰에 제출하지 않고 은닉 내지 폐기한 점, ⑦ W의 비자금 계좌자료상 2011. 6.경 1억 원의 자금조성 여부가 불분명한 점, (8B에게 허위진술의 동기가 있고 B가 검찰수사를 대비할 수 있는 여건도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위 나)의 (1) 내지 (8)항에 기재된 사정특히 위 나)의 (1) 내지 (7)항은 모두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2011. 6.경이 아니라 2015. 3. 말경 이후에 있었던 정황에 해당한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B의 진술 중 B가 범행일 시라는 '2011. 6. 2.경부터 같은 달 22.경까지' 사이에, 범행장소라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의원회관 AC호 피고인 A의 집무실'에서, 범행의 목적물이라는 '현금 1억 원'을 피고인 A에게 교부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1) 진술내용의 추상성 B는 위 1)의 가)항과 같은 내용을 반복하여 추상적으로 진술하였을 뿐, 그 전후 사정에 해당하는 위 1)의 나)항의 내용들에 대하여는 그 당시 겪었던 자신의 경험이 아니라 일반적인 경험에 의한 추론만을 진술하였다.
(가) B는 검찰에서 위 1)의 나)항의 내용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도 포함하여 진술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런데 B는 원심법정에 이르러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인상 깊은 것만 기억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사항에 대하여는 기억이 없고(1억 원을 들어 있는 쇼핑백을 들고 의원회관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과정에 관한 기억도 없다고 하였다), 검찰에서 진술한 전후 사정에 관한 내용 중 많은 부분도 2011. 6.경에 실제 있었던 자신의 경험을 진술한 것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그렇게 했기 때문에 당시에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라는 추측을 진술한 것이라고 하였다.
(다) 결국 B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추상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기는 하나, 그 전후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는 자신의 경험을 거의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상 B의 피고인 A에 대한 금품 교부의 일시는 B의 진술과 비자금에 관한 계좌내역 등에 근거하여 2011. 6. 11.부터 2011. 6. 30.까지 사이로 비교적 장기간으로 되어 있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B의 진술내용이 추상적이라는 사정은 피고인 A의 방어권을 감안할 때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부정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
(2) 진술내용의 변경, 모순 등 B가 검찰에서 실제로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진술했던 내용 중
에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객관적인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그 내용이 일관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진술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일부 진술변경은 검찰의 지적이나 자신의 추론에 따라 기억과 달리 진술한 부분에 관한 것이다.
(가) B는 검찰과 원심법정에서 피고인 A에게 금품을 교부하기 전에 자신이 X과 피고인 A의 만남을 주선한 사실이 있고 다만 구체적인 연락 과정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당심법정에서는 자신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B는 검찰에서의 진술 경위에 관하여, 자신이 검찰에서도 '만남을 주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었으나 검찰로부터 '당신(B) 아니면 X과 피고인 A가 만났을 수가 없다.'는 지적을 받자 그 논리를 수긍하여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였다는 진술을 한 것이라고 하였다.
(나) B는 검찰에서의 초기 진술 시에는 자신의 집에서 현금 띠지를 고무줄로 교체했다는 것에 관하여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가 AJ가 검찰에서 띠지를 고무줄로 교체하였다고 진술한 이후에야 그 부분을 진술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B는 고무줄의
출처 등에 관하여 AJ와 다르게 기억한다고 진술하다가, 당심에 이르러서는 AJ의 말이 맞을 것이라면서 다시 진술을 바꾸었다.
(다) B는 2015. 5. 5. 이전에는 자신이 X으로부터 쇼핑백을 받아온 '당일 또는 그 다음날에 피고인 A와 만났다고 진술하다가 2015. 5. 5.부터는 쇼핑백을 받아온 '다음날' 의원회관으로 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B는 원심법정에서는 자신이 '다음날' 피고인 A를 만나러 간다는 것은 정확한 기억이 아니라 통상적인 경험에 바탕을 둔 추측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당심에 이르러서는 자신의 집에서 쇼핑백을 '2~3일간' 보관하였을 수도 있고 이에 관하여 정확한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라) B가 자신의 집에서 의원회관까지 차로 이동한 경로에 관하여 기억한다.고 검찰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했던 내용 (원심법정 이후에는 기억에 의한 진술이 아니라 통상적인 경로를 진술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다)과 AJ가 위 경로에 관하여 진술한 내용은 서로 다르다.
