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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46519 판결
[부인의소][공2006.8.1.(255),1314]
판시사항

[1] 구 회사정리법 제78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부인의 대상으로 되는 행위인 ‘회사가 정리채권자 등을 해할 것을 알고 한 행위’에 이른바 편파행위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편파행위에 대한 고의부인이 인정되기 위하여 요구되는 주관적 요건의 내용

[2] 회사가 정리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일반적, 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는 지급정지상태에 있었음에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죄로 고발된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를 받기 위하여 특정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한 사안에서, 그 변제에 대한 회사의 사해의사를 추인할 수 있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78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부인의 대상으로 되는 행위인 ‘회사가 정리채권자 등을 해할 것을 알고 한 행위’에는 총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회사의 일반재산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키는 이른바 사해행위뿐만 아니라, 특정한 채권자에 대한 변제와 같이 다른 정리채권자들과의 공평에 반하는 이른바 편파행위도 포함되나, 위와 같은 고의부인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회사가 ‘정리채권자들을 해함을 알 것’을 필요로 하는데, 특정채권자에게 변제하는 편파행위를 고의부인의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구 회사정리법이 정한 부인대상행위 유형화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을 방지하고 거래 안전과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채권자평등의 원칙을 회피하기 위하여 특정채권자에게 변제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지만, 더 나아가 정리채권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가해의 의사 내지 의욕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2] 회사가 정리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일반적, 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는 지급정지상태에 있었음에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죄로 고발된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를 받기 위하여 특정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한 사안에서, 그 변제에 대한 회사의 사해의사를 추인할 수 있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이트로닉스의 관리인 소외인 1의 소송수계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이트로닉스의 관리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김건흥외 1인)

