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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4130 판결
[종중대표자선임무효확인등][공2009상,162]
판시사항

확인의 소 제기 전·후에 권리관계를 다투던 피고가 항소심에서 그 권리관계를 다투지 않는 경우,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권리관계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아무런 다툼이 없어 법적 불안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나,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투어 원고가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당해 소송에서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툰 바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심에 이르러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투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종중(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나라 담당변호사 김수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되므로 확인의 소의 피고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자이어야 하고 그와 같은 피고를 상대로 하여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14420 판결 , 대법원 1997. 10. 16. 선고 96다1174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권리관계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아무런 다툼이 없어 법적 불안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나,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투어 원고가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당해 소송에서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툰 바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심에 이르러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투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 종중이 2006. 11. 25.자 임시총회에서 소외인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를 하자 당시 피고 종중의 회장이던 원고가 이 사건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2007. 1. 3. 제기하였고, 피고 종중은 이 사건 소송의 제1심에서 이 사건 결의가 적법하거나 또는 이를 추인하는 새로운 결의에 의해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주장하며 권리관계를 다툰 사실, 제1심법원은 2007. 8. 24. 피고 종중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사실, 이에 피고 종중은 항소하여 이 사건 결의가 적법하다고 주장하며 권리관계를 다투는 한편 2008. 4. 13. 새로운 임시총회를 소집하여 다시 소외인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한 사실, 그 후 피고 소송대리인은 2008. 4. 22.자 준비서면을 통해 “연고항존자의 위임에 따라 소집된 임시총회에서 새로운 종중회장을 선임하였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2008. 7. 22.자 준비서면을 통해 이 사건 결의가 유효하다는 주장을 철회하고 “2008. 4. 13. 임시총회에서 소외인을 새로운 종중회장으로 선임하였으므로 이 사건 결의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사실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며, 제4차 원심 변론기일(2008. 7. 24.)에 출석하여 “이 사건 결의가 무효임을 다투지 않는다”고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 종중이 소제기 전에 권리관계를 다툰 바 있을 뿐 아니라 소제기 후 당해 소송에서도 권리관계를 다툰 바 있다면, 항소심에 이르러 권리관계를 다투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 종중이 이 사건 결의가 무효임을 다투지 않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는 이유만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제1심을 취소하고 소를 각하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한편, 피고 종중은 원고의 회장으로서의 임기가 만료된 후 연고항존자의 위임을 받아 소집된 2008. 4. 13. 임시총회에서 소외인을 새로운 회장으로 선임하였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해 원고는 위 임시총회 역시 소집권한이 없는 자가 소집한 것으로서 그 회의에서의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위 임시총회 결의가 유효하다면 이 사건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 내지 권리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귀착되어 확인의 소로서의 권리보호요건을 결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위 임시총회의 결의가 무효이고 원고가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종전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이 사건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사건을 환송받은 원심으로서는 위 임시총회가 피고 종중의 회칙 제9조 등에 따른 임시총회 소집요구가 있음에도 피고 종중의 회장인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소집하지 아니함에 따른 정당한 소집권자에 의하여 소집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도 살펴보아야 함을 아울러 지적해 둔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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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8.24.선고 2007가합380