(마) 또한 B는 검찰에서 당시 운전자가 자신인지 AJ인지에 관하여 일관되지 않게 진술하였고, AJ는 자신이 뒷자리에 타고 있었다고 진술한 반면 B는 AJ가 자신의 옆자리에 타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바) B는 검찰에서 국회 남문 쪽에 있는 의원회관의 후면(남쪽) 지하 1층 출입구를 통해 의원회관에 들어갔다면서 국회 남문으로부터 의원회관에 들어가 피고인A의 집무실로 가는 과정을 도면에 이동경로까지 그려가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인 2011. 6.경에는 의원회관의 증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① 의원회관의 후면에 설치·운영되던 기존 면회실뿐 아니라 국회남문에서 우회전하여 위 면회실로 연결되는 통로가 모두 폐쇄되고 그 대신 의원회관의 전면 모서리 부분에 임시 안내실이 설치·운영되고 있었고, ② 국회 남문 출입구의 기등 근처에서부터 기존 의원회관 건물의 남쪽 끝부분까지는 오른쪽으로 상당한 높이의 파란색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었으며[변호인 제출의 증 제100호의7(2011. 4. 국회 남문 사진) 참조], ③ 국회 남문부터 임시 안내실까지는 오르막 도로이고 또한 임시 안내실의 위치가 그 도로보다도 높아서 도로와 임시안내실 사이에 이를 연결하는 지그재그 형태의 데크(deck)가 설치되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2011. 6.경에는 B가 진술한 경로, 즉 국회 남문에서 의원회관 후면의 면회실을 통하여 의원회관으로 출입하였다는 경로로는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였다. B는 공사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 A의 변호인이 자료를 제시하자 그제야 공사사실이 기억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검찰에서의 위와 같은 진술 경위에 관하여는 자신이 통상적으로 의원회관에 출입한 경로를 진술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11. 6.경 국회 남문 바깥쪽에 하차하여 의원회관에 출입하려면 국회 남문에서 가림막을 오른쪽에 둔 채로 오르막 도로를 상당히 걸어 올라간 후 다시 지그재그 형태의 데크를 올라가야만 임시안내실에 도달할 수 있었는바, B로서는 위와 같은 특별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더구나 B는 오랜 기간 동안 의원회관의 후면의 기존 면회실을 통하여 의원회관에 무수히 출입하여 오던 사람이므로 2011. 6. 경당시 기존 면회실이 아닌 임시면회실을 실제 이용하였다면 그 상황이 기억에 남아 있을 만하다.
(사) 한편, AJ는 2011. 6.경 B와 함께 국회 남문 바깥까지 갔다면서 B의 진술에 일정 부분 부합하는 듯한 진술을 하고 있으나, AJE B와 마찬가지로 위 (바)항과 같은 공사상황에 관하여 검찰에서나 원심법정에서 전혀 진술하지 않았는바, AJ가 위 시점에서 실제 B와 함께 국회 남문 바깥까지 갔는지에 관하여도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특히, AJ는 2015. 5. 3. 검찰에서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국회가 공사 중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를 기재하였는바,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이러한 공사가 언급된 사실 자체는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B나 AJ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 A의 변호인이 관련 자료를 제시하기 전까지 위와 같은 의원회관의 공사에 관하여 언급하지 않은 점은 더욱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아) B는 검찰에서 2011. 6.경 피고인 A에게 금품을 전달할 당시의 피고인A 집무실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 소파의 위치, 피고인 A와 자신이 앉아 있던 위치 등을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B가 그린 소파의 배치는 2011. 6,경의 실제 소파 배치와 일치하지 않는다.