피고, 상고인

대신증권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이종욱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로 2006. 4. 1. 폐지, 이하 ‘회사정리법’이라고 한다} 제78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부인의 대상으로 되는 행위인 “회사가 정리채권자 등을 해할 것을 알고 한 행위”에는 총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회사의 일반재산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키는 이른바 사해행위뿐만 아니라, 특정한 채권자에 대한 변제와 같이 다른 정리채권자들과의 공평에 반하는 이른바 편파행위도 포함되나, 위와 같은 고의부인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회사가 ‘정리채권자들을 해함을 알 것’을 필요로 하는데, 특정채권자에게 변제하는 편파행위를 고의부인의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회사정리법이 정한 부인대상행위 유형화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을 방지하고 거래 안전과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채권자평등의 원칙을 회피하기 위하여 특정채권자에게 변제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지만 (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3다271 판결 참조), 더 나아가 상고이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정리채권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가해의 의사 내지 의욕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편파적 변제행위를 고의부인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원심이 정리회사에게 정리채권자들 사이에 불공평을 초래한다는 인식만 있으면 사해의사가 인정된다고 설시한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표현이라 하겠으나,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즉 해태전자 주식회사(2001. 1. 1. 주식회사 이트로닉스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해태전자’라고 한다)가 심각한 유동성부족의 상태에서 1997. 10. 19.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100억 원을 상환하지 못하자 피고가 같은 달 20. 이를 대신 상환하고 같은 달 30. 해태전자로부터 구상금채무의 원리금 지급담보로 액면 100억 원의 당좌수표 1장과 액면 26,027,397원의 당좌수표 1장을 교부받아, 1997. 11. 4. 위 당좌수표 2장을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거절된 점, 해태전자는 1997. 11. 3.부터 같은 달 6. 사이에 3회에 걸쳐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았고 그 이후 그 정지처분이 해제되지 않았으며, 최초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을 무렵 해태전자의 대표이사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죄로 고발된 점, 피고는 1998. 3. 4. 해태전자의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가 담긴 확인서를 서초경찰서에 제출하였고, 같은 날 해태전자는 피고에게 위 구상금채권을 1998년 내에 매월 분할변제하기로 약정하였으며, 해태전자는 위 약정에 따라 1998. 3. 4. 967,468,439원을 변제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1998. 6. 13.까지 5회에 걸쳐 피고의 위 구상금채권 중 1,664,043,779원을 변제한 점, 해태전자의 당좌수표가 부도가 난 1997. 11. 4.을 전후하여 해태그룹의 주요 계열회사들은 자금사정 악화로 인하여 각기 화의신청,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 등의 절차를 밟았다가 그 채권금융기관들로부터 자금지원을 약속받고 각기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 등을 철회하였고, 해태그룹의 채권자인 종합금융회사들과 은행들은 당좌거래정지처분이 내려진 1997. 11. 6. 이후 해태그룹이 적절한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2,000억 원 정도의 자금지원을 하고 1998년 말까지 해태그룹에 대한 여신 회수를 자제키로 하는 안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채권자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해태그룹의 자금상황과 자구계획 내용이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로 계속해서 자금지원의 결의를 연기하였고, 그와 같은 상황에서 결국 1998. 6. 18. 금융감독위원회와 채권금융기관은 해태전자를 퇴출대상기업으로 선정하였으며, 이러한 사실들은 언론을 통하여 수시로 보도가 된 점, 1999. 11. 30. 해태전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가 신청될 당시 해태전자의 채무초과액이 9,952억 6,400만 원에 이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해태전자는 재정상태가 극히 악화되어 자력의 결핍으로 인하여 변제기가 도래한 정리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일반적, 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는 지급정지상태에 있었음에도 그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를 받기 위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변제를 한 것이고, 이는 장차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채권자평등의 원칙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넉넉히 추단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변제에 대하여 해태전자의 사해의사도 추인할 수 있다고 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회사정리법 제78조 제1항 제1호 의 부인권 행사의 주관적 요건인 사해의사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한편, 해태전자가 피고에 대하여 1998. 3. 4. 이 사건 구상금채권을 1998년 내에 분할변제하기로 약정한 것은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죄로 고발된 그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불원의사표시를 받기 위한 것이 분명하고, 또한 위와 같이 위 변제약정이 피고로부터 처벌불원의사를 받기 위하여 이루어진 이상 위 변제약정에 따라 피고의 구상금채권을 변제하기 위한 1998. 3. 4.부터 같은 해 6. 13.까지 5회에 걸친 1,664,043,779원의 이 사건 변제 전부가 피고로부터 처벌불원의사를 받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그 과정에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와 이 사건 변제행위의 관계에 관한 사실오인의 위법도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 특히 해태전자가 당좌거래정지처분 후 피고 외의 일부 채권금융기관들에게도 채무를 변제하였으나, 1999. 11. 20. 해태전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 당시 해태전자의 채무초과액이 9,952억 6,400만 원에 이른 반면, 피고를 포함한 위 채권금융기관들에 대한 변제액은 387억 8,049만여 원에 불과할 뿐 아니라, 위 변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종합금융사들에 대한 변제는 그들 금융기관이 해태전자와의 어음할인 등 거래시 담보로 받아 가지고 있던 어음을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다시 할인받거나 제3자 발행의 타수어음을 결제받아 자신의 채무와 상계한 때문에 그 채무가 변제된 것으로 처리된 것으로서 해태전자의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해태전자가 당좌거래정지처분 후 피고 외의 다른 채권금융기관들에게 일반적으로 채무원리금을 변제하여 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

또한,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회사정리법 제78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고의부인의 성립요건인 ‘이 사건 변제가 편파적 변제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이 관리인인 원고에게 있다는 전제하에 피고의 반증에 의해 드러난 일부 금융채권자들에 대한 변제내역만으로는 앞서 본 사정 등에 비추어 해태전자가 모든 금융채권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채무원리금을 변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이므로, 원심의 조치에 반증에 필요한 입증의 정도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회사정리법 제78조 제1항 제1호 에 의한 고의부인의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가 부인권의 제척기간 완성 전날에 이 사건 부인의 소를 제기하고, 해태전자의 부도 이후 회사정리절차 개시 전까지 해태전자로부터 변제를 받은 채권자들 중 피고를 비롯한 일부의 채권자들에 대하여만 부인권을 행사한 사정만으로는 신의칙 위반이나 부인권의 남용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부인권의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또한, 원심은 일반적인 권리남용의 경우에 요구되는 주관적 요건이 구비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소가 부인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부인권의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권리남용에서의 주관적 요건이 필요치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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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인천지방법원 2003.8.22.선고 2002가합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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