(자) 위와 같이 B는 2011. 6.경의 금품 전달에 관하여 많은 부분을 AJ와 달리 진술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였고 일부는 진술내용을 변경하였다. 이처럼 B가 2011. 6.경의 일, 특히 의원회관에 출입하는 과정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진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이 사건이 불거진 2015. 4.경에는 이미 시일이 많이 경과되었고 B가 2015. 3.경에 설암수술 받았던 것 등에 기인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B는 자신이 1억 원을 타인에게 전달한 것은 평생 한 번밖에 없었던 경험이라고 하는바, 그러한 상황에서 위 (바)항에서 본 바와 같이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공사상황조차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쉽게 상정하기 어렵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검찰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은 어떠한 이유를 제시하더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금품수수 동기의 부족B는 X이 피고인 A에게 2011년 당대표 경선자금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네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A가 위 나)의 (8)항 기재와 같이 2011. 6.경 경선자금이 부족하였다 하더라도 그 당시 다른 사람이 아닌 X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할 동기는 찾기 어렵다.
(가) 피고인 A는 2011. 6.경 X과 친분이 없었다. B와 AE 등도 이들 사이에 친분이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2011년 추석 무렵의 피고인 A의 선물대상자 리스트에는 X이 빠져 있었다. X과 피고인 A 사이에 전화통화 등이 있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를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 A와 X의 친분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B는 당심에 이르러 금품 교부 전에 피고인 A와 X의 만남을 주선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하고 검찰에서도 처음에는 주선하지 않은 것으로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B의 검찰에서의 초기 진술을 살펴보면 B가 위와 같은 만남 주선을 언급한 적이 없고 단지 X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인 A와 만났음을 알리는 시점부터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B의 위와 같이 변경된 진술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B가 X과의 만남 주선을 위하여 피고인 A 측에 연락하였다는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이와 같이 B의 주선이 없었다면 2011. 6.경 피고인 A와 X 사이의 만남을 쉽게 상정할 수 없다.
(다) X은 과거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행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T당의 공천심사 때 이러한 전력이 문제되어 X이 공천받지 못하기도 하였는바, X의 위와 같은 전력은 정치권 내에 잘 알려져 있던 것으로 보인다.
(4) 금품 전달 장소 등 전달 과정의 특이성B의 진술내용 중 B가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의원회관으로 가서 1억 원을 전달하였다는 과정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가) B는 X이 1억 원을 건네줄 때에 자신에게 '단도리 잘 하라.'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그럼에도 B는 X으로부터 1억 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받은 후 그것을 그대로 들고 집으로 가서 자신의 처 AJ에게 보여주었고, 심지어 다음날 (또는 최대 2~3일 후) AJ와 함께 의원회관에 갔다고도 진술하였다. 그런데 AJ는 원심법정에서 B가 동아일보에서 사직할 때 자신에게 미리 말해주지 않았고 밖에서 하는 일을 자신과 논의하는 스타일도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다) 또한 의원회관은 차량 출입기록뿐 아니라 의원실 방문기록도 관리 · 보존하고, 출입구 근처에 보안검색대가, 건물 내에 상당수의 CCTV가 각 설치되어 있으며, 건물 내부에는 다수의 직원들과 민원인 등이 통행하고, 의원 집무실의 부속실 내에도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장소이다. 따라서 B가 의원회관 내에서 금품을 교부할 경우에는 출입기록 등이 자료로 남을 뿐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에 의하여 목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B가 X으로부터 '단도리 잘해라.'는 말을 듣고서도 굳이 의원회관에서 금품을 전달하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금품을 전달한다면 피고인 A의 집이든 아니면 다른 어느 장소에서라도 은밀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X과 피고인 A가 호텔에서 사전 만남을 가졌다고 하는바, 그와 동일한 과정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고 돈을 전달할 수도 있었다.
(라) 한편, B는 피고인 A에게 금품을 교부하러 국회에 갔을 당시 국회 남문 진입 전에 차에서 내렸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그 경위에 관하여는 국회 내에 주차가 어려워 그렇게 한 것이고 남문 진입 전에 내린 데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였다. 그런데 당시는 의원회관의 후면 지하 1층 출입구가 차단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국회 남문 출입구 부근부터 상당한 높이의 공사 가림막도 설치되어 있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AJ의 차를 타고 국회로 가서 하차한다면 공사의 시작 지점으로서 가림 막이 설치되어 있는 국회 남문 부근에서 내릴 것이 아니라 가림막이 없고 오르막 도로가 끝나는 임시 안내길 부근 데크 근처에서 내리는 것이 더 일반적일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차량 출입기록이 조회되는 2012. 9.경 이후에 AJ의 차가 국회 내로 들어가 짧은 시간 체류하다가 나온 경우도 적지 않은바, B가 1억 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들고 짧지 않은 거리를 걸어 들어가면서도 국회 남문 밖에서 하차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5) 이익 내지 편의제공 정황의 부존재
X이 B를 통하여 피고인 A에게 1억 원을 교부했다면 응당 있었어야 할 피고인 A 측의 이익 제공 내지 편의 제공에 관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
(가) AF과 AG의 각 진술 등에 의하면 X이 1억 원 이상의 비자금을 사용한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X이 1억 원 이상을 교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할 것임에도, 그 교부의 대가로 피고인 A에게 2012년 총선에서의 공친을 요청했다거나 그 밖의 혜택을 요구하였다는 자료가 전혀 없다. B도 이러한 요청을 자신이 했거나 X이 하는 것을 목격한 바가 없다고 진술하였다(B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DS에게만 지속적으로 X의 공천을 부탁하였다고 하였다).
(나) 심지어 B는 2015. 4. 6. X의 방문 전까지 X이 피고인 A에 대하여 금품 전달 사실을 확인한 적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는바(2015. 4. 26.자 진술서), 이에 의하면 X이 2011. 6.경 피고인 A에 대한 금품 교부 이후 B에게 그 결과에 관하여 언급하였거나 B와 함께 그에 관련된 후속조치를 진행한 바가 전혀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다) 오히려 피고인 A는 금품전달자라는 B의 부탁을 거절하기까지 하였다. 즉, B는 2010년경 피고인 A에게 자신이 DT의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이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부탁한 바 있고(이로 인해 2010년에는 기존에 유력시 되었던 사람이 위원장으로 결정되지 않은 채 공석으로 남게 되었음) 2011년에도 위 조직위원장에 공모한 이후 2011. 8.~9.경 다시 A에게 위 자리를 부탁하였으나, 피고인 A는 '이번에는 양보하 라.'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B의 부탁을 거절하였다.
(라) 한편, 피고인 A는 X이 공직선거법 위반의 재판과 관련하여 자신에게 구명을 요청하였으나 자신이 이를 거절한 바 있다고 진술하였다.
(6) 자금출처의 불명확성 X이 2011. 6. 3.경부터 2011. 6. 22.경까지 사이에 W에서 1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였다는 점이 금융계좌에 의하여 명백히 드러나 있지 않고 비자금 조성을 담당한 AG의 진술도 이에 관하여 분명하게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
(가) W의 비자금 계좌의 위 일시 무렵 입출금 내역(이자입금 부분은 생략함)은 아래와 같다.
(단위 : 원)
(나) B는 검찰진술 초반에는 X이 피고인 A와 만났다는 전화를 받은 '당일'에 W에 가서 돈을 받아왔다고 진술하다가 그 이후로는 '전화받은 뒤 1~2일 내 또는 '전화받은 뒤 2~3일 내'로 다시 X의 전화를 받고 W에 갔다고 진술을 바꾸었다. 그런데 B는 X으로부터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 X이 'A 의원을 만나고 왔고 AF을 시켜 돈을 준비시킬 테니 받으러 와서 전달하라.'라고 말하였다고 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X이 AF에게 미리 자금을 준비시킨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결국 X이 AF을 통해 자금을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은 최대로 보아도 '3일'이라 할 것이다.
(다) AF AG는, 그 진술에 다소 상이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2011년 초순경부터 항상 3,000만 원 이상을 계좌에서 인출하여 현금 상태로 보유하고 있었고(정상 시재 1,000만 원 및 비자금 2,000만 원 이상), 한편 5,000만 원을 비자금으로 지출하였다가 이를 반환받은 경우도 있다고 진술하였다. 따라서 위 계좌내역상 2011. 6.경 W에서 3일 내에 1억 원이 마련되었다면, 2011. 6. 9.경 비자금 계좌에 입금된 3,500만 원 중 2,900만 원을 인출함으로써 현금 총 2,500만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가 2011. 6. 16. 이전에 5,000만 원이 반환되어 총 7,500만 원 가량을 보유하게 되었는데, 때마침 2011. 6. 16. 무렵 X으로부터 1억 원의 준비를 지시받아 그 이후 이틀에 걸쳐 2,500만 원을 추가 인출하는 등의 상황이 상정 가능하다.
(라) 그런데 비자금 조성경위가 같으려면 2011. 6. 9.경 이전에 인출되어 있던 약 3,000만 원 이상의 현금이 대부분 비자금으로 사용 · 소진되어 있어서 2011. 6. 9.경 2,900만 원을 보충할 필요가 있었고, 또 그 이전에 5,000만 원이 출금되어 비자금으로 사용되었어야 하나, 2011. 6. 9. 이전으로서 그에 가까운 시기에 약 8,000만 원에 가까운 자금소요가 있었다고 볼 만한 돈의 인출내역이 보이지 않는다.
(마) 또한 2011. 6. 22. 이후에 자금이 보충된 내역을 보더라도, AF, AG의 비자금 운용방식에 의하면 비자금 사용 후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현금 시재를 3,000만 원 이상으로 마련해 두었어야 할 것인데, 2011. 6. 23. 1,200만 원을 제외하면 2011. 7. 1.까지 따로 보충하지 않았으므로 2011. 6. 22.경 현금으로 인출된 돈이 모두 사용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바) 한편, W에서 비자금 조성을 담당했던 직원인 AG는 전반적으로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면서도, 2011년 중에 5,000만 원을 반환받고 1억 원을 조성하였던 시기와 비자금 1억 원의 은행띠지도 교체하지 못하고 급하게 내보낸 시기는 모두 2011년 하반기로 생각된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 실제로 AG의 진술처럼 2011. 10. 10.에 5,500만 원과 2011. 10. 21.경 4,500만 원이 비자금 계좌에서 각 인출된 바 있다.
(7) 중요증거의 미제출 B는 아래와 같이 자신의 진술의 진실성 내지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
요한 증거를 검찰에 제출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2011년경 X과 피고인 A 사이의 만남 주선 여부, 2015. 4. 1.경부터 2015. 4. 15.경 사이의 허위진술 모의 사실 존부, 2015. 4. 6.의 X과 B 사이의 대화녹음 존부 등 사실관계 확인에 필요한 사정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가) B는 2015. 4. 1.경 AE가 방문한 이후 갑작스럽게 자신이 사용하던 핸드폰(이하 '검은색 핸드폰'이라 한다)을 새로운 핸드폰(이하 '하얀색 핸드폰'이라 한다)으로 교체하고 그로부터 며칠 후 AK에게 주었다.
(나) B는 2015. 4. 1.경부터 2015. 4. 15.경까지 하얀색 핸드폰을 사용하였는데, AL 또는 AK의 조언을 받아 '텔레그램'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주위와 대나를 하였다. '텔레그램'은 그 대화내용을 다시 복원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다.
(다) 한편, X이 2015. 4. 6. B를 찾아갔을 당시의 대화내용이 녹음되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가 있었으나 그 진위는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B는 2015. 4. 1.경부터 2015. 4. 15.경까지 사이에 하얀색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그 핸드폰으로 AN과 AO와의 각 대화를 녹음한 바 있다.
(라) 검찰은 2015. 4. 15, 18:00경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B로부터 하얀색 핸드폰을 건네받았으나, 해당 휴대폰에 최근 통화내역밖에 없어 본건과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B에게 반환하였다(B도 본건과 관련이 없다.면서 사생활을 보호해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 B는 위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 과거 사용하던 휴대폰을 임의제 출하겠다고 약속한 후 다음날인 2015. 4. 16. 18:00경 과거 사용하던 휴대폰 2대 등을 임의 제출하였다. 위 휴대폰 2대 중 1대는 그 사용기간이 2008. 5.경부터 2009. 6.경까 지이고, 다른 1대는 2012. 2.경부터 2013. 9.경까지이다.
(바) B는 위 압수수색 이후 AL에게 하얀색 휴대폰을 건네주면서 이를 폐기하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AL는 실제로 하얀색 휴대폰을 폐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다만 실제 폐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AL는 B로부터 명시적으로 폐기를 요청받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고, 오히려 B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싹싹 빌어라.'라고 조언하였다고 하면서도 B의 허락 없이 그 휴대폰을 폐기하였다는 것이어서, 그 폐기 경위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사) 검찰은 2015. 5. 2. 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B의 나머지 핸드폰을 압수하고자 하였는데(다만, 검찰은 2015. 4. 16.경 이미 하얀색 휴대폰 내에 AN과의 대화녹음 파일의 존재 가능성을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은색 휴대폰은 이를 보관하고 있던 AK로부터 압수되었으나 하얀색 휴대폰은 그 소재가 발견되지 아니하여 압수하지 못했다.
(아) 위와 같은 경위로 B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의 이전과 이후에 B가 사용한 휴대폰은 검찰에 제공되었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에 사용했던 휴대폰, 그리고 B가 이 사건에 관한 수사 진행을 예상하기 시작한 시점인 2015. 4. 1.경부터 2015. 4. 15.경까지 사이에 사용한 하얀색 휴대폰은 검찰이 확보하지 못했다. (8) 허위진술의 동기 등
B는 2015. 4. 초순경 허위진술의 동기가 있었고, 비록 수술을 받은 직후이 긴 하였으나 향후 수사과정을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며, 그 무렵 변호사들과 상담하여 그들의 도움도 받을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B가 실제로 X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갔다고 볼 만한 여러 사정이 있는바, 2015. 4. 초순경에는 X에 대한 횡령 수사가 개시되어 있었고 X이 B에게 1억 원을 교부한 사실이 조만간 검찰에 알려질 상황이었으며 B는 2015. 4. 1.경 AE를 통해서 그러한 상황을 모두 확인하였다. 따라서 B는 위 1억 원과 관련하여 X의 횡령 또는 타인에 대한 금품교부에 직접 관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나) B는 2015. 4. 1. AE가 다녀간 후 AL, AK 등의 소개로 변호사와 접촉하였고 2015. 4. 3.경부터는 변호사와 만나 대책을 협의하기도 하였다. B와 AJ는 이 무렵 B가 구속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여기고 있었다.
(다) B는 2015. 4. 13.경에서야 변호사를 통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검찰 측과 만나 첫 면담을 하였고, 2015. 4. 15.자 압수수색 집행이 있은 이후인 2015. 4. 16.경 검찰 측과 두 번째 면담을 하였다. 또한 B는 AN과 AO와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즉시 검찰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가, 2015. 4. 13.자 AN과의 대화녹음파일은 2015. 4. 16.경에, 2015. 4. 14.자 AO와의 대화녹음파일은 2015. 5. 3.경에 각 제출하였다. 게다가 AO와의 위 대화녹음파일에는 그날 있었던 전체 대화가 모두 녹음되어 있지 않고 그 중 일부분만이 녹음되어 있을 뿐이다.
(라) 앞서 본 바와 같이 B는 2015. 4. 3.경부터 2015. 4. 15.경까지 사이에 하얀색 휴대폰을 이용하여 AN과 AO와의 각 대화를 녹음하였고 그 녹음파일을 복사한 다음 2015. 4. 15. 이후 AL로 하여금 하얀색 휴대폰을 폐기하도록 하였다. B는 위 시간 동안 하얀색 휴대폰에 '텔레그램'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지인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 사건과 관련한 논의를 충분히 할 수 있었고, 2015. 4. 6.경 X과의 대화가 녹음되었다는 이야기까지 언론에 보도된 바 있음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라) 결국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B의 진술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이고 또한 피고인 A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B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사정도 있는 이 사건에서는 위 1)항의 법리, 특히 그 중 라)항의 법리에 비추어 B의 진술만으로 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검찰이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합리적 의심 없이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A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피고인 B 부분에 대한 직권판단
피고인 B가 2011. 6. 11.부터 2011. 6. 30. 사이에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A의 집무실에서 A에게 현금 1억 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네주었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위 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B의 자백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사정이 있고 검찰이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 부분에도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결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부분을 파기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B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364조의2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부분도 파기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중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제3항 및 제4항에 기재된 바와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 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 A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이상주
판사강민성
판사